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하는 인천] 일면불 월면불(日面佛 月面佛)

만해 한용운의 정신을 기렸던 조오현 스님은 당신이 심혈을 기울여 만드신 복합문화공간 ‘만해마을’을 동국대학교에 기증하시고, 장학재단을 만들어 인제군 주민 자녀의 학비를 지원하는 등, 가진 것을 다 나눠 주시고 훌훌 떠나셨다. 몇 년 전 일이다. 오랜만에 오현스님으로부터 문자가 왔다. “이번 부처님 오신 날은 흥천사에서 맞으려 한다. 어머니 모시고 연꽃 보러 와라.” 주차장부터 붐볐다. 줄을 서서 절밥을 받아먹고, 주지스님의 법어를 멀리서 듣고는, 물어물어 삼각선원으로 걸어 올라갔다. 고명한 문인들이 모여 있었다. 도지사와 국회의원도 다녀갔다. 큰 선원에 식탁이 준비돼 공양이 나왔다. 오현스님이 물었다. “니는 왜 안 먹나?” “저는 저 아래에서 먹고 왔는데요.” “어무니하고 줄 서서 기다려 먹었나?” “네.” “봐라, 황건이는 명문대 나온 대학교수 박사인데도 저 밑에서 줄 서서 먹었다 아이가?” 목청 높여 좌중에게 한 말씀하시자 내가 도리어 몸 둘 바를 몰랐다. 이 이야기 저 이야기를 하다가는 문득 “나는 이제 갈 때가 되었다. 어서 가고 싶다”고 하셨다. 노스님이 돌아가시고 싶다는 말씀을 하자 좌중이 조용해졌다. “황건이 니는 어떻게 생각하노?” 스님의 말씀에 동의하면 빨리 죽으세요 라는 말이 되고, 오래 사셔야 한다고 하면, 바람에 거스르는 셈이 되었다. 왜 하필 내게 물으셨는지? 중국 송나라 때 간행돼 선종(禪宗)의 중요한 공안집(公案集)으로 내려오는 ‘벽암록’의 한 부분이 생각났다. 옛날 마조스님이 몸이 편치 못했을 때 원주(院主)가 물었다. “화상께서는 요즘 몸이 좀 어떠하십니까?” “일면불(日面佛) 월면불(月面佛)이다.” 일면불은 장수하는 부처님이고 월면불은 하루를 사는 부처님이다. 조오현 스님은 해설에 ‘일면불 월면불’의 의미는 ‘오늘 죽어도 괜찮고, 내일까지 살면 더 좋고’라고 쓰셨다. 나도 되뇌었다. “일면불 월면불입니다.” 뜬금없는 소리에 좌중은 조용해졌고, 이해하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스님이 주석을 달았다. “일면불 월면불이라고 있어, 내가 벽암록에 소개한 화두야.” 오현스님이 떠나시기 4주 전 경기일보에 쓴 내 글을 읽으시고 이런 문자를 보내셨다. “자네가 62세라니 놀랐다. 사십 중반으로 기억하는데….. 나는 요즘 정신이 왔다 갔다 한다. 설악무산.” 신문을 보고 문상은 다녀왔으나, 수술하느라 다비식에는 못 갔다. 수술 중간 중간에 창문으로 하늘만 내다보았다. 닷새 뒤에 건봉사 연화대를 찾았다. 넓은 황토밭에 타고 남은 검은 숯과 재가 헬기장처럼 동그랗게 펼쳐져 있었다. 구름 한 점 없이 햇살이 따가웠다. 관을 모셨던 자리의 흔적은 있으나 관은 사리수습을 위해서 떠가고 그 자리엔 황토만 보였다. 쭈그려 앉아 고운 재를 손끝으로 느껴보았다. 다비식 때 반쯤 녹은 못들이 손가락 사이에 걸렸다. 못들을 주워 주머니에 넣고 돌아오며 만해의 “타고남은 재가 다시 기름이 됩니다”라는 구절을 외웠다. 황건 인하대 의과대학 교수

'수미네 반찬' 김수미 표, 가지김치·오이소박이 레시피는?

김수미가 여름 김치 가지김치와 오이소박이 레시피를 공개했다.4일 방송된 tvN '수미네 반찬'에서 김수미는 최현석, 여경래, 미카엘 셰프와 함께 가지 김치와 오이소박이를 담갔다.가지 5개는 양 끝부분을 정리하고 끝부분을 3~5cm 정도 남기고 십자로 칼집을 넣고, 오이 6개는 양 끝부분을 자른뒤 2, 3등분으로 나눠 똑같이 칼집을 낸다. 가지는 가마솥에 넣어 3~5분간 찌고, 오이는 끓는 물에 굵은 소금 1작은 술을 넣고 5초가량 데친 후 꺼내 찬물에 식힌다. 식힌 오이는 굵은 소금을 약간 뿌려 잘 굴려가며 절인다.소는 부추와 쪽파 각각 한 줌씩 준비해 2cm 길이로 잘라 볼에 담고, 멸치액젓 3큰술, 육젓 국물 3큰술, 고운 고춧가루 2큰술, 물에 불려 씨 채로 갈아낸 홍고추를 200ml 정도 넣는다. 여기에 자딘생강 1/2 큰술, 설탕 2작은 술 넣고 버무린다.만들어 놓은 소를 손질한 가지와 오이 사이에 채워넣는다. 소를 만든 볼에 물 300ml, 굵은 소금 1/3 큰술 넣고 묻어있는 양념을 씻어낸 후 김치를 담은 통 가장자리를 따라 부어준다.이렇게 완성된 가지김치와 오이소박이는 김치 냉장고에 넣어 보관한다. 가지김치는 완전히 익은 뒤에 먹는 것이 맛이 좋으며, 이를 위해 김치냉장고에 넣기 전 상온에서 24시간 정도 익혀두는 팁도 공개했다.그 외에도 방송에서는 열무얼간이 김치 등 만드는 법이 소개됐다.장건 기자

검찰, 재판부에 “드루킹 실형 선고해달라”

검찰이 네이버 댓글 조작 혐의를 받고 있는 ‘드루킹’ 일당에게 실형을 선고해 줄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2단독 김대규 판사 심리로 열린 드루킹 K씨 등의 결심 공판에서 “피고인들에 대한 추가수사가 진행 중이고 증거 인멸 우려가 있는 만큼 실형을 선고해달라”고 주장했다. 구체적인 형량은 추후 의견서로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애초 검찰은 이날 재판부에 결심 공판을 미뤄달라고 요청했다. 지난달 말 경찰이 관련 사건을 송치해 추가 기소가 필요한 만큼 병합해서 심리가 진행돼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또 현재까지 기소된 사건만으로는 가벼운 형이 선고돼 신병이 풀려나게 되면 조직적인 증거 인멸 우려가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검찰은 피고인들의 구속영장에 포함되지 않은 범죄사실 수사와 기소를 위해 인신을 구속해달라는 것”이라며 “이런 요청은 원칙적으로 허용하기 어렵다”면서 그대로 결심 공판을 진행했다. 다만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추가 기소된다면 범행 기간이나 횟수가 증가하고, 그 점은 형량을 정하는 데 중요한 요소로 고려될 것”이라며 추가 기소 기간을 고려해 선고 기일은 이달 25일로 잡았다. 한편 이날 ‘드루킹’ K씨는 최후진술에서 “사회적 물의를 빚어 모든 분에게 사과하고 깊이 반성한다”면서도 “네이버는 약관에 자동화 프로그램 사용 금지 규정을 만들어 두지 않았다. 자동화 프로그램을 이용한 ‘공감’ 클릭 행위는 부정한 명령이 아니고, 허위 정보를 입력한 것도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호준기자

우석제 안성시장 “쾌적한 교육 환경… 청년 일자리 넘치는 안성 건설”

“나는 하늘에 떠 있는 조각구름이다. 바람이 불면 구름은 어디론가 흘러가고 바람이 안 불면 멈출 것이다.”지난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입당 1년여 만에 보수층의 아성을 무너트린 우석제 안성시장은 민심을 최대한 반영한 시정 운영으로 안성을 대한민국에서 가장 깨끗한 지자체로 만들겠다는 포부다. 전형적인 권력의 부정부패와 비리를 척결하고 다시는 비위가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투명한 안성을 만들겠다는 의지다.우 시장은 또 학연과 지연을 물리치고 훌륭한 인재를 구해 도시를 바로잡고 행정의 기본에 충실하겠다고 선언했다. 아마추어가 아닌 프로 행정으로 경쟁력 있는 도시를 구현하고 쾌적한 교육 환경조성과 특산물 개발, 청년 일자리가 넘치는 안성시를 건설하겠다고 밝혔다.-안성시민께 간략히 당선소감을 전한다면.안성시민 모두에게 감사드리고 민주 당원, 저를 돕고자 더운 날씨에도 고생하신 지지자, 선거운동원, 자원봉사자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또 경선을 같이 펼친 분들께도 이 자리를 통해 다시 한번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23년을 이어 온 보수 정당의 일방적인 단체장 석권을 저지하고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첫 시장이 됐다는 데 의미가 있다. 어깨가 무겁고 낯선 면도 있으나 매우 기쁘고 뿌듯하다. 지방정권교체와 시민적 요구를 잘 헤아려서 변화하는 안성, 발전하는 안성의 바람을 꼭 이뤄 드리도록 최선을 다하겠다.-안성은 전형적인 도ㆍ농 복합도시다. 앞으로 어떤 각오로 시장직을 수행할 것인지 궁금하다.시장직에 오르면 정책 실패사유를 자세히 검토하고 분석할 것이다. 실패에는 꼭 이유가 있다. 그 이유를 찾아 개선하고 대안을 찾을 것이다. 꼬인 부분을 풀어줘야 해결점이 찾아진다고 보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는 업그레이드 하거나 리메이크 하는 방법을 강구할 것이다. 선거운동기간에도 여러 번 밝혔듯이 우리 안성은 지금 위기상황이다.인구는 줄고 청년은 일자리가 없어서 떠나가고 전형적인 농촌형 고령사회로 접어들었다. 인구소멸주의 단계에 이른 심각한 상황이다. 지금이라도 시급히 지역의 잠재력을 찾아내고 성장 동력을 구체화해 경쟁력 있는 새로운 도시로 변모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그래서 기업을 유치하고 인구유입이 되도록 해법을 찾고 실행하는 게 제게 주어진 임무라고 생각한다.-그렇다면 정책 실패가 무엇이 있고 또 대안은 있는지.여러 실패사례가 있지만, 여기서는 대표적인 3가지만 들고 대안을 설명하겠다. 먼저 유천ㆍ송탄취수장 폐쇄 문제다. 5년 만에 상생협력단 활동을 하고 있지만, 전적으로 믿기는 어렵다. 이 문제의 조속한 해결을 위해 새로운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고유 업무권한이 있는 환경부에 강력히 문제를 제기하고 또 다른 피해지역인 천안시도 합류시켜야 한다. 여기서 해결이 안 될 때 지역 갈등과제 해결 기관인 총리실로 민원제기를 해야 한다. 그래도 어렵다면 청와대 청원을 3개 시가 합동으로 추진해서 풀어야 할 긴박한 과제다. 개발 가용지 확보를 위해 조속히 이루어져야 할 절박한 현안이다.둘째는 터미널 문제다. 흉물과 파행의 상징인 터미널은 개발전환이 절대 필요하다. 새로운 해결 방안으로 지식산업센터(아파트형 공장)를 제시한다. 첨단업종, 연구개발업체, 스타트업을 유지하고 근린생활시설, 오피스텔, 상가 등이 입주하는 복합건물로 개발하는 방안이다. 첨단산업의 특성상 유사업종이 밀집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장점이 있다.마지막으로 안성맞춤 아트홀은 651억 원 거액의 사업비를 들인 문화시설이다. 크게 보면 문화의 중요성이 있지만, 처음부터 적자가 나는 무리한 투자였다. 또 순수예술 행사로 사용을 제한해 문제가 있다. 저는 시민에게 문호를 개방해 일반 행사도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많은 공약이 있으나 그중 중점을 다루고 싶은 공약이 있다면.108개의 세부공약을 발표했으나 쉽지 않은 문제다. 저는 이 공약들을 다 이행해서 안성시를 아름답고 강한 도시로 변화시키고 싶다. 다만, 현실적인 여건과 예산문제, 인력문제와 각종 규정을 자세히 고려해 우선순위를 정해 추진할 것이다. 중점 공약으로는 먼저 지역의 잠재력을 키우고 발전의 기반이 될 고속도로 문제다.안성은 세종고속도로 완공과 더불어 4개의 고속도로 8개의 IC를 가진 최고의 교통 인프라를 갖추게 된다. 산업도로는 유통과 산업기반을 연결하는 노선으로 개설하고 관광도로는 농촌, 수변, 숲 체험 자원을 살려서 특성화하겠다. 이 프로젝트가 완성되면 지역의 경쟁력이 획기적으로 개설될 것으로 보인다.앞서 밝혔듯이 유천ㆍ송탄취수장을 폐쇄해 개발 가용지를 확보하는 공약에 중점을 둘 것이다. 아울러 고삼호수 관광지 개발에 힘을 싣고 세종고속도로 개통과 연계한 고삼호수를 명품관광지로 개발해 지역주민의 소득향상에 이바지하도록 하겠다. -민주당 입당 1년 만에 시민들에게 많은 지지를 받았다. 보수층을 몰락시키고 당선된 남다른 이유가 있는지. 대다수 시민이 경기침체와 지역의 낙후를 심각하게 염려하셨다. 소통과 화합을 요구하셨고 평화와 민족번영을 희망하셨다. 촛불 정국 이후 직접 민주주의를 열망하셨으며 구시대적인 오만과 독선을 심판하셨다. 당직과 지방의회 출신의 전문 정치인을 비판했으며 정치혐오의 반응을 자주 보이셨다. 지역재생과 번영에 맞는 경영마인드와 개혁의지를 높이 평가하는 등 유권자는 현명하셨으며 비판의 칼날이 매우 매서움을 보였다.시민적 요구는 구체적이며 분명했고 저는 전국 최하위의 축협을 최고의 강한 축협으로 변모시켜 이러한 개혁정신과 실적을 평가받았다. 저는 정치선거가 처음인 신인으로 나서 긴 당내 경선기간과 치열한 선거과정을 거쳤다. 대개는 정책선거, 공약을 검증받는 토론과정이었으나 저에 대한 근거 없는 비난, 흑색선전과 허위사실들이 난무하는 전쟁을 겪어야만 했다.저는 어려운 가정환경에서 태어나 중단했던 학업을 21년 만에 다시 시작해 성취했다. 세 마리의 돼지로 시작해서 5천 마리로 키운 성공한 축산인이다. 부정과 비리는 제 사전에 없는 깨끗한 사람이다. 참으로 어렵고 참담한 심정을 참아내며 민심을 얻어 당선된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선거로 말미암아 몸도 피곤하고 긴장감도 풀렸을 텐데. 밤잠을 설쳐가며 도와 주신분, 끼니를 거르며 동분서주하신 고마운 분들이 있다. 또 많은 시민이 유세에 참여해 주시고 격려해 주셨다. 이분들을 한 분 한 분 찾아뵙고 인사를 드려야 도리겠지만, 당선자 자격으로 준비해야 하는 많은 일이 기다리는 상황이다. 그래서 사례 방송 인사를 했으며 감사의 연설을 위해 지역을 돌았다.이제 남은 일은 시민과의 약속을 통해 신뢰 구축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시민께 공약하고 약속한 일들을 실행하고 실천하고자 차분히 계획하고 이행하는 방안을 숙고해 안성을 멋진 도시로 발전시키는 것이 제가 가장 하고 싶은 일이다. -끝으로 시민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당내 경선에서 함께했던 예비 후보자 3분께 감사드린다. 경선 후에는 모든 걸 다 잊고 선거유세에 합류해 주셨다. 그동안 긴 세월 안성을 지배했던 독점 구도를 무너트리고자 합심해 주신 것이다. 너무나 고맙고 감사함을 느낀다. 이 자리를 빌어 진심으로 다시 한번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함께 경쟁했던 천동현, 박경윤, 무소속 이기영 후보에게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우리는 안성을 사랑하고 앞으로도 너나 할 것 없이 안성을 지켜나가야 할 안성시민이다. 이에 저는 그분들의 정책공약도 시민에게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만큼 지역에 이바지할 훌륭한 방안들을 신중히 검토하고 타 후보의 깊은 의도를 자세히 살핀 후 양해를 구한 뒤 시정에 반영토록 할 것이다.아울러 저는 어린아이와 같은 순수한 마음으로 원점에서 새로 출발해 18만 시민들이 원하는 새로운 리더십을 만들고자 모든 것을 던지겠다는 약속을 드린다. 안성=박석원기자 생년월일 : 1961년 7월 26일학력 : 한경대학교 미래융합기술대학원 동물생명공학 전공 수료경력▲ 전 안성시 축산업협동조합장▲더불어민주당 안성시지역위원회 민생경제특별위원장

기억교실 찾은 이재명 지사 “세월호, 잊지 않겠다”…교실 곳곳 둘러보며 희생자들 추모

4일 오후 안산교육지원청 별관에 마련된 단원고 4ㆍ16 기억교실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윗입술을 꽉 깨물었다. 이 지사 정면에 있는 텔레비전에서 구슬픈 노래가 흘러나왔기 때문이다.4년 전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 학생과 교사의 이름으로 가사 말을 만든 추모가였다. 이 지사의 눈동자는 화면 속 아이들의 유품과 사진으로 향했다. 희생자의 이름 말고 어떠한 단어도 노래 속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70㎡ 남짓한 작은 공간 내 이 지사와 20여 명의 관계자는 끓어오르는 슬픔을 억누르고 화면을 응시했다. 이날 이 지사는 ‘안전과 생명을 존중하는 경기도를 만들겠다’라는 의지를 담아 기억교실을 방문하고, 세월호 유가족을 만났다. 이번 일정은 지난 2일 취임식 후 첫 일정으로 준비됐으나 당일 태풍으로 취임식 자체가 취소되면서 이날 다시 마련됐다. 이 지사는 추모가 영상 시청 후 1~2층의 기억교실을 둘러봤다. 한 교실에 걸려 있던 달력은 세월 속에서 색깔이 누렇게 바랬다. 그러나 수학여행 후 아이들의 연말 계획이 빼곡히 적힌 12월 페이지의 글씨는 선명히 알아볼 수 있었다. 특히 단원고 2학년 7반의 모습으로 복원된 교실에서 이 지사는 한 희생자 학생의 방명록에 “생명과 안전을 지켜주는 것이 가장 큰 국가의 의무인데 지켜주지 못했다. 모두가 안전하고 행복한 나라를 꼭 만들겠다”며 “잊지 않겠다. 기억하겠다”라고 적었다. 이어 이 지사는 안산 단원구청 인근에 마련된 ㈔4ㆍ16 가족협의회 사무실을 찾았다. 이 자리에서 이 지사는 안산시가 주도하는 세월호 TF에 대해 도 차원의 적극 지원을 약속했다. 또 화랑유원지 내 4ㆍ16 생명안전공원과 관련된 갈등의 해소도 강조했다. 아울러 유족 측이 제안한 ‘대부도 내 세월호 유품 전시관 계획’도 귀담아들었다. 전명선 ㈔4ㆍ16 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그동안 (이 지사가) 우리를 위해 애써주신 부분을 잘 알고 있다”며 “세월호 가족들이 사회에 완전히 복귀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많은 관심을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이에 대해 이 지사는 “안산시와 함께 세월호로 인한 아픔과 갈등이 없게 노력할 것”이라며 “세월호를 잊지 않고 기억해 생명과 안전이 존중되는 경기도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한편 4ㆍ16 기억교실은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 2학년 학생 150명과 교사 11명이 사용하던 교실 10칸, 교무실 1칸을 구현한 것이다. 단원고에 보존된 책상, 의자, 추모 물품과 개인유품을 안산교육지원청으로 옮겨 2016년 10월 일반에 공개했다. 여승구기자

비 그치자… 수원 서호천 일대 수상한 ‘시궁창 냄새’

수원 서호천 일대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최근 장맛비 이후 ‘시궁창 냄새’에 시달리며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4일 수원시 장안구 천천동 일대 아파트 거주민들에 따르면 지난 2~3일 오후 내내 원인 모를 악취가 서호천 인근 아파트단지와 어린이집 등에 진동한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이 악취는 아침보다는 밤에 심해 오후 7시께부터는 고층에 거주하는 아파트 주민들까지도 불쾌함을 느낄 정도다. 한 아파트 10층에 거주하는 40대 전업주부 A씨는 “이틀 동안 비가 많이 와서 어제(3일) 미세먼지가 없다기에 환기를 하려고 창문을 열었더니 갑자기 분뇨 냄새가 나 황급히 닫았다”며 “저녁에 남편과 딸이 집에 돌아와서도 ‘이게 무슨 냄새냐’고 할 정도로 심각했다”고 설명했다. 인근 다른 아파트 8층에 거주하는 B씨도 “하수구에 쓰레기가 썩은 듯한, 말 그대로 ‘시궁창’ 냄새가 밤새 퍼졌는데 서호천에서 흘러온 것 같다”며 “장마 때 물이 넘쳐서 그렇겠거니 생각하면서도 예년보다 악취가 심하니까 원인이 무엇일까 의문이 계속 남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오전 서호천 인근을 돌아본 결과 모든 아파트단지 내에서 악취가 난 것은 아니지만 서호천에 가까운 단지일수록 쓰레기 냄새 같은 퀴퀴한 냄새가 풍기는 것을 확인했다. 서호천에 가까이 다가가면 일부 구간에서는 주민들 말대로 분뇨 냄새도 났다. 매년 서호천에서의 악취는 반복된 편이었지만 올해는 특히 심각해 주민들은 장마ㆍ태풍을 노려 누군가 고의적으로 오폐수를 버린 것이 아니냐는 추측까지 나오고 있다. 이에 장안구청 측은 지난 2일부터 이날까지 총 6차례 현장점검에 나섰다. 구청 관계자는 “서호천이 하천의 하류 지역이다보니 하수와 빗물이 모여 악취가 심해진 것으로 추정된다”며 “상류 지역의 ‘합류식’ 하수처리를 ‘분리식’으로 개선하면 악취 문제는 나아질 것이라 보지만 상당한 비용이 들어가고, 지리적으로 하류에 위치해 구조적인 해결책은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시 현정잠검에 나서 주민들이 불편함을 겪지 않도록 대안을 모색해보겠다”고 덧붙였다. 이연우기자

못믿을 보험사 vs 못믿을 고객… 수억대 보험금 놓고 ‘끝장 錢爭

4억6천만원의 보험금 지급여부를 놓고 인천지역 피보험자와 보험사 간 열띤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공사현장 인부인 인천 남구 주민 A씨(55)는 지난 2016년 10월 주상복합 공사현장 곤도라가 3층 높이에서 추락하면서 흉추압박골절과 척수손상 등의 상해를 입었다. 그는 4개 보험사에 보험약관에 규정하는 ‘80% 후유장해’를 인정받아 보험금을 지급받았다. 하지만, DB손해보험은 이를 인정하지 않고 일산백병원 신경외과에 자문을 시행했지만, 양쪽 발목손상 40%에 해당하는 장해로 후유장애 80%에 해당된다는 내용을 통보받았다. 이후 DB손해보험은 4억6천만원의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고 보험사기가 의심된다며 A씨에 대해 인천 남부경찰서에 수사를 의뢰했다. 보험사 자체조사에서 A씨가 뒤꿈치를 들고 문을 연다든가 목발 없이 걸어다니는 모습을 목격했다는 이유에서였다. 후유장애 80%를 인정받기 위해선 환자가 운동을 할 수 없고 스스로 걸을 수 없어야 한다고 판단해서다. 이에 대해 검찰은 지난 5월29일 A씨에 대해 불기소 처분을 내렸지만, DB손해보험은 다시 A씨를 상대로 인천지방법원에 ‘채무부존재 소송’을 제기했다. A씨는 DB손해보험이 피보험자를 상대로 갑질을 일삼고 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그는 “(보험금을)해결해준다고 해놓고 수사의뢰하고 그것도 안되니 재감정과 소송까지 온갖 패악질을 하고 있다”며 “DB측에서 보상금액이 크다는 이유로 지급을 안 해주려고 기를 쓰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DB손해보험 관계자는 “A씨가 휠체어만 타고 못 걷는다는 것에 대해 인정을 할 수 없어 법적인 판단을 받기 위해 소송을 하게 된 것”이라며 “소송 결과에 따라 보험금 지급여부는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구기자

與 “부동산 시장 안정화” vs 野 “편가르기·부자 증세”

여야는 4일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산하 재정개혁특별위원회의 종합부동산세 단계적 인상 등 재정개혁 권고안을 놓고 극명한 이견차를 드러내며 충돌했다. 재정개혁특위가 제시한 종부세 개편 권고안은 공정시장가액비율과 세율을 단계적으로 인상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해당 권고안이 적용되면, 고가 주택 소유자 등에 대한 세금 부담이 가중된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권고안의 개편 방향에 대해 동의하며 세부 조정을 위한 추가 당정협의 추진까지 시사한 반면,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권고안의 미흡한 점을 지적하며 강하게 비판했다.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인천 부평을)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투기 과열 억제를 위해 도입된 종부세가 지난 2008년 이명박 정권이 세금을 많이 낮춰 유명무실해진 이후 20년 만에 본 취지를 살릴 수 있게 됐다”고 환영했다. 그는 이어 “주택이 투기수단으로 여겨지는 현 상황에서 다주택자에 대한 세금부담을 높여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킬 필요가 있다“면서 “권고안을 충분히 검토한 뒤 9월 정기국회에서 처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반면 한국당은 ‘편 가르기, 부자 증세’라며 날을 세웠다. 윤영석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투자와 소비가 위축되고 일자리가 감소되며, 올 하반기부터 경기 하강세가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이 유력하다”며 “현재 상황에서 세금 인상은 국민경제에 큰 타격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과세형평성과 조세정의를 명분으로 내걸었지만, 특정지역 특정계층에 대한 징벌적 과세라는 지적이 많다”면서 “편가르기 증세를 해서는 안된다”고 비판했다. 바른미래당 김수민 원내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부동산 가격 안정화를 위해 보유세를 늘린 것이라면 동시에 취·등록세 등 거래세를 내려야할 텐데 이에 대해서는 일언반구 없다”며 “모든 부동산 거래는 투기 거래라고 보는 색안경을 벗고 서민·중산층의 실수요거래를 활성화하기 위한 세제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질타했다. 김 원내대변인은 이어 “특히 권고안의 주택 종부세 세수효과 900억 원은 ‘찔끔 과세’로 이도저도 아니다”면서 “정부가 일반 서민·중산층 납세자에 대한 세 부담 완화 조치와 제대로 된 종부세 개정안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김재민·정금민기자

[인천 오는 고법 원외재판부] 상. 좁은 인천지법, 원외재판부 설치 가능한가

인천시민 숙원사업이던 서울고법 원외재판부 인천 설치가 확정됐다. 서울고법으로 향하던 연평균 2천여건의 항소심사건 처리가 인천에서 이뤄질 길이 열렸다. 법조계는 원외재판부 설치가 관할 지역인 인천, 경기도 김포·부천 시민에 대한 법률서비스 향상으로 이어지려면 준비단계서부터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본보는 인천에 설치될 원외재판부가 제역할을 하기 위한 방안 모색에 나서기로 한다. 법원행정처가 지난달 21일 대법관 회의에서 ‘고등법원 부의 지방법원 소재지에서의 사무처리에 관한 규칙’ 개정안을 의결해 내년 3월부터 인천지법에 서울고법 원외재판부를 두기로 했다. 인천시민의 염원이 담긴 일이지만, 법조계에서는 준비과정에서부터 인천지법 사정을 고려한 철저한 준비가 수반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법률상 원외재판부는 고법내 행정, 민사, 형사재판부와 같은 기능을 수행하게 된다. 항소심 사건을 제대로 소화하기 위해서는 최소 3개 재판부가 필요한 셈이다. 인천지법의 경우 행정사건 이외에 민·형사 사건만도 상당해 3개 이상 재판부 설치가 불가피한 실정이다. 법원행정처는 개정안 의결 후 인천지법에 설치 가능 재판부 수에 대한 의견을 청취했다. 인천지법은 의견서에서 3개 재판부 설치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법조계에 따르면 법원행정처는 현재 인천지법 내 공간 부족을 이유로 최대 2개 재판부 설치에 무게를 두고 있다. 재판연구원실을 제외하고 1개 재판부(부장판사실, 부속실, 배석판사실) 설치를 위해 약 132㎡의 공간이 필요한데, 지법 내 확보될 수 있는 공간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이다. 부족한 재판부가 들어섰을 경우 최근 1개 재판부 증설이 결정된 대전고법 충주원외재판부의 전철을 밟게 될 우려가 있다. 충주 원외재판부는 고법판사가 1명 뿐이라 부장판사 혼자 모든 민·형사 사건을 해결했고, 법원장이 원외재판부장을 겸직해 행정사건을 처리했다. 사건 처리 기간은 지연됐고, 그 불편은 시민에게 돌아갔다. 법조계는 인천의 경우 현재 원외재판부가 설치된 모든 도시보다 많은 사건을 맡고 있는 곳인 만큼 더 큰 혼란이 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인천지법을 증축해 규모에 맞는 수의 재판부가 설치되는 것만이 시민 염원의 제대로된 실현이라는 얘기다. 타 지역 원외재판부 한 판사는 “지역 입장에서는 일단 원외재판부를 유치하는게 급하겠지만, 반드시 필요한 재판부 수 등을 계산해 준비해야 한다”며 “부족한 재판부로 출발한 많은 지역 원외재판부 판사들이 업무과다로 고생하고 있고, 주민들도 불편을 겪고 있다”고 했다. 김경희기자

[천자춘추] 해바라기 키우는 사회

한참 꿈 많은 나이의 수진이(가명, 13세)에게 인생은 지옥이었다. 부모의 이혼으로 아버지, 계모와 살던 수진에게 아버지는 단 둘이 있는 기회를 틈타 몹쓸 짓을 하였고, 이후로도 아버지는 틈만 나면 수진이 몸에 손을 댔다.유일하게 의지했던 아버지로부터 받은 충격과 공포는 수진이를 외롭고 고독한 세상 속에 꽁꽁 가두었다. 고2가 돼서야 사건이 우연히 알려지고 경찰수사가 시작됐지만, 수진이는 아버지라는 존재 자체를 입에 올리기조차 힘들어했다. 아픈 상처를 꺼내야 하는 대목에서는 울다가 뛰쳐나가기를 반복했다. 심각한 우울과 불안 증상이었다. 수진이를 어둡고 긴 터널에서 꺼내주는 것이 시급했다. 담당 수사관과 ‘해바라기센터(성폭력 피해자 통합지원센터)’, 아동보호전문기관, 피해자지원단체 등이 머리를 맞댔다. 해바라기센터는 수진이의 심리 상담, 의료지원과 수사를 동시에 진행하였고 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는 쉼터 연계를, 피해자 지원 단체에서는 생계비 및 직업교육을 지원하였다. 이들의 노력으로 비로소 수진이는 꿈 많은 또래 소녀의 모습을 조금씩 되찾아가고 있다. 그 상처를 완전히 지울 수는 없겠지만, 남들처럼 삶의 희망이란 것을 갖게 되었다. 해바라기센터는 수진이와 같은 피해자들에게 그야말로 ‘해’와 같은 존재다. 2004년 서울해바라기센터를 시작으로 전국 38개소에서 운영 중인 해바라기센터는 상담·수사·치료 전문가들이 상주하면서 성폭력, 가정폭력, 성매매피해자 등에 대해 365일 24시간 심리 상담과 의학적 치료, 법률상담과 수사지원을 한 번에 제공하고 있다. 비록 짧은 역사지만, 수사와 동시에 신속한 피해회복이라는 목적을 위해 경찰청과 여가부, 자치단체, 각 지역의 병원이 협조하는 훌륭한 협업 모델로 자리 잡았고, 최근에는 많은 국가에서 이 시스템을 배우고 있다. 그러나 각 지역의 해바라기센터는 아직 그 수가 부족한 형편이다. 경기남부지역에는 단 3개소의 센터가 있는데, 점점 증가하는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더구나 센터가 없는 지역의 피해자들은 신속한 지원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센터가 부족한 이유 중 가장 큰 문제는 협력 병원 발굴의 어려움이다. 의료연계를 위해 병원 내에 산부인과, 정신과 등을 갖추어야 하고, 병원 스스로의 자발적 의사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가정폭력, 성폭력 등으로 멍들고 찢어진 상처를 안고 웅크린 채 살아가는 수많은 제2의 수진이가 해바라기처럼 당당하게 해를 향해 바로설 수 있도록 해바라기센터 확대 등에 사회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 상처받고 넘어진 자들에게 아직 세상은 살만하고 ‘희망’이 있다는 사실을 느끼게 해주어야 한다. ‘…태어난 지 며칠도 안 돼 큰 시련 겪으면서도, 세상을 향해 있는 힘껏 환한 웃음 짓는다. 가느다란 여린 몸 곧추세워 희망의 등대가 되어주는, 고 어린 것 참 장하고 기특하다…’(정연복, ‘아기 해바라기’) 윤성혜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여성청소년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