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만이 생각하기 때문에 만물의 영장이라 한다. 이 생각은 어디에서 나올까? 가슴 속에 있는 심장(心臟)에서 마음이 시작되기 때문에 마음 심(心)자를 쓴다. 이 심장에 마음이 저장되어 뇌의 전두엽 시상하부 제46부위에서 명령해 전체 신경으로 전달되면 언어가 되고, 언어가 행동으로 옮겨 습관화된다. 인간의 생각과 심리를 연구한 행동주의 심리학(Behavioristic Psychology)에 의하면 자극하면 반응한다는 자극-반응의 원리(S-R Theory)가 나왔다. 개를 실험한 내용인데, 개에게 먹이를 주려고 종을 울리면서 밥을 주다가 아무 때나 종을 울리면 개는 종소리를 듣고 침을 흘린다는 실험이다. 이것을 인간 교육에 적용해 학습자에게 자극될 수 있는 학습교재, 동기유발, 교수법을 활용하면 학습자가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 교육의 효과가 있기 때문에, 자극의 방편으로 예습과 복습을 되풀이 반복하는 학습법이 나왔지만, 인간의 행동은 예측과 통제를 할 수 있으며 학습을 통해 수정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본성이 아닌 양육(환경)의 중요성을 부각해 주목을 받았으며, 이것은 인간의 의식, 감정, 마음을 무시한다. 사람을 기계인형이나 로봇처럼 여기므로 인간의 창조성과 윤리적 행위를 설명하지 못한다는 많은 비판을 받았다. 급진적 행동주의를 정립한 스키너는 이 책에서 행동주의에 쏟아진 온갖 오해를 바로잡고 올바른 이해를 제공하려 했다. 스키너는 인간 행동의 원인을 내면에서 찾는 정신분석이나 인본주의 심리학을 비판하면서 외부 환경에서 원인을 찾았다. 인간과 환경은 상호작용을 통해 서로 영향을 끼친다. 인간은 환경을 통제하고 변화시킴으로써 자신과 타인의 행동을 바꿀 수 있다. 한편으로 환경이 인간에게 가하는 통제를 잘 알면 감정, 감각, 회상, 추상적 사고 같은 내적 과정도 해석할 수 있다. 스키너의 행동주의는 인간 행동을 과학에 입각해 총체적으로 규명하려 한 과학철학이자, 인간 존재를 이해하기 위한 하나의 세계관이다. 그래서 이러한 학습법은 기억과 창의력에 한계가 있다는 것으로, 1957년 이후 인지주의 심리학(Cognitive Psychology)을 연구하여 인간의 생각은 뇌 속에 있는 의식의 흐름에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1776년 영국의 아담 스미스가 국부론을 발간한다. 그로부터 100년이 못되어 독일의 칼 마르크스가 자본론을 출간했다. 그 후 2권의 책이 세계를 갈라놓았다. 아담 스미스의 국부론에서 제시한 원리를 국가경영에 채택한 나라들은 자유롭고 부강한 나라들이 되었고 칼 마르크스의 자본론을 국가경영의 원리로 채택한 나라들은 가난한 전체주의 국가들이 되었다. 그런데 한반도는 1945년 일본의 압제에서 해방된 이후 타의에 의하여 남북으로 분단된 이후, 남한은 국부론 이론을 따라 자유민주주의 국가를 건설하였고, 북한은 칼 마르크스의 이론을 따라 전체주의 공산주의를 채택하였다. 그 결과 남한은 자유롭고 풍요한 사회를 이루었고 북한은 가난하고 억압된 사회를 이루었다. 그래서 남한은 분단 75년 역사에서 체제 경쟁에서 승리하였으나 낭패한 북한이 핵무기를 만들어 판세를 바꾸어 보려고 하지만 잘못된 생각이다. 사용하지 못하는 핵무기는 국가발전과 국민의 행복한 삶을 창출함에 전혀 유익을 주지 못한다. 북한 동포들의 삶의 모습이 확실하고 분명하게 사람답게 살 수 있는 데 실패하였다. 생각의 차이가 이렇게 엄청난 결과를 초래한다. 진보주의자들은 시대를 분별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손장진 우석대 명예교수
개인이든 조직이든 변화해야 사는 시대다. 코로나19는 시대의 변화를 가속화시켰다. 변화는 무엇보다 그 방향을 잘 잡아야 한다. 역사의 흐름을 읽는 혜안과 시대를 관통하는 정신을 간파하지 않으면 방향을 잃기 십상이다. 형식과 내용까지 새로워지는 질적 변화로 나아가려면 어떤 조직이든 인식의 전환과 용기가 필요하다. 박물관도 예외일 수 없다. 경기도의 정체성은 오랫동안 논란이 되었다. 아마도 그것은 성장과 발전의 속도에 비해 인문학적 뒷받침이 충실하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현재 경기도의 정체성은 이전보다 또렷해졌다. 1996년에 문을 연 경기도박물관은 개관 25년을 맞아 1년여 동안 새로운 모습으로 단장했다. 새로운 모습으로 단장하기 위해 문을 닫았다가 재개관한 2020년 8월까지의 여정은 변신을 위한 시간이었다. 339일간의 대장정 끝에 환골탈태라는 표현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의 대변신이 이루어졌다. 변신의 내용과 방향은 경기의 정체성을 보다 선명하게 입체적으로 드러내는 것이었다. 대한민국 박물관 문화를 선도하고 있는 경기도박물관(관장 김성환)도 꽃샘추위를 견디며 새봄을 맞고 있다. 광장에 우뚝 서 있는 향나무 가지에도 푸른 기운이 감도는듯하다. 화성 사대문 옹성처럼 둥근 부채꼴의 광장 게시판에서 경기별곡이란 친숙한 이름과 마주한다. 2020년 8월 재개관을 기념한 특별전시의 주제가 민화(民畵), 경기를 노래하다이다. 민화의 화사한 빛깔과 선명한 구도가 봄맞이에 제격이다. 박물관 홍보를 담당하는 이지희 학예사의 안내를 받아 박물관에 들어서니 막힘없이 탁 트인 실내구조가 눈에 먼저 들어온다. ■ 국가 근본의 땅, 경기 국가 근본의 땅, 경기 2층 전시실에 새긴 경기도박물관의 선언이다. 꼭 어울리는 표현이라고 감탄하자 유물을 소개하던 김성환 관장이 빙긋 웃으며 화답한다. 우리 직원들과 머리를 맞대고 1년을 숙의한 끝에 도달한 결론입니다. 경기도의 정체성을 이처럼 명쾌하게 표현한 말을 달리 찾을 수 있을까. 설명문에 붙어 있듯 사실 이 말은 조선 11대 국왕 중종이 경기관찰사를 임명하면서 했던 말이지요. 성종은 이렇게 덧붙였지요. 나라에 경기가 있는 것은 나무에 뿌리가 있고, 물에 샘이 있는 것과 같다. 경기의 정치가 잘 되고 못됨은 나라 전체의 무게와 관계가 있다.고 말입니다. 천 년에 걸쳐 이룩된 경기의 역사와 문화는 고유문화와 외국문물이 다듬어져 만들어졌기 때문에 다양하고 개방적인 특성을 지니고 있지요. 이처럼 경기문화는 우리 역사문화의 원형을 만들어 왔던 것이다. 코리아라는 이름을 세계에 알린 고려시대에 경기의 역사가 시작되었다. 1018년부터 경기라는 말을 사용하기 시작했으니 지난 2018년이 천 년이 되는 역사적인 해였다. 이를 기념하여 경기도박물관도 경기천년 특별전을 열었다. 고려청자 앞에서 천 년의 긴 세월에도 변함없이 뿜어내는 오묘한 푸른빛을 감상하는 일은 박물관에서 빠트릴 수 없는 일이다. 천자의 나라로 자부한 고려의 당당함과 빼어난 예술성이 조화를 이룬 청자를 비롯한 고품격의 유물은 물론 조선시대의 대표적 유물이자 경기도박물관의 자랑인 초상화를 두루 살피며 고려와 조선을 관통하는 정신이 무엇인지 생각해본다. 벽을 걷어내고 공간을 툭 틔운 전시실은 시원하다. 쭉 뻗은 벽면으로 전시된 유물들이 관람객을 유혹한다. 효종의 명을 받아 북벌의 임무를 수행했던 이완 장군의 투구와 창을 비롯한 몇몇 특별한 유물을 유리관에 담아 양쪽에서 입체적으로 관람할 수 있도록 전시한 방식도 신선하다.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유물을 최대한 가까이에서 관람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관람객들이 유물을 만져 깨트리기라도 하면 어쩌려고 그랬느냐? 염려하자 김 관장의 대답이 놀랍다. 관람객을 믿었습니다. 말이야 쉽지 박물관의 관리 책임자로서 특별한 용기가 없으면 내릴 수 없는 결정이다. 이처럼 과감한 전시 형식과 섬세한 배려가 국립중앙박물관을 비롯한 전국의 공공박물관들에서도 볼 수 없는 특별한 점이다. 소중한 유물이 손에 닿는 거리에 놓여 있다는 사실은 관람객에 대한 믿음을 기초로 하는 것이기에 감동으로 연결된다. 이제까지 관람객들이 그 약속을 잘 지키고 있다고 한다. 관람객에 대한 믿음과 용기가 박물관 문화의 변화를 선도하고 있다. ■ 고려조선 대표 유물로 보는 경기도 천 년의 역사 초상화로 둘러싸인 전시실 한가운데 검은 빛깔의 의자와 손잡이에 새가 조각된 지팡이가 시선을 끈다. 설명을 들으니 이 의자와 지팡이는 현종이 1668년에 백헌 이경석(1595~1671)에게 하사한 것이란다. 이경석은 인조부터 효종, 현종 3대에 걸쳐 국난극복과 국가재건에 헌신한 명신이다. 조선의 초상화는 세계 최고의 수준을 자랑하고 있다. 터럭 한 올도 틀리지 않게 그릴 뿐 아니라 검버섯이나 마마자국까지 그대로 세밀하게 그리는 기법으로 정신까지 담는다는 말이 결코 허언이 아니다. 초상화를 통해 조선 양반사대부들의 정신세계가 결코 만만하지 않음을 새삼 느낀다. 태조 이성계의 초상과 포은 정몽주의 초상 사이에 민화풍의 초상이 있다. 이 초상은 고려의 마지막 개혁군주 공민왕과 노국공주의 초상이다. 김 관장의 설명을 들으니 그 기이한 배치가 바로 이해된다. 고려에서 조선으로 왕조가 바뀌는 역사적 사실을 세 점의 초상화 배치로 전달하는 방식이 신선하다. 초상화 옆으로는 도자기가 전시되어 있다. 광주, 여주, 이천을 비롯하여 경기도 곳곳에 도자기의 명산지가 널려 있다. 고려청자와 조선백자를 통해 경기도 장인들의 미적인 감각과 예술적 취향을 엿보는 것도 즐거운 일이다. 볼거리가 많다고 평택농악, 양주별산대놀이, 안성남사당패 같은 경기도의 무형문화재를 소개하는 공간을 둘러보는 일도 빠트리지 않아야 할 것이다. 2층 전시실을 모두 둘러보면 여기가 경기!라는 박물관의 선언이 가슴에 와 닿는다. ■ 민화, 경기를 노래하다 2020년 8월 재개관 기념 특별전이 열리는 전시실은 입구부터 밝고 화사하다. 민화라는 전통예술이 작가들의 세련된 감각과 첨단의 기술로 새롭게 선보이는 창조의 공간이기 때문일 것이다. 경기도에 살고 있는 민화 작가 30인과 참신한 감각과 기법으로 무장한 미디어아트 및 설치 작가 4인이 참여하여 경기도의 역사와 전통과 관련된 주제를 친숙한 민화로 표현해 감동과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전시는 제1부 경기 문화유산을 품다, 제2부 경기 역사 인물을 그리다, 제3부 정조와 책가도, 제4부 역사의 장면을 담다로 구성되었다. 조선 후기 서민들의 사랑을 받았던 민화가 현대에는 어떻게 진화했는지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전시된 책가도가 정조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영화 역린에 등장했다는 사실은 뜻밖이다. 정조는 민화의 한 갈래인 책가도를 유행시킨 주역이다. 이처럼 정조는 어좌 뒤에 세우는 병풍인 일월오봉병 대신에 책가도를 설치할 정도로 새로운 예술을 사랑한 왕이기도 하다. 책가도를 입체적으로 만든 설치 작품도 눈길을 끈다. ■ 지극한 정성으로 감동을 선물하다 기증문화재는 경기도박물관 설립의 모체가 되었다. 전체 소장품 중 절반을 차지하는 것이 기증문화재라는 사실을 통해 경기도박물관이 그동안 지역과 소통에 얼마나 힘써 왔는지를 짐작할 수 있다. 문중에서 보관하던 유물들이 박물관에 기증되면서 전문 인력의 손길을 거쳐 모두의 보물이 되었던 것이다. 박물관은 경기명가 기증유물 특별전 조선시대 사대부(2010), 천년의 뿌리 용인이씨(2013)를 비롯하여 모두의 보물이 되다(2020)까지 거의 매년 기증유물을 주제로 특별전을 열었다. 김 관장은 기증유물이 꾸준하게 늘어나는 비결을 꾸준한 관심과 지극한 정성에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에 흩어져 있는 문화재를 찾아내어 이를 조사하고 환수하는 사업도 적극 벌일 계획이란다. 올해 박물관에서 벌일 특별전시 중에서 관심이 쏠리는 것은 경기사대부로의 초대; 초상화 특별전이다. 앞에서 잠시 소개했듯이 경기도박물관은 조선시대 회화의 정수라 할 초상화 120여점을 소장하고 있다. 정몽주 초상(보물 제1110-2호)이나 심환지 초상(보물 제1480호)을 비롯하여 조선시대 최고의 수준을 확인할 수 있는 초상화의 진면목을 제대로 볼 수 있는 특별한 기회가 될 것이다. 정성을 다해 관람객들의 마음을 여는 것이 경기도박물관이 박물관의 문화를 선도하며 성장해가는 비결이다. 과감하게 장식을 걷어내고 건물의 골조를 드러내는 파격을 연출한 것이나 관람객들이 눈앞에 유물을 배치하여 자세히 살필 수 있도록 한 것도 정성을 다해 사람의 마음을 열려는 마음가짐에서 비롯된 것이다. 정성을 다하는데 감동하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으랴. 눈도 많이 내리고 추위도 유난했던 겨울이 지나고 봄이 왔다. 정성으로 감동을 선사하는 경기도박물관을 찾아 새봄을 맞이하면 어떨까. 김영호(한국병학연구소)
이성연(56) ㈜트라이본즈 대표가 경기도아이스하키협회 제5대 회장에 당선됐다. 경기도아이스하키협회 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달 20일 선거규정에 따른 심사를 거쳐 제5대 회장 선거에 단독 출마한 이 후보를 당선인으로 결정하고, 당선증을 4일 수여했다. 이 회장은 아이스하키의 매력에 빠져 동호인 활동을 비롯해 2018 평창동계올림픽 아이스하키 조직위원회 기술위원장으로 위촉돼 활동하면서 아이스하키 저변확대를 이끈 인물이다. 당선증을 받은 이 회장은 경기도아이스하키협회 관계자들과 함께 저변 확대를 위해 일할 것이다라며 더 많은 도민이 아이스하키를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 회장의 임기는 오는 15일 총회일로부터 4년이다. 김경수기자
든든한 국민생활 파트너란 비전을 내건 한 기업은 지난 2월26일 2021년 한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에 선정됐다며 언론에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이 기업은 보도자료를 통해 국가 핵심 정책사업들을 차질 없이 수행하는 동시에, 뉴노멀 시대에 걸맞은 사회적 가치 확산과 일자리 창출에 앞장섬으로써 국민의 변함없는 신뢰와 사랑을 받는 기업이 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은 일주일도 안 돼 국민에게 실망감과 배신감을 안겼다. 최근 직원들의 광명시흥 신도시 땅 투기 의혹으로 논란의 중심에 선 한국토지주택공사(LH) 이야기다. ▶한국능률협회컨설팅에서 매년 시행하는 한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 조사는 산업계 종사자, 애널리스트, 일반 소비자 등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기업의 혁신능력과 사회가치 등 6대 핵심가치를 종합적으로 평가해 기업을 선정한다고 한다. LH는 주요 정책사업을 적극 추진하며 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함과 동시에, 지역사회와의 상생과 사회적 기여를 고려한 책임 경영을 실천한 점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이 같은 기업 가치는 일부 직원들의 비위 행위로 크게 실추됐다. ▶3기 신도시는 모든 국민이 집값으로 고통받는 상황에서 문재인 정부가 마련한 특단의 공급대책이다. 신도시 지정이 사전 유출될 경우 투기판으로 전락할 수 있는 만큼 신도시는 기밀 유지가 생명이다. 그런데 투기 조장을 막아야 하는 LH 직원들이 되레 투기를 했다면 이유를 막론하고 국민을 배신한 것과 다름없다. 이런 상황이면 LH가 추진 중인 도시조성, 도시재생, 공공주택사업 등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LH가 얼마나 많은 직원이 의혹에 연루됐는지, 업무 관련성이 얼마나 되는지 철저히 가려내 엄벌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전에 LH는 땅에 떨어진 공기업의 신뢰를 회복할 방법부터 찾아야 할 것이다. 홍완식 경제부 차장
또다시 8세 어린 아이가 우리 곁을 떠났다. 어쩌면 막을 수 있었을지 모를 죽음에 허탈함을 넘어 분노를 느낀다. 최근 연이어 터진 아동학대 사건은 우리 사회의 안전망을 다시금 점검해야 한다는 강력한 메시지기도 하다. 인천 서구에서는 장애가 있는 어린이집 아이들을 집어던지고, 폭행하고, 몸으로 짓누르는 등 상습적으로 학대해온 교사들이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이 사건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몸에 멍이든 상태로 숨진 채 발견된 아이의 죽음은 지역사회는 물론 공분을 사기 충분하다. 무엇보다 안타까운 건 이 아이의 죽음을 막을 수 있었던 시그널을, 아이에게 안전망이 돼 줬어야 할 교육 당국이 알아차리지 못했다는 점이다. A양은 처음 발견 당시 1m도 채 안 되는 키에 몸무게는 고작 10~15㎏, 앙상할 정도로 마른 발육상태였다고 한다. 이마와 허벅지에는 멍 자국이, 양쪽 턱에는 찢어져 생긴 상처도 보였다. 초교 3학년이 된 아이가 대소변조차 가리지 못해 집 앞에는 여전히 A양이 이제 쓸 수 없는 기저귀가 배달돼 있었다. 2012년생으로 올해 초등학교 3학년이 된 A양은 지난해 단 1번도 등교수업에 나오지 않았다. 코로나19로 대부분이 원격수업을 했고, 37일의 등교수업은 모두 체험학습과 가정학습으로 대체했다. 이 때문에 교사가 아이를 본 적이 없었음에도 출석은 모두 인정받았다. A양은 당시 초교 2학년생으로 체험학습은 최대 30일, 가정학습은 최대 14일까지 사용할 수 있었다. A양의 부모는 체험학습을 모두 쓴 후 가정학습까지 써가며 아이를 학교에 보내지 않았지만, 교육 당국은 아이의 상태를 확인하지 않았다. 코로나19가 시작한 후 학부모들은 내 아이의 학습 능력이나 사회성 등이 떨어질까 걱정했다. 일부 학부모는 방역수칙을 잘 지키는 조건으로 등교수업을 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그런데 아이를 학교에 보내지 않는 방법을 최대한으로 끌어다 쓴 부모를 교육 당국은 그저 바라보기만 했다. 집에 아무도 없다.라는 말에 가정방문조차 하지 않았다. 전문가는 이미 이때 아이에게서 학대의 징후가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라고 말한다. 이때 누군가 아이를 확인만 했더라면, 이 참사를 막을 수 있었을지 모른다. 지난해 도성훈 교육감은 코로나19 속에 교육 안전망 확충을 제1의 목표로 삼았다. 코로나19로 학습능력은 물론 학대 위험에 방치되는 아이가 없게 만들겠다는 게 그 중심 내용이다. 그러나 그 안전망 속에 A양은 없었다. 지금이라도 교육 당국은 코로나19가 아닌 어떤 예기치 못한 상황이 오더라도 아이들이 교육이라는 단단한 보호망 속에서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 말 뿐인 대책에 그쳐서는 안 된다. 통렬히 반성하고, 모두가 납득할 만한 촘촘한 안전망을 구축해야 한다. 그것만이 어린 아이를 지키지 못한 지금의 우리가, 교육 당국이 해줄 수 있는 가장 큰 애도일 것이다. 김경희 인천본사 사회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