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기반의 예술프로젝트를 진행하기에 앞서 선행하는 필수요소는 지역주민들과의 인터뷰나 설문이다. 사전조사를 통해 마을의 특성과 구성원들의 경험을 파악해야 수행하고자 하는 프로젝트의 성격과 맥을 짚을 수 있다. 내가 건네는 질문은 단순하다. 미술관을 방문한 적이 있는가? 혹은 공연장에서 공연을 본 적이 있는가? 따위의 질문에서 시작해서 방문의 횟수나 최근의 경험을 묻는다. 만약, 대답이 NO라면 설문은 종료된다. 성급한 일반화일 수도 있고 내가 만난 주민의 표본에 오차가 있을 수도 있지만 지난 나의 경험을 비춰보면 태어나서 문화예술관련 경험이 전무한 사례도 왕왕 접하곤 한다. 혹자들은 굳이 미술관에 안 가도 된다. 나는 먹고살기 힘들어서 예술 따위 관심이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나는 그들에게 이렇게 질문해보고 싶다. 예술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원래부터 예술을 좋아했을까? 지극히 개인적인 관점에서 속단하자면 경험해보지 못해서, 기회가 없어서라고 생각한다. 진행하던 예술프로젝트가 끝나면 생강씨 덕에 인생이 바뀌었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곤 한다. 나이와 성별, 국적을 불문하고 듣는 이야기라면, 필자의 대답에 조금이라도 수긍이 갈까. 처음에는 미술예술이 어렵고 낯설게 느껴지는 것이 당연하다. 나는 내가 제일 재미있다고 느끼는 문화예술을 그들의 옆에서 소개하고 즐기는 방법을 함께 연구해나가면 개인에게 또 다른 우주가 열리는 것을 현장에서 경험했다.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문화예술 공간이 있고, 사람이 있으면 삶의 변화가 일어난다. 당신의 집 주변에는 이런 문화예술 공간이 있는가? 도서관이 있을 수도 있고 미술관이 있을 수도 있다. 또 운이 좋은 경우에는 수원의 상상캠퍼스처럼 청년과 함께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는 곳도 있다. 성남시는 구도심 정중앙에 예술가 레지던시를 운영 중이라 바로 집 앞에서 문화를 경험할 수 있다. 이런 문화예술 공간을 운영하기에는 자본투여가 필수다. 그렇다보니 보통의 문화예술 공간이 공적자금으로 운영되는 공공기관이다. 장점으로는 편리한 시설과 대규모 프로그램을 꼽을 수 있다. 하지만 여러 사람이 사용하는 공간이다 보니, 사용자 입장에서 손쉽게 이용하기에는 여러 가지 규약과 까다로운 절차가 존재하기도 한다. 우리의 집 앞에서, 내 눈앞에서 손쉽게 다가갈 수 있는 어떤 문이 필요하다. 그 문은 누가 만들 수 있을까? 다양한 예술의 종사자들, 관심 있는 사람들이 만들어 나간다. 공공기관이 해야 할 역할과 책임도 분명 존재한다. 그것뿐 아니라 공공기관이 친근하게 다가가기 어렵거나 하지 못하는 생활 밀착형 프로그램을 운영할 민간의 문화예술 공간도 분명 존재해야할 이유가 있다. 서울시는 현재 서울문화재단을 운영하며, 각 구별로 문화재단이 존재한다. 문화재단이 능사는 아니겠지만 각 구별로 자신들의 동네 특색에 맞춘 문화행사를 운영하는 것을 보면서 부러운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나와 내 주변을 이해하는 문화예술 프로그램 속에서 새로운 나를 찾는 경험을 경기도의 각 도시에서도 느끼고 싶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우리마을에 관한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이생강 협업공간 한치각 공동 대표문화예술 기획자
성남도시개발공사는 대장동 공영개발 민간사업자에 대한 개발이익금 추가 배당을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13일 밝혔다. 성남도시개발공사 관계자는 대장동 개발사업 시행사인 성남의뜰의 주주총회나 이사회 등을 소집, 추가 배당 중단을 논의하도록 할 방침이라며 이는 경기도의 권고조치에 따른 것이며, 이를 위해 외부 법률 전문가도 합류시킬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성남도시개발공사는 성남의뜰에 50%+1주를 출자한 1대 주주이며, 성남의뜰 이사 3명 중 1명(이현철 개발2처장)이 공사 소속이다. 앞서 윤정수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은 지난 6일 시의회에 출석, 전직 임원(유동규 전 기획본부장)의 배임 혐의와 관련, 공사는 검찰 수사 내용과 함께 대장동 개발사업의 추진 내역 및 계약 등을 재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윤 사장은 이어 대장동 사업은 아직 종료되지 않았다며 상세한 법적 검토를 통해 공사가 취해야 할 법적행정적 대응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같은 날 경기도는 대장동 개발 민간사업자에 대한 자산 동결보전, 개발이익 추가 배당 금지, 부당이득 환수 등의 조치를 성남시와 성남도시개발공사 등에 권고했다. 성남의뜰 주주협약에 따라 20192021년 이익 배당이 이뤄졌는데, 우선주인 성남도시개발공사와 금융사 등은 각각 1천830억원(애초 1천822억원에서 토지감정가액 변동으로 8억원 증가)과 32억원 등을 받았다. 반면 지분율 1%와 6%에 불과했지만, 보통주였던 자산환리회사 화천대유와 투자사 천화동인 17호 등은 577억원과 3천463억원 등 모두 4천40억원의 배당금을 챙겼다. 출자금 대비 1천154배의 배당금이다. 성남=진명갑기자
지금까지 다른 나라에서는 그 예를 찾아볼 수 없는 우리나라만의 독특한 불화(佛畵) 형식으로 감로도(甘露圖)라는 것이 있다. 일반적으로 돌아가신 분을 위한 재의식 불화여서 영단화라고도 한다. 그 구성을 살펴보면 상단은 일곱 여래와 함께 자비의 화신인 관음과 지옥에서 고통받는 모든 이를 빠짐없이 구원하고자 하는 구원의 화신인 지장, 그리고 구원된 영혼을 극락으로 인도해 가는 인로보살 등이 표현돼 있다. 중단은 망자를 위한 시식단(施食壇)과 작법승중(作法僧衆)에 의한 의례(儀禮)의 모습이 나타나 있으며 그 아래의 하단은 감로도의 구성에서 가장 흥미롭고 독특한 곳으로, 중앙의 큰 아귀를 중심으로 육도 윤회상이 그려져 있다. 즉 지옥계를 상징하는 지옥의 여러 장면과 아귀계를 상징하는 아귀의 무리, 축생계를 상징하는 개나 소의 묘사와 아수라계를 상징하는 격렬한 전쟁의 장면, 또 인간세상의 현실적인 장면이 묘사된 인간계, 그리고 천인과 선인들을 묘사한 천계 등이 하단에 묘사돼 있다. 이러한 정황을 극명하게 잘 보여주는 경우로 정조대왕이 아버지 사도세자의 구원을 위해 당대의 화승인 상겸에게 그리게 한 수원 용주사의 감로도를 들 수 있겠다. 하단을 좀 더 자세히 보면 인간 행위의 갖가지 장면을 수식이나 가식 없이 있는 그대로를 파노라마처럼 펼쳐보이고 있다. 술 취해 싸우는 사람, 짐을 잔뜩 실은 수레에 깔려 죽는 사람, 굶어 죽는 사람, 우물에 빠진 어린아이, 의지할 곳 없는 노인, 죽어 가는 자식을 바라만 보고 있는 비정한 부모, 간통한 것을 들켜 곤욕을 치르는 사람, 전쟁 장면, 남사당의 한바탕 공연, 어린아이가 병든 아버지를 간호하는 모습 등 인간의 삶 속에서 겪는 온갖 삶의 모습이 펼쳐져 있다. 이러한 온갖 고난은 당연한 줄 알았던 우리의 일상 속에서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고 그로 인해 목숨을 잃은 수많은 생명을 위로하고 천도하려는 목적이다 보니 있는 그대로 모두 드러내놓아야 했을 것이다. 그리고 한편에는 상단에 있던 지장이 다시 하단에 내려와 석장을 짚고 목련 존자와 함께 있다. 지옥에 떨어진 어머니를 구한 장한 아들, 효성의 상징인 목련 존자는 재를 올리는 사람들이 하나같이 그렇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의 표상이기도 하다. 이러한 여러 장면을 구름으로 적절하게 나눠 배치하면서 어색함 없이 화면을 통일시키는 놀라운 구성력도 보여준다. 불화는 종교회화이고 종교회화는 이상 세계를 시각화시킨다는 점에서 상징주의적 성격을 띠게 된다. 그런데 감로도는 상징주의적 성격과 현실을 직시하게 해주는 사실주의적 성격이 공존하는 독특한 불화라는 것을 알 수가 있다. 감로도의 성격으로 인해 끊임없이 변해가는 각 시대의 풍속을 반영할 수 있었고 또한 화승(畵僧)들에게는 의궤에 따라 그대로 그리는 제한적 작업에서 벗어나 예술가로서 자아실현을 할 수 있는 표현의 자유도 제공해 줬다. 감로도를 보면서 끈질기게 지녀온 우리 민족의 창의적인 현실 극복의 힘을 느낄 수 있으며, 나아가 현재 우리가 겪는 각 분야의 난관을 우리의 삶, 우리의 현실 안에서 극복할 수 있는 귀중한 교훈을 선조들이 이미 마련해 놓았음을 새삼 깨닫게 해준다. 최성규 철학박사ㆍ한국미술연구협회 이사장
옹진 백령도 진촌리 맨틀포획암 분포지는 인천 옹진군 백령면 진촌리 154의2 일대 6천307㎡ 부지에 펼쳐진 자연유산으로, 천연기념물이다. 우리나라에서 감람암 포획현무암이 분포하는 곳은 경기도 연천 전곡, 평택 강원도 철원 일대, 울릉도 및 제주도에 국한돼 있다. 백령도 진촌리의 감람암 포획현무암 분포지는 백령면 진촌리에서 동쪽으로 1.3㎞ 정도 떨어진 해안에 있으며 해안선을 따라 지름 510㎝ 크기의 노란 감람암 덩어리가 들어 있는 용암층이 만들어져 있다. 용암층은 두께가 10m 이상이며, 검은 현무암으로 이뤄져 있다. 백령도 진촌리의 감람암 포획현무암 분포지는 지구 속 수십㎞ 아래에서 만들어진 감람암이 용암이 분출할 때 함께 올라와 만들어진 것으로 지하 깊은 곳의 상태를 연구하는데 매우 중요한 자료가 된다. 문화재청 제공
대부분 맞이하는 아침은 몸은 천근만근이며 1초1분이 아쉬워 뒤척이다 시간에 쫓겨 허둥지둥 현장으로 향할 테다. 공휴일을 제외한 모든 이의 현장노동은 우리를 풍요롭게 해주고, 권태에서 자유롭게 해주며 나에게 의무를 부여해 준다. 지금 하는 일이야말로 나를 존재하게 한다. 노동과 일에서 반드시 현실과 자기 실력에 맞지 않는 헐렁한 옷과 신발을 찾지 않아야 한다. 지금 하는 일을 단순한 대가를 위한 노동이라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적성이라 함은 내가 하는 노동에 재미가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천직이라는 말이 있고, 일에 일생을 바쳐 시간 가는지도 모르는데 국가가 퇴직 시기를 정하는 어처구니 없음은 웃어넘길 일만은 아니다. 그만큼 노동은 인간 천형인 동시에 헌법에 명시된 의무기도 하다. 현실은 물론 녹록지 않다. 당장 피곤함과 유혹, 하나쯤이야라는 생각에서부터 오늘 하루 쉬자는 당연함이 스스로 합리화한다. 당장 먹기에는 곶감이 달다던데 그것도 지나치면 변비로 고생이며 과하면 목숨과도 바꿀 수 있듯 무노동은 사람을 과하게 피폐하게 만드는 것 또한 어엿한 현실이다. 업무는 있는 자리에서 전문가가 돼 방법을 찾고 개선해서 현실을 인정하고 발전해야 한다. 일과 현실을 부정하지 않고 내가 할 수 있겠어?, 그런 건 위에서 알아서 할 거야! 등의 피동적인 자세에서 벗어나 능동과 긍정, 아울러 자신감과 자신을 존경하는 자만으로 충만해야 일을 통해 성숙하게 성장할 수 있다. 세상은 참으로 역동적이며 노동도 쉬고 싶은 욕망도 같은 부류다. 노동과 정반대인 놀고 싶은 현실은 항상 사람 마음에 함께한다. 세상은 원래 공평하지 않다. 이해 못 할 불운 앞에 투덜대지 않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하늘도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습관적으로 노동과 일에 대해 징징대는 버릇부터 다잡아야겠다. 김홍 한국중고배구연맹회장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통령 후보로 선출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2일 경기도청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가졌다. 도지사직 사퇴를 언급하는가 했는데, 경기도 국정감사를 받겠다는 내용이다. 국감 전 도지사직 사퇴가 대장동 공세를 회피하는 것으로 보일까 우려해 정면 돌파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당초 계획과 입장대로 경기도 국감을 정상적으로 수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경기지사로서 할 수 있는 범위까지 최대한 책임을 다한다는 게 저의 입장이라며 대장동과 화천대유 관련 게이트로 정치 공세가 예상되지만, 대장동 개발사업의 구체적 내용과 행정 성과를 설명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참모들도 예상 못한 회견으로 이재명다움을 선택했다. 도지사직 조기 사퇴로 출구를 찾을 수도 있던 이 후보가 사퇴 않고 국감 수감을 밝힌 것은 대장동 정국을 정면 돌파하지 못하면 향후 본선 선거전도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 후보의 기자회견은 대장동 사건을 신속하고 철저하게 수사하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메시지가 공개된 지 30분 만에 열렸다. 대장동 이슈에 계속 발목을 잡히느니 아예 사퇴를 미루고 정면으로 부딪쳐 털고 가는게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18, 20일 이틀간 열리는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 국감에 기관증인으로 출석한다. 이 후보가 국감 무대에 오르는 순간 야당 의원들의 대장동 집중포화가 예상된다. 야권으로부터 사실상 인사청문회에 준하는 맹공격을 당할 것이다. 국감에 출석하면 국회증언감정법에 따라 거짓 답변을 할 경우 위증죄 처벌의 위험을 감수해야 된다. 그럼에도 경기도 국감을 받겠다고 나선 것은 대선 후보로서 책임있는 자세로 보인다. 이 후보에게 국감은 위기이자 기회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의 사퇴 권유를 고사하고 경기도지사로서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적극 해명하겠다는 게 대장동 비리 의혹의 조기 해소 계기로 작용할 지 주목된다. 관건은 이 후보가 대장동 특혜 의혹과 관련해 얼마나 성실하고 진실되게, 또 설득력 있게 설명하느냐다. 빠져 나가기가 아니라 한 점 의혹 없는 실체적 진실 규명이 절실하다. 국민의힘 등 야당 의원들은 경쟁 정당의 대선 후보에게 도덕적 흠집을 내거나 망신을 주기 위한 정치 공세, 구체적 근거도 없는 아니면 말고 식의 주장을 펴선 안된다. 객관적 사실과 드러난 증거에 근거한 질문으로 의혹의 실체 규명에 나서야 한다. 검찰과 경찰도 문 대통령의 주문대로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내년 3월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수도권매립지(매립지)의 2025년 사용 종료 논란이 뜨겁다. 300만 인천시민은 내년 대선을 통해 30년 악취 고통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기를 학수고대하고 있다. 인천 지역사회는 여야의 유력 대선주자들에게 매립지 사용 종료에 대한 입장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후보들은 명확한 사용종료 입장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지난달 인천을 찾아 쓰레기 발생지 처리와 친환경매립지 조성의 원칙을 지키겠다며 인천시민이 동의할 수 있는 대안을 내겠다고 했다. 앞선 8월 인천에서 밝힌 수도권매립지 2025년 종료는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입장에서 인천의 민심쪽으로 한 클릭 이동했지만 종료 메시지가 뚜렷하지 않다. 반면에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경선 후보는 지난 7일 인천 기자회견에서 2025년에 매립지를 종료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와 수도권 3개 광역자치단체가 한 약속인 만큼 총리실을 조정기구로 대체 매립지를 빠른 시일 내에 찾겠다며 나름 구체적인 계획까지 제시했다. 하지만 윤 후보 역시 만약에 늦어지면이라는 꼬리표를 달았다. 홍준표 후보는 지난 8월 인천에서 매립지를 계속 사용하는 대신 서울과 경기도의 사용료를 대폭 늘려 인천의 희생에 보답해야 한다며 아예 사용 연장에 무게를 실었다. 민감한 사안인 만큼 후보간 견해 차가 크고, 뚜렷한 답도 없다. 환경부와 수도권 3개 광역자치단체 등 수도권매립지의 당사자격인 4자협의체간 입장도 첨예하다. 매립지 종료는 당사자인 4자협의체간 협의를 통해 푸는 것이 원칙이나 4자간 입장이 첨예해 현실적으로 어렵다. 4자협의체는 지난 2015년 당초 2016년이던 매립지 사용 기한은 2025년 말까지로 연장하고, 환경부가 대체매립지 공모에 나섰지만 희망 지자체가 없어 요원하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 출마가 확실시 되는 박남춘 인천시장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절대 종료와 추가 사용으로 극명하게 맞서고 있어 합의를 기대하기도 어렵다. 결국 여야 대선 후보가 대체매립지 마련 공약과 자연순환 에너지 정책 등을 통해 큰 가닥을 잡고 4자협의체가 세부 협의를 통해 마무리 하는 것이 문제 해결에 도달하는 현실적인 수순이다. 인천시와 지역 정치권도 여야 대선 후보측에 매립지 사용 종료에 대한 필요성과 명분을 충분히 전달해 문제 해결에 앞장서야 한다. 대선 주자들이 자칫 매립지 종료 문제를 내년 6월 지방선거나 4자협의체로 넘기면 또 다시 갈등과 미궁 속으로 빠지고 만다. 인천은 수도권매립지가 문을 연 지난 1992년부터 30년동안 악취 고통에 시달리며, 희생했다. 내년 대선이 인천의 30년 한을 끊어내기를 기대한다.
제20대 대통령 선거일이 5개월여 앞으로 다가왔다. 인천은 전국 민심의 바로미터답게 이번에도 대선 민심의 중심적 역할을 할 수 있을까. 민주당은 지난 3일 인천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의 대선 후보 경선일에 2차 슈퍼위크를 진행했다. 서울ㆍ경기 등의 경선을 앞둔 수도권 첫 경선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인천 경선과 2차 슈퍼위크 모두 과반을 훌쩍 넘는 득표율로 압승했다. 이후 선거인단 규모를 고려하면 충분히 이 지사의 본선 직행을 예측할 수 있던 순간이었고 그 장소는 바로 인천이었다. 이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최근 여야 주요 대선 후보들이 인천을 잇달아 찾고 있다. 또 인천에 자신의 조직을 구성하는데 상당히 신중한 모습도 보인다. 가장 최근인 지난 12일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홍준표 의원이 안상수 전 인천시장, 정유섭 전 국회의원, 이재호 전 연수구청장, 백석두 전 인천시의원 등을 영입하고 인천지역 지지세를 확장하기 위한 진영을 꾸리고 있다. 같은 당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지난 7일 인천의 전통산업을 디지털ㆍ스마트화하겠다는 공약을 내놓기도 했다. 민주당의 이 지사는 지난달 말 인천에서 인천시가 건의한 지역 현안 20개 중 13개를 반영한 인천 발전 5대 공약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 지사는 인천을 2번이나 찾아오는 등 인천 민심 잡기에 집중해왔다. 그동안 인천의 민심은 역대 대통령선거에서 바로미터 역할을 했다. 지난 19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치러진 대선에서는 인천의 최다 득표자가 모두 대통령 당선의 영예를 안았다. 인천시민이 꿈꾸는 리더는 항상 국민이 바라는 리더와 일맥상통했다. 이번 대선에서도 인천이 바로미터의 역할을 할 것임은 분명하다. 여야 대선 후보 모두가 인천시민의 선택을 받기 위해 인천에 집중해야 할 것이다. 인천이 바로 전국 민심을 보여주기에. 이민우 인천본사 정치경제부장
인천 부평의 미군기지 캠프마켓에 있던 제빵공장이 지난달 말 경기도 평택의 미군기지로 이사를 갔다. 이 제빵공장은 캠프마켓에 남아있던 마지막 미군 시설이다. 이곳에서 빵을 만들어 다른 여러 곳의 미군기지로 보냈기 때문에 그 이름에 시장을 뜻하는 마켓(market)이 들어간 것이었다고 한다. 이로써 미군이 갖고 있던 우리 땅 캠프마켓을 한국에 반환하는 사업이 일단 마무리됐다. 환경오염조사 등 남은 절차가 예정대로 진행된다면 이 터는 내년 4월쯤 오롯이 인천시민들에게로 돌아온다. 1945년 광복과 함께 이곳에 미군이 주둔했으니 77년만이다. 하지만 이 땅에 시민들이 마음대로 드나들지 못한 역사는 좀 더 거슬러 올라간다. 일제 강점기 말인 1939년 이곳에 인천육군조병창이 생겼고, 광복 뒤 그 조병창 자리 일부에 미군부대가 들어선 것이기 때문이다. 조병창(造兵廠)은 병기(무기:兵)를 만드는造 공장廠이라는 뜻이다. 일제의 조병창은 당시 일본 오사카(大阪)에 있었고, 총이나 화약 등을 만들었다. 그러다가 일제가 조선을 중국 대륙 침략의 병참기지로 삼겠다는 계산에서 이곳에 오사카 조병창의 지역 공장을 만든 것이다. 이 근처에 있는 백마장도 그 무렵에 생긴 이름이다. 부평 땅은 그 이전에 부천군에 속해 있었는데 대부분이 1940년 인천부(仁川府)가 행정구역을 넓힐 때 인천으로 들어왔다. 당시 인천 부윤(府尹:지금의 인천시장)은 나가이 데라오(永井照雄)라는 일본인이었다. 그가 인천의 동네 이름을 모두 일본식으로 고치면서 산곡리였던 이 동네 이름을 백마정(白馬町:하쿠바죠)이라 바꾼 것이다. 그때 이곳에 백마를 타고 훈련을 하는 군대 훈련장이 있어 이런 이름을 붙였다는 얘기가 있지만 분명치는 않다. 이곳이 조병창 일대이니 군사(軍事) 활동과 관련된 상징적인 뜻에서 이런 이름을 지었을 가능성도 있다. 어느 쪽이든, 일본의 제국주의 군대와 관련돼 생긴 이름을 광복 뒤에도 제대로 된 우리 이름으로 바로잡지 않았다. 그 탓에 일본식 행정구역 명칭인 町(정)만 발음이 비슷한 장으로 바뀌어 백마장이라는 이름이 생긴 것이다. 이런 사연과, 이곳 조병창에서 병원으로 썼던 건물의 철거 여부를 두고 요즘 논란이 큰 것을 보면 조병창이나 백마장이나 여전히 진행 중인 역사임이 분명하다. 어쨌든, 그 조병창을 이어받은 미군기지까지 이제 모두 떠났다. 인천시는 이 터에 시민들을 위한 문화공원을 만들 계획이라고 한다. 일제의 침략전쟁에 쓸 무기를 만들던 곳, 우리 땅인데도 마음대로 드나들 수 없었던 이곳에 멋진 공원이 들어서 이전의 아픈 역사를 말끔히 씻어주었으면 한다. 최재용 인천사랑운동시민협의회 사무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