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해면 이어 불은면도 확진 판정 인천 돼지농장 88% 강화에 몰려
살처분 3㎞까지 확대 ‘초긴장’ 지자체 축제 잇따라 취소·연기
인천의 돼지 10마리 중 9마리가량을 사육하는 강화군 전역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창궐하고 있다. 강화 송해면의 돼지농장에 이어 불은면의 농장에서도 ASF 확진 판정이 나왔다.
25일 농림축산식품부와 인천시 등에 따르면 강화 불은면의 A농장이 ASF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날 오전 A농장의 농장주는 사육하는 돼지 2마리가 폐사하고 1마리가 유산한 것을 확인하고 신고를 했고, 이후 정밀조사 결과에서 확진 판정이 나온 것이다. 이번 확진 판정으로 A농장에서 사육 중인 돼지 820마리를 비롯해 반경 3㎞ 내 다른 농장 4곳의 돼지 8천150마리를 살처분한다.
현재 ‘아프리카돼지열병 긴급행동지침(SOP)’은 ASF 확진 판정을 받은 농장으로부터 500m 내 농장에서 사육하는 돼지까지 살처분하도록 하고 있지만, 농식품부는 선제적 조치 차원에서 살처분 범위를 3㎞까지 확대한 상태다.
이날 오후에는 강화 양도면의 B농장에서도 ASF가 의심된다는 신고가 나왔지만, 다행히 음성 판정을 받았다. B농장은 시의 예찰 과정에서 돼지 3마리가 폐사한 것을 발견해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4일에는 강화 송해면의 C농장이 ASF 확진 판정을 받아 사육하던 돼지 388마리를 살처분했다. C농장으로부터 3㎞ 내 다른 농장은 전혀 없다.
인천에서 사육 중인 돼지 88.1%이 강화에 몰려 있는 가운데 ASF 확진 판정이 이어지면서 사실상 방역망은 뚫린 상태다. 특히 역학조사상 ASF 확진 판정을 먼저 받은 경기 파주·연천·김포의 농장 4곳을 거쳤거나 같은 시설을 이용한 축산차량 수십대가 강화의 농장 35곳 전부를 수시로 드나든 것으로 드러나 이미 손쓸 수 없는 지경에 이른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2차 ASF 확진 판정을 받은 연천의 농장 1곳과 인천 강화 사이에서 역학 관계인 축산차량만 하더라도 25대에 이른다.
ASF가 걷잡을 수 없이 퍼지면서 강화의 농장주들은 노심초사하고 있다. 다른 농장에서 ASF 확진 판정을 받더라도 반경 3㎞ 내에 있으면 자신의 농장 돼지까지 살처분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이날 강화에서는 방역 및 채혈에 동원된 차량이 소독없이 농장을 빠져 나가는 등 내부 방역망에서도 구멍을 드러냈다.
또 인천의 지방자치단체들이 축제 등 행사를 급하게 취소·연기하는 일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돼지고기 가격이 급등하는 현상도 이어지고 있다.
시 관계자는 “강화를 중심으로 ASF 확진 판정 여부를 떠나 필요한 방역 조치를 계속 하고 있다”고 했다.
김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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