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카 갤러리, 16일부터 이정태 특별초대 ‘FLUX’ 展 개최

베카 갤러리(대표 이수진)가 오는 16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이정태 특별초대전인 ‘FLUX’ 展을 연다. 이번 초대전은 대기의 흐름과 바다, 폭발하는 꽃과 산을 소재로 한 이정태 작가의 작품 20여 점을 선보인다. 전시명 <FLUX>는 끊임없는 변화, 유동, 흐름으로 번역되는데 모든 존재는 흐름 속에 있다. 우주와 우리를 둘러싼 환경 그리고 모든 생물과 무생물들은 존재(being)라는 이름으로 흐름 속에서 생성되고 소멸한다. 이것이 대한 회화적 표현이 작가의 작업이다. 이 작가는 “달은 작업 대상 중 좀 더 먼 거리에 있는 구체적인 대상이며, 공간의 확장에 의미를 두고 좀 더 멀리 있는 대상을 선택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림들은 제한된 색의 수많은 점과 중첩된 선, 사실적인 표현은 지양되고 점과 선의 리듬과 변화를 보여준다. 전체적인 화면구성을 머리에 두고 별도의 스케치나 밑그림이 없이 단숨에 그려나간다. 한 번의 과정이 끝나면 같은 과정을 4~5번 반복적으로 쌓아 올린다. 그렇기 때문에 작가의 작업에는 우연성이 많이 개입하게 된다. 작품의 주된 색조인 청금석은 바다를 건너온 색이란 의미로 고대 이집트의 예술품에서부터 중세 이후 유럽회화에 도입됐으며 동아시아에서는 청화 도자기에 사용됐다. 푸른색은 명상적이며 정신적인 색이다. 작품<FLUX-explode>는 마치 꽃이 폭발하듯 피는 것처럼 산들이 꽃처럼 폭발하는 모습이다. 즉, 사물이 풍경으로, 풍경이 사물로 되돌아오는 것이다. 작가는 자기만의 창으로 세계를 보고, 끝없이 새로운 모티브에 대한 탐색과 실험을 통해 더 풍요로운 작품을 보여 주고 있다. 이 작가는 1991년 서울대학교 서양화과, 동국대학교 교육대학원을 졸업했으며, 서울과 부산을 오가며 30차례에 개인전을 열었다. 과천=김형표 기자

인천공항, 세계 유일 ‘5성급’ 공항 등극

인천국제공항이 세계 유일의 ‘5성급’ 공항에 등극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15일(현지시각 14일) 폴란드 크라쿠프에서 국제공항협의회(ACI) 주관으로 열린 ‘제4 고객경험 글로벌 회담(써밋)’에서 ACI 고객경험인증 프로그램의 최고단계인 5단계 인증패를 수상했다. 이번 글로벌 써밋에는 블로첵 라도슬라프 폴란드 크라쿠프공항 공항장을 비롯해 루이스 펠리페 ACI 사무총장 등 세계 공항관계자 600여명이 참석했다. 고객경험인증제(CEA)는 2019년 4월 ACI가 전 세계 공항의 고객경험 관리체계와 서비스 혁신활동을 평가하기 위해 신규 도입한 프로그램이다. 인천공항은 지난해 9월 4단계 인증을 획득한 후 올해 최고단계 인증에 도전 5단계 인증을 받았다. 앞서 인천공항은 개항 이래 항상 고객중심을 주요 경영원칙으로 공항운영을 해왔으며, 개항 4년 만인 2005년부터 2016년까지 12년 연속 ACI에서 뽑는 세계공항서비스평가(ASQ) 1위를 기록했다. 이번 CEA는 종전 ASQ의 한계에서 벗어나 좀 더 지속가능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여러 관점에서 공항을 종합평가하는 동시에 1~5단계로 등급을 나눈다. 현재까지 CEA 참여 공항은 글로벌 60개 공항으로, 각 공항의 고객경험관리 활동에 대해 고객이해, 전략, 운영개선, 지표측정, 협업체계, 서비스혁신 등 8개 영역으로 평가를 받는다. 이번 평가에서 인천공항은 고객경험을 위한 고객 이해, 선제적 고객경험 개선, 유기적 소통과 협업을 위한 노력을 인정받았다. 특히 공항공사는 공항서비스의 새로운 패러다임에 앞장서기 위해 고객여정지도를 비롯한 가상의 고객 캐릭터인 페르소나를 개발·도입했다. 이를 통해 다변화 및 세분화하는 고객의 니즈를 심층적으로 파악하고, 특화한 서비스 및 경험을 제공해 나갈 방침이다. 이날 루이스 펠리페 ACI 사무총장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공항산업에서 인천공항이 고객중심이라는 중요원칙을 잊지 않고 경영환경에서 어떻게 적용하고 있는지 배울 수 있었다”고 했다. “평가자와 수검자의 관계가 아닌, 세계 공항 서비스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함께 고민하는 협력자로서 인천공항의 역할을 기대한다”고 했다. 김경욱 공항공사 사장은 “앞으로 공항은 단순히 이동을 위해 거쳐 가는 공간에서 벗어나 사람과 기술, 문화가 만나 혁신적인 가치를 창출하는 공간이 돼야한다”고 했다. 이어 “공항산업에서 빠른 추격자(패스트 팔로워)가 아닌 선도자(퍼스트 무버)로서 세계 공항산업의 새로운 표준을 선도해 나가겠다”고 했다. 폴란드 크라쿠프=이승훈기자

고양시, 1천억 들여 원안대로 '신청사 건립' 추진하나

고양시가 전면 재검토 중인 신청사 건립방향의 가닥이 잡혔다. 신청사 건립안은 신청사 건립추진단이 최근 주최한 ‘시민 중심의 효율적 신청사 건립을 위한 포럼’을 통해 처음 공개됐다. 발표에는 신청사 건립 재검토 TF위원장인 이정형 중앙대 교수가 나섰다. 이 위원장에 따르면 신청사는 크게 2단계로 진행된다. 1단계로 이미 선정된 부지(주교동 제1공영주차장 맞은편 부지 7만3천900㎡)에 건물 규모만 절반 이하로 줄여 흩어진 행정사무공간을 합치고 2단계로 복합청사를 대곡역세권에 또 지어 재이전하는 방안이 논의된다. 건립안대로면 현재 40년 된 청사는 유지되고 예정된 부지에 1만6천530㎡ 규모로 신축될 신청사에는 현재 11곳에 분산된 업무시설이 모인다. 소요비용은 토지매입비 500억원과 건축비 400억원, 설계비 등 기타 부대비용 100억원 등을 모두 포함해 1천억원 안팎으로 예상된다. 시의회 포함 사무공간만 2만9천500㎡이 넘고 비용추계상 3천500억원 이상 소요될 기존 설계를 대폭 축소했다. 신청사 부지를 놓고 대립해 온 일산 주민과 덕양 주민 요구를 일부 충족해 갈등을 최소화하고 이동환 시장의 공약인 ‘‘민자유치를 통한 복합개발로 비용 부담 없는 신청사 건립’을 부분적으로 이루는 방식이다. 주민 의견은 갈린다. 신청사 부지와 비용절감을 위한 설계변경, 단계별 이전 등 각각에 대한 입장이 모두 상충했다. 당장 지역통합을 위해 대곡역세권에 지어야 한다는 주장과 낙후 지역 개발 촉진을 위해 주교동에 지어야 한다는 주장도 여전히 충돌했다. 비용문제도 입장이 달랐다. 비용절감 방안에 대해 동의하는 주민들도 있지만, 더불어민주당 소속 시의원 중심으로 인건비 및 자재비 상승으로 건립비가 500억원 이상 늘어도 예산으로 충분히 가능한만큼 원안을 고수해야한다는 의견도 있다. 별관 등 업무시설 11동을 먼저 이전한 후 또 다른 청사 후보지를 선정해 새 건물을 짓고 본청 등이 모두 옮기는 단계별 이전이 오히려 비용을 증가시키고 비효율적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일각에선 시청업무를 구청으로 이관하고 1단계 신청사에 모두 집결하자는 제안도 냈다. 이 위원장은 “여러 의견을 듣고 재검토해 다시 토론하는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고양=오준엽기자

[경기만평] 슬슬 느낌이...?!

화성 국제테마파크 조성, 3년 늦춰 2024년 착공될 듯

화성시에 추진 중인 국제테마파크 조성사업이 당초 계획보다 3년 지연될 전망이다. 14일 경기도에 따르면 사업시행자인 특수목적법인 신세계화성이 토지주인 수자원공사에 빨라야 오는 12월 사업 설계와 관련한 마스터플랜 용역 결과를 제출할 예정이다. 용역 결과가 수용되면 도는 관광단지 지정, 관광단지 조성계획 승인 등의 행정절차를 진행하게 되는데 이 과정이 최소 2년 소요된다. 이에 따라 국제테마파크 착공은 2024년 말 가능해 당초 2021년에서 3년 늦춰지게 된다. 이에 대해 도 관계자는 “2019년 2월 신세계프라퍼티컨소시엄이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며 2021년 착공을 예상했지만, 협상 과정에서 수공과 컨소시엄 간 견해차로 실제 계약은 2021년 3월 이뤄졌다”며 “이에 따라 전체적인 추진 일정이 늦춰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국제테마파크는 화성시 남양읍 신외리 송산그린시티 내 동 측에 423만㎡ 규모로 조성되며 4조5천억여원의 사업비가 투입된다. 최첨단 IT 기술이 접목된 테마파크, 호텔, 전문 쇼핑몰, 골프장 등을 갖춰 오는 2026년 1단계 개장, 2031년 그랜드 오픈이 목표였는데, 1단계 개장과 그랜드 오픈도 2029년, 2034년으로 3년씩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 최현호기자

[문화카페] 공연 콘텐츠의 새로운 광장

모든 새로운 콘텐츠는 시대의 반영이고 시대의 해결책이다. 코로나 19에 대응하기 위한 인류의 모색은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면서 다양하고 낯선 콘텐츠들을 만들어 내고 있다. 공연 시장만 보더라도 온택트 공연, 랜선 공연, 온라인 공연 등 공연 온라인 스트리밍서비스에 대한 신조어도 다양하게 생겨났다. 물론 공연 영상화는 해외에서는 공연 콘텐츠의 부가 가치 수단으로 코로나 사태 이전부터 존재했고 대안 콘텐츠라는 공연 기반 새로운 콘텐츠 모델로 자리매김한 개념이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공연장이 유일한 플랫폼인 현존성을 공연의 절대적인 가치로 몰두해 왔다. 하지만 코로나19가 휩쓴 지난 3년 간 한국의 공연 시장은 공연장을 벗어난 새로운 공연 플랫폼 개발과 유료 콘텐츠로의 모색에 발 빠를 수밖에 없었다. 사회 급변에 시시각각 대응하고 적응하고 심지어 즐기는 관객들을 향하려면 필연적인 생존책이었다. 관객들은 이미 동영상 기기, 게임콘솔, 스마트패드, 모바일 기기 등 콘텐츠를 접할 새로운 플랫폼을 일상 속에서 끝없이 만나고 있기에 공연 생태계는 자연히 '공연의 미래는?'이라는 암울한 화두에 직면한 것이다. 자연히 '온라인 플랫폼들이 공연의 대체재가 될 수 있나? 보완재 역할을 할 것인가?'에 대한 갑론을박도 많다. 그래서 지난 3년 간 코로나의 태풍 속에서 공연 취소를 반복하며 살아 온 공연 종사자로서 공연의 새로운 플랫폼에 대한 인식과 모색은 내게도 심각한 본질적인 명제였다. 그 사이에 많은 공연 종사자들이 공연 시장을 떠났고 여전히 공연은 관객과 대면하는 현장예술로서만 가능하다고 확신하기도 한다. 또, 공연 플랫폼의 변화는 관련 법제, 시스템, 전문 인력의 필요성 등 새로운 과제들이 뒤따른다. 뜨거운 감자일 수밖에 없다. 서울예술단이 최근에 ‘웹뮤지컬 공모전’을 꾸준히 개최하고 메타버스 플랫폼 안에서 다양한 뮤지컬 커뮤니티 콘텐츠를 개발하는 것도 공연의 미래를 향한 암중모색일 수 있다. 그런데 서울예술단의 레퍼토리인 ‘잃어버린 얼굴 1895’를 ‘메타버스 뮤지컬’ 콘텐츠로 개발한 최근 작업에서 공연의 미래에 대한 새로운 나침반을 발견했다.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해 공연 이벤트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시도한 온라인 행사였는데 뮤지컬 ‘잃어버린 얼굴’ 중 한 장면을 모션 캡쳐와 볼류매트릭 촬영 기술로 프로그래밍해 유저들이 클릭을 하면 자신의 아바타가 그 장면의 안무를 직접 춤으로 표현할 수 있는 콘텐츠가 특히 주목 받았다. 배우들이 긴 시간 연습하며 익힌 노래와 춤을 클릭만으로 똑같이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은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뮤지컬 ‘잃어버린 얼굴 1895’의 무대 의상을 다양하게 응용해 착용한 100명에 가까운 아바타들이 뮤지컬 속 한 장면을 배우들과 동일한 군무로 구현하는 모습은 낯선 장관이었는데 그 생경한 볼거리에서 공연 콘텐츠의 새로운 가능성을 본 것이다. 공연장에서는 객석과 무대가 분리돼 있고 배우들의 일방적인 전달을 관객들은 바라보지만 온라인 플랫폼 안에서 새롭게 개발될 공연 콘텐츠에서는 무대와 객석의 경계도 단절도 없이 관객과 배우가 실시간으로 창조적인 소통을 하며 관객이 상상하는 대로 스스로를 공연 속의 인물로 재탄생시킬 수 있는 것이다. 코로나19가 낳은 다양한 온라인 플랫폼은 특히 공연 종사자들에게 관객과의 관계를 재설정하는 자극제일 수 있다. 공연장이 유일한 생존의 장이었지만 새로운 각도로 눈을 뜬다면 온라인 플랫폼은 예술가와 관객이 경계 없이 어우러질 수 있는 공연의 새로운 광장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이유리 서울예술단 단장 겸 예술감독·서울예술대학교 교수

[경기도를 이끄는 작은거인, 유망중소기업] 22.㈜더바이오

“고객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시키는 기능성 조명을 전세계에 선보이겠습니다” ㈜더바이오(대표 정석순)는 오렉스 조명 시리즈를 생산하는 ‘기능성 LED 조명 전문기업’이다. 대학시절부터 공기질을 개선시키는 제품을 준비해온 정석순 대표는 지난 2018년부터 본격적으로 더바이오를 조명 전문 기업으로 육성시켰다. 이후 정 대표는 꾸준한 연구·개발을 거쳐 더바이오의 LED 조명과 오렉스 브랜드를 통해 공기정화 기능은 물론 소비자들의 시력 보호도 책임지고 있는데, 그가 개발한 오렉스는 공기 중 유해 물질을 산화·분해하는 기술을 조명에 적용한 제품으로 고객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특히 더바이오의 ‘휴먼센트릭 조명’은 사물의 색을 더욱 선명하게 구현하면서도 고객의 시력을 보호하는 기능성을 더한 조명이다. 이에 해당 제품은 지난해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산업융합 혁신품목으로 선정됐다. 공기정화 광촉매 LED 컴팩트형 램프. 더바이오 제공 또 ‘Virus Killer LED 조명’은 공기 중 수증기를 이온으로 분해, 음이온을 방출하면서 유해 물질을 제거하는 ‘플라즈마 이오나이저’가 탑재돼 실내 공기질을 개선하는 효과를 지녔다. 더바이오는 광촉매 기술을 이용해 인체에 무해하고 일상에 존재하는 빛 노출만으로도 공기 정화가 가능한 혁신적인 공기 정화 LED 평판등을 개발하고 있다. 이를 통해 사람들의 출입이 잦은 공공시설, 사무실 등에 탁월한 공기질 개선 효과가 기대된다는 것이 기업의 설명이다. 정 대표는 “조명이 성능 면에서 시중의 공기청정기를 대체할 수는 없지만 부가적 기능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천장에 달린 조명은 상대적으로 공기 정화 범위를 넓힐 수 있어 이런 부분에서 경쟁력이 높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더바이오는 뛰어난 기술력으로 다양한 기능성 조명 개발에 성공해 고객들에게 건강한 빛과 실내 공기질을 동시에 제공하고 있다. 나아가 광촉매, 플라즈마 이오나이저에 대한 기술 이해도가 높아 대규모 설비를 보유한 기업들과의 협업 시 완성도 높은 제품에 대한 시장 확장에 특화돼 있다. 최근 경기도 유망중소기업에 선정된 더바이오는 국내 시장을 넘어 세계 시장에 IoT스마트홈 기술을 더한 기능성 조명을 공급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더해 끊임없는 시장조사와 연구개발로 기업 혁신을 거듭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정석순 더바이오 대표는 “언제나 제품의 연구·개발에 중점적으로 투자하며 소비자들의 요구 사항을 만족시키겠다”며 “다양한 기능을 지닌 제품들을 합리적인 가격에 선보이는 것이 목표”라고 포부를 전했다. 손사라기자

[사설] 쏟아지는 트램 사업... 합리적 사업성 평가 잣대 있어야

트램은 도심의 일반도로 위에 깔린 레일 위를 주행하는 노면전차다. 1920년대 이후 버스에 밀려 퇴장했으나 독일 등 유럽 도시들에서는 여전히 운행 중이다. 한국에서도 1960년대 후반 자취를 감췄다. 그런데 한 세기 전의 이 교통수단이 다시 각광받고 있다. 친환경성과 경제성 때문이다. 환경오염 걱정이 없고 사업비도 지하철의 6분의 1 수준이다. 인천을 비롯, 전국 대도시들에서 트램을 도입하려 한다. 그러나 곳곳에서 난관에 부딪혀 있다고 한다. 돈줄을 쥔 정부는 사업성을 짜게 매겨 억누르고 지자체는 공약사업이라며 어떡하든 추진하려 한다. 이 틈에 재원과 행정 낭비만 쌓여 간다. 인천시는 현재 모두 5개 노선의 트램 사업을 추진 중이다. 부평연안부두선과 송도트램, 주안송도선, 영종트램, 제물포연안부두선 등 87.79km 규모다. 대부분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B노선과 연계해 있다. GTX와 환승시스템으로 연계해야 사업성을 확보하기 때문이다. 인천시는 지난달 먼저 GTX-B 부평연안부두선에 대한 예비타당성조사 사업 선정을 신청했다. 트램 사업의 첫 단추인 셈이다. 그러나 조사 대상 사업에 오를지조차 불투명하다. 뿌리 사업인 GTX-B 자체가 흔들리고 있어서다. GTX-B 예산이 절반으로 깎인 데다 사업자 선정도 유찰을 거듭해서다. 트램이 갖고 있는 한계점도 사업성 확보에 걸림돌이다. 지하철보다는 사업비 부담이 작지만 상부에 건축물을 올릴 수 없고 차로가 줄어드는 단점이 있다. 초창기 트램과 달리, 지금은 트램 설치를 위해 지하 매설물 및 지장물 이설 비용도 치러야 한다. 같은 맥락은 아니지만, 대전 도시철도 2호선(트램)의 경우 사업비가 처음 추산치보다 2배 이상 불어나 시작부터 흔들리고 있다고 한다. 이런 가운데 트램의 사업성을 평가하는 정부의 잣대가 불합리하다는 볼멘소리도 나오고 있다. 트램의 특성을 반영, 친환경성과 편리성 등도 사업편익으로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하철이나 경전철을 평가하는 지표를 그대로 트램에 적용하니 사업성이 낮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잣대를 달리하는 것도 역차별이라는 지적이다. 물론 재정 운용을 책임진 정부의 어려움도 있을 것이다. 최근 곳곳의 트램 사업들 역시 대부분 선거 공약의 산물인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친환경성과 간편한 이용성 등 트램의 이점이 가려져서도 안될 것이다. 우후죽순 쏟아지는 트램 사업들 중에서도 옥석을 가릴 수 있는 합리적인 사업성 평가 잣대가 필요한 시점이다.

[사설] 복지사각 구제할 ‘긴급복지 핫라인’은 생명줄이다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가 아무 도움도 받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난 ‘수원 세 모녀’ 사건을 계기로 지방자치단체들이 사회안전망 재점검에 나섰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지난달 25일 페이스북을 통해 도지사 ‘핫라인’ 전화번호(010-4419-7722)를 공개했다. 김 지사는 “삶의 막다른 골목에서 정말 힘드신 분들이 연락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며 “제가 직접 응대하지는 못하지만, 특별히 지정한 저희 직원들이 최선을 다해 보살피겠다”고 했다. 경기도의 ‘긴급복지 핫라인’은 생활고로 고통받는 위기 이웃이 전화 한 통만으로 긴급 상담·복지지원 연계·사후관리 등을 받을 수 있도록 임시 개설한 전화다. 도는 ‘120 긴급복지 상담콜센터’를 운영하면서 이달 5일 이후 운영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당분간 120 콜센터와 함께 운영하기로 했고, 다시 지속해서 운영하기로 방침을 바꿨다. 김 지사는 13일 페이스북에 ‘긴급복지 핫라인, 개선하고 또 개선하겠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휴대폰 번호 라인을 기존 그대로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휴대폰 번호여서 기계가 아닌 사람이 바로 받을 것이라는 기대가 수요자에게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동안 핫라인으로 접수된 상담은 모두 354건이다. 이 중 복지 분야가 241건으로, 도는 97건의 복지 서비스 지원을 완료했다고 설명했다. 김 지사는 “120번은 계속 활용하면서 문제를 고치고 개선하겠다”며 “녹음된 안내 멘트에 따라 번호 누르는 것을 힘들어하는 분들이 계시는데 긴급구호가 절박한 분들이 쉽게 접근하고, 우선적으로 조치가 이루어지도록 ARS 안내 제도를 빠른 시일 내에 바꾸겠다”고도 했다. ARS 안내 제도 개선은 필요하다. 공공기관이나 은행 등의 ARS는 사용자를 지치고 힘들게 한다. 인내심이 없으면 사용을 못한다. 나이가 많거나 청력이 좋지 않은 이들은 안내 멘트도 이해하기 어렵고, 버튼을 누르기도 쉽지 않다. 긴급 전화일수록 상담원과 빨리 연결돼야 한다. 긴급복지 핫라인이든, 120 상담콜센터든 모두 절박한 이웃을 위한 것이다. 전화만 개설해 놓고 연결이 제대로 안 되면 무용지물이다. 벼랑 끝 도민의 생명줄 역할을 하는 긴급 전화인 만큼 즉각적인 응대가 중요하다. 지속적인 운영도 필요하다. 복지급여 미신청과 전입 미신고 등 사회보장 시스템에 등록되지 않아 소재 파악이 어려운 취약계층 발굴을 위한 보완책도 절실하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복지 도움이 필요한 고위험군으로 분류됐지만 연락이 닿지 않은 이들이 전국에 1천명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는 이와 관련해 민관 네트워크의 필요성을 피력했다. 경기도가 복지혜택 신청의 문턱을 낮추는 등 실효성 있는 복지정책을 선도해 나가길 기대한다.

[지지대] 정치는 민생을 향해야 한다

지난해 추석 연휴 최고의 덕담(?)은 ‘화천대유’였다. 당시 여당의 대선 캠프조차 “오죽하면 국민 사이에 ‘화천대유하세요’라는 한가위 덕담이 오갈 정도”라고 했다. 비판 수위가 낮을 뿐 개탄스러움을 그대로 드러냈다. 1천153배의 천문학적인 수익률을 누군들 상상할 수 있을까. 올해도 추석 민심의 중심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있다. 검찰은 이 대표를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기소했다. 고(故)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처장, 백현동 사업 관련 허위 사실 유포 혐의다. 경찰도 ‘성남FC 의혹’과 관련해 제3자 뇌물공여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지난 대선 때부터 예상됐던 ‘이재명 사법리스크’가 점차 현실이 되고 있다. 민주당은 “야당 탄압. 짐승 같은 정권”이라며 거세게 반발한다. 검찰의 추가 기소 가능성에 이 대표는 “내가 잘못한 게 또 있답니까”라며 표적수사, 망신주기 수사로 깎아내렸다. 웃는 얼굴로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 여유를 보인다. 하지만, 국민의 시각은 그렇지 않다. 추석 연휴 전 여러 여론조사에서 ‘이 대표의 검찰수사가 법적 절차에 따른 것’이라는 응답이 절반을 넘었다. 돌이켜보면 이 대표는 이 상황을 예측한 것 같다. 지난 대선에서 그는 즉석연설로 목소리를 높였다. “제가 지면 없는 죄 만들어서 감옥갈 것 같습니다(有權無罪 無權有罪)”. 그의 말대로 검찰 공화국의 공포가 실현되는 것인가? 이 대표는 검경의 모든 의혹에 대해 “나와 무관하다. 떳떳하다”고 강조해 왔다. 그렇다면, 당 대표 직함을 앞세워 울 것이 아니라 떳떳하게 수사 받으면 된다. ‘사법행위=정치탄압’의 프레임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역대 대통령도 법 위에 군림하지 않았다. 그 결과가 참담할지라도 엄중히 받아들였다. 이 대표는 자신의 복심인 최측근 인사 정진상 전 경기도 정책실장을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 내정했다. 이로써 취임 17일 만에 민주당 지도부와 대표실 인선이 마무리돼 ‘이재명 친정체제’를 구축했다. 앞으로의 정국에 국민은 있을까? ‘전쟁입니다’라는 한 보좌관의 문자가 오버랩(overlap)되는 것 또한 기우였으면 한다. 김창학 정치부 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