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영통 50억 전세사기' 건설사 대표 검찰 송치

수원 영통구 일대에서 50억원 규모 전세사기를 일으킨 건설사 대표가 검찰에 넘겨졌다. 수원남부경찰서는 지난 8월 사기 혐의를 받는 건설사 대표 A씨를 송치했다고 17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022년 12월부터 수원특례시 영통구의 다세대주택에 거주하는 임차인 27세대의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임차인들의 전세보증금과 대출로 다세대주택을 짓거나 건물을 다수 매입하는 등 ‘무자본 갭투자’를 진행하다가 투자에 타격을 입자, 임차인들의 계약 만료 기간이 다가왔음에도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또 수원뿐만 아니라 평택에서도 21세대 임차인들의 전세보증금 총 20억원을 편취, 강원도 원주와 충청북도 음성군 등에서도 같은 범행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임차인들이 받지 못한 전세보증금은 약 2억원이며, 총 피해 금액은 5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임차인들의 고소장을 접수한 경찰은 A씨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내리는 등 수사를 이어간 끝에 그가 고의로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았다고 판단해 검찰에 넘겼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 규모가 커 수사에 시간이 다소 소요됐으나, 수개월 동안 A씨에 대해 면밀히 조사한 것”이라며 “혐의가 인정된다 보고 송치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탁구 여대부 2관왕 이수연(인천대) "마지막 체전, 더 간절" [전국체전]

“대학교 마지막 전국체전이라 금메달이 더 간절했습니다. 2관왕으로 마무리할 수 있어 정말 기쁩니다.” 17일 열린 제105회 전국체육대회 탁구 여자 대학부 단체전에서 옹채연·위은지·이규리·장윤진과 팀을 이뤄 공주대를 상대로 3대1 꺾고 우승, 혼합 복식 금메달에 이어 2관왕에 오른 이수연(인천대4)의 우승 소감이다. 이수연은 “지난해 3관왕을 했던게 부담이 컸다. 더 잘해야 한다는 압박에 긴장도 더 많이 됐고, 연습도 더 많이 했다”고 말했다. 이어 “‘한 게임 한 게임 후회하지 말자’라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했고, 시합 중 후배들의 응원이 큰 힘이 됐다”고 전했다. 경기 초반 이수연은 몸쪽으로 공략해오는 상대방의 전략으로 인해 고전하기도 했다. 그는 “키가 크다보니 상대방이 몸 중심부 쪽으로 공격을 많이 해왔는데 초반에 처리를 잘 못했다”고 아쉬움을 털어놨다. 이어 “후반으로 갈수록 상대의 패턴을 읽고 수비에 집중했다”며 “특히 옆에서 함께 해 온 팀을 믿었던 게 크다”고 설명했다. 이수연은 대학 졸업 후 실업팀에 가서 선수생활을 계속 이어갈 계획이다. 그는 “항상 뒤에서 응원해 주는 우리 탁구팀과 부모님, 감독님에게 너무나 감사하다”며 “어느 팀을 가더라도 늘 착실하고 성실하게 탁구를 치는 선수가 되겠다”고 밝혔다.

아내 애원에도 바다에 돌까지 던져 살해한 남편…징역 28년 확정

외도 사실이 들통나자 아내를 바다에 빠트리고 돌을 던져 살해한 남편에게 징역 28년이 확정됐다. 17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박모(31) 씨에게 이같이 선고한 원심판결을 지난달 27일 확정했다. 박씨는 지난해 7월 15일 새벽 인천시 중구 잠진도 제방에서 30대 아내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박씨는 아내를 뒤에서 밀어 바다에 빠트린 뒤 아내가 올라오지 못하게 돌을 던지거나 직접 내려가 물 쪽으로 잡아당긴 것으로 조사됐다. 박씨는 범행 이후 119에 신고해 "차에 짐을 가지러 다녀온 사이 아내가 바다에 떠내려가고 있었다"고 거짓말을 했다. 카카오톡 메시지를 조작해 아내가 실제로 사라져 찾는 듯한 흔적을 만들기도 했다. 그러나 경찰 수사에서 결국 꼬리가 잡혔다. 해양경찰이 범행 증거를 제시하자 박씨는 "아내와 불화가 있었다. 더는 함께 살기 힘들다고 생각해 범행했다"고 실토했다. 1심 법원은 박씨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했다. 항소심 법원은 그러나 "원심의 형은 가벼워서 부당하다"며 징역 28년으로 형을 늘렸다. 박씨가 불복했으나 대법원은 "원심이 징역 28년을 선고한 것이 심히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며 상고를 기각했다.

여야 ‘3당 김건희 불기소 처분’…날선 공방전 돌입

여야 3당이 17일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 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한 검찰의 불기소 처분을 놓고 사생결단식 공방전에 돌입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검찰독재대책위원회 기자회견을 통해 “검찰이 오늘(17일) 도이치 모터스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해 피의자 김건희 씨를 불기소처분했다”며 “예상은 했지만 기가 막힌 결과로, 지난 4년 6개월 동안 제대로 된 수사 한 번 않고 면죄부를 주고 말았다”고 주장했다. 대책위는 이어 “명태균발 대선 여론조작 의혹으로 난리가 난 상황에서 국감 중에 간이 배 밖으로 튀어나오지 않고서야 이럴 순 없다”며 “김건희 씨가 ‘사실상 대통령’임을 확인해주는 꼴”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실상 대통령’이 이 사안을 빨리 매듭지으라고 지시한 것이 아니라면 검찰이 이렇게까지 무리한 이유를 설명할 수 없다”며 “서울중앙지검장을 이창수로 바꾼 이유를 이제 알겠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또 “정치 검찰의 망나니 칼춤에 형사·사법 시스템이 무너지고, 민주주의 자체가 심각하게 유린을 당하고 있다”며 “오늘 정의와 공정은 사라졌고, 검찰권이 김건희 정권의 통치수단으로 전락하고 말았다”고 탄식했다. 조국혁신당 이규원 대변인도 이날 논평에서 “무혐의 처분 시점이 묘하다”며 “검찰은 내일(18일) 서울중앙지검 국감을 앞두고 야당과 한판 뜨겠다고 노골적인 선전포고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검찰이 법 기술을 발휘하고 현란한 언사로 무혐의 처분을 해도, 어떤 국민이 납득하겠느냐”라며 “검찰의 결론은 김 씨가 부른 장소로 출장 가서 휴대폰을 압수 당하고 불러주는 대로 받아 적을 때부터 예견된 결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일방적 국감 운영’과 관련해 공정성과 균형을 무시한 국정감사는 ‘정치쇼’에 불과하다”며 “민주당이 국회 운영위원회 대통령실 국정감사 증인으로 영부인과 그 가족, 명태균 씨 등 자신들이 신청한 증인만 단독 채택하고, 여당이 신청한 증인은 모두 배제했다”고 주장했다. 송영훈 대변인은 논평에서 “민주당이 신청한 증인 중 상당수는 이미 다른 상임위에서 채택된 바 있다”며 “여당 요청 증인에 대한 채택 기회를 박탈한 것은 국감을 자신들의 정치적 도구로 삼겠다는 ‘검은 속내’를 드러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송 대변인은 특히 “더욱 심각한 문제는 민주당이 문다혜 씨에 대한 의혹을 의도적으로 외면하면서 이 문제를 국감의 주요 의제에서 제외한 것”이라며 “민주당은 대통령실과 관련된 의혹을 이유로 영부인을 증인으로 채택하면서, 정작 문재인 정부 시절 제기된 각종 의혹에 대해서는 철저히 눈을 감고 있다”고 말했다. 송 대변인은 또 “여당이 신청한 문재인 전 대통령, 문다혜 씨, 노영민 전 비서실장, 장하성·김상조·김수현 전 정책실장 등 증인을 모두 배제한 것만 봐도 민주당의 의도가 얼마나 편파적인지 단적으로 보여준다”며 “문다혜 씨와 관련된 환치기 의혹, 음주운전, 부동산 자금 문제, 특혜 채용 등의 의혹에 대해 일언반구도 없이 철저히 침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송 대변인은 끝으로 “국감은 정쟁의 도구가 아닌, 국민을 대신해 정부에 잘잘못을 따지고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는 자리”라며 “민주당은 지금이라도 국민의 삶을 개선하기 위한 국정감사에 임하라”고 촉구했다.

“예술가 삶 담은 영화, 미술관에서 만나자”…경기도미술관 ‘영화 상영’

경기문화재단 경기도미술관이 거장 예술가의 작품세계를 다룬 영화를 선보인다. 경기도미술관은 다음달 10일까지 가을 예술 축제 ‘가을, 밤, 미술관’의 일환으로 ‘해설이 있는 영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매주 일요일 오전 11시, 오후 2시 1일 총 2회에 걸쳐 피카소, 폴락, 고흐, 베르메르 등 예술가의 삶을 다룬 영화를 전문 해설가의 설명과 함께 감상할 수 있다. 오는 20일 상영작은 제임스 아이버리 감독의 1996년작 ‘피카소’로, 입체주의 미술의 거장 파블로 피카소의 삶을 담고 있다. 개인의 삶, 인물들과의 관계가 피카소의 예술에 어떠한 영향을 주었는지 살펴볼 수 있으며, 이를 통해 피카소를 더욱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한다. 27일에는 에드 해리스 감독의 2000년작 ‘폴락’을 상영한다. 커다란 화포를 바닥에 깔고 그 위에 물감을 떨어뜨리거나 흩뿌리는 기법으로 작품을 제작한 미국의 추상표현주의 화가 잭슨 폴락의 삶과 예술을 담고 있는 영화다. 다음달 3일에는 빈센트 반 고흐 삶의 마지막 2년을 담은 2018년작 ‘고흐, 영원의 문에서’를 상영한다. 생애 전체를 통털어 고흐를 지지해 준 동생 테오와의 일화, 친구이자 동료 화가였던 고갱과의 우정과 갈등, 예술가의 눈을 통해 작품으로 재탄생한 자연의 아름다움을 탁월한 영상미로 보여주는 영화다. 유명 화가이기도 한 줄리언 슈나벨 감독의 작품이며, 영화에 나오는 고흐의 작품을 직접 그린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이번 프로그램의 마지막 상영작은 피터 웨버 감독의 2003년작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다. 다음달 10일에 상영하는 이 영화는 트레이시 슈발리에의 소설 ‘진주 귀고이 소녀’를 원작으로 한 영화로, 작가는 이 소설이 북유럽의 모나리자라 불리는 네덜란드의 천재 화가 요하네스 베르메르의 작품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의 모델에 대한 궁금증에서부터 시작됐다고 했다. 베르메르의 작품처럼 섬세한 빛의 표현, 유화의 질감을 살린 색감의 연출 등 정교한 영상미가 돋보이는 영화다. 경기도미술관 관계자는 “경기도미술관의 ‘해설이 있는 영화’ 상영은 미술사에 길이 남은 거장들의 삶을 미술관에서 직접 영화로 감상해보는 특별한 기회”라며 “이 프로그램을 통해 경기도미술관이 도민들과 더욱 가깝게 만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모든 영화는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경기도미술관 누리집과 경기문화재단 고객서비스 플랫폼인 ‘지지씨 멤버스’에서 사전 예약 후 이용할 수 있다. 잔여석에 한해 현장에서도 참여할 수 있다. 15세 이상 관람 가능하며, 15세 미만은 부모 동반 관람 가능하다.

[2024 경기도 박물관·미술관 다시보기] 30. 파주 한국근현대사박물관

1945년 8월, 광복을 맞이하지만 우리의 뜻과는 상관없이 남북이 분단되고 우여곡절 끝에 1948년 8월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된다. 그러나 2년 만에 일어난 6·25전쟁으로 온 국토는 잿더미가 된다. 폐허의 나라에서 1950년대에 태어난 우리 앞 세대는 세계 최빈국 대한민국을 불과 40~50년 만에 세계 10위권 안팎의 경제 대국, 기술 강국으로 만들었다. 우리의 지난 50년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 근현대 자료 7만여점을 테마로 엮은 입체형 박물관 우리 앞 세대가 살았던 그 시절이 궁금해 파주 헤이리를 찾았다. 헤이리 예술마을 4G 초입에 있는 붉은색 3층 건물이 ‘한국근현대사박물관’(관장 최봉권)이다. 짐자전거를 타고 가는 사람, 손수레를 끌고 미는 사람 형상의 조각과 ‘추억의 골목 동네 달동네’라 새긴 팻말이 아련한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짐자전거부터 똥오줌을 담는 통 ‘장군’이 실려 있는 나무지게까지 1960~70년대 물건들이 연출하는 풍경이 재미있다. 1964~65년에 생산된 CT-85 경운기는 근현대사박물관의 설립 이념과 철학을 보여주는 특별한 유물이다. “국가중요과학기술자료에 선정된 유물인데 우리나라에 단 두 대뿐이라고 합니다. 온전한 모습을 한 유일한 경운기라고 합니다.” 최준호 학예연구사의 설명을 들으며 안내문을 살펴본다. “농업 근대화의 역군이 된 경운기-낫과 지게가 전부였던 빈곤의 나라에서 1962년 경운기 도입으로 세계가 부러워하는 기술 국가 대한민국이 되다.” 트랙터에 밀려났지만 한국 근대화 과정에서 경운기의 기능과 역할은 우리의 상상을 넘어선다. ‘근현대사 100년의 생활사관-한국근현대사박물관’이라 새긴 현판이 걸린 박물관 입구는 50년 전 과거로 들어가는 대문이다. 50여년 전으로의 시간여행은 매표소 옆에 활짝 열린 대문으로 들어서면서 시작된다. 1960년대 전후의 동네를 고스란히 재현한 지하 1층의 풍물관, 학교와 주변 등을 중심으로 문화의 변천사를 보여주는 지상 1·2층의 문화관, 근현대사를 엿볼 수 있는 역사관과 추억의 소장품관은 3층에 자리 잡고 있다. 6·25전쟁 직후부터 1980년대까지 우리는 어떻게 살았는지를 보여주는 ‘풍물관’에 들어서면 상가가 쭉 늘어선 1960년대의 저잣거리와 달동네의 생활 풍경이 실감 나게 펼쳐진다. ■ 기술 강국으로 성장한 비결은 무엇일까 “지게와 낫, 고무신이 전부였던 빈곤의 나라, 국민소득 60달러, 찬물에 보리밥 한 덩이 말아먹고 흘린 땀이 얼마던가. 그러나 자식들 키우는 보람에 힘든 줄도 몰랐지.” 현수막에 적힌 글귀가 그 시절 부모들의 마음을 대변해 준다. 전쟁으로 폐허가 된 도시에서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쳤던 삶의 흔적들이 물지게와 물통, 박으로 만든 물바가지에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여름이면 덥고 겨울이면 추운 판잣집이 다닥다닥 붙어 있다. 엄마 등에 업힌 아이는 지쳐 잠이 들었고, 지게를 진 사람들이 줄지어 서 있는 모습이 담긴 흑백사진을 살펴본다. ‘솜틀집-이불 꿰매 줍니다’라 쓰인 글귀와 ‘말표신발’ 광고가 붙어 있는 전봇대와 일제강점기에 사용한 우체통이 반갑다. 문득 집배원의 자전거에 걸린 우편가방 속이 궁금해진다. ‘올해는 더 일하는 해-증산·수출·건설’이라 새겨진 간판 옆에 ‘멸공방첩’ 간판이 걸려 있다. ‘투약일 3월25일 오후 7시 다 같이 쥐를 잡자!’ 한날한시에 쥐약을 놓자는 농림부 포스터의 글귀가 흥미롭다. ‘못 살겠다, 갈아보자‘란 유명한 구호, 대통령 후보 신익희와 부통령 후보 장면의 얼굴이 실린 벽보와 ‘나라 위한 팔십 평생 합심해 또 모시자’라는 구호와 ‘리승만’, ‘리기붕’이라 적힌 벽보도 눈길을 끈다. 두 개의 벽보는 4·19혁명과 직접 관계되는 역사적 유물이다. 시계나 반지 같은 물건을 맡기고 돈을 빌리는 전당포와 만화방을 구경하다 보면 까맣게 잊고 있던 옛 추억이 하나둘 되살아난다. 검정 고무신과 빨랫방망이, 풍구, 대패, 먹통 등 옛날 물건이 가득하다. 만물상 하나를 몽땅 옮겨다 놓은 듯싶다. 약속 장소로 애용되던 ‘역마차 다방’으로 발걸음을 옮기니 옛 노래가 들린다. ‘고향에 찾아와도 그리던 고향은 아니러뇨’로 시작하는 최갑석의 ‘고향에 찾아와도’는 1964년에 발표한 노래다. 청춘남녀의 데이트 장소였던 금촌극장에는 국산 만화영화 ‘쾌남 홍길동’이 상영 중이다. 영화관 매표소 앞 양철통에 연탄재가 들어 있는 걸로 봐서 영화를 개봉한 시기가 겨울인 모양이다. ‘저 하늘에 슬픔이’나 ‘돌아오지 않는 해병’처럼 인기를 끌었던 작품의 포스터를 살펴본다. 그 시절 활약한 윤정희 같은 인기 영화배우가 입었던 옷과 똑같은 옷을 뚝딱 만들어냈던 양장점 안을 들여다본다. ‘외상 사절’이란 글씨가 메뉴와 함께 붙어 있는 국밥집의 풍경도 연탄불처럼 따뜻하다. ‘점방’이라 불리던 구멍가게에 붙은 작은 방안에는 무엇이 있을까. 서랍장 위에 올려진 이불과 베개, 앉은뱅이책상에 꽂힌 몇 권의 책과 라디오, 창틀에 끼워진 학생모, 입학식 날 어머니와 함께 찍은흑백 사진이 보인다. 밥상 위에 놓인 보리쌀로 만든 개떡이 담긴 그릇이 그 시절 서민의 고단한 일상을 보여준다. 그러나 5일마다 열리던 장날의 풍경은 언제봐도 정겹다. 두부 한 모가 15원 하던 시절, 장날은 구멍이 난 그릇을 땜질하는 땜장이도 기다리던 날이었다.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딱지만 치다가 엄마에게 꾸중을 듣고 우는 아이 곁에 놓인 시루에는 콩나물이 쑥쑥 자라고 있다. 가로등이 켜진 좁고 굽은 골목길 계단을 오르다 보면 자취방이 나온다. 연탄 몇 개와 세숫대야가 놓여 있는 출입구를 지나 머리를 조심하며 작은 방안을 들여다본다. 이소룡 사진과 쌍절곤이 걸려 있는 걸 보니 이 방의 주인은 청년이다. 겨울이면 연탄가스를 걱정해야 하지만 자취방은 꿈을 키워 가던 청춘의 소중한 공간이다. ■ 우리의 현재 모습을 성찰하고 미래를 상상하는 곳 1970년대 초등학교 앞 풍경이 펼쳐진다. 문방구와 서점, 만화방이 들어서 있는 골목에는 풀빵 장수와 번데기 장수가 아이들을 기다리고 있다. 교과서와 상장, 학원 수강증 등이 전시돼 있는 여자상업고등학교 교무실 옆 교실에는 책상마다 타자기가 놓여 있다. 이곳에서 교복이나 교련복을 입고 사진을 찍으며 추억을 되새길 수 있다. 옮길 때마다 들려오는 노래가 전시 공간을 더욱 친숙하게 만들어 준다. ‘새벽종이 울렸네’로 시작하는 새마을 노래가 울려 나오는 곳은 새마을지도자의 집이다. 의자에 앉아 박정희 대통령의 ‘하면 된다’라는 글씨가 걸려 있는 새마을회관에도 가난을 극복하려는 열망이 가득하다. 역사관에서 고종과 김구, 이승만, 윤보선, 박정희, 최규하,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까지 근현대사 주요 인물과 대통령 사진 및 관련 자료를 살펴본다. ‘추억의 소장품관’에서 1966년 금성사가 생산한 우리나라 최초 흑백 텔레비전을 발견한다. 저가 정책으로 일본을 비롯한 선진국과 경쟁하던 금성은 ‘엘지’란 이름으로 지금 세계 최고의 가전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전자제품 하나에 기술 강국으로 성장한 비결이 들어있는 것이다. 1960년대 전후의 도시를 통째로 옮겨 놓은 한국근현대사박물관은 한 달 평균 1만여명의 관람객이 찾는 곳이다. 박물관을 천천히 돌아보면 우리의 지난날이 얼마나 궁핍했는지, 왜 졸업식 날에 친구를 부둥켜안고 울었는지, 그 가난을 딛고 어떻게 기술 강국으로 성장했는지 저절로 깨닫게 된다. 한국근현대사박물관은 지난날 우리 앞 세대들이 땀과 눈물로 이룩한 성공의 비결이 담긴 추억의 물건을 거의 모두 만나 볼 수 있는 놀라운 공간이다. “우리의 옛 모습을 알아야 현재를 알 수 있습니다.” 설립자 최봉권 관장의 말처럼 한국근현대사박물관은 우리의 과거와 미래를 잇는 통로가 되고 있다. 김준영(다사리행복평생교육학교)

‘힐스테이트 오산더클래스’ 견본주택 18일 오픈

현대엔지니어링은 지하철 1호선 병점역 일원에 짓는 ‘힐스테이트 오산 더클래스’ 견본주택을 오는 18일 오픈한다. ‘힐스테이트 오산 더클래스’는 지하 2층~지상 23층, 12개동, 총 970세대 규모로 조성된다. 전용면적을 보면 ▲84㎡A 736세대 ▲84㎡B 168세대 ▲84㎡C 66세대다. 단지가 들어서는 병점역 일원은 대형 건설사들의 브랜드 아파트가 공급, 향후 약 1만2천세대 가량의 브랜드 타운이 완성된다. ‘힐스테이트 오산 더클래스’는 이러한 병점역 일원 1만2천세대의 브랜드 타운 중에서도 병점역 이용이 편리한 입지에 들어선다. 병점역은 수원, 화성, 오산 등을 연결하는 경기 남부의 핵심 지하철역이다. 이와 함께 병점복합타운 중심상권 및 홈플러스, 병점동 중심상권, 동탄1신도시 생활권 등 생활인프라가 병점역 일원에 집중돼 있어 편리한 생활이 가능하다. 교육 인프라 또한 뛰어나다. 오는 2027년 3월 단지 인근에 가칭 양산1중학교가 신설될 예정이며, 현재 세마고, 병점고, 동탄국제고도 주변에 있다. 또 복합문화공간인 유앤아이센터를 비롯해 복합체험문화공간인 아이드림센터와 양산도서관 등이 가까이에 있어 교육환경 또한 양호하다. ‘힐스테이트 오산 더클래스’는 전용면적 85㎡ 이하 국민평형 규모로 구성돼 있어 가점제 40%, 추첨제 60%가 적용된다.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은 당첨자 발표일로부터 6개월이다. 오는 21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22일 1순위, 23일 2순위 청약접수를 진행하며, 당첨자 발표는 29일, 입주 예정일은 2027년 8월이다. 오산

‘이별통보 여친 살해’ 20대, 감정결과 “심신장애 아니다”

이별을 통보한 여자친구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남성이 사건 당시 ‘심신장애’가 아니었다는 정신감정 결과가 나왔다. 수원지법 성남지원 형사1부(부장판사 허용구)는 17일 살인 혐의로 기소된 A씨에 대한 4차 공판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검찰은 “범행 당시 심신미약이나 심신상실 상태에 있지 않았다는 국립법무병원의 정신감정 결과서가 지난 14일 통보됐다”며 A씨의 정신감정 결과를 공개했다. 앞서 A씨 측 변호인은 지난 8월13일 2차 공판에서 피해자 B씨를 살해한 공소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조현병 진료를 받은 전력이 있어 정신병이 범행에 영향을 미쳤는지 판단이 필요하다며 정신감정을 요청한 바 있다. 검찰은 감정 결과 요지를 설명하며 “A씨는 과거 조현병 진단을 받았으나 지속된 치료로 이 사건 범행 당시에는 이전에 비해 환각이나 환청 등 정신병 증상이 호전돼 행동통제가 어려운 상태는 아니었다는 감정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국립법무병원 감정서에 따르면 당시 A씨는 지속된 정신병적 증상이라기보다는 극심한 정서적 흥분상태에서 우발적으로 범행한 것으로 추측되나 사물 변별능력이나 의사결정 능력 등이 비교적 건전한 '심신 건전' 상태였던 것으로 사료된다”고 밝혔다. 이에 A씨 측 변호인은 “감정서에는 피고인이 조현병, 정신분열증 환자라고 기재돼 있고 인지기능은 지적장애 수준이라고 명시돼 있다”며 “검찰은 계획적 범행을 전제로 기소했는데 감정서에는 극도 불안, 혼란 상태에서 우발적으로 일어난 것으로 기재돼 있다. 이를 참작해달라”고 말했다. A씨는 지난 6월7일 오후 11시20분께 하남의 피해자 B씨가 거주하는 아파트 인근에서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A씨는 B씨와 교제하다 이별 통보를 받은 것에 앙심을 품었고, B씨를 잠시 불러 미리 준비한 흉기로 살해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에 대한 다음 재판은 오는 29일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