23일 열린 제15회 경기마라톤대회 하프코스에 참가한 A씨는 골인 지점을 1㎞ 남긴 지점에서 갑자기 무릎을 꿇더니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심근경색이 우려되는 상황. 이때 쓰러진 선수 곁으로 여학생 두 명이 성큼 다가와 심폐소생술을 실시했다.
‘응급처치 교본’과 같은 움직임이었다. 이들은 쓰러진 참가자의 굳게 닫힌 입을 열어 말려들어간 혀를 바깥으로 빼내기도 했다. 기도가 막히는 걸 방지하기 위한 조치였다. 이들의 노력으로 참가자는 이내 정상 호흡과 맥박을 찾았고, 무사히 구급차로 인도될 수 있었다.
응급 상황에서 영웅처럼 등장해 생명지킴이 역할을 톡톡히 해낸 이들은 동남보건대 응급구조과에 재학 중인 학생들이었다. 동남보건대 응급구조과 학생 17명과 김수태 교수는 이날 대회에서 의료체계 및 안전시스템을 구축하고 마라톤 참가자의 안전 골든타임 지키기에 앞장섰다.
김 교수와 그의 제자 17명은 대회 참가자들의 안전을 책임지기 위해 세 조로 나눴다. 김 교수와 학생 2명은 대회 본부석 옆에 의료지원 및 응급조치 부스를 운영하고, 나머지는 마라톤 구간 2.5㎞마다 고정 배치하는 한편 응급차량 지원에 나섰다.
각 조별로 임무를 나눈 이들은 심근경색 외 근육 경련, 탈수 증상을 보인 참가자들에게 적절한 응급조치를 취하는 등 기민한 대처로 참가자들의 찬사를 받았다.
십수 년 째 각종 마라톤 대회에 의료자원봉사 중이라고 밝힌 김 교수는 “학기 중 학생들에게 다양한 경로로 응급처치 교육을 실시했다”며 “이번 대회 역시 학생들에게 큰 경험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성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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