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종교] 그래, 그것이 국가다!

“이것이 국가인가?” 세월호 참사 이래 대한민국의 국가성에 대한 물음이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정부’에는 반대하더라도 ‘국가’에 대해서만큼은 무한대의 믿음을 지켜왔던 이 나라 사람들이 “과연 이 땅에 국가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따지기 시작했고, ‘박근혜-최순실 비리 사건’에 이르러는 이건 도무지 “나라도 아니다”고 최종 진단한다. 그리고 바로 그 나라를 바로잡아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고 ‘국가다움’을 실현하기 위해 광장으로 모여들고 투표장으로 달려갔다. “이것이 국가인가?”라는 질문과 비판에는 국가다움에 대한 기대와 요구가 담겨 있다. 뭇사람의 생명을 지키고 정의와 평화를 이루는 국가, 개인의 권리를 보장하고 복지를 실현하는 그런 국가 말이다. 국가는 그러려고 있는 것이라고, 그것이 국가의 본질이라고들 말한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 곰곰이 헤아려 보건대, 나라답지 못하다던 그 모습이야말로 외려 역사에 늘 있어왔던 그 ‘국가’ 아니던가. 그래, 그것이 국가다! 국가는 처음부터 그러했다. 국가는 본디 불의하다. 폭력을 행사하고 지배를 관철하는 데는 유능하지만, 생명을 사랑하고 살리는 데는 한없이 무능하다. 지배 권력에 대해서는 무한 책임을 지지만 피지배 대중에게는 철저히 무책임하다. 국가는 한 번도 권력을 공공의 손에 넘긴 적이 없다. 권력은 늘 소수 힘 있는 사람들의 몫이었다. 그런 점에서 이제껏 대한민국이야말로 참으로 국가다운 국가 아니던가! 성서가, 기독교 신앙이 말하는 국가 또한 그러하다. 성서는 곳곳에서 국가를 인간 타락의 산물로 묘사한다. 구약성서는 이스라엘 역사를 ‘출애굽’의 해방 경험에서 시작하였고 이스라엘 국가 체제의 출현을 하느님에 대한 배반으로 규정하였으며, 예언자들은 바로 그 국가 체제에 대한 심판을 선포하였다. 신약성서, 특히 요한계시록에서 국가는 자신의 권세와 번영만을 탐닉하는 ‘짐승’으로, 하느님의 으뜸가는 원수로 묘사된다. 예수의 눈에 비친 국가의 실상 또한 “집권자들이 제멋대로 주인 노릇을 하고, 고관들이 횡포를 부리는” 사악한 ‘칼’의 체제일 뿐이었다. 성서를 통틀어 국가는 하느님의 뜻을 거스르는 죄악의 집적물일 뿐 그 어떤 신성도 지니지 않는다. 국가는 창조 질서도, 구원 질서도 아니다. 그저 인간 타락의 산물인 폭력, 그 폭력에 기대어 지배를 관철하는 정치 체계요, 사람이 만든 제도일 뿐이다. 그러므로 기독교 신앙은 국가를 신성시하거나 절대시 하는 것을 엄격히 금지한다. 오늘 많은 사람이 희망하는 그 ‘국가다움’을 이루기 위해서라도 되레 국가의 ‘마성’(魔性), 국가의 ‘민낯’을 직시해야 하지 않을까. 정의를 추구하는 국가, 구성원들의 권리를 보장하는 국가는 우리 시대가 설정한 ‘당위’일 뿐 결코 ‘사실’이 아니기에 국가를 낙관하기보다는 의심하고, 추종하기보다는 견제하는 마음가짐, 맡겨 놓기보다는 스스로 나서는 태도가 필요하지 않을까. 사람이 만든 제도니 사람이 뜯어고치되 사랑·평화·정의와 같은 더 높은 가치, 기독교 투로 이야기하자면 ‘하느님의 뜻’에 기대어 국가의 마성을 통제하고 길들이려는 노력 말이다. 더이상 당하지 않으려면, “이것이 국가인가?” 아우성치는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말이다. 박규환 숭실대 초빙교수·기독교학박사

“군수님, 양평中에 매점 만들어주세요”

지난 5월5일 ‘양평군 어린이 큰잔치’가 열린 양평 군민회관. 청소년위원회가 마련한 부스에는 ‘군수님 할 말 있어요!’란 제목의 노란색 패널이 있었다. 그리고 그 위에는 학생들이 쓴 색색의 메모지가 붙어 있었다. ‘시설공사를 제한하고 자연을 보호해 주세요’, ‘도서관에 바이러스 서적 좀 늘여주세요’, ‘신호등이 너무 적어요’…. 자못 어른스런 의견 중에 유독 눈에 띄는 메모가 있었다. ‘양평중학교에 매점 만들어 주세요’다. 양평읍 공흥리 나지막한 산비탈에 자리 잡은 공립 양평중학교(교장 김덕수)는 올해로 개교 70년을 맞았다. 군내 12개 중학교 중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김선교 현 양평군수도 이 학교 출신이다. 학생들이 교내 매점을 그토록 갈망하며 선배이기도 한 군수에게까지 도와달라고 요청한 이유가 궁금했다. 지난 15일 오후 학교를 직접 찾아가 봤다. 학교 정문 옆 철망으로 된 울타리에는 ‘학교주변 200M는 식품안전보호 구역입니다’ 라는푯말이 붙어 있었다. 하지만, 학교 주변을 돌아본 결과 흔히 있을 것이라고 상상하는 어떤 종류의 가게도 볼 수 없었다. ‘불량’을 걱정해야 할만한 군것질거리를 파는 가게는 더더욱 없었다. 학생들이 이용하는 약 300미터의 오르막 통학로 주변에는 몇 동의 빌라와 주택들이 있고, 건물들 사이에는 파나 상추가 자라는 밭들이 있을 뿐이다. 다음 날인 16일 오전 8시, 학교에서 약 300미터가량 떨어진 큰 길가 작은 편의점은 십여 명의 학생들로 붐볐다. 이곳은 양평중학교에서 가장 가까운 가게다. 아침부터 햄버거나 과자를 먹는 학생들은 물론 아이스크림을 먹는 학생도 눈에 띄었다. 이 편의점을 찾은 학생 대부분은 간식거리가 든 비닐봉지를 가방에 넣고는 학교로 올라간다. 한창 식욕이 왕성할 중학생 시기인지라 일부 학생들은 ‘학탈’(학교탈출)을 감행하기도 한다. 수업 종료종이 울리면 난리가 나기도 한다. 교실에서 운동장을 가로질러 편의점까지 왕복 800미터 언덕길을 쉬는 시간 10분 안에 주파하려면 전력질주를 할 수밖에 없어서다.이 학교 전교회장인 임은서(3학년) 학생은 “언젠가 선생님이 아침을 먹고 등교하는 학생이 얼마나 되는지 조사한 적이 있다. 손을 든 학생은 우리 반 서른한 명 중에 대여섯 명 정도였다.학생들은 늘 배가 고프다. 쉬는 시간마다 누군가는 과자 봉지를 뜯는데, 모두가 달려드니 순식간에 빈 봉지가 되기 일쑤다. 급식을 두 번 먹는 학생도 꽤 있다”면서 “학교에 매점이 생겨서 배고픈 애들도 없어지고, 모두가 노력해서 건강한 먹을거리를 파는 그런 매점 꼭 만들고 싶다”고 강한 바람을 나타냈다. 이 같은 학생들의 요구에 이남희 교감은 “학생들의 바람과 고충은 잘 알고 있다”면서도 “문제는 학교 내에 매점을 둘 공간이 없고 현재 632명이라는 비교적 적은 학생 수로는 매점이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을지도 걱정”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양평=장세원기자

통합감독시스템… 우리 지금 떨고있니? 대기업 금융계열사 ‘초비상’

‘재벌 개혁’을 내세운 문재인 정부의 칼날이 금융 계열사를 여럿 거느린 대기업으로 향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대기업 계열 금융사 전체를 한꺼번에 감독하는 ‘통합감독 시스템’ 도입이 탄력을 받고 있다. 16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등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금융그룹 통합감독’ 시스템 도입과 관련해 논의 중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대통령 업무보고 때 금융그룹 통합감독 체계에 대한 준비 사항과 향후 추진 계획을 보고할 계획”이라고 했다. 현재 금융당국은 KB금융, 하나금융 같은 금융지주그룹에 한해 계열사 전체를 묶어 리스크를 따져보고 자산 건전성 등을 감독하는 통합감독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삼성, 현대차, 한화, 동부, 롯데그룹처럼 보험ㆍ증권ㆍ카드 등 다수의 금융 계열사를 둔 대기업들은 관련법상 금융지주회사로 분류되지 않아 통합감독의 대상이 아니다. 문 대통령의 공약은 통합감독을 이들 대기업집단에도 확대해 감시를 강화하자는 것이다. 그룹 내 금융 계열사와 비(非)금융 자회사 간의 자금 거래로 부실이 발생해도 이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동양 사태가 그 대표적 예다.동양그룹은 2013년 대부업체인 동양파이낸셜대부를 통해 계열사에 자금을 불법 지원했다. 또 동양증권을 통해 부도 직전의 자회사 기업어음(CP)과 회사채를 판매해 개인투자자 4만여 명에게 1조3천억원대 피해를 줬다. 동양 사태 이후 금융위는 2015년 금융그룹 통합감독 시스템 도입을 추진하기로 하고 공청회를 열었다. 금감원도 지난해 금융지주감독팀을 금융그룹감독팀으로 개편하는 등 내부 준비에 나섰다. 하지만 재계의 반발과 공정거래위원회 규제와 중복될 수 있다는 지적 등이 나오면서 진척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통합감독 규제를 받을 대기업집단의 기준은 ▲금융 계열사 자산 5조 원 이상 ▲금융자산 비중 40% 이상 등 다양한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선정 기준에 따라 삼성, 현대차, 한화 등 4∼10개의 대기업집단이 감독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그룹 통합감독이 이뤄지면 이들 대기업집단도 금융당국으로부터 자본 적정성 평가를 받게 된다. 계열사 간 출자 금액을 차감한 뒤 그룹 전체의 자본이 충분한지 확인하는 게 핵심이다. 당국이 연결재무제표에 포함되지 않은 다른 계열사와의 자금 거래를 쉽게 파악할 수도 있다. 또 금융지주사처럼 그룹 내 대표 금융회사를 정하고, 이 대표 회사가 계열사들의 재무 현황과 리스크 관리 실태 등을 당국에 의무적으로 보고하는 방안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조성필기자

‘지능정보도시’ 과천, 4차산업 메카로

과천시가 16일 시민회관 소극장에서 ‘지능정보도시 과천’이라는 새로운 도시 비전을 선포하고, 지식정보타운 조성을 기반으로 미래 4차 산업을 선도하는 중심도시로 상장한다는 계획을 밝혔다.이날 선포식에는 신계용 시장을 비롯해 신창현 국회의원, 이홍천 시의회 의장 등을 비롯해 시민 등 450여 명이 참석했다. 신 시장은 이날 비전 선포식을 통해 “4차산업 혁명시대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자족 도시로의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과천을 4차 산업 친화도시로 만들어 나가겠다”며 “이로써 과천이 국내 4차 산업의 메카로 자리매김해 도시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과천 시민의 자긍심을 고취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과천시는 재건축과 지식정보타운 조성, 뉴스테이 사업 등의 도시공간 구조 변화와 4차 산업혁명의 도래, 고령화·저출산 등 사회적 여건 변화에 대응하고 지속 가능한 도시로의 성장을 모색하기 위한 방향과 내용 등을 담은 ‘비전 2040’을 발표하고, 4대 목표 중 하나로 ‘4차 산업혁명 친화도시’를 설정했다. 과천시는 이 같은 목표 실현을 위해 오는 2021년 준공을 목표로 갈현동과 문원동 일대에 135만㎡ 규모의 지식정보타운을 조성하고 있다. 지식정보타운은 25% 이상이 녹지로 조성되는 친환경 단지로, 비즈니스와 교육, 문화, 주거기능이 어우러진 복합도시로 조성된다. 이 중 비즈니스 기능이 이뤄지는 22만㎡ 규모의 지식기반산업용지에는 4차 산업 관련 기술을 가진 기업들이 유치된다. 과천시는 이를 통해 도시의 자족기능을 확보하고 과천의 미래 성장 동력산업으로 만들어 나간다는 계획이다. 지식정보타운은 입지적으로 서울과의 접근성이 좋고, 제2경인 고속도로와 강남순환도로 등 우수한 광역교통망을 보유하고 있어 입주 기업이 비즈니스 경쟁력과 인재를 확보하는 데 유리한 장점을 갖추고 있다. 신 시장은 “지식정보타운 조성을 통해 지능정보도시의 기틀을 다지고, 주암동 뉴스테이, 과천동 복합문화 관광단지, 선바위 역세권 개발 등에도 전략적인 투자와 장기적인 지원을 시행해 앞으로도 과천시만의 특화사업을 발굴하고, 지속 가능한 도시로 성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과천=김형표기자

원로 조각가 김광우 前 동아대 교수 “고향 포천에 마지막 예술혼 담은 ‘평화 조각공원’이 꿈”

“고향 포천에서 마지막 남은 예술 인생의 꿈을 이루고 싶습니다.” 포천 출신의 한국을 대표하는 조각가로서 예술계에 커다란 족적을 남긴 원로 조각가 김광우(76) 전 동아대 교수. 그의 창작활동은 현재 진행형으로 예술혼을 담은 노익장의 집념을 불태우고 있다. 김 조각가는 국내 작가와 평론가들의 호평을 받는 조각가로 널리 알려졌으며, 미국 초대전에서 뉴욕타임스가 극찬을 아끼지 않을 만큼 세계적으로도 인정받았다. 김 조각가는 1975년 상파울루 비엔날레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350여 회의 국내외 초대전과 2005년 대통령 표창과 2006년 홍조근정훈장 등 화려한 수상경력, 4회에 걸친 부산비엔날레 바다미술제 전체 컨셉과 전시감독을 맡는 등 한국 예술계의 거목이다. 그는 기존 상업미술을 벗어나 녹슨 쇳조각이나 스테인리스 주전자, 전화기 등 버려진 철 재료들을 활용해 탑, 마차, 오토바이 등 구체적인 형상을 엮어 낸 입체 조각가로 정평이 나 있다. 그의 작품을 보면 자연과 인간, 문명이 함께 공존하고 숨 쉬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 같은 화려한 명성을 쌓은 김 조각가이지만, 고향 포천에 돌아와서 마땅한 미술관 하나 없어서 마당 곳곳에는 명작(名作)들이 아무렇게나 놓여 있다. 허름한 창고의 작업장에는 아직 완성되지 못한 채 작품들이 머물러 있어 보는 이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있다. 김 조각가는 마지막 남은 인생의 큰 꿈이 있다. 포천에 자신의 예술적 역량과 군사, 접경이라는 지역특성을 살린 거대한 ‘평화 프로젝트’ 즉, ‘노벨평화상 조각공원’을 조성하는 것이다.김 조각가는 “전쟁과 분단의 역사 현장이자 38도선 접경지역 포천에 평화조각공원을 조성하는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며 “양질의 포천석으로 상징조형물(가칭: 평화의 여신상)과 역대 노벨상평화상 수상자 103명의 동상을 건립한 조각공원은 분명히 세계적으로 한국의 위상을 높일 뿐만 아니라 포천의 관광콘텐츠화에도 크게 이바지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또 “예술인이 사회에 공헌하고 봉사하는 길은 자신의 예술혼이 담긴 작품을 미래세대가 보고 느낄 수 있도록 인생의 마지막 작품을 남기는 것”이라며 “나이가 들어도 가슴에는 늘 작품을 대할 때마다 벅찬 감동과 수많은 창작세계가 선명하게 보인다”고 밝혔다. 한편 포천시 창수면 주원리가 고향인 김 조각가는 포천에서 중ㆍ고교를 거쳐 홍익대 미대를 나와 서울 진명여고에서 미술교사를 역임했다. 홍익대 대학원을 졸업한 후 창원대 교수와 부산 동아대 교수, 예술대학장을 역임하는 등 27년간 교수로 활동했다. 포천=김두현기자

하남시 수리골·예동지구 원안대로 재개발 진행

하남시 덕풍동 352의 39 일원 수리골과 신장동 475의 40 일원 예동지구 등이 원안대로 재개발에 들어갈 전망이다. 두 지구는 국토이용계획법상 해제를 위한 주민동의 3분의 2를 충족하지 못해 현 상태(지구단위계획 존치)를 그대로 적용받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추가 해제를 위한 주민 동의가 없는 한 주택의 용도변경(근린생활시설 등)이 불가능한 상태에서 아파트 건설이 가능한 계획 수립지구를 적용받는다. 시는 앞서 지난 11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도시관리계획(수리골ㆍ예동지구 지구단위계획) 재정비에 따른 주민 의견 수렴 결과’를 공고했다. 16일 시에 따르면 지난 2월부터 지난달 28일 실시한 주민 의견 수렴 결과, 수리골지구 해제 동의는 58.1.%, 예동지구는 28.2% 등으로 지구단위계획수립지침상 주민 동의 3분의 2 이상 동의를 얻지 못했다. 수리골지구와 예동지구는 공동주택 건설계획으로 지난 2009년과 2010년 각각 지구단위계획지구로 결정됐다. 두 지구는 결정고시 후 주택건설사업이 지연되면서 폐지요구 민원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시는 이에 따라 주민들의 민원에 따라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규정대로 도시관리계획(지구단위계획)을 재정비하기 위한 주민의견을 수렴했다. 지구단위계획구역 지정 당시 계획인구는 수리골지구가 900세대, 예동지구는 350세대 등이다. 시 관계자는 “주민들 사이에서 첨예한 갈등으로 국토계획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른 3분의 2 동의를 얻지 못해 해제되지 못한 채 현행 지구단위계획을 유지하게 됐다”며 “추후 주민제안에 따른 주민동의가 충족될 때까지 두 지구는 현 상태 그대로 존치하게 된다”고 말했다. 하남=강영호기자

의왕 시내버스 불법유턴 해결책 ‘종점 변경’

의왕시는 불법 유턴으로 보행자와 충돌 사고가 발생하는 등 사고위험이 많아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본보 2월16일자 12면)에 따라 시내버스 종점을 백운사로 이전키로 했다. 16일 시에 따르면 시는 그동안 B운수 소속 87번 시내버스가 종점인 의왕~과천 간 도로 왕림교 하부에서 회차ㆍ대기하면서 이곳을 지나던 보행자와 버스가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하는 등 사고위험이 많다고 판단, 왕곡동 왕림마을 주민과 이곳을 지나는 보행자들이 대책 마련을 제기했다. 시는 이에 B운수 측과 종점을 백운사까지 연장하는 등에 대한 대책 마련을 협의했으나 버스업체는 고천체육공원부터 백운산입구까지 노선 연장 시 거주 주민이 많지 않아 1.8㎞가량을 빈차로 운행해야 하고 회차장 내 대기장소가 좁아 안전사고 우려가 있고 배차간격 증가에 따른 기존 고객 불편과 버스 종사자 휴식시간 감축 등을 이유로 난색을 표명해 왔다. 이런 가운데, 시는 B운수 측과 수차례 현장방문과 긴밀한 협의 등을 통해 회차장 대기장소를 추가로 설치하고 기존 마을버스 업체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검토하며, 87번 버스노선을 백운산입구까지 연장하기로 최종 결정, 16일부터 군포 금정역을 오가는 87번 시내버스 출발장소를 고천체육공원에서 백운산입구로 변경, 1.8㎞ 연장 운행한다고 밝혔다. 87번 시내버스는 백운산입구를 출발, 고천체육공원~의왕시청~한세대~산본역~군포시청을 거쳐 군포역까지 오전 5시부터 8분 간격으로 운행된다. 이에 따라 01번 마을버스가 유일한 노선인 왕림마을은 87번 시내버스의 노선연장으로 교통불편이 크게 해소되고 백운산을 찾는 행락객의 대중교통 이용 활성화에도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성제 의왕시장은 “버스업체와의 의견이 서로 상충돼 합의점을 찾는데 어려움이 있었지만, 잘 해결돼 기쁘다”며 “앞으로도 시민의 교통불편이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의왕=임진흥기자

방치된 평택호 ‘노을 전망대’… 랜드마크로 재탄생

한국농어촌공사가 운영하고 있는 평택호 배수갑문 ‘노을 전망대’ 관리가 평택시로 이관돼 평택의 랜드마크로 본격 개발될 전망이어서 주목받고 있다. 연면적 4천291㎡ 크기의 노을 전망대는 사무실과 기계·전기실 등으로만 활용되고 있을 뿐 전망대와 휴게실 등 면적 대부분은 사용되지 않고 있다. 16일 평택시에 따르면 평택시는 접근이 어려운 평택호 배수갑문 도로변에 위치, 사실상 방치되고 있는 노을 전망대의 관리를 한국농어촌공사로부터 위임받아 리모델링과 접근로 개발 등을 통해 평택·당진항과 평택호 관광단지, 중국인 친화도시와 연계한 랜드마크로 개발하기로 했다. 시는 이를 위해 한국농어촌공사와 업무협약(MOU)을 통해 노을 전망대가 위치한 관리동(지하 2층 지상 6층)을 리모델링하고, 접근로를 개설하기로 했다. 접근로는 현재의 평택호 관광단지∼전망대 간 길이 250m 자전거도로(너비 3m)를 평택호 제방도로 위로 육교 형식으로 연결하거나 제방 교각을 잇는 너비 50여㎝ 크기의 배수갑문 관리용 도로를 확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상반기에 관리·운영 등 전문가 의견을 반영, 제2회 추경예산(안)에 용역비를 반영하고, 소요 예산은 내년 본예산(안)에 반영, 시의회 심의를 받기로 했다. 문예관광과를 총괄과로 신성장전략과·디자인과·축수산과·공원과·도로사업과·건설하천과·농업정책과 등 7개 과가 업무를 분장해 개발을 검토하고 있다. 공재광 시장은 “배수갑문을 관리하는 한국농어촌공사가 갑문에 설치된 노을 전망대 활용방안을 시에 요청함에 따라 본격적인 개발이 이뤄지게 됐다”며 “접근로가 없어 활용되지 않고 있는 노을 전망대 접근로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평택·당진항과 평택호 관광단지와 연계해 개발, 서해의 대표적인 친수공간으로 개방하겠다”고 말했다. 평택=김덕현기자

위기의 이웃들 ‘마음의 눈물’ 닦아드려요

소방 공무원, 범죄 피해자, 군인 등. 각종 사고와 재난 때 발생하는 트라우마로 고통받는 이들의 정상적인 생활을 위해 지속적인 상담을 펼쳐온 이들이 있어 귀감이 되고 있다. 그 주인공은 로저스심리상담센터에서 봉사 중인 차명호 평택대학교 교수와 심리상담 전문가들. 이들은 일선 소방관들의 스트레스와 트라우마 해소를 위해 FIRE FIGHTER(소방관들에게 필요한 7가지 심리역량의 약자)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이에 대한 특강과 상담을 제공하고 있다. 구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극심한 소방관들의 스트레스 해소 프로그램이 아직 미비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또 군 생활을 하며 대인관계 문제, 공황장애, 우울증, 자살 충동 등으로 고통받는 장병에게 상담을 제공하고 있다. 상담센터는 한국군상담학회와 함께 군 상담 자격과정을 운영해 600여 병의 군 상담사를 배출하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아울러 지역사회를 위해 교육, 상담, 연수, 강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 정서장애 아동이나 학습 부진아의 학교적응을 돕기 위해 지역의 초ㆍ중ㆍ고를 방문, 아웃리치 심층 심리검사를 하고, 정서장애 등으로 고통받는 학생들에게 개인상담과 집단상담을 지원하고 있다. 또 최근 학교폭력이나 교권 침해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교사 및 학교 관리자(교장)를 대상으로 감성리더십 프로그램 연수를 실시해 건강한 학교가 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 밖에도 지역에서 일어난 성폭력이나 범죄로 인한 피해자들의 정신적 외상에 대한 상담을 진행하며, 위기 부부와 상담을 통해 새롭고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실제 남편의 폭력으로 가정 위기를 겪었던 K씨(45ㆍ여) 부부가 상담을 통해 서로 존재의 소중함과 가치를 인정하고 더 건강한 가정을 이룰 수 있도록 했다. 차명호 교수는 “사회 곳곳에서 상담치료는 필수요소가 되고 있다”며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더욱 좋은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필요한 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평택=최해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