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 보건소 담당 과장에게 보고 안하고
거주지 은밀한 방역… 시민들 방치 논란
포천시 군내면에 거주하는 70대 노인이 한달 전 살인 진드기에 물려 사망한 사실을 보건 당국이 숨겨 온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22일 보건당국에 따르면 A씨(79)는 지난달 6일 어깨 근육통 발열로 서울대 병원에 입원, 5일 뒤인 지난 11일 숨졌다. 그러나 이때까지 진드기에 물려 사망한 사실을 전혀 몰랐다가 서울대 병원의 역학조사 결과 중증열성 혈소판 감소 증후군으로 판명돼 살인 진드기에 물린 사실이 드러났다.
병원 측은 즉시 서울 종로구 보건소에 이 같은 사실을 신고했고, 종로구 보건소는 13일 포천시 보건소에 알렸다. 이에 포천시 보건소는 같은 날 경기도 역학조사관에게 보고했고, 경기도는 17일 심층 조사해 직접 사망 원인을 살인 진드기로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보건당국은 이 같은 사실을 공지하지 않고 쉬쉬하며 A씨가 거주하는 일대를 은밀히 방역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사실상 시민들이 풀밭이나 논밭에서 살인 진드기에 주의해야 하는 것을 방치한 셈이다.
이웃 주민들도 A씨가 살인 진드기에 물려 사망한 사실을 전혀 몰랐던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더 한심한 건 보건당국의 담당 과장마저도 이 같은 사실을 전혀 모르고 담당 팀장 손에서 이뤄졌다는 점이다. 포천시 보건소 담당 팀장은 “경기도가 역학 조사하고 있어 공지하지 못했다”며 “이달 조직 개편으로 부서가 이동돼 담당 과장에게도 미쳐 동향 보고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주민 B씨(65)는 “보건당국이 이런 것을 숨긴다는 건 누구든 살인 진드기에 물릴 수 있도록 방치한 것”이라며 “말도 안 되는 이번 상황에 대해선 철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포천=김두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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