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개인정보 유출’, ‘술 세미나 의혹’ 등 이화영 측 고발 ‘불송치’

이화영 경기도 전 평화부지사가 출정 일지 및 호송 계획서에 적힌 자신의 개인정보를 유출했다며 검찰 관계자와 수원구치소장을 고발한 사건에 대해 경찰이 불송치를 결정했다.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13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고발된 수원구치소장과 수원지검 및 대검 관계자 등 4명에 대해 최근 불송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5월 이 전 부지사는 법률 대리인을 통해 “수원지검이 지난해 4월18일 언론에 배포한 이 전 부지사 출정 일지와 호송 계획서에 성명과 죄명, 수용 번호, 조사 기간 등 민감한 개인정보가 기재됐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당시 이 전 부지사가 청사 내 진술 녹화실에서 이른바 ‘검찰 술세미나’가 있었다고 주장한 시점에 이 전 부지사는 이미 구치소로 복귀했다고 반박하면서 이 전 부지사의 2023년 6월 28일, 7월 3일, 7월 5일 출정일지와 호송계획서를 공개한 바 있다. 고발 접수 후 8개월간의 수사 끝에 경찰은 출정 일지 등을 검찰에 제공한 수원구치소와 이를 언론에 공개한 수원지법의 행위 모두 위법이라 보기 어렵다고 결론내렸다. 고발인 측이 문제 삼은 개인정보 중 죄명과 수용 번호 등은 개인정보에 해당하지만, 이 전 부지사 측이 제기한 의혹을 해명하는 과정에서 공개한 서류로, 이 전 부지사의 성명 등 노출은 의혹 해소 과정에서 부득이하게 벌어진 정당행위라는 것이다. 또 경찰은 법률 검토를 거쳐 수원구치소가 수원지검에 서류를 제공한 부분 역시 적법하게 이뤄졌다고 판단했다. 경찰 관계자는 “개인정보 해당 여부에 대해서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로부터 자문 받은 결과를 종합해 수사팀이 판단했다”며 “구치소가 검찰에 서류를 넘긴 과정 역시 법에 근거한 제공으로서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 경찰은 이 전 부지사가 제기한 이른바 ‘검찰 술세미나’ 의혹과 관련해 수원지검 소속 검사 및 쌍방울 직원들을 상대로 제기한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형집행법) 위반 혐의 고발도 지난주 불송치했다. 경찰은 사건 당시 입회 변호사 등 주요 참고인을 다수 조사하고, 고발인 측이 쌍방울 그룹 법인 카드 거래 내역을 근거로 술자리에 반입됐다고 주장하는 ‘연어회’ 판매 업주도 수사했으나 검찰청 내에 주류가 반입됐다고 볼 만한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밖에 경찰은 지난해 6월 더불어민주당이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을 모해위증교사 혐의, 안부수 전 아태평화교류협회장을 모해위증 혐의로 각각 고발한 사건에 대해서도 불송치를 결정했다. 앞서 김 전 회장은 쌍방울 대북송금 재판 과정에서 안 전 회장에게 쌍방울이 북한 측에 800만달러를 제공한 의도 관련 증언을 번복하도록 지시한 의혹으로 고발된 바 있다. 경찰 관계자는 “피고발인들의 위증 또는 위증교사 혐의를 인정할만한 증거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 측 "공정한 심판 어려워"…변론 하루 앞두고 재판관 기피신청

윤석열 대통령 측이 정계선 헌법재판관에 대한 기피신청서와 변론기일 일괄 지정에 대한 이의신청서 등 총 4건의 신청서를 한번에 제출했다. 윤 대통령의 대리인단이 13일 헌법재판소에 제출한 신청서는 △정계선 재판관에 대한 기피신청서 △변론 개시에 대한 이의신청서 △증거채부 결정에 대한 이의신청서 △변론기일 일괄 지정에 대한 이의신청서 등이다. 윤 대통령 측은 헌법재판소법상 정 재판관에게 공정한 심판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이유를 들었다. 먼저, 정 재판관의 배우자인 황필규 변호사는 공익인권법재단 공감의 변호사로 활동했고 재단법인의 이사장이 국회 측 탄핵소추대리인단의 공동대표인 김이수 변호사라는 점이다. 또 "정계선 재판관은 법원 내 진보적 성향을 가진 '우리법연구회'의 회원이자 회장을 역임했으며, 지난달 23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국회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면서 본 사건의 사실관계와 법률적 판단에 대한 예단을 드러냈다"고 밝혓다. 헌재가 오는 14일 변론을 개시하는 것에 대해서도 의문을 드러냈다. 일단 내란죄 철회와 논란이 정리돼야 변론이 개시될 수 있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 측은 "'형법상 내란'과는 별도의 '헌법상 내란'이라는 개념은 존재할 수 없으므로, 탄핵 소추 사유에서 내란죄를 철회하고, 내란 행위로 헌법위반을 구성한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면서 "내란죄 철회와 관련해 청구서 서면으로 확정돼야 본격적인 변론이 정당하게 개시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헌재가 오는 2월4일까지 5차례 지정한 변론기일 일괄 지정과 관련해서는 "대리인의 의견을 듣지 않고 재판소가 임의로 기일을 지정한 것은 법령에 위반된 행위"라면서 “변론기일 일괄 지정을 취소해달라”고 했다. 이어 "재판부의 적법한 구성 여부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공수처에 의한 불법적 청구를 통해 발부된 불법 체포영장을 불법적으로 집행하려는 심각한 위법행위가 계속되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윤 대통령이 제1회 변론기일에 출석하려는 의사를 실행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오는 14일 오후 2시 헌재 대심판정에서 윤 대통령 탄핵 사건의 첫 변론기일이 진행된다. 윤 대통령 측은 ‘신변 안전’을 이유로 불참석 의사를 전했다.

‘혜성’처럼 등장한 하남시청 차혜성 “신인왕 도전 자신”

2024-2025 핸드볼 H리그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2순위로 하남시청에 입단 차혜성(23·센터백)이 데뷔 시즌 두드러진 활약을 펼치며 주전 자리를 꿰차고 신인왕을 넘본다. 차혜성은 데뷔 시즌 팀이 치른 13경기에 모두 나서 하남시청서 3번째 많은 어시스트(28개)를 기록하는 등 공격과 경기 운영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그는 “팀을 플레이오프에 진출시키고 신인왕까지 노려보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11살 때 체육 선생님의 권유로 핸드볼에 입문한 차혜성은 부천남중·부천공업고·경희대 등 핸드볼 명문팀을 거치면서 팀의 주축으로 활약했다. 특히 중학 때 팀에 왼손잡이 선수가 없어 라이트백 포지션을 소화하면서 코치의 조언으로 왼손 사용을 익혔다. 이를 계기로 자연스럽게 ‘양팔잡이’ 선수로 성장했다. 이는 큰 강점으로 작용해 경기 중 다양한 전술을 구사할 수 있는 중요한 무기가 됐다. 차혜성은 신인 드래프트 당시 기대했던 것보다 높은 순번에 이름이 불려 놀랐다. “4~5순위 정도를 예상했는데, 생각보다 이른 순번에 지명돼 놀랍고 고마웠다”라며 “기대만큼 팀에 빠르게 녹아들어서 승리에 일조해야 하겠다는 생각이 높았다”고 밝혔다. 데뷔 시즌 풀타임을 소화하고 있는 차혜성은 팀의 공격 전개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그는 “득점보다 동료를 돕는 플레이에 희열을 느낀다”라며 자신의 플레이 스타일을 설명했다. 차혜성은 하남시청 내에서 팀의 에이스이자 대학 선배인 박광순과 호흡을 강조했다. 차혜성은 “박광순 선배는 뛰어난 자기 관리와 훈련 태도가 모범적이다. 그 점을 본받아 뒤를 잇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차혜성은 신인왕 경쟁에서 1순위 지명자인 김태관(충남도청)과 이주승(SK호크스)이 뛰어나 쉽지 않은 경쟁이 예상되지만, 그는 자신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어필했다. 차혜성은 “김태관은 엄청난 슈팅력이 강점이고, 이주승은 자신감 있는 플레이를 하고 있어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면서 “하지만 나도 풀타임 출전 중이고, 출전 때마다 강점을 보이고 있어 밀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백원철 하남시청 감독은 “차혜성은 신인 답지 않게 자신감 넘치는 플레이와 빠른 스피드를 활용한 일대일 돌파가 돋보이는 선수다”라며 “계속 좋은 활약을 보여준다면 신인왕 수상도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차혜성의 목표는 단순히 개인 타이틀에 그치지 않는다. 팀을 위해 헌신하고 우승을 목표로 뛰는 모습이 하남시청의 미래를 밝히는 큰 희망이 되고 있다.

'제주항공 참사' 사고기종, 특별점검서 규정 위반 사례 적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기종인 '보잉 737-800'(B737-800)이 특별점검에서 규정 위반 사례가 일부 적발됐다. 국토교통부는 13일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0일까지 6개 국적 항공사가 보유한 B737-800기종 총 101대에 대해 특별안전점검을 실시했다고 알렸다. 점검 결과 B737-800 기종의 랜딩기어·엔진 등 주요 계통별 정비이력, 정비절차 준수 및 운항정비기록 상태 등은 규정 준수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일부 항공사에서 규정 위반 사례가 확인됐다. 국토부는 관련 법령과 절차에 따라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위반 사례로는 국제선의 경우 첫 출발 항공편의 출발시간으로부터 48시간 안에 '비행 전·후 점검'해야 하지만, 일부 항공사는 2시간여 늦게 점검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유압 계통 전기모터 펌프 과열 표시등이 켜지면 4개 종류의 필터를 모두 교체해야 한다. 하지만, 1개만 교체됐고 탑승 사인 전 승객 탑승이 시작된 사례도 있다. 기장이 정비사 등으로부터 점검 완료와 이상 유무를 보고받은 뒤 승객 탑승 절차를 밟는 규정을 어긴 것이다. 이에 국토부는 관련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먼저, 국토부는 훈련교범에 엔진 두 개 이상 정지훈련 반영 및 훈련 정례화, 비행전 브리핑 시 조류 충돌 대응절차 포함 등을 검토 및 개선할 방침이다. 또 항행안전시설 외에 전국 공항 주요 공항시설에 대해 이날부터 오는 21일까지 특별안전 점검을 진행한다. 특히, 방위각 시설은 이달 중 개선방안을 마련해 연내 개선 완료를 목표로 두고 있다.

화성도시공사, 탁구국가대표 선발 1차 관문 7명 통과

화성도시공사가 2025년 탁구 국가대표 1차 선발전에서 ‘차세대 기대주’ 허예림(15)을 비롯, 15세 이하(U-15) 선수부터 성인에 이르기 까지 7명이 2차 선발전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화성도시공사는 13일 충북 제천체육관에서 끝난 1차 선발전 여자부 4조에서 허예림은 실업 선수인 팀 선배 최해은(7승)에 이어 2위를 차지, 각조 1,2위가 진출하는 2차 선발전에 올랐다. 특히 허예림은 이날 실업의 강자 정은송(대한항공)을 3대2로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또 화성도시공사는 3조의 유시우와 7조의 김하은이 나란히 7전승으로 1위를 차지했고, 6조의 정예인(U-18)도 6승1패를 기록해 김예린(포스코인터내셔널)과 동률을 이뤘으나 승자승 원칙에 따라 1위로 2차전에 나서게 됐다. 이들 외에도 화성시청은 2조 백주영이 6승1패를 기록해 2위로 2차 선발전 티켓을 손에 넣었고, 5조 지은채도 6승1패를 기록해 2위로 2차 선발전에 합류했다. 화성도시공사는 ‘미다스의 손’ 김형석 감독이 이끄는 실업팀과 심점주 감독이 이끄는 유소년 팀이 함께 훈련하며 시너지를 내고 있다. 한편, 8개 조 1·2위 선수 16명은 오는 18일 2차 선발전을 치른 후, 20일부터 24일까지 개최되는 최종 선발전을 통해 태극마크 주인공을 가린다.

고양특례시, “30만개 일자리 창출… 고양 리브랜딩”

“고양을 역동적 도시로 리브랜딩하겠습니다.” 이동환 고양특례시장이 13일 고양문예회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일자리 30만개 창출을 비롯한 ‘리브랜딩 고양’ 3대 전략을 발표했다. 이 시장은 이날 “집 근처의 좋은 일자리에서 궁극적인 도시 성장이 시작되므로 일자리 수를 극대화하고 그 경제효과가 고양으로 스며들도록 하겠다”며 ▲우수 기업 유치 ▲첨단 특화산업 육성 ▲벤처기업 창업 지원 ▲고양시 상권 고용과의 연계 확대 등 네 가지 추진전략을 통해 2030년까지 고용효과 30만명을 달성하겠다고 공언했다. 경제자유구역 9만개, 의료와 방송·영상 등 첨단 산업 분야 7만개, 대곡역세권 지식융합단지 2만개, 벤처기업촉진지구 내 1만2천개, 킨텍스 제3전시장 4만3천개 등 추진 중인 대형 개발사업을 통해 양질의 지속가능한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을 밝혔다. 이어 리브랜딩 고양의 두 번째 전략으로 고양 전역을 잇는 순환교통체계의 구축을 들었다. 그는 “길이 열리면 도시도 확장되므로 최대한의 길을 열어 도시의 역동성을 높이겠다”며 “대곡역, 킨텍스역과 비역세권을 잇는 대중교통을 늘리고 킨텍스역에 친환경 녹색 환승주차장을 임시 조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버스노선체계의 개편 방안을 마련해 전철과 버스, 시내버스와 마을버스 간 효율적 환승체계를 구축하고 굴곡진 노선 및 부족한 노선을 보완할 것이라는 계획도 발표했다. 이날 공개된 리브랜딩의 세 번째 전략은 2036년 서울 올림픽 유치에 적극 협력하고 고양에서 치러지는 종목을 확대하는 것이다. 이 시장은 “지역을 넘어 생활 근거지를 함께하는 고양과 서울의 각 시민사회가 한마음으로 올림픽에 뛰어든다면 보다 긍정적인 파급력을 미칠 수 있으며 이는 진정한 메가시티의 정신일 것”이라며 “올림픽의 경제파급 효과를 서울시와 함께 누릴 수 있도록 올림픽 추진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해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전방위적인 리브랜딩을 통해 새로운 도약이 가능하리라 확신한다며 고양은 스마트 친환경 도시의 잠재력이 있는 만큼 향후 대한민국의 성장동력이자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 경기·인천 등 경찰청에 무기한 총동원령…윤 대통령 2차 체포 임박

경찰이 윤석열 대통령 2차 체포영장 집행을 위해 경기·인천 등 수도권 경찰청을 중심으로 수사관 인력 총동원에 나섰다. 특히 경찰은 각 시·도 경찰청 인력을 일시적 동원이 아닌 ‘무기한 파견’ 형태로 동원했는데, 이미 ‘요새화’가 진행된 서울 한남동 대통령 청사 진입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13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은 이날 경기남·북부 경찰청과 서울경찰청, 인천 경찰청 등 4곳에 ‘수도권 안보·광역 수사 기능 소속 수사관 동원 지시’라는 제목의 공문을 발송했다. 공문에는 ‘국수본 사건 수사 관련, 서울, 인천, 경기, 경찰청 안보 수사, 광역 수사 기능 소속 수사관 동원을 지시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특히 기간은 14일부터 별도의 지시가 있을 때까지, 즉 무기한으로 명시됐다. 앞서 지난 9일 경찰청 특수단은 경기남·북부경찰청, 인천경찰청 등에 긴급 현안 수사와 관련, ▲경기남부청의 안보·광역수사 ▲경기북부청의 형사기동대·안보수사 ▲인천경찰청의 형사기동대 인력 요청 공문을 발송한 바 있다. 이날 발송된 또 다른 공문으로 각 경찰청 인력의 동원 기간 역시 확인된 것이다. 각 인력은 체포 및 검거에 특화된 수사관들로 1천명을 넘어선다. 이는 대통령 경호처의 완강한 저항을 제압하고 물리적 충돌을 대비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또 경찰 특수단은 지난 10일 수도권 경찰청별 광역·안보수사단 책임자 회의를 진행했고, 이날에는 서울경찰청 마포청사에 서 윤 대통령 체포 영장 집행을 위한 2차 회의를 진행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 영장 집행을 위한 경찰의 대규모 출동이 임박했다는 해석이 나오는 대목이다. 한편, 윤 대통령 측 변호인단은 이날 “경찰이 법적 근거 없이 (체포)영장 집행에 나설 경우 형법상 불법체포감금죄, 직권남용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 윤 대통령 체포 재시도 초읽기… 與 “망신용” 野 “법대로”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50113580269 윤 대통령 2차 체포영장 집행 앞두고… 경호처 압박하는 공수처·경찰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50113580274

[인천시론] 짠물 당구 김가영

‘당구 여제(女帝)’ 김가영 선수의 활약이 갈수록 눈부시다. 지난달 강원 정선군에서 열린 ‘하이원리조트 챔피언십 2024’ 대회 여자부(LPBA)에서 우승한 그녀는 이로써 2024년 5개 대회 연속 우승이라는 대기록을 일궜다. 또 이 ‘하이원리조트’ 대회에서 결승전을 끝낼 때까지 30연승 기록도 세웠다. 이는 프로당구 남자부(PBA)에도 아직 없는 신기록이라고 한다. 포켓볼로 시작했다가 3쿠션 선수로 변신한 그녀에 대해 “여자 당구에서는 적수(敵手)가 없다”는 말이 돈 지 이미 오래다. 이렇듯 큰 활약을 하고 있으니 그녀는 이제 기억조차 못하겠지만, 나에게는 그녀와 했던 재미있는 인터뷰의 추억이 있다. 24년여 전인 2000년 10월, 그녀가 인천여자정보산업고 3학년에 재학 중일 때 신문기자로 그녀를 만났다. “당구를 기가 막히게 잘 치는 여고생이 있다”는 소문을 듣고 취재를 위해 찾아간 곳은 동인천에 있던 ‘김가영 당구장’. 딸의 대성(大成)을 원했던 아버지는 자신이 운영하는 당구장에 딸의 이름을 붙였고, 당시 그녀는 이미 여자 포켓볼 분야에서 4년째 국내 1인자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서울에서 태어났으나 인천에서 초·중·고교를 다닌 그녀는 초등학교 4학년 때 당구를 시작했다. 하지만 한창 친구들과 어울리고 싶은 나이에 당구에만 매달리는 것이 쉽지는 않았을 것이다. 연습을 많이 했는데 경기가 안 풀리거나 게으름을 피우다 아버지에게 무섭게 혼이 날 때는 다 그만두고 싶었다고 했다. 그러나 ‘최고가 되고 싶은 욕심’을 버릴 수 없었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그동안 당구에 투자한 만큼 투자할 만한 다른 일을 못 찾겠고, 기왕 이만큼 투자했으니 본전은 찾아야겠다는 생각도 든다”라고 했다. 당시 4구 당구는 700점 수준이었던 그녀는 매일 당구장에서 훈련을 하던 중에 오빠나 아저씨뻘 손님들과 자주 시합도 했다. 그러고는 정말 이유를 모르겠다며 두 가지를 물어 왔다. ‘남자들은 왜 경기에 지면 졌다고 깨끗이 인정을 하지 않느냐’는 것과 ‘당구장에서 왜 짜장면을 시켜 먹느냐’는 것. 대개 4구 150~200점, 잘 쳐야 300점 정도인 남자들이 어린 여학생이라고 우습게 보고 경기를 요청했으니 무참히 깨질 수밖에 없었다. 그럴 때마다 하나같이 “오늘은 이상하게 공이 안 맞는다”며 패배를 인정하지 않더라는 것이다. 그 이유는 ‘남자의 자존심’을 끌어대 어찌어찌 설명했지만, ‘당구장과 짜장면의 오묘한 조화(調和)’는 도무지 설명하기 어려웠던 기억이 있다. “꼭 세계 챔피언이 되겠다”던 그녀는 이미 그 꿈을 이루고도 계속 정진하고 있다. 대한민국을 넘어 전 세계에 인천 ‘짠물 당구’의 위력을 널리 알리고 있는 그녀가 자신을 키운 인천을 자랑스러워하고 있으리라 믿고 싶다.

[함께하는 미래] F 학점도 아까운 F4 회의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병환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참여하는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인 이른바 ‘F4 회의’가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것은 물론이고 정치 문제까지 깊이 관여하고 있다. 이창용 총재는 지난 2일 신년사에서 “최상목 권한대행이 대외신인도 하락과 국정 공백 상황을 막기 위해 정치보다는 경제를 고려해 어렵지만 불가피한 결정을 했다”고 주장했다. F4 회의가 경제와 정치를 정상화하는데 얼마나 그리고 어떻게 기여하고 있을까. 시장의 평가는 ‘국장 탈출은 지능 순’이라는 유행어에 담겨 있다. 지난해 12월3일 비상계엄령이 발동되기 훨씬 전부터 해외투자자들은 물론이고 국내투자자들이 F4 회의를 불신임했던 것이다. 재정적자는 2년 연속 증가했다. 2023년 87조원, 지난해에도 30조원의 적자가 발생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이 사상 처음으로 50%를 넘어섰다. 부족한 세수를 메우기 위해 정부는 외국환평형기금(외평기금), 주택도시기금, 공공자금관리기금 등을 동원했다. 원화와 외화를 합친 외평기금 잔액은 2023년 말 기준 274조원이었다. 국세 수입 부족분을 메우기 위해 이 기금에서 2023년에 19조원, 지난해에도 4조원와 6조원이 각각 사용됐다. 환율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외국환평형기금의 축소는 시장의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시장의 냉혹한 평가는 ‘셀 코리아(Sell Korea)’로 나타나고 있다. 실제 7~11월 미중 반도체 전쟁의 여파에 시달리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반도체 기업 주식이 많이 매도됐다. 12월 이후에는 비상계엄령과 대통령 탄핵으로 인한 정치적 불확실성이 외국인 투자자들의 이탈을 가속화시켰다. 외국인 보유 시가총액이 지난해 7월10일에서 올 1월7일 사이 약 190조원 줄었다. 그 결과 전체 주식시장 시가총액의 외국인 지분도 같은 기간 3.08% 하락했다. 더 심각한 문제는 내국인 투자자 속칭 ‘서학개미’의 해외 증권투자 증가다. 한국은행의 ‘2024년 3분기 국제투자대조표 잠정치’에 따르면 통계를 집계한 후 처음으로 우리나라 거주자의 해외증권투자액(9천969억달러)이 외국인의 국내증권투자액(9천575억달러)을 제쳤다. 외국인과 내국인의 자본 유출은 원화 평가절하로 이어졌다. 원-달러 환율이 지난해 12월2일 이후 1천400원대를 지속하고 있다. 1990년 환율변동제를 도입한 이후 환율이 1천400원대를 3주 이상 지속했던 사례는 1997년 외환위기(1997년 12월9일~1998년 3월20일)와 2008년 금융위기(2008년 11월17일~12월9일)밖에 없었다. 이런 점에서 현재 상황은 금융위기 직전과 매우 유사하다. 이창용 총재의 주장과 반대로 현재 상황에서 F4 회의는 경제보다 정치를 더 고려해야 한다. 투자자들이 현재 가장 우려하는 문제는 경제정책이 아니라 정치적 불확실성이다. 정치적 혼란이 지속되는 한 어떤 경제정책도 효과를 거두기 어렵기 때문이다. 신속한 사법 처리만이 국정 공백을 최소화하고 시장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재판 과정이 길어질수록 탄핵의 경제적 충격은 커질 것이다. 지금은 경제를 살리기 위한 정치적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