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밤 록 DNA 깨우다… ‘인천펜타포트락페스티벌’ 내달 9일 개막

많이 이들이 한국 록 시장은 죽었다고 말한다. 하지만 인천펜타포트락페스티벌은 록은 여전히 살아있음을 증명하고 있다. 다음달 9~11일 인천 송도달빛축제공원서 열리는 KB국민카드 스타샵 X 인천펜타포트락페스티벌 2019는 정통 록으로 중무장, 록 마니아들을 찾는다. 인천펜타포트락페스티벌은 우리나라 최초의 록페스티벌이다. 1999년 트라이포트 록 페스티벌이라는 이름으로 첫 선을 보인 뒤, 지난 2006년 지금의 축제명으로 바꿔 그 맥을 이어오고 있다. 인천펜타포트락페스티벌이 지난 13년동안 변함없는 사랑을 받아온 있는 이유는 바로, 정통 록에 대한 고집때문이다. 다른 록페스티벌들이 대중성과 시장성을 이유로 대중음악을 비롯해 일렉트로닉, 힙합 등을 선보이며 본연의 취지를 잃어가고 있는 것과 달리 인천펜타포트락페스티벌만은 초심을 잃지 않고 묵묵히 한 길만을 걸어가고 있다. 지금까지 스트록스, 플라시보, 프란츠 퍼디난드, 트래비스, 스테레오포닉스, 후바스탱크, 이안 브라운, 콘, 스콜피언스, 위저, 투 도어 시네마 클럽, 나인 인치 네일즈, 마이 블러디 밸런타인 등 세계적인 록 밴드들이 거쳐가며 세계의 록페스티벌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또 들국화, 백두산, 봄 여름 가을 겨울, N.EX.T, 부활, 강산에, 서태지, 이승환, YB, 자우림, 넬, 피아, 크라잉넛, 국카스텐 등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록 밴드와 가수들도 빠짐없이 무대에 오르며 인천펜타포트락페스티벌이 가지고 있는 위상과 가치를 보여줬다. 특히 인천펜타포트락페스티벌은 2013년부터 록 뮤지션들을 발굴하고 양성하는 프로그램인 펜타 유스 스타을 운영, 뮤지션들에게 기회의 장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록 시장을 넓혀나가는데 크게 일조하고 있다. 여기에 풍성한 부대프로그램으로 일반 대중의 발걸음 뿐만아니라 지역 문화 활성화와 시민들의 문화 향유권 증대에도 일조하고 있다. 주관사인 인천관광공사 관계자는 인천펜타포트락페스티벌에는 우리나라 록페스티벌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있다면서 록이 무엇인지 보여줄 라인업은 물론 즐길거리가 풍성하게 준비돼 있는 만큼 믿고 찾아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송시연기자

'세계테마기행' 방글라데시, 황금빛 물 세상

'세계테마기행'에서는 아시아의 물 세상으로 여행을 떠난다. 29일 방송되는 EBS '세계테마기행'에서는 '물 만난 아시아 1부 황금빛 물 세상 방글라데시' 편으로 꾸며진다. 이날 방송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긴 해변을 가진 방글라데시를 찾는다. 갠지스강과 브라마푸트라강이 만나 거대한 삼각주 지대를 이루는 방글라데시는 수많은 강과 수로를 통해 사람과 물자가 이동한다. 그중 가장 큰 항구는 치타공으로, 기차 시간마다 재빨리 손수레를 옮기는 좌판 시장 상인들과 세상 모든 물고기가 모인 치타공 어시장에서 활기찬 항구도시의 일상을 함께 해 본다. 치타공을 떠나 향한 다음 여정은 벵골어로 '아름다운 숲'이라는 뜻을 지닌 세계 최대의 맹그로브 숲 순다르반스(Sundarbans). 이곳의 한 마을에선 숙련된 수달을 이용해 강에서 물고기를 잡는 낚시를 500년째 이어오고 있다. 독특한 수달 낚시를 하는 마음씨 착한 청년과 그 가족을 만나 순박하고 따스한 삶을 느껴보고 도시 전체가 야외 박물관인 바게르하트에서 칸 자한 알리 호수(Khan Jahan Ali Lake)를 방문하는 사람들과 이곳의 명물인 악어를 만나본다. 넉넉한 벵골만의 품에서 30년 달인의 실력으로 게를 잡는 아저씨와 식사를 함께하고 나서 세계에서 가장 긴 해변 콕스바자르(Cox's Bazar)의 황금빛 해변으로 떠나본다. 수많은 강이 이룬 벵골만 늪지대를 지나온 여행자에게 하얀 파도가 넘실대는 모래사장은 다른 세계에 온 듯 낯설기까지 한데 저무는 태양과 바다가 만나 펼치는 장엄한 빛의 향연 속에서 하루의 피로를 풀고 다음 여정을 준비한다. '세계테마기행'은 오늘(29일) 오후 8시 40분 방송된다. 장건 기자

[기업탐방] 디지윌(Digiwill)

고객들이 필요하다면 사물인터넷 적용시켜 뭐든 다 만들어 드리죠 용인에 위치한 디지윌(Digiwill) 홍석환 대표는 30년 동안 컴퓨터 엔지니어링을 공부한 전문가다. 국내에 대형 컴퓨터가 100대가량 뿐이었던 1977년부터 컴퓨터를 만지기 시작했다. 홍 대표는 당시 책을 보니까 컴퓨터가 세상을 지배할 것이라는 말이 많이 나왔다. 수원에서 살았지만 서울로 컴퓨터 배우러 왔다갔다 한 게 시작이었다고 말했다. 미래온라인을 창업하면서 2000년 당시 독도에 방송과 인터넷, 전화도 못했을 시절 국군을 위해 위성을 통해 인터넷망을 설치, 영상통화와 전화, 인터넷도 가능하게 만든 기술전문가다. 뿐만 아니라 울릉도에서 디지털 방송을 볼 수 있는 것도 홍 대표의 작품 중 하나다. 기존 방송컨텐츠를 섬으로 보내려면 해저케이블을 통해서 보내야 하지만 해저케이블로 보내면 주민이 부담하는 방송수신료가 비싸질 수 밖에 없다. 이에 홍 대표는 방송컨텐츠를 인터넷 라인으로 울릉도에 전송하기 위해 자문과 장비를 구축해줬다고 한다. 그는 내 기술이 필요한 사람이 있다면 기꺼이 도움을 주고 싶었다. 좋은 일에 내 기술이 쓰이면 뿌듯하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현재 사물인터넷(IoT) 기반 맞춤형 상품 제작 업체 디지윌(Digiwill)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고객사와 미팅을 하고 불편한 점이 있으면 IoT를 결합해 솔루션을 제시한다. 고객사의 가려운 점을 긁어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디지윌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상품은 IDV(가상화) 기반의 스마트리프트 모니터 시스템이다. 회의를 하면 책상에 마이크, 노트북, 메모장, 펜, 회의 자료 등이 흩어져 있지만 이 시스템은 마이크, 모니터, 컴퓨터를 제품 하나에 일체화돼 있다. 이와 함께 회의 자료를 입력하면 모든 구성원들이 이를 공유할 수 있으며 갑작스런 발표를 해도 이 시스템에 자료를 넣기만 하면 실시간 공유가 가능하다. 예컨대 회의가 시작되면 회의 자료를 배부하고 회의가 끝나면 보안 문제 탓에 끝나면 자료를 모두 걷는다. 또 누군가 갑작스런 발표를 해도 관련 자료를 모두가 볼 수가 없지만 이 시스템을 사용하면 자료 공유뿐 아니라 회의가 끝나면 관련 자료가 데이터에만 있기 때문에 보완에도 큰 결점이 없다는 게 이 시스템의 장점이다. 현재 디지윌의 스마트리프트 모니터 시스템은 국민은행 등 대기업과 국가기관, 용인시, 용인시의회 등에 납품하고 있다. 이밖에 디지윌은 클라우드기반의 회의 중계 시스템, HD방송공동수신설비를 이용한 재난방송시 TV제어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홍 대표는 퓨전형 IoT 상품을 계속 개발할 계획이다. 그는 디지윌은 퓨전을 지향한다. 이것저것이 다 짬뽕이 돼서 하나의 IoT 완성작을 만드는 게 목표이자 상품 개발 방식이다며 고객들이 기술적으로 불편함을 느끼거나 가려운 부분이 있으면 디지윌이 시원하게 긁어주는 업체가 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허정민기자

[화제의 기업] (주)보고바이오

기적의 약초로 불리는 산삼의 조직을 배양해 산삼의 효능을 그대로 살리는 데 성공한 바이오 기업이 있다. 이천시 마장면에 있는 (주)보고바이오(회장 안헌식ㆍ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외래교수)는 오랜 연구와 시행착오 끝에 산삼의 기적을 제품에 담아내는 데 성공했다. 특히 안헌식 회장은 장뇌삼으로 거래되던 산삼을 산양삼이라는 이름으로 특화시킨 장본인이다. 보고바이오는 산삼 조직을 첨단과학의 힘을 통해 100년 이상 된 산삼과 유전적으로 동일한 산삼을 대량생산하는 데 성공해 국내 최초로 산삼 상업용 양산시설을 구축했다. 보고바이오는 쌀 겉면에 산삼을 입히는 기능성 쌀이 아닌 쌀의 속까지 산삼 성분을 투입시킨 산삼쌀을 개발하는 등 산삼과 면역력 강화 제품 30여 가지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산삼의 조직을 배양해 RG3 성분을 고농축 시킨 산신초RG3는 각종 암에 탁월한 효능을 보여 암환자와 가족에게 각광을 받고 있으나 비싼 가격으로 섭취가 어려웠다. 이에 보고바이오는 산삼과 DNA 구조가 같고 약리적인 효능도 동일한 산삼 인공배양에 성공, 이를 상품화함으로써 저렴한 가격으로 보급이 가능해 암 환자와 가족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보고바이오 안헌식 회장은 많은 사람이 인삼과 산삼이 비슷한 것으로 알지만, 인삼과 산삼은 DNA구조가 완전히 다르며, 산삼에는 진세노사이드 종류 중 RG3, RH2 등 암을 이겨내는 성분이 많지만 비싼 가격이 문제였다면서 보고바이오는 산삼과 DNA 구조가 같고 효능도 동일한 산삼의 RG3 성분을 고농축 시킨 산신초RG3를 대량 생산하는 데 성공함으로써 국민건강에 이바지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천=김정오기자

흡연 경고그림·문구 담뱃갑의 75%까지 커진다

흡연 경고그림과 문구가 지금보다 더 커지는 등 금연정책이 강화된다. 보건복지부는 현재 담뱃갑 면적의 50%인 흡연 경고그림과 문구의 표기 면적을 75%까지 확대하는 내용의 국민건강증진법 시행령 개정안을 30일부터 9월 28일까지 입법예고한다고 29일 밝혔다. 우리나라는 담뱃갑 앞뒷면에 면적의 30% 이상 크기의 경고그림을, 20% 이상의 경고 문구를 표기하도록 하고 있다. 경고그림과 문구를 다 합치면 담뱃갑 전체 면적의 50% 정도에 해당한다. 개정안은 이를 경고그림 55%, 문구 20%로 더 확대하기로 했다. 복지부는 개정안이 확정되면 2년마다 한 번씩 바꾸는 흡연 경고그림 교체 주기에 맞춰 2020년 12월 제3기 경고그림 및 문구 교체시기 때 시행할 계획이다. 경고그림과 문구는 크면 클수록 효과가 커진다. 세계보건기구(WHO) 담배규제기본협약(FCTC) 역시 담뱃갑 면적의 50% 이상, 가능한 한 큰 면적으로 표기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담뱃갑 경고그림 제도는 전 세계 118개국에서 시행중인 대표적인 담배규제 정책이다. 우리나라의 담뱃갑 경고그림과 문구 면적은 주요 선진국에 비해 작은 편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고그림 도입 30개국 중 28위(앞뒤 면 평균면적 기준) 수준이다. 이와 함께 개정안은 담배 판매업소의 불법적인 담배광고 행위를 점검하고 단속을 강화하고자 금연지도원의 직무범위를 확대해 담배 광고물 지도단속을 포함했다. 정영기 건강증진과장은 경고그림 및 문구 면적 확대를 통해 담배의 폐해를 보다 효과적으로 국민에게 전달하고 금연지도원이 지역 내 담배광고에 대한 지도단속을 수행함으로써 금연할 수 있는 환경을 차질없이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강해인기자

[정승용의 THE 클래식] 사랑의 음악 세레나데 & 녹턴

컴퓨터 자판 두드리는 소리마저도 소음이 될까 걱정되는 깊은 새벽. 오랜만에 밖에서는 시원하게 비가 내리고 있다. 창문을 열어보니 가로등 불빛 사이로 보이는 굵은 빗방울과 소리마저도 시원한 빗소리 간혹 들려오는 천둥소리. 여기에 필자가 두드리는 자판의 리듬 섞인 운율은 한편의 음악을 듣는 듯하다. 대자연의 연주 속에서 필자가 오늘 칼럼을 위해 준비한 자료는 다음 회를 위해 살짝 미루고, 오늘은 밤에 듣는 사랑의 음악 세레나데와 녹턴에 대해 써보려 한다. 사랑의 세레나데, 밤의 야상곡 이라는 표현을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그런데 그 뜻이 무엇인지는 정확히 알고 있는 사람은 드물다. 세레나데와 야상곡(녹턴)은 클래식 음악 중 사랑과 관련된 음악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음악을 들으면서 사랑스럽고 낭만적인 느낌을 받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일 것이다. 그럼, 아름다운 음악 세레나데와 녹턴에 대해 좀 더 알아보기로 하자. 남녀의 사랑을 그린 로맨틱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남자가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그녀의 집 창문 밖에서 노래를 불러 주기도 하고, 여자가 사랑하는 남자를 위해 아름다운 피아노곡을 들려주기도 한다. 또 보통 이런 사랑의 음악은 저녁에 연주되어진다. 클래식 음악에서는 이런 류의 음악에 따로 이름을 지어 부르는데 바로 세레나데(Serenada)와 녹턴(Nocturne)이다. 세레나데는 저녁 음악이라는 뜻으로, 이탈리아어 세레노(Sereno)에서 출발한 사랑 노래이다. 18세기에 시작된 기악 형식의 한 가지로, 교향곡보다 작은 규모로 연회의 흥을 돋우는 가벼운 음악을 말하기도 한다. 대표곡으로는 모차르트의 아이네 클라이네 나크트 뮤직(Eine kleine Nacht Musik), 슈베르트의 세레나데 등이 있다. 녹턴은 낭만파 시대에 주로 피아노를 위하여 작곡된 소곡으로 밤의 음악이라고 하여 야상곡이라고도 불려진다. 녹턴을 맨 먼저 작곡한 사람은 누구일까. 아일랜드의 피아니스트이며 작곡가인 J.필드로 알려져 있는데, 그의 20곡에 가까운 녹턴은 피아노의 시인 쇼팽에게 많은 영향을 주었다. 하지만, 쇼팽에 의해 녹턴은 더욱 정교하고 세련된 피아노 소품으로 완성되었다. 녹턴에는 피아노 독주곡 이외에도 멘델스존의 한여름 밤의 꿈 중 관현악곡 등이 있다. 정승용 지휘자ㆍ작곡가

[명가와 고택을 찾아서] 10. 다산 유적지를 찾다

다산유적지로 들어가는 길은 큰물이 가깝다. 두물머리 큰 물이 차창가로 찰랑대듯 가깝게 보이는 곳을 몇 군데 지난다. 지난 며칠간은 집중 호우까지 내렸으니, 다산의 생애만큼 아슬아슬하다. 어제는 바깥 활동을 최소화했는데도 세 켤레나 양말을 갈아신을 정도로 빗줄기가 거셌는데 오늘은 신기하게도 비가 긋고 움직일 만하다. 다산의 보살핌인가? 나주 정씨는 전라도 나주에서 시작해 고려 때 황해도 배천, 조선조에는 경기도 용인 일원을 세거지로 번성했다. 다산이 자랑하듯 12대조 정자급(丁子伋) 이래 9대 문과 급제에 9대 옥당의 문장가 집안이었다. 오죽하면 정조가 옥당은 정씨가 독차지한다(丁家之世傳物)고 찬탄했을까. 순탄하던 가문에 마가 낀 것은 다산의 8대조 정윤복 대였다. 정윤복은 서인의 송익필이 조작해낸 정여립 모반 사건 당시 탄핵받고 설 자리를 잃었다. 이후 정씨는 대대로 급제해도 크게 쓰이지 못했다. 두물머리에서 싹튼 실학사상 남양주 마재마을에 터잡은 것은 다산의 5대조 정시윤(丁時潤)이었다. 정시윤은 6살 때 아버지 정언벽(丁彦璧)을 잃고 모친까지 자결해 극히 불우한 소년 시절을 보냈다. 굳은 의지로 공부해 문과에 급제해 출사했지만, 갑술환국으로 삭탈관직되고 결국 벼슬에 뜻을 잃고 마재마을에 은거하게 된다. 정시윤은 한강 상류 반고(盤皐)에 정자를 짓고 당호를 임청(臨淸)이라 내걸었다. 登東皐以舒嘯 臨淸流而賦詩라, 동쪽 언덕에 올라 길게 휘파람불고 맑은 물에 이으러 시를 읊는다, 도연명이 정쟁을 피해 낙향하면서 읊은 귀거래사에서 따온 구절이다. 안동 임청각과 같다. 당시 마재마을 부근, 물길 따라 10리 거리는 당쟁을 피해온 집안들의 세거지였다. 농지가 부족한 대신 한강 뱃길을 이용한 상품 물화의 집산지라는 장점이 있었다. 한양으로 올라가는 강원도, 경기도 외곽의 땔감과 과일.야채, 남해안에서 낙동강 타고 올라와 충주에서 다시 한강 타고 내려온 물산들이 여기서 점검받게 마련. 마재 부근은 사람들로 북적였고 일찌감치 시장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정씨 가문도 원예 작물로 생계를 유지했다. 총명한 다산은 어린 나이에도 특용작물의 재배와 상업적 가치를 일찍부터 인식했을 것이며, 오가는 배와 물산, 몰리는 사람을 넘겨봤을 리 없다. 거대한 실학 사상의 토대는 어린 시절 배양되었을 것이다. 다산이 다른 실학자들과 차별화되는 것은, 우선 500권에 이르는 저작물의 방대한 양이다. 사상 체계도 훨씬 거대하지만, 당시 조선의 현실 세계를 구체적으로 다룬다. 또 정치 행정만이 아니라 농업과 상공업, 광업 등 다양한 경제, 기술적 분야를 다룬다. 어릴 때 보고 느낀 것이 다산의 실학사상에도 녹아들어 있을 것이다. 일전에 식사를 같이 한 김병일 전 기획예산처 장관은 본 게 다르다는 표현을 썼다. 동석한 언론인들이 보고 들은 거라 말하자 들은 거는 중요하지 않고, 어릴 때부터 본 게 다르다고 굳이 본 것을 강조했다. 만일 강진 18년이 아니었다면? 18년 유배 생활은 다산과 가족에게는 참으로 불행한 세월이었다. 그러나 한국 실학의 관점에서는 참으로 소중한 세월이었다. 역사에 만일은 없지만, 다산의 강진 18년은 너무나 많은 만일을 생각하게 만든다. 만일 다산이 18년 유배 생활을 하지 않았다면? 만일 외가인 해남윤씨의 세거지 바로 옆이 아니었다면? 만일 어릴 때 보고 느낀 것들이 없었다면? 다산이 유배지에서 가르치고 학문적 성취에 도움을 받은 제자 가운데는 서리 계급 출신이 여럿 포함돼 있다. 만일 다산이 차별적인 시각으로 그들을 가르치기를 거부하고 그들의 도움을 받지 않으려 했다면? 그 방대한 저작이 가능했을까? 저작이 그토록 구체적현실적일 수 있었을까? 평면적이지 않고 입체적일 수 있었을까?추상적 일반론이 아니라 다방면에 걸쳐 풍성해질 수 있었을까? 다산이 귀양살이 초기에 의탁한 주막집 노파와의 대화가 전해진다. 노파가 질문한다. 아버지 은혜가 중합니까? 어머니 은혜가 중합니까? 다산이 답한다. 유교의 정통 이론에 따라, 부모 은혜를 비교하기 어렵지만 굳이 비교하면 아버지 날 낳고 어머니 날 기르시니 아버지 은혜가 더 중하다. 노파가 반론한다. 아무리 씨가 좋아도 땅이 이를 받쳐 주지 못하면 씨가 무슨 소용 있겠습니까? 조선 500년 최고의 천재 다산의 말문이 막힌다. 이 일화는 마태복음 13장에 나오는 씨뿌리는 사람의 비유를 연상시킨다. 씨를 길가에 뿌렸더니 새가 쪼아 먹고, 돌무더기에 뿌리니 말라 죽고, 가시덤불에 뿌리니 자라지 못했다. 그러나 좋은 땅에 뿌리니 수십 배의 소출을 올렸다는 비유 말이다. 이때부터 다산의 세계관이 바뀐 것은 아닌지? 여유당, 조심스레 살고 조심스레 잠자기 다산 유적지는 그가 노년을 보낸 집과 세상을 떠난 이후 쉬고 있는 묘소, 그리고 기념관까지 한곳에 있어 20세기 세계 모든 나라가 행정의 모토로 삼는 단일창구 One Window Policy 시스템을 가장 잘 구현한다. 대부분 사람들은 기념관과 여유당만 들르지만, 조금 불편하더라도 묘소를 들러 참배할 것을 권한다. 음택과 양택이 이어진 특이한 배치는 굳이 명당을 찾지 말라는 다산의 소박한 생각 때문이다. 20세기 들어 복원한 생가 당호는 여유당(與猶堂)이다. 노자의 도덕경에 나오는 신중하라, 겨울에 얼어붙은 시냇물 건너듯. 경계하라 사방 이웃을 두려워하듯.(與兮若冬涉川 猶兮若畏四隣)이 원전이라 소개돼 있다. 그러나 도덕경의 원문은 여혜(與兮)가 아니라 예언(豫焉)이다. 어느 쪽이 되었건 매사 조심 조심해야 했던 다산의 처지가 안쓰럽기만 하고, 조심하고도 유배당한 이후 상황은 더 안타깝다. 김구철 시민기자 (경기대 미디어영상학과 교수)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음악도시로 가는 인천] 5. 도시 문화공간에 음악을 입히다

인천이 음악도시로 가려면 음악과 연계한 문화적 도시재생 방법을 깊게 고민해야 한다. 사실상 물류 기능을 잃은 경인아라뱃길을 음악이 흐르는 곳으로 바꾸거나, 인천 개항장을 근대음악의 거리로 만드는 방안 등이 대표적인 음악 연계 도시재생 방법이다. 29일 인천시에 따르면 민선 7기는 경인아라뱃길의 고가교 밑 등 유휴공간에 문화예술공간을 만들고, 아라뱃길 특화축제 등을 통해 도심 속 여가와 휴양을 즐기는 인천관광 명소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를 음악이 흐르는 경인아라뱃길로 전환해 추진하는 방안이 나오고 있다. 아라뱃길 대교 밑이나 아라마루 등을 거리공연 장소로 정해, 여름부터 가을까지 주말마다 클래식재즈어쿠스틱 음악 등 시민이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소규모 음악공연(버스킹)을 여는 것이다. 시는 이를 통해 경인아라뱃길이 가족 단위 방문객의 나들이 장소이자, 음악이 흐르는 관광명소로 활성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기윤환 인천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 2017년 경인아라뱃길 명소화 방안이라는 연구보고서에서 주중엔 산책소풍음악이 결합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주말에는 음악과 프리마켓파머스마켓을 융합해 인천시민의 이용률을 높여야 한다며 밤에는 음악과 미디어쇼를 융합해 20~30대 젊은 층의 방문을 유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인천 개항장을 근대음악의 거리로 만드는 방안도 필요하다. 개항장에 있는 근대건축물과 근대자원을 활용, 음악프로그램을 상시로 운영해 관광을 활성화하는 것이다. 개항기 외국인들의 사교 모임과 문화교류 장소인 제물포 구락부에서 축음기 등 근대 음악 기기를 활용한 고전 및 근대음악 청음회, 작은음악회, 사교댄스교육 등 주민참여형 프로그램을 시작하면 큰 호응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인천의 유휴공간을 활용한 시민 음악연습공간 조성 역시 시급하다. 지난 2016년부터 미추홀구 도화동 상수도가압펌프장을 재생한 인천공연예술연습공간이 있지만, 활용공간이 연습실 2개와 다목적실 1개에 불과하다. 이와 관련, 시 관계자는 경인아라뱃길이나 개항장 등 도시재생에 문화라는 콘텐츠가 입혀진다면, 자연스럽게 도시에 음악이 녹아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도시재생계획 수립 단계부터 문화예술과 담당자와 전문가가 참여하도록 하고, 사업 추진 시에는 실질적 연계가 가능하도록 관련 부서 담당자 회의를 운영할 필요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민우기자

음악가 양성하는 ‘꿈의 오케스트라’… 군포 당동중 윈드오케스트라 道 청소년 관악제 대상 수상

군포시 당동중 윈드오케스트라(교장 민영란)가 올해 경기도 청소년 관악제에서 대상을 차지하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당동중 윈드오케스트라는 지난달 15일 의정부 예술의 전당에서 열린 제14회 경기도 청소년 관악제에서 영예의 대상을 차지하며 2007년 관악 교과특기학교로 지정된 후 뜻있는 한해를 보내고 있다. 입에서 나오는 바람을 이용해 소리를 낸다는 의미의 윈드오케스트라는 현악기 없이 목관, 금관, 타악기를 중심으로 당동중 50여명의 남녀학생을 단원으로 구성돼 있다. 상당수의 단원들은 중학교에 진학하며 윈드오케스트라에 대한 관심과 음악적 재능을 보이며 입문하게 된다는 것이 황일화 지도강사의 말이다. 단원들은 군포의왕교육지원청과 군포시 지원으로 마련된 악기와 교습으로 1학년에서 3학년 학생들이 모여 평일 수업시작전 1시간, 주 2회 방과후 2시간씩 파트별 혹은 전체 합주로 실력을 다지고 있다. 학업과 병행하며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학생들은 교과학습 능력도 뛰어나 외국어고등학교 진학은 물론 예술고에 진학해 음악을 전공하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또 음악적 재능발굴, 잠재력 계발, 정서함양은 형제자매가 단원이 되는 경우도 10여 가족이나 된다. 민영란 교장은 오케스트라 연주도 경우에 따라 강하게 때론 약하게 다른 악기소리를 위해 희생할 줄도 알아야 하는 등 교육적 가치도 높다며 학생들이 재능과 끼를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기본에 충실한 교육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동중 윈드오케스트라는 박혜숙 음악교사와 황일화 지도강사의 도움으로 그 기량을 갈고 닦아 경기도 청소년 관악제, 춘천전국관악경연대회 등 크고작은 대회에 출전해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으며 군포의왕학생음악 발표회, 정기연주회, 등굣길 음악회, 신입생 환영음악회 등에서 아름다운 선율을 선사하며 학생 정서함양에 기여하고 있다. 한편 당동중학교는 2005년 개교해 현재 29학급 895명이 재학중이다. 이 학교는 민영란 교장을 중심으로 존중과 배려로 꿈이 성장하는 학교라는 비전 아래 학생중심의 창의적 교육과정 운영으로 지역 명문중학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군포=윤덕흥기자

도의회 보건복지위, 한국외식업중앙회 경기도지회 현장방문

경기도의회 보건복지위원회(위원장 정희시)는 29일 한국외식업중앙회 경기도지회를 방문해 운영현황 및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시설을 둘러보며 발전방안에 대해 모색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현장방문에는 정희시 보건복지위원장(더불어민주당ㆍ군포2), 최종현 부위원장(더불어민주당ㆍ비례)을 비롯해 권정선(더불어민주당ㆍ부천5), 지석환(더불어민주당ㆍ용인1), 이애형 의원(자유한국당ㆍ비례) 등이 참석했다. 이날 현장방문에서 보건복지위원들은 그동안 외식업중앙회경기도지회가 음식문화의 발전에 큰 역할을 해왔다면서 이제는 도민을 위한 식습관 개선, 식품위생, 보건향상 등을 위해 다각적인 방안을 마련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이날 현장방문에 참석한 정해균 한국외식업중앙회 경기도지회장은 외식업협회가 추진 중인 주요 사업들에 대한 경기도의 지원 중단 결정을 재고해 줄 것과 의회차원의 검토를 요청했다. 이에 대해 정희시 위원장은 전문가ㆍ당사자ㆍ의회ㆍ집행부가 참여하는 간담회 및 토론회 등으로 경기도 외식 관련 사업에 대한 방향성을 확보하고, 전반적인 사업분야 검토를 통해 발전방안을 강구하라고 집행부에 주문했다. 최현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