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 수난시대… kt·SK 나란히 패배

[단독] 천동현 경기도의원 박사학위 논문 표절 의혹

현직 경기도의원의 박사학위 논문이 표절 시비에 휘말렸다. 특정 연구용역보고서에 담긴 데이터 분석이나 활성화 방안을 그대로 옮기는 등 상당수가 일치해서다. 이에 대해 해당 도의원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21일 경기도의회와 안성 한경대학교에 따르면 도의회 부의장 출신 천동현의원(새누리당·안성1)은 지난 2012년 2월 한경대로부터 농업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당시 발표된 논문 제목은 ‘경기도 선택적 맞춤농정의 활성화 방안에 관한 연구’다.그러나 해당 논문은 이보다 4개월 앞서 2011년 10월에 발표된 한경대학교 산학협력단의 ‘경기도 선택형 맞춤농정 활성화 방안연구’ 연구용역보고서와 일부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용역발주처는 경기도의회 사무처다.우선 천 의원 논문 72페이지 ‘제Ⅳ장 축산분야 신청사업의 SWOT 분석결과’를 보면 △1. 평택시 米한우 브랜드육 특화사업 △2. 화성시 축산업 육가공 시설사업 등 7곳의 경영전략을 분석했는데, 이는 한경대 연구보고서 23페이지 ‘Ⅲ. 축산분야 신청사업의 SWOT 분석결과’에서 분석한 7곳의 경영전략 목록과 그대로 일치했다.특히 글쓴이가 직접 분석하고 기재해야 하는 SWOT 분석표를 보면 전략의 글자 하나하나까지 천 의원 논문과 한경대 용역보고서가 똑같았다. 전략 분석을 담은 페이지의 95% 이상이 고스란히 같은 셈이다. ▲ 사례2 천 의원 논문 81페이지_ 활성화방안(왼쪽), 한경대 용역보고서 48페이지_ 활성화방안. 그대로 옮긴 부분은 여기만이 아니었다.천 의원 논문 81페이지 ‘제 Ⅴ장 경기도 선택형 맞춤농정의 활성화 방안’의 ‘1.경기도 선택형 맞춤농정 활성화를 위한 문제점 개선 및 장기적 정책 방향의 정립’ 등을 보면 한경대 용역보고서 48페이지 ‘Ⅴ.경기도 선택형 맞춤농정의 활성화 방안’의 ‘1.경기도 선택형 맞춤농정 활성화를 위한 문제점 개선 및 장기적 정책 방향의 정립’과 비교했을 때 전반적인 내용이 95% 이상 같았다.특히 각각에서 방안이라고 제시한 첫 문장들을 나눠 살펴보면 둘 다 2010년12월말의 축산업 현황 등 시점이 같은 데이터를 썼다. 또 이후 각각은 서로 해석하는 데이터 풀이에 대해 같은 과정으로 해석, 일치했다. 이 과정에서 쓰인 표는 밑에 쓰인 주석마저 고스란히 같았다.그나마 다른 점을 찾자면 한경대 용역보고서에는 ‘○ 연구조사 분석결과…’, ‘- 첫째, 사업 선정 전…’, ‘· 경기도 선택형…’이라고 쓰였는데 이에 반해 천 의원 논문에서는 ‘연구조사 분석 결과, 경기도~~첫째, 사업 선정 전~필요하다’ 등으로 쓰였다. 풀이하면 다른점이 △‘○’, ‘- ’ 등 기호의 사용여부 △‘같음’과 ‘같다’ 등의 서술어 사용여부 △‘경기도 선택형 맞춤농성 사업은’과 같은 주어의 생략 여부 등뿐이다.이와 함께 천 의원의 논문은 한경대 용역보고서의 사업도입을 위한 도입부와 함께 이를 도출한 결론까지 매우 비슷했다. 심지어 문맥의 흐름까지 유사했다. 각각의 서론에서는 ‘1970년대 이후’, ‘4-H 운동’, ‘WTO, DDA, FTA’, ‘가계비 상승(교육비, 의료비)’ 등 특정 단어가 공통됐다. 또 각각의 결론에서 언급된 △조례 재개정 △집행부의 업무에 대한 방향제시 등마저 같았다.보통 논문 표절을 두고 법에서 정한 기준은 없다. 다만, 학계에서 통용되는 상식수준과 교육부 발표 등을 종합하면 ‘다른 사람의 글을 인용 표시없이 문장 그대로 사용’이라 정할 수 있다. 박사학위를 가진 수도권의 한 대학교수는 해당 논문과 용역보고서를 비교하고 나서 “이는 명백한 표절”이라며 “표절을 넘어 ‘복사’, ‘붙여넣기’ 수준”이라고 강조했다.그는 “보통 논문의 표절논란은 문맥을 두고 누가 어떻게 판단하느냐에 따라 의견 대립 수준에 머무는데, 이 경우는 그 수준이 아니다. 아예 그대로 옮겼다고 봐야한다”라며 “특히 SWOT 분석 글자 수가 똑같은 것은 놀라울 따름이다”고 말했다.이에 대해 천 의원 측은 “표절은 아니다. 직접 작성한 것이다”며 “당시 지도교수의 지도 아래 현장에 나가 스스로 만든 논문이다”고 해명했다.한편, 한경대 용역보고서에 기입된 연구참가자는 5명으로 이에 천 의원은 언급돼 있지 않다. 조철오기자

그립다, 그 골목이… 그린다, 옛 추억을

“그 시절이 그리운 건, 그 골목이 그리운 건, 단지 지금보다 젊은 내가 보고 싶어서가 아니다. 이곳에 아빠의 청춘이, 엄마의 청춘이, 친구들의 청춘이, 내 사랑하는 모든 것들의 청춘이 있었기 때문이다” 80년대 추억과 감성으로 세대를 초월해 TV 앞으로 끌어모은 ‘응답하라1988’의 마지막회 여주인공 덕선이의 말이다. 80년대만 하더라도 골목에서의 생활은 흔하디 흔했다. 지금처럼 놀이기반이 탄탄하지 않았던 당시에 골목길은 어린이들의 놀이터였다.흰색 돌맹이나 분필로 삐뚤빼뚤 선을 그어 땅따먹기를 했고 땅을 파서 구슬치기를, 전봇대와 한쪽 발목에 검정색 고무줄을 이어묶고 고무줄놀이를 하며 어린시절을 보냈다. 또 골목은 만남의 장소였다. 덕선이는 쌍문동 친구들과 전화를 끊기 전에 “그럼 골목에서 봐”라는 말을 종종했다.쌍문동 태티서로 불렸던 엄마들도 골목에 놓인 평상에 앉아 남편 뒷담화부터 자식 이야기까지 나눴다. 이곳에 앉아 지나가는 택이 아빠나 학생주임 선생님을 불러 안부를 물으며 또 다시 이야기 꽃을 피우곤 했다. 쌍문동 봉황당 골목은 응팔 인물들 삶, 그 자체였다. 초등학생부터 중장년층까지 세대를 막론하고 응팔앓이를 했던 건 흥미진진한 남편찾기도 있었지만 지금은 희미해진 가치를 다시금 불러일으켜서다. 가족의 소중함뿐만이 아니다. 잊고 있었던, 골목에서 나눴던 이웃 간의 정, 그리고 친구들과의 우정도 있었다. 골목길 이웃들의 따뜻한 이야기는 오늘날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가슴을 찡하게 만들었다. 팍팍한 도시생활이 일반화된 우리들 삶에 그들의 골목길은 하나의 소통창구로 다가왔다. 응팔을 통해 중장년층은 어린시절 골목에 대한 향수를 느꼈고, 젊은층은 골목 문화에 대한 호기심이 생겼다. 오늘날 골목길의 모습은 어떨까. 1980년대와 달리 2016년을 살고 있는 골목길은 어떤 얼굴을 하고 우리 곁에 있는 걸까. 골목길은 우리네 삶의 천태만상을 보여준다.골목은 평범한 우리들의 삶을 가장 가까이서 비추고 있어서다. 21세기에 ‘골목’이란 단어가 어울리지 않는다고 여길 수도 있지만 ‘골목’은 여전히 담담하게 오늘날 우리들의 삶을 반영하고 있다. 어느 오래된 골목은 새옷을 갈아입고 분위기를 바꿨다. 회색빛 담장에 알록달록한 벽화를 칠해 골목길에 생기를 불어넣은 것이다. 벽화골목은 사람이 ‘떠나가는 곳’에서 사람들이 ‘찾아오는 곳’으로 탈바꿈하기도 했다. 또 골목에는 잊고 있던 근대사가 숨어있다. 일제강점기에 지어졌던 건축물은 간판만 바뀐 채 같은 모습으로 골목길에서 제 자리를 지키고 있다. 오래된 건물로만 알고 있어 주민들의 관심을 받지 못했지만 묵묵히 역사를 품고 있는 것이다. 80년대 골목길과는 또다른 새로운 골목길도 생겨났다. 도내 곳곳에는 외국인 집단촌이 형성됐다. 지난해 경기도에 등록된 외국인 수는 36만명을 넘어섰다. 이들도 오늘날 골목의 한 부분을 차지하며 자신들만의 색깔로 골목을 더욱 풍성하게 하고 있다. 끝으로 트렌드에 민감한 젊은 여행자들은 누구나 찾는 유명 관광지 보다는 옆에 있는 작은 골목길을 찾는 경우가 많다. 찾아간 동네 분위기를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곳이 바로 골목길이라는 걸 아는 것이다. 골목길의 참멋을 찾아나서 보자. 정민훈ㆍ유선엽기자

도내 6개 지방공기업 성과연봉제 도입 ‘가시밭길’

내년부터 지방공기업에 대한 성과연봉제가 본격적으로 도입될 예정인 가운데 경기도내 34개 지방공기업 중 6곳이 노조의 거센 반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21일 경기도에 따르면 정부는 지방공기업의 임금체계 개선으로 생산성과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내년 1월부터 지방공기업에 대해 ‘성과연봉제’를 도입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이번 달까지 성과연봉제를 도입하는 공기업에 대해 성과급 지급 등 인센티브를 주고 있다. 이에 공기업들은 성과연봉제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현재 전국 143개 공사ㆍ공단 중 94곳이 성과연봉제를 도입한 가운데 도내에서는 34개 공기업 중 경기도시공사와 경기관광공사 등 28곳이 성과연봉제 도입을 완료했다. 하지만 구리농수산물공사와 고양도시공사, 의왕도시공사, 광명시시설관리공단, 과천시시설관리공단, 여주도시관리공단 등 6곳은 아직 성과연봉제를 도입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노조가 공정한 성과측정시스템이 마련돼 있지 않다며 도입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구리농수산물공사는 성과연봉제 도입을 위해 이날 노사가 협의회를 개최했지만 양측의 입장만 확인한 채 결과를 도출하지 못했고, 의왕도시공사는 지난 20일 직원동의를 묻는 절차를 진행하고자 했지만 직원들의 반발로 의견수렴 조차 수렴 하지 못했다. 여주도시관리공단은 25일과 26일, 27일 성과연봉제 도입을 위한 직원 설명회를 가질 예정이고, 광명시설관리공단은 26일 이사회를 개최해 성과연봉제 도입을 논의한다. 고양도시공사의 경우 지난 20일 이사회에서 성과연봉제 도입이 의결, 조만간 노조와 협의를 진행해 나갈 계획이다. A 기관 노조 관계자는 “일한 만큼 대가를 받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성과에 대한 공정한 평가를 어떻게 측정할 것인지 의문이다. 구체적인 성과 측정 시스템도 마련하지 않고 그저 성과연봉제 도입을 강압적으로 밀어붙이려는 정부의 행동은 맞지 않다”고 “성과를 정확히 측정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될 때까지 투쟁해 나갈 것이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도 관계자는 “현재 성과연봉제가 도입되지 못하고 있는 노조와 교섭을 시도하고 있지만 노조 측에서 일방적으로 대화를 피하고 있어 소통 자체가 힘들다”면서 “노조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개선방안 등을 서로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지방공기업노조 공동투쟁위원회는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정부의 성과연봉제 도입을 반대하는 노숙농성에 돌입하며 불법적 이사회 의결 기관에 대한 고소고발을 예고했다. 이 같이 노조의 반발이 점점 거세짐에 따라 정부는 2018년 1월까지 성과연봉제 도입을 연기하고 성과 측정시스템을 먼저 구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허정민기자

실습없이 취득… ‘심리상담사’ 민간자격증 남발

최근 유망직종으로 떠오른 심리상담사 자격증이 2만여개에 달하고 있지만, 이와 관련한 제대로된 교육도 없이 수십만원의 수강료만 받고 자격증을 남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특히 일부 자격증은 온라인상 이론교육에만 그치면서 피상담자의 심리상담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21일 한국직업능력개발원과 업계 등에 따르면 올해 6월말 현재 등록된 민간자격증의 수는 2만1천54개다. 이는 정부가 민간자격에 대한 지도·감독 근거를 만들고자 민간자격을 사후등록에서 사전등록제로 개정(2013년 자격기본법)하면서다. 그 영향으로 2013년 5천918개였던 자격증수는 매년 5천개 이상 급증했다. 올해 역시 3천360개의 자격이 새로 등록됐다. 이중 ‘심리상담’ 관련 자격증은 현재 1천782개가 등록된 상태다. 드라마심리상담사, 전통놀이심리상담사 등 새로운 종류의 자격증이 생긴 것은 물론, 같은 명칭이지만 발급기관이 수백 곳이나 되는 심리상담 자격증도 많다. 발급기관은 관련 학회는 물론 대학, 센터, 개발원, 주식회사 등 종류도 다양하다. 발급기관, 학원들은 이런 추세에 맞춰 수강생들에게 심리관련자격증을 취득하라며 홍보하고 있다. 인터넷 홈페이지엔 ‘최고의 유망직종’, ‘100% 온라인 취득’, ‘스펙완성’ 등의 문구로 현혹하고 있다. A학원의 경우 5주 만에 인터넷 강의만 듣고 미술심리상담사 1급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 또 B교육원은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 정식등록되어 있는 국가등록 민간자격증임을 강조하며 수강을 유도하고 있다. B학원 관계자는 “국가등록 민간자격증이기에 이력서에 기재할 수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한 것일뿐 자격증만 따면 다 취업된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심리상담사 자격증을 취득하더라도 현직에서의 전문성과 역량은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지적한다.실제로 자격증 취득시 장애인복지관, 노인정신과, 소아신경정신과 등에서 근무할 수 있다고 홈페이지에 광고하고 있지만 관련 교육은 1시간씩 정도밖에 배정돼있지 않다. 이마저도 온라인상 이론으로만 교육받는데 그치기 때문에 실전에 투입되더라도 피상담자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김지연 서울사이버대학교 상담심리학과 교수는 “국가나 학회공인 자격증이 없는 상태에서 민간자격증은 실제 취업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이 사실”이라며 “심리상담은 공부만 해서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실습과 수련이 필요한데 민간자격증 보유자는 그런 요소가 부족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구윤모기자

[시대의 거울, 골목길] 국내서 찾는 이국적 매력 ‘도내 다문화거리’

■ 안산 다문화거리 안산 원곡동 다문화거리는 ‘제2의 이태원’이라고 불릴 정도로 상당수가 외국인이다.인근 반월공단과 시화공단이 들어서면서 자연스럽게 외국인이 늘어났고 점점 규모가 커져 하나의 마을을 형성했다. 한산했던 거리는 외국어로 쓰여진 간판이 하나 둘 달리기 시작했고, 지금은 한국 속 외국인지, 외국 속 한국인지 착각이 들 정도로 외국 가게는 물론 상점이 즐비하다. 다문화거리는 외국인들에게 자국의 향수를 달랠 수 있는 고향 같은 곳이다. 중국과 러시아, 베트남, 인도네시아, 스리랑카, 우즈베키스탄 등 80여개 아시아권 식당뿐 아니라 곳곳에 아시아 마트가 자리잡고 있어 다양한 음식과 물품을 살 수 있다.특히 일반 식당과 달리 자국 요리사가 직접 만들어 주는 음식은 본토의 맛이 그대로 살아있다. 그래서 굳이 해외로 나가지 않아도 각국의 전통음식을 즐길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거리 곳곳에는 특별한 장소들이 존재한다. 안산용신학교와 안산시 세계문화체험관이다. 회색 빛깔의 안산용신학교는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한 허름한 외관을 보이고 있지만, 외국인들의 한글 교육이 이뤄지고 있는 곳이다. 수십년 동안 한 자리를 묵묵히 지켜온 외국인 ‘서당’과 같은 셈이다. 이곳에서 100여m 떨어진 안산시 세계문화체험관은 여러 나라의 의상을 입어볼 수 있고 나라 고유의 악기를 연주할 수도 있다. 다문화 거리 곳곳에 이 같은 장소는 또 다른 풍광을 보여준다. 지난 2009년 경기도로부터 ‘음식문화시범거리’로 지정받은 것은 물론, 당시 지식경제부가 다문화마을 특구로 지정해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첫 시작은 순탄치 않았다. 당시 외국인에 대한 편견 때문에 불편한 시선을 던지는 사람이 많았다. 나라마다 다른 문화도 한 몫했다. 그러던 중 다문화마을 특구 지정 후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외국인만을 위한 외국인 주민센터가 들어섰고, 그들의 눈높이에서 이해하려는 노력이 이뤄졌다. 뿐만 아니라 거리 중심으로 풍경이 점점 달라지기 시작했다.한자로 쓸 수 없는 은행 이름도 한자로 바꿔 간판을 달았고, 내국인과의 보이지 않는 벽을 허물기 위해 ‘우리는 하나’라는 뜻의 키다리 아저씨 동상이 세워졌다. 이 동상은 거리 한복판에 설치돼 지금까지 이곳의 상징물로 자리 잡은 상태다. 외국인 노동자들의 추억이 서려있는 곳이다. ■ 평택 신장동 거리 지난 1951년 K-55미군기지가 주둔하기 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평택시 신장동 일대는 상권이 조성됐다. 부대 앞은 한글보다 알파벳 간판이 더 어울리는 거리로 자연스럽게 만들어졌다. 어느덧 65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평택시 신장1동, 신장2동, 지산동, 송북동, 서정동 일원까지 확대된 신장동 로데오 거리는 지역을 대표하는 거리로 성장했다. 면적만 해도 49만1천316㎡에 이를 정도로 방대한 데다 다양한 국적을 가진 이들이 어울려 살고 있다. 특히 로데오 거리를 중심으로 송탄관광특구가 지정되면서 이곳의 성장은 현재 진행형이다. 하지만 로데오 거리가 발전하는 과정에서 여러 아픔이 있었다. 지난 1997년 우리나라 IMF 사태가 벌어지면서 경제는 위기에 직면했고, 뉴밀레니엄을 맞이한 후에 미국에서 911사태까지 발생하면서 사회적으로 복합된 위기상황이 찾아왔다.당시 로데오 거리는 오가는 사람이 없을 뿐 아니라 삭막하기까지 했다. 이후 국내외 정세가 안정을 되찾아갈 무렵인 지난 2006년 평택시가 송탄관광특구진흥계획을 수립했고, 거리는 활기를 되찾을 수 있었다. 로데오 거리는 또 다른 이름으로 신장쇼핑몰 거리로 불린다.이곳은 항상 물결처럼 넘실대는 인파에 발디딜 틈이 없고, 마치 미국에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각종 먹거리와 개성 넘치는 액세서리로 가득 찬 노점상까지 분위기가 이국적이다. 특히 거리에는 영어회화를 배우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는 한국 학생들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제복을 만드는 양장점, 미군 의류판매점 등 다양한 볼거리도 있다.로데오 거리 인근 공영주차장에서 일하는 A씨(58)는 “아침 저녁으로 거리의 분위기가 천차만별”이라며 “다른 지역과 달리 평택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풍경에 관광객도 찾아오지만, 무엇보다 외국인들이 많이 이사온다”고 말했다. 이어 “봄이면 거리를 중심으로 벚꽃이 활짝 피는데 평택의 명소로도 손꼽히는 곳”이라고 덧붙였다. ■ 수원역 거리 수원역은 하루평균 유동인구가 25만명에 달할 정도로 젊은이들 사이에서 ‘메카’로 통한다. 옷가게 등 쇼핑점과 맛집이 많아 주말뿐 아니라 평일에도 발 디딜 틈이 없다. 거리는 서울 명동에서 볼 수 있을 법한 인파가 몰리면서 젊은이들의 거리인 ‘로데오 거리’가 자연스럽게 형성됐다. 이런 수원역은 젊은이들의 거리로 불리기도 하지만 타국에서 돈을 벌기 위해 한국 땅을 찾은 중국 동포들의 애환이 서린 곳이기도 하다.대표적 다문화 공간인 서울 이태원 등이 주둔해 있는 미군 부대를 중심으로 형성된 것과 달리 수원역 앞은 외국인 근로자들이 스스로 찾아오면서 생긴 공간이다. 저렴한 집값과 지하철, 시외버스망이 거미줄처럼 연결돼 있어 화성과 안산지역에서 근무·거주하는 외국인 근로자들은 수원역을 선호한다. 또 중국 동포들이 우선 이곳에서 정착한 후 가리봉동과 대림동 등 서울로 진출하는 경우가 일반적이기도 하다. 이곳 거리는 일명 ‘연변거리’, ‘조선족 거리’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린다. 최근에는 다문화 공간으로 빠르게 변화하면서 중국어로 적힌 식당과 가게 등 중국에서 선호하는 빨간색 간판이 여기저기 붙어 있다. 특히 각 나라의 음식을 손쉽게 맛볼 수 있는 다문화푸드랜드가 수원역과 직선거리로 200m도 되지 않는 곳에 위치해 있기도 하다.현재 4천여명 이상의 중국 동포들이 거주하면서 이곳 거리는 자연스럽게 ‘차이나 타운’으로 조성됐다. 정민훈기자 나홀로 여행 어디까지 가봤니?혼자 떠나는 골목길족 급증… 온라인서 정보 공유도 ‘혼자 여행을 다녀온 적이 있느냐’라는 물음에 대부분의 사람은 그런 경험이 없다고 말한다. 여행은 누군가와 함께 떠나야 한다는 공식같은 문화가 연령을 불문하고 굳어진지 오래다. 연중 휴가철이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은 요즘, 우리는 대체로 혼자보다 가족 또는 연인, 친구와 일정을 맞춰 여행을 떠난다. 반대로 혼자 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은 하나같이 ‘진작 혼자 떠날껄…’이라며 탄식한다. 동행과 의견 차이로 인한 스트레스가 없는 것은 물론, 혼자 떠난 여행에서 얻은 즐거움은 그 어떠한 여행과도 비교할 수 없는 추억이 된다. 특히 혼자 여행을 즐기는 이들 사이에서 최근 골목길을 중심으로 한 젊은 여행객이 늘어나는 추세다. 이들은 ‘골목길여행자클럽’이라는 모임을 만들어 서로의 노하우(?)를 교류하기도 하며 가볼만한 골목길을 추천해주기도 한다.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 골목길까지 조명하면서 나홀로 골목길 여행자 수는 많아지고 있다. 국내 한 대형포털사이트에서는 ‘나홀로 골목길 투어’, ‘나홀로 골목길 여행자’라는 키워드가 뜨겁다. 한 여행자는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자신이 다닌 골목길을 블로그에 올리면서 누리꾼으로부터 큰 관심을 받았다.그는 처음 가는 여행자라도 안전하게 여행할 수 있는 장소를 중심으로 직접 걸어다니며 ‘역시 이 정도는 좋은걸~’이라고 느낀 길을 추렸다. 이러한 관심은 결국 책 제작으로 이어졌고, 익명의 후원자 134명으로부터 244만4천500원의 비용을 지원받게 됐다. 골목길 여행자가 하나 둘씩 늘면서 골목길은 좁은 길이 아닌 새로운 여행 장소로 변하고 있다. 골목길을 찾는 이들은 “구석구석 둘러보는 재미가 있고, 사람 사는 걸 가깝게 마주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또한 그러한 모습은 매력적으로 또는 그대로 지나칠 수 없는 풍경으로 다가와 품 안에 있던 카메라를 꺼내 들게 만든다. 정민훈기자

대형마트 김밥·대기업 도시락서 ‘대장균’ 검출

대형마트나 대기업계열 식품(코너)에서 대장균이 검출됐다. 21일 식품의약안전처에 따르면 식약처와 지자체는 지난 6월13일부터 7월8일까지 피서지 주변 식품취급업소, 여름철 성수식품 제조업체 등 총 1만434곳을 점검, 모두 331곳을 적발했다.또 여름철에 많이 섭취하는 식품 1천933건을 수거해 검사한 결과 49개 제품에서 대장균 등이 검출됐다. 용인 ㈜롯데푸드가 생산하는 ‘오징어파불고기도시락’과 ‘체다치즈김밥’, ‘길어진참치김밥’에서는 모두 대장균이 나왔다. 대장균 기준치는 0마리다. 오산 의령소바 오산시청점 ‘콩국수’와 김포 ㈜담연의 ‘두부조림도시락’, 대구 ㈜이마트월배점 ‘말이김밥골라담기’ 등에서도 대장균이 발견돼 영업 정지 등의 징계를 받았다. 또 경인지역 피서지 주변 식품취급업소 43곳 등 331곳을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로 적발했다. 장소별 위반은 유원지(70곳), 국도변 휴게소·터미널·공항(60곳), 성수식품 제조업체(60곳), 커피 프랜차이즈(46곳), 패스트푸드점(39곳), 해수욕장 주변(28곳), 놀이공원 등 유원시설(8곳), 기타(20곳) 등 이었다. 인천 드림앤유는 유통기한경과 제품을 판매·사용·보관하다 적발됐고 수원 티에스푸드와 화성 현대식품은 시설기준을 위반해 철퇴를 맞았다.도미노피자용인점과 탐앤탐스용인중앙점, ㈜롯데리아 TGIF 광주터미널점과 미스터피자대구교대점, ㈜신세계푸드제주국제공항푸드코트, 한국맥도날드유한회사신촌점도 식품위생법을 위반해 적발됐다. 안영국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