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포항시 북구 흥해읍 망천리 논은 곳곳이 물에 젖은 상태다. 이곳은 15일 발생한 지진 진앙과 불과 100m 정도 떨어진 곳으로 여기서 약 1㎞ 떨어진 곳까지 흥건하게 물이 고인 논을 발견되고 있다.
또 기존 논 흙과 다른 모래가 바닥에 쌓인 모습도 드러났으며 물이 솟아 나오면서 만든 작은 분화구도 있다.
주민들은 이번 지진이 발생한 직후 논에서 물과 모래가 섞여 솟구쳐 올랐다고 전했다.
이 같은 현상을 두고 일부 전문가는 액상화 현상 때문이라고 밝혔다. 액상화현상은 일본 학계에서 나온 용어로 지진으로 지반이 액체 상태로 변하는 것을 가리킨다. 퇴적층에 토양과 물은 평소 섞여 있다가 지진 같은 충격으로 땅이 흔들리면 분리된다는 것이다.
이럴 때 물이 쏠린 지역은 땅이 물렁물렁해지거나 흙탕물이 밖으로 솟아오른다.
그러나 기상청 등은 액상화현상으로 단정하기엔 무리란 의견이다. 지진이 발생한 뒤 논밭에서 물이 땅 위로 올라온 일이 많기 때문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물이 올라온 것을 학계에서 아직 액상화라고 확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밖에 인근 지열발전소 건설이 지진 발생이나 액상화현상에 영향을 미쳤다는 견해도 나온다. 발전소에서 지열을 얻고자 4.3㎞ 깊이로 구멍을 2개 뚫는 과정에서 단층에 영향을 줬을 수 있다는 것이다. 포항에 건설 중인 지열발전소는 이번 지진 진앙과 약 2㎞ 떨어져 있다.
그러나 포항지열발전소를 건설 중인 넥스지오 측은 보도자료를 내고 “시추공은 지진과 관련한 것으로 예상하는 단층과 무관한 위치에 설치됐고 이 때문에 지진이 발생한 사례는 보고된 바 없어 발전소와 지진은 무관하다”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이번 지진 발생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민관 합동 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포항=정민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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