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악한 근무환경 개선했지만... 지역 중소기업 사람구하기 ‘별따기’ 직원 1명만 나가도 운영 ‘비상’... “청년은 씨 말라… 제조업 현실”
경기도민이 함께 생각해야 할 사회적 이슈를 매월 선정해 집중 조명하는 ‘이슈M’의 두 번째 주제는 ‘일자리’다. 일자리는 개인에겐 삶을 꾸려나가기 위한 생계수단이며, 사회·경제적으로는 활력을 불어넣는 수단이다. 하지만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 등으로 표상되는 일자리 문제는 여전히 우리 사회의 ‘뇌관’이다. 경기도, 나아가 대한민국의 내일을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일자리 문제’를 둘러싼 과제를 짚어보고, 대안을 제시한다. 편집자주
“워낙 사람 구하기가 힘드니…회사에선 직원 1명 나간다는 이야기만 나와도 비상입니다.”
화성에서 화장품 용기 코팅 업체를 운영하는 장민희씨(49·가명)는 그야말로 365일 기업의 ‘문’을 활짝 연 채 구인을 하고 있지만, 일할 사람 한 명 구하기 힘든 게 현실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제조 업종의 중소기업에서는 인력 구하기가 그야말로 ‘하늘에 별따기’가 됐다.
장씨의 기업이 사람을 구하지 못하는 이유가 흔히 ‘중소기업의 현실’로 여겨지는 열악한 근무환경과 낮은 연봉 수준 때문이 아니다. 대기업만큼은 아니지만 신입사원 초봉은 3천여만원으로 중소기업 평균 연봉을 훌쩍 상회한다. 또 기업이 화성 외곽에 소재하다 보니 회사에선 인근에 직원들이 지낼 수 있는 기숙사도 지원한다. 물론 기숙사 운영에 드는 비용은 모두 회사에서 부담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사람이 구해지지 않는다.
장씨 기업은 ‘제조업은 열악하다’는 편견을 물리치기 위해 몇년 전부터 수억원을 들여 정화시설도 설치했다. 코팅업체 특성상 공장 등 건물 내에선 도료 냄새가 많이 났는데, 직원들의 건강을 위해서 작업 환경을 큰 마음 먹고 개선한 것이다. 현재는 도료 냄새도 거의 사라졌고, 지자체에서 점검을 나와도 시정조치 하나 받지 않는 우수기업이다. 몇 해 전부터는 ‘수작업 잡일’도 최대한 없애기 위해, 가능한 부분부터 스마트 공장 시스템도 도입했다. 그럼에도 구인은 녹록지 않다.
그는 “사람 구하는 게 너무 어렵다 보니 회사에선 직원 1명이 나간다는 이야기만 나와도 비상이 걸릴 정도”라며 “중소기업 입장에선 아무리 노력해도 구인 자체가 너무 힘들어 앞으로 어떻게 회사를 이끌어 나가야 하나 고민”이라고 털어놨다.
인천 남동구에서 석유·화학 소재 기업을 운영하는 이규연씨(68) 역시 인력난에 허덕이긴 마찬가지다. 이씨는 기업 미래를 위해 내국인을 채용하고 싶지만, 중소기업에 오려하는 내국인, 특히 청년은 그야말로 씨가 말랐기 때문이다.
그는 “하루라도 채용을 하지 않고 있던 적이 없다”며 “이력서 단 1통 안 들어오는 게 중소 제조기업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에 이씨는 ‘울며 겨자먹기’로 외국인 노동자를 채용할 수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이마저도 1~2년 뒤 다시 본국으로 돌아가야 하는 이들 특성상, 기업 입장에선 일 자체가 지속되기 힘든 게 현실이다. 그는 “F4비자를 갖고 들어오는 외국인 노동자가 일이 손에 익으려면 최소 반 년은 걸리는데, 그 사이에 금방 사람을 구해야 하는 상황이 연출된다”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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