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저출생 정책’ 공무직까지 육아혜택 확대…인천형 아이 플러스 정책과 시너지 기대

인천시가 저출생 극복 정책으로 직원들의 양육 부담 완화를 위해 추진하고 있는 육아 시간 단축 근무제 대상을 공무직 근로자까지 확대했다. 지역 안팎에서는 이 같은 양육 부담을 줄여주는 것이 인천형 출생 정책과 맞물려 실질적인 효과가 나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8일 시에 따르면 공무직 등 소속 근로자의 육아 시간 확보를 위해 지방공무원과 같은 ‘육아시간 제도’를 적용한다. 현재 시는 자녀 돌봄 및 육아 등을 위해 공무원이 1일 근무 시간 중 최대 2시간을 단축해 근무할 수 있는 육아 시간 제도를 추진하고 있다. 시는 행정안전부의 ‘지방공무원 복무규정’ 개정 지침에 맞춰 공무원들의 육아시간 혜택을 자녀 나이 5세에서 8세까지로 확대하고 사용 기간도 종전 24개월에서 36개월로 늘려 적용해왔다. 다만, 이 같은 규정 개정에도 공무직 근로자들은 이 같은 혜택을 받지 못했다. 이에 시는 공무직 노동조합과 협의 등의 절차를 거쳐 공무직도 공무원과 동일한 수준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시는 이 같은 정책 확대가 인천형 출생 정책 ‘1억 플러스 아이드림’과 ‘아이 플러스 집 드림’ 사업과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앞서 시는 출산 장려 분위기 조성 및 양육 부담 경감을 위해 인천에서 태어난 모든 아이에게 18세까지 1억원을 지원하는 1억 플러스 아이드림 사업을 발표했다. 또 신혼부부에게 1일 임대료 1천원의 천원주택을 공급하는 등 주거지원 정책인 아이 플러스 집 드림 사업도 추진한다. 한은희 시 총무과장은 “국가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저출생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인천에서는 선도적으로 각종 저출생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공무원 뿐만 아니라 공무직 근로자들의 양육 부담을 완화하고 저출생 정책에 힘을 보태기 위해 관련 규정을 신속하게 확대 적용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소속 근로자들이 아이 키우기 좋은 근무환경을 조성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진짜 저세상 맛”… 곰팡이 둥둥 ‘옥수수수염차’

광동제약 음료수 ‘옥수수수염차’에서 곰팡이가 나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8일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A씨는 지난 14일 새벽 냉장고에 있던 새제품 옥수수수염차를 개봉해서 컵에 따라 마시다가 동그랗고 하얀 이물질을 발견했다. 그가 곰팡이를 발견했을 때는 이미 반 이상을 마신 상태였다. A씨는 그날 오전부터 3일 동안 복통과 설사에 시달렸다. 병원에서 지사제 등 위장약을 받아서 복용한 후에야 통증을 간신히 잠재울 수 있었다. A씨가 마신 음료는 광동제약 옥수수수염차 1.5리터 페트병 제품으로, 유통기한은 2025년 1월17일까지다. 유통기한에 문제가 없는 음료수 내용물이 변질됐다는 생각에 A씨는 다음날 즉시 광동제약 측에 항의했다. 광동제약 측 담당 직원은 곰팡이로 추정된다며, 원인 파악을 위해 제품 회수를 요구했다. 하지만 명확한 인과 관계가 어렵기 때문에 개봉한 음료에 대해서는 회사 책임이라고 볼 수 없다며 보상이 어렵다고 말했다. 더욱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A씨는 지난 17일 광동제약 측 담당 직원으로부터 ‘목요일부터 휴가이니, 다음 주 월요일에 전화하겠다’는 일방적인 통보 문자를 받았다. A씨는 “만약 덩어리를 발견하지 못하고 마셨으면 식중독에 걸릴 수도 있었는데, ‘개봉한 음료’라고 책임이 없다는 제조사 측의 입장에 어이가 없다”며 “죄송하다는 형식적인 말만 할 뿐, 제품 회수에만 신경 쓰는 태도에 화가 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A씨는 광동제약의 대응방식에 불쾌감을 느끼고, 직접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신고한 상태다. 제조사 측은 유통과정에서 제품이 변질될 가능성이 높다며 생산 공정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광동제약 관계자는 “유통 과정에서 충격을 받아 공기가 유입돼 곰팡이가 생겼을 가능성이 높다”며 “생산 과정에서 문제가 없기 때문에 인과 관계가 입증되지 않아 법적인 책임이 없다고 설명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다만 도의적인 책임을 지기 위해 병원비 지원 등을 안내했으며, 무성의한 태도에 대해서는 교육을 진행하겠다”고 덧붙였다.

"콘택트렌즈 세정액 4개서 미생물 기준 초과"

시중에 유통 중인 콘택트렌즈 세정액 4개 제품이 미생물 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최근 콘택트렌즈 세정액을 대상으로 미생물 시험을 실시한 결과, ▲내눈에 편안한 멀티퍼포스솔루션액 ▲네오플러스골드 ▲드림아이액 ▲프렌즈프로B5 등 4개 제품에서 총호기성미생물 수가 기준이 초과돼 검출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때 호기성 미생물은 산소가 있는 곳에서 생육‧번식을 하는 미생물을 말한다. 다만 총진균수 및 특정미생물은 검출되지 않았다. 미생물 기준 부적합 제품 관련 4개 사업자는 소비자원의 시정권고에 따라 해당 제품의 판매 중지, 회수 및 폐기 조치에 나섰다. 또 위생관리 강화를 실시하고 해당 로트번호 제품을 구입한 소비자 요청 시 환불을 실시할 예정임을 알려왔다. 소비자원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기준 위반 사항을 통보하고 해당 제품의 조치를 요청할 계획이다. 소비자원은 “콘택트렌즈 세정액의 올바른 구매와 사용을 위해 구입할 때 제품에 표시된 제조일자·사용기한 등을 확인하고, 개봉일을 기준으로 제품에 안내된 기한 이내에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한편 해당 제품으로 인해 피해가 발생한 경우 1372 소비자상담센터(국번없이 1372) 또는 소비자24를 통해 상담을 신청할 수 있다.

장마 땐 꼭 ‘맨홀 주의’... 있으나 마나 추락 방지 시설

집중 호우가 경기 지역을 강타하고 있는 가운데 경기도내 맨홀 100개 중 97개가 사람의 추락을 대비한 안전시설을 갖추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2022년 8월 서울 강남구 한 길가에서 ‘극한 호우’로 수압을 이기지 못하고 뚜껑이 열린 맨홀에 40·50대 남녀가 빠져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는데, 이번 장마철에도 달라진 것이 없는 것이다. 18일 경기도에 따르면 도내 설치된 맨홀의 개수는 약 73만여개로, 이 중 추락 방지 시설이 설치된 맨홀은 3.3%인 2만4천여개에 불과했다. 100개의 맨홀 중 3개에만 안전장치가 구비된 셈이다. 이미 도내 곳곳은 장마철이 시작됨에 따라 맨홀 뚜껑 유실 등 안전사고 위험이 속출하고 있다. 지난 17일에는 동두천, 고양 등 경기 북부 지역에 시간당 100mm가 넘는 기록적 폭우가 쏟아지며 맨홀 뚜껑이 유실돼 열려있기도 했다. 경기도 전역에 호우 특보가 발효된 이날 찾은 의왕, 안양 일대도 맨홀 10여개 중 5개 이상이 뚜껑이 들떠 있거나 부식되는 등 사고 위험을 키우고 있었다. 안양 만안구 주민 최영석씨(가명·35)는 “맨홀이나 하수구가 들썩거리거나 물이 넘치는 모습 보면 겁이 난다”며 “도보가 침수되면 추락 사고가 순식간에 일어날 수 있는 만큼 안전장치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경기도는 맨홀 추락 방지 시설 설치가 100% 시·군 재원으로 이뤄지는 사업이라 지자체별 예산 상황에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도 수자원본부 관계자는 “각 시·군에 맨홀 추락 방지 시설 설치를 독려하고 있지만, 맨홀 한 곳당 60만원 이상의 예산이 들어가는 만큼, 비용을 100% 조달해야 할 지자체들이 큰 부담을 느끼는 상황”이라며 “침수 피해가 발생했던 구간을 중점 관리 구역으로 설정하고 맨홀 안전 조치를 우선 시행할 수 있도록 시·군과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맨홀 추락 방지 시설 설치율이 높지 않은 것은 지자체별 예산 부족 때문”이라면서도 “장마철 시민 안전이 최우선인 만큼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통해서라도 조속히 안전장치 부족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수도권 비 점차 소강…열대야 시작 [날씨]

금요일인 19일 수도권에는 가끔 비가 내리는 곳이 있으나 소강상태를 보이는 곳이 많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새벽(0시~6시) 경기북부·인천·서울부터 비가 시작돼 밤(18시~24시)까지 가끔 비가 내린다. 강수량은 10~40㎜를 기록할 것으로 예보됐다. 새벽부터 오후 사이 시간당 30㎜ 내외의 매우 강한 비가 내리는 곳도 있다. 특히 북한 지역에 많은 비가 내려 경기북부와 강원북부의 하천(임진강, 한탄강 등) 수위가 급격히 상승할 수 있다. 비가 내리는 지역에서는 일시적으로 기온이 내려간다. 다만 비가 그친 뒤에는 습도가 높은 상태에서 낮 동안 체감온도가 31도 내외까지 오를 수 있다. 특히 수도권에는 당분간 열대야가 나타나는 곳이 있으니 건강관리에 유의해야겠다. 오늘 수도권의 아침 최저기온은 22~26도, 낮 최고기온은 26~33도를 기록했다. 주요 지역별 기온 분포는 ▲수원 24~29도 ▲성남·과천 24~31도 ▲의왕 24~29도 ▲이천 23~30도 ▲양주·의정부 22~31도 ▲연천·포천 22~30도 ▲김포 23~30도 ▲인천 22~27도 등으로 전망됐다. 미세먼지는 원활한 대기 확산과 강수의 영향으로 대기질이 청정해 경기·서울·인천 모두 ‘좋음’ 수준을 보인다. 기상청 관계자는 “온열질환 발생 가능성이 높으니 야외 활동과 외출을 자제하고 식중독 예방을 위해 음식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영유아, 노약자, 만성질환자는 야외 활동 시간을 줄이고 건강관리에 유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경기만평] 그의 손에 운명이 달렸다⋯

[사설] 경기도 기후위성 구상, 토론이 필요하다

경기도 기후위성 발사 계획이 등장했다. 경기도가 위성을 쏘아 올린다는 것이다. 16일 RE100 관련 토론회에서 나왔다. 경기도와 국회의원 연구단체인 ‘기후 위기 탈탄소 경제포럼’이 공동 주최한 자리였다. 공개당사자는 김동연 경기도지사다. 그는 “경기도가 대한민국 최초의 기후위성을 발사하려고 준비 중”이라며 “경기도가 확실하게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고 다른 광역자치단체나 중앙정부에 본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기후위성은 하늘의 지배자다. 장마철 폭우 등 재난에 효율적으로 대비할 수 있다. 농축산업 전반에 걸친 발전을 도모할 수도 있다. 도시 확장 및 개발 등에 필요한 각종 기후 데이터와 영상 정보도 확보할 수 있다. 여기에 첨단 공학을 기반으로 하는 신산업 창출의 효과도 있다. 그동안 당연히 국책 사업의 영역으로 여겨졌다. 윤석열 정부 초기 과학 예산 삭감 때 비상이 걸렸던 분야도 항공우주다. 이를 경기도가 직접 하겠다는 구상이다. 관련된 정보도 제공했다. 전자레인지 정도 크기에 무게 50㎏ 정도라고 한다. 자체 기후위성을 운용하고 있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등과 실무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했다. 경기연구원이 관련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발사를 위한 행정적 로드맵도 언급했다. 19~26일 열릴 도의회 임시회에 보고하겠다고 했다. 내년 초 위성 제작 기술을 보유한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공모에 나서는 한편 스페이스 X와 협력한다고 한다. 발표 직후 나오는 긍정적 반응이 있다. 앞서 살핀 긍정적 효과 외에 경기도가 주도함으로써 기대되는 이익이 있다. 한국의 발사체 연구는 대전(항우연)과 사천(KAI)이 본산이다. 위성 제작 업체는 판교 등 경기도에 집중돼 있다. 경기도 업체들의 참여 기회가 주어지면 파급력이 클 것이다. 여기에 첨단 과학 기술을 선도한다는 상징성도 있다. 김 지사가 ‘경기도가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강조한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반면 부정과 우려 섞인 반응도 나온다. 1기당 50억~100억원이라는 비용이 부담이다. 이 예상치로만 봐도 5기면 250억~500억원에 달한다. 경기도가 홀로 감당할 가치가 있느냐는 논란이 있다. 넓지 않은 국토에서 지자체 고유의 위성 발사가 효율적이냐는 지적도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가 필요로 하는 위성 추적의 범위를 경기도와 비교하는 것은 애초부터 무리라는 분석이다. 국책을 왜 도정이 하느냐는 문제로 귀결된다. 토론이 필요하다. 때마침 도의회에 넘길 것이라고 했다. 역대 도의회에서 처음 다뤄보는 의제다. 차분한 준비로 심도 있게 논의해야 한다. 이건 ‘찬성이냐 반대냐’로 끝낼 사업이 아니다.

[사설] 용적률 제한에 지역 떠나는 기업들, 지자체 손실 크다

‘기업이 살아야 수원이 산다’, ‘기업이 살아야 이천이 산다’. 지방자치단체장마다 ‘기업이 살아야 ○○이 산다’며 기업 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겠다고 한다. 침체된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선 기업이 성장해야 하는 게 맞다. 일자리도 증가하고 세수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이는 결국 나라가 잘 사는 길이기도 하다. 때문에 기업에 힘이 되는 정책, 기업의 성장을 돕는 사업은 계속돼야 한다. 하지만 아직도 기업의 성장을 옥죄는 규제가 많다. 기업들이 애로사항을 토로해도 고쳐지지 않는다. 그 중 하나가 일반공업지역의 용적률 제한이다. 공업지역은 전용공업지역, 일반공업지역, 준공업지역으로 나뉜다. 일반공업지역은 환경을 저해하지 않는 공업을 배치하는 지역으로, 주거생활에 필요한 편의시설이나 공장, 창고시설 등을 건축할 수 있다. 지자체 조례에 따라 단독주택, 종교시설, 의료시설, 기숙사 등의 건물도 가능하다. 공업지역 안에서 건폐율 및 용적률의 최대한도는 관할 구역의 면적과 인구 규모, 용도지역의 특성 등을 고려해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기준에 따라 지자체 조례로 정한다. 이 법에 따르면 일반공업지역의 용적률은 최대 350%를 넘지 못한다. 경기도 31개 시·군 중 27개 시·군은 일반공업지역 용적률을 350% 이하로 규정하고 있다. 용인시, 안양시, 광명시, 연천군 등 4개 지자체는 300% 이하로 제한하고 있다. 파주시는 더 낮아 250% 이하다. 이런 규정에 회사를 넓혀야 할 상황인 기업들은 용적률이 더 높은 지역으로 이전하기도 한다. 실제 10년 넘게 안양에 터전을 뒀던 한 기업이 과천으로 회사를 옮겼다. 회사가 성장을 거듭해 직원도 늘고 일도 늘어 신사옥 부지를 물색했으나 안양은 용적률이 최대 300%밖에 안 돼 용적률이 50% 더 높은 과천으로 간 것이다. 회사 대표는 창업과 성장을 함께한 안양을 떠나는 게 아쉬웠지만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했다. ‘용적률’이란 벽에 부딪혀 기업이 다른 지역으로 떠나면 지자체들엔 큰 손실이다. 기업의 직원들도 거주지를 옮기는 등 출퇴근 문제로 퇴사하는 일까지 발생한다. 기업이 더 넓은 규모의 사옥을 원한다는 것은 그만큼 성장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말로는 기업 하기 좋은 환경을 만든다면서 현실은 타 지역으로 내몰고 있으니 답답한 행정이다. 일반공업지역에 설정된 용적률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 도시 내 공업지역이 상업지역처럼 이용되고 있는데 기존 용적률 고집은 시대에 뒤떨어진 규제다. 산업발전 상황에 맞게 용적률을 상향해야 한다.

[삶과 종교] 경직성은 영성에서 멀다

천주교인을 포함해 종교인들이 도덕이나 윤리규범 혹은 자기네 종교의 규율이나 전통에 집착하다 오히려 거기에 갇혀 버리는 경우들을 간혹 본다. 그러나 종교의 본질은 도덕이나 율법이 아니다. 종교의 본질은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할 것이다”(요한8,32)라고 하신 것처럼 ‘사람을 자유롭게 해주는 것’에 있다. ‘믿음’을 통해 ‘자유’와 ‘책임’의 삶을 당당히 살아가게 해주는 것에 있다. 신이 우리를 사랑한다는 것, 우리가 신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다는 것, 걱정하고 두려워하며 살지 않아도 된다는 것, 우리 안에 신적인 가능성이 있다는 것, 우리가 정말 사랑하면서 살 수 있다는 것, 그러한 것을 깨닫게 해주는 것에 있다. ‘세상은 주지 못하는 것’을 ‘증거’하는 삶에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오늘날 적지 않은 종교인이, 또 자기반성적인 차원에서 말하자면 한국 천주교 역시 이따금 자기 안에 갇힌 모습을 본다. 사람들과 직접 부대끼는 ‘현장’에서는 예수의 핵심 가르침은 놓친 채 그저 ‘희생해야 한다’, ‘순교해야 한다’는 “~해야 한다”에 집착하다가 사람들을 지치게 만들어 버리는 경우가 있고 중앙 부처에서는 종교 밖 사람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는 모른 채 ‘우물 안’에만 안주하고 있는 경우도 있으며 또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 휩쓸려 버릴까 봐 두려워하며 그저 과거에만 머물러 있는 경우도 본다. 물론 필자 역시 그 모든 것에서 자유롭지 않다. 필자를 포함해 종교인들이 가장 경계해야 하는 것은 어떤 면에서는 경직성이다. 사실 ‘여정을 떠나지 않는 이’, ‘이미 답을 가진 이’, 즉 ‘답정너’는 구도자일 수 없다. 구도자는 말 그대로 길을 찾는 사람이지 길을 소유한 사람이 아니다. 그 누구도 신을, 진리를, 답을 독점할 수 없다. 묻지 않는 사람, 찾지 않는 사람, 들으려 하지 않는 사람, 여정을 떠나지 않는 사람은 구도자일 수 없다. 그 점에서 우리 자신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예컨대 연인들은 상대방을 사랑함으로 인해 자신이 ‘변화되는 것’, 즉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받고 ‘물드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걸 두려워하는 이는 사랑을 할 수 없다. 종교가 정말 세상을 사랑하고, 신의 사랑을 세상에 전하고 싶다면 세상의 영향을 받을까 봐 두려워 문을 닫아 걸고 자기들만의 세상을 고수해서는 안 된다. 그것은 고립과 도태를 자초하는 일일 뿐만 아니라 종교가 사회를 위해 해야 할 기본 역할도 못하게 되는 길이다. 이미 제2차 바티칸 공의회 때 다 나온 이야기다. 사실 정말로 신을 믿는 이는 신이 ‘내가 모르는 방식으로도 활동’하신다는 것을 알기에 미지의 도전을 오히려 설렌 모험으로 받아들인다. 그는 늘 신과 함께 새로운 꿈을 꾼다. 그렇기에 그는 언제든 구태에서 벗어나 새로운 여정을 떠날 준비가 돼 있다. 치기 어린 마음으로 새것만 좇거나 게으름에 빠져 옛것에만 안주하는 경직성에 사로잡히지 않고 생동감 있게 옛것과 새것을 오가며 ‘살아있는 삶’을 산다. 그렇게 ‘생명력’을 전하는 참된 삶을 산다. “아브람은 주님께서 이르신 대로 길을 떠났다. 그의 나이 일흔다섯 살이었다.”(창세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