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경기지원, 원산지 표시제 정착위해 '자가점검표' 등 음식점에 배포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경기지원(지원장 최이규, 이하 농관원 경기지원)은 음식점 영업주가 스스로 원산지 표시를 점검할 수 있도록 자가 점검표 등 팸플릿을 제작해 3일부터 올해 말까지 수도권 음식점에 배포한다고 2일 밝혔다. 현재 음식점 원산지표시제가 시행되고 있지만, 신규 창업자나 영세 사업장 등은 대상품목과 표시방법을 정확히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따라 농관원 경기지원은 음식점 원산지 표시 점검표와 원산지표시 방법을 수록한 팸플릿 3만 부를 제작, 직원과 소비자단체 소속 명예감시원 3천500명과 함께 올해 말까지 서울ㆍ인천ㆍ경기지역 음식점에 배포하기로 했다.음식점 영업자 스스로 점검표에 따라 확인하고 미흡한 점을 보완해 단속에 적발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고객에게도 믿음을 줄 수 있다는 게 농관원 경기지역 측의 설명이다. 농관원 경기지역 관계자는 “ ㈔한국외식업중앙회에서 발간하는 식품위생 교육 책자에도 점검표가 수록될 수 있도록 요청할 계획”이라면서 “이번 사업성과를 분석해 내년에 전국 모든 음식점으로 배포를 확대하는 등 홍보와 단속을 병행해 음식점 원산지표시제가 조기에 정착되도록 전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한편, 음식점 원산지 표시대상은 쇠고기, 돼지고기, 쌀 등 농축산물 7개와 낙지, 고등어 등 수산물 9개로 총 16개 품목이 해당된다. 정자연기자

인하공전, 해양스포츠 활성화 방안 모색

인천의 해양레저 스포츠가 활성화되려면 서울, 경기 등 수도권 지역 해양레저스포츠 기반을 연계할 수 있는 통합정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인하공업전문대학 특성화사업단 해양레저센터는 최근 ‘수도권 해양레저 활성화를 위한 세미나 및 토론회’를 열었다고 2일 밝혔다. 토론회는 국민소득 3만 달러를 맞고 있는 한국의 경제활동인구 중 절반이 거주하는 수도권지역의 해양레저 활성화 방안을 제시하고자 마련됐다. 토론회에는 해양수산부, 인천시 해양도서정책과, 경기도 경제실국제통상과 등 관련기관과 서울대학교, 조선대학교, 중소조선연구원, 한국조선해양기자재연구원 등 학계, 우성아이비 등 산업체 관계자 50여명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해양레저가 차세대 산업으로 해외에서는 이미 자리를 잡았으나, 국내에서는 사치산업으로 인식돼 대중에게 다가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인식 변화와 저변 확대 방안을 모색해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또 서울의 한강과 김포, 인천의 왕산 마리나 등과 서해의 다양한 수상레저 통합 정책 필요성을 강조하고, 서울, 경기, 인천 세 지자체의 공동참여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미경기자

공항철도, 무사고운행 2천800만㎞ 달성

공항철도㈜가 지난 2011년 12월 9일 이후 1천424일간 2천800만㎞ 무사고 운행을 달성했다고 2일 밝혔다. 공항철도가 지난 1일을 기해 달성한 2천800만㎞ 무사고 운행은 서울과 부산을 3만1천602번 왕복할 수 있는 거리이며 지구 둘레를 약 700번 도는 거리에 해당한다. 공항철도 측은 지난 2011년 이후 무사고, 무결점, 무재해 등 3무운동을 추진, 최근까지 탈선, 전복 등 열차사고가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으면서 개통 이후 최초로 무사고 4배를 달성했다. 이 같은 무사고에 힘입어 열차 정시운행률도 99.9%에 달했다. 공항철도 관계자는 “철저한 사전점검과 체계적 안전관리 시스템 운영을 통해 향후 영종역,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공사 등 대외환경 변화에 맞춰 안전한 철도 운영을 위해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011년 12월 9일 오전 0시 31분께 공항철도 계양역 인근에서 검암역으로 향하던 열차가 선로 동결방지 작업 중인 근로자들을 치어 5명이 숨지고 1명이 다리 등을 다치는 인명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당시 경찰은 업무 중 안전관리를 소홀히 해 작업근로자들이 숨지게 하거나 다치게 한 혐의(업무상과실치사상)로 기관사와 작업반장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양광범기자

광명시, 대한민국 블로그 어워드 4회째 수상 영예

광명시가 대한민국 블로그 어워드 4년 연속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시는 지난 31일 서울 한국광고문화회관에서 열린 2015년 제6회 대한민국 블로그 어워드에서 기초지방자치단체 부문 ‘우수상’을 수상했다. 시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사)한국블로그산업협회가 주최한 이번 블로그 어워드에서 콘텐츠,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디자인 및 UI 등 4개부문 18개 항목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아 ‘우수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대한민국 블로그 어워드는 2009년부터 시작, 올해로 6회를 맞이해 블로그를 활용, 브랜드의 가치를 높이고, 콘텐츠로 소비자 및 시민과 공감·소통하는 활동에 두각을 보인 기업과 공공기관을 선정해 시상하고 있다. 광명시 공식블로그 ‘광명시민공동프로젝트(bloggm.tistory.com)’ 는 지난 2011년 5월에 개설, 270여명의 시민필진이 직접 재미와 공감이 가는 콘텐츠를 제작해 함께 만들어 가는 시민참여형 소통채널로 인정받아 2011년 최우수상에 이어 올해로 4회째다. 또한 시민과의 진솔한 소통을 위해 인터넷신문(생동감),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트위터도 활발히 운영해 소셜특별시 광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심재성 홍보실장은 “광명의 모든 이야기는 블로그로 통할만큼 시민과의 활발한 소통에 더욱 노력할 것이며, 시에서 운영하는 SNS를 시민이 원하는 다양한 정보와 감동을 줄 수 있는 콘텐츠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광명=김병화기자

공재광평택시장 해외투자유치 성과

공재광 평택시장이 5박 7일간의 방미 일정 동안 대규모 해외 투자유치을 체결했다. 이번 방문은 남경필 도지사의 적극적인 지원속에 미국의 뉴욕과 펜실베니아, 프리몬트에서 유진초저온(주), (주)에어프로덕츠, (주)YKMC글로벌 3개 기업과 총 7억3천200만불 규모의 투자 유치 MOU를 체결하는 큰 성과를 거뒀다. 투자유치는 유진초저온(주)와 5억불, (주)에어프로덕츠와 2억1천400만불, (주)YKMC글로벌과 1천800만불의 대규모로 시는 이들 3개 기업의 고용효과가 직접적으로 1천여명, 간접적으로는 1만여명이 넘을 것으로 예상돼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협약식에서 공재광 시장은 “평택시는 국제항만 평택항과 삼성전자, LG전자 등 글로벌 기업이 위치한 첨단산업도시로써 주거, 교육, 문화, 관광 기능이 갖춰진 도시로 2020년에는 인구 90만의 대도시로 성장하게 된다”고 소개했다. 이어 “평택에 투자를 결정해 준 유진초저온과 에어프로덕츠, (주)YKMC글로벌 관계자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며 “우리 평택시 유사이래 최초이자 최대 규모의 해외자본 유치인 만큼 기업에서 목표로 한 최대의 투자성과가 나올 수 있도록 행정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공 시장은 지난 1989년 자매결연을 맺은 모빌시 윌리암 S. 스팀슨 시장을 만나 경제, 문화, 스포츠, 청소년 분야에서 우호교류방안을 논의했으며 모빌시 상공회의소에서 주관하는 리셉션에서 평택시의 기업하기 좋은 여건을 소개하고 시에 투자해줄 것을 요청하는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한편 이번에 투자를 결정한 유진초저온(주)는 오성산업단내 9만2천151㎡ 규모로 향후 5년간 투자해 LNG초저온 물류단지를 개발하게 되고, (주)에어프로덕츠는 장당산업단지내 3만4천167㎡ 규모로 반도체 생산공정에 반드시 필요한 초고순도 가스 인프라 시설을 갖추게 된다. (주)YKMC글로벌은 오성산업단지내 2만4천㎡규모로 반도체 부품제조 공장을 설립하게 된다. 평택=김덕현기자

민통선 해제지역서 찾은 지뢰

“꾸미지 않은 노래, 아내도 진정성 느껴진다고 하네요”

가수 김태욱이 11년 만에 싱글 앨범으로 돌아왔다. 성대 신경 마비 진단을 받고 2004년 ‘미스터 김’을 끝으로 가요계를 떠나 사업가로 변신한 그가 가슴 속에 묻어뒀던 음악을 향한 열정을 다시 불태웠다. 2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 롤링홀에서 기자들과 만난 김씨는 “올해 여름쯤부터 심신이 견디지 못할 정도로 힘들었다”며 재충전할 방법을 찾던 중 음악이 자신에게 다가왔다고 털어놨다. 1998년 성대 신경 마비 진단을 받고 2004년 ‘미스터 김’을 끝으로 가요계를 떠나 줄곧 음악을 애써 외면하던 그는 이렇게 마음의 건전지가 방전된 순간에 우연히 노래를 듣고 힘을 얻었다. 김태욱은 “어느 날 라디오에서 우연히 김현식 선배님의 ‘내사랑 내곁에’가 울려 퍼지는데, 제가 아픈 것보다 더 아픈 노래를 들으니까 ‘이열치열’ 하듯 위로가 되더라”면서 “이 때부터 음악에 새롭게 마음을 열었고, 위로받고 치유가 됐다”고 말했다. 그렇게 서서히 음악에 다시 정을 붙이던 그가 앨범까지 내겠다고 마음먹은 것은 자신이 대표로 있는 (주)아이패밀리SC 직원들과의 만남에서였다. 그는 창업 16년째를 맞아 식사 자리를 빌려 직원들과 개별적으로 소통하는 자리를 만들었다가 차장인 이종현 씨가 사실은 작곡가의 꿈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종현 씨하고 소주를 한 잔 같이 하면서 꿈 얘기를 하다가 이야기를 듣게 됐어요. 7년 전에 부산에서 올라와 작곡가의 꿈을 안고 음악가들을 찾아다니다 포기하고, 회사에 취직한 거죠. 보니까 작곡가로 성공하지 못한 트라우마가 있더라고요. 그런 직원하고 사장이 힘을 모아서,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고 비타민 같은 메시지를 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 정말 좋은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이렇게 이씨가 작곡하고 김씨가 가사를 써 완성된 곡이 ‘김태욱의 마음에는 그대가 살고 있나봐’다. 시원한 기타 반주에 김태욱의 거친 ‘원초적’ 창법이 두드러진 이 노래에는 김씨에게 다시 용기를 준 고(故) 김현식이 등장한다. “김현식의 노래에는 그대가 살고 있나 봐/내사랑 내곁에 들으며 한잔 두잔 또 꺾어/김태욱의 마음에도 그대가 살고 있나봐/잊는다 잊겠다 해놓고 다시 그리워 불러봅니다.” 자연스럽게 “김태욱의 마음에 ‘그대’가 누구냐”는 물음이 나왔다. 김태욱은 “결혼한 사람이든 총각이든 마음속에 아련한 사람 한 명씩은 있을 거다. 또 아련하게 꿔왔던 꿈, 포기했던 꿈, 희망도 있을 것”이라며 “더는 이뤄질 수 없는 것에 대한 아픔, 해보고 싶은데 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간절함이 다 포함된다”고 말했다. 그는 “가사 속 ‘김태욱’ 자리에 자기 이름을, ‘김현식’ 자리에 다른 가수 이름을 넣어서 부를 수도 있다”며 “프러포즈 송이 될 수도 있다”고 소개했다. 부인인 채시라씨의 반응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부인에 대한 질문은 피해가고 싶다”며 웃던 그는 “부인도 예전에 했던 노래보다는 훨씬 더 진정성이 느껴지고, 예전에 들었던 음악은 마니아 음악이라면 지금은 많은 사람도 좋아할 수 있는 노래인 것 같다 담담하게 얘기했다”고 전했다. 활동은 띄엄띄엄했지만 1991년에 데뷔한 김태욱은 나름 25년차 가수다. 그는 “스물한 살에 데뷔할 때는 잘 보이고 싶은 마음이 컸고 진정성은 별로 보이지 않는 음악을 했던 것 같다”며 “이제야 내가 나아가야 할 색깔, 장르를 찾았다. 이번 앨범의 콘셉트는 술로 말하자면 소주고, 야생, 원초적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싱글앨범에 함께 수록된 ‘속초에서 만들었던 노래’는 김태욱의 하모니카 연주곡이다. 그는 “지난해 중순 속초에 놀러 갔다가 눈에 보이는 기타를 쳐서 10분 만에 작곡한 노래”라며 “동행이 아구찜을 소재로 가사를 써보자고 했는데 가사가 나오지 않아 예고편처럼 하모니카 연주곡으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사업을 하며 산전수전을 겪고, 음악에도 부침이 있었던 그가 재차 강조하려 애를 쓴 것은 음악의 진정성이다. “오랜만에 녹음실에 가보니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나는 알아채는 음정 차이나, 끝음의 떨림을 어떻게 하나 생각했는데 ‘디지털로 살릴 수 있다’고 유혹하더라고요. 끝까지 참고 하지 않았는데 정말 잘한 일이다 싶어요. ‘여러분 많이 사랑해주세요’ 이런 말보다, 스토리가 있고 진정성 있는 노래를 할 기회가 있을 때마다 활동하겠다고 말씀드립니다.” 연합뉴스

[경기도시재생, 문화로!] 6. 성남 논골

경상남도 통영 아가씨였던 김경옥(41ㆍ여)씨는 결혼과 동시에 경기도 성남시의 ‘논골’ 사람이 됐다.유난히 논이 많아 논골이라 불린 작은 마을에 정착한 지도 어느새 20년. 처음에는 낯설었지만, 금새 적응했다. 아빠들이 출근하고 나면 자동차가 빠진 좁은 골목 양 끝에 또래 엄마들이 보초 서듯이 돗자리를 펴고 앉아 수다를 떨었다.그가운데 골목길에서는 어린 아이들이 자유롭게 뛰놀았다. 정겨운 골목 문화가 김씨를 ‘동네 사람’으로 만들었다. 하지만 아이들은 성장했고, 빈촌이라는 이미지에 한 두 가족씩 동네를 떠났으며, 그 많던 논처럼 다닥다닥 붙어있는 건물들은 낡았다. 대문을 닫고 서로를 숨긴 동네를 바라보면서 김씨는 그 옛날이 그리웠다.그러던 지난 2010년 어느 날, 문 하나가 열렸다. 그 곳에서 이야기들이 흘러 나왔다. 그토록 바라던 논골로 되살릴 수 있는 방법들이었다. 김씨는 함께 하기로 마음 먹었다. 그리고 지금, 논골은 김씨와 같은 마을 사람들의 힘으로 추억 속 아름다운 모습을 되찾아가고 있다.애향심으로 되돌아온 주민, 스스로 마을만들기에 나서다성남시는 신도시가 들어선 여느 지자체들이 그러하듯 구도심과 신도시 간 갈등과 격차가 존재한다. 분당이라는 신도시 건설 당시 입주민들은 구도심과 구분한 명칭 ‘분당시’를 요구할 정도였고, 구도심 주민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며 끊임없이 재개발과 각종 지원을 요구했다. 구도심에 자리잡은 단대동 속 작은 마을 ‘논골’ 역시 마찬가지였다. 논골은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단대동 3구역(1~70번지)을 지칭한다. 2천500세대의 6천여 명이 살고 있는 논골은 단대동 전체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의 70%가 집중돼 있다. 마치 한 건물처럼 보이는 빌라 밀집지역으로 평균전용면적 39.67m2(12평)의 집에서 주로 어린 자녀를 둔 30~50대 가정(70%)이 살고 있다. 건물 대부분이 지어진 지 20년 이상일 정도로 낡고 도서관과 문화센터 등 주민을 위한 문화 혹은 복지 시설 등은 전무한 상태여서 거주자들조차 사는 곳으로 밝히기 꺼려하는 열악한 동네였다. 재개발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들리고 마을환경개선 요구가 끊이지 않는 마을이었다. 그러던 중 지난 2009년 심상치 않은 변화의 조짐이 일기 시작했다. 숲해설가로 활동했던 윤수진(현 논골 작은도서관 관장)씨가 자신의 고향인 성남시, 그리고 현 거주지인 논골에서 전공을 살리면서 ‘행복한 마을을 만들고 싶다’는 애향심으로 단대우리지역아동센터를 마련한 것이 시작점이다. “어떤 목적이 있었던 것은 아니에요. 우리 동네에는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공간이 전혀 없다보니 지역아동센터로 하나둘 모였어요. 주민들이 자연스럽게 우리 마을에 필요한 것을 이야기하고 함께 고민하게 됐죠.”(윤수진 관장)주민들은 1년여 간 목적없는 수다를 떨었다. 그 끝에 ‘문화공간이 하나도 없는 마을에 아이들이 마음 놓고 뛰어놀고 보호할 수 있는’, 20년 전 엄마들이 만들었던 골목문화를 재현할 수 있는 거점을 만들자는 데 합의했다. 이를 추진하기 위해 주민 40명이 2010년 9월 ‘논골마을만들기 추진위원회’를 발족했다.이어 ‘두목회(두번째 목요일에 주민회의)’를 통해 작은 도서관 건립을 목표로 세웠다. 추진위는 발품 팔며 2천여 명의 주민 서명을 받았고 이를 시에 적극 제안했다. 2014년 3월 드디어 자동차 3대를 주차했던 부지 위에 ‘논골 작은도서관’이 개관했다. 스스로 고민하고 함께 노력한 꿈이 이뤄진 것이다.행복한 마을을 만드는 또 하나의 문이 열린 것이기도 했다. 현재 이 도서관은 논골 마을 사람들이 직원으로 근무하며 운영중이며, 각종 마을만들기 사업을 논의하는 커뮤니티 공간으로 활용 중이다. 매주 34개 강좌가 열리고 휴관일인 월요일에는 조용한 도서관이어서 할 수 없었던 오케스트라 연주 같은 ‘시끄러운’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쉴 새 없이 북적이는 거점으로 사랑받고 있다. 마을 사람 모두의 행복을 문화예술로 이루다작은 도서관 건립은 빙산의 일각이다. 추진위는 발족과 동시에 수 백 여차례의 정기적인 주민회의를 거쳐 동네 사람들이 스스로 경계를 허물고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골목길 생태학교 △하룻밤 캠프 △논골마을학교 △논골축제 △함께 Green 마을 논골 △꿈길 벽화 만들기 △향기있는 논골 마을 만들기 등이다. 이 중 지난 2010년부터 진행 중인 골목길 생태학교와 하룻밤 캠프 등은 논골 내 가족 단위 신청자들이 함께 동네 한 바퀴를 같이 돌면서 마을 지도를 만들거나 밤새 학교 운동장에서 캠핑을 즐기는 것이다. 거주자들이 공동체 문화에 젖어들면서 자발적으로 마을 만들기에 합류하는 계기가 됐고 새로운 이웃은 마을에 애정을 갖게 하는 발판이 됐다. 실제로 이 프로그램들을 통해 관계를 맺은 논골의 아빠 100여 명은 매년 크리스마스에 산타 할아버지 복장을 하고 선물 배달에 나서고, 초창기 마을에서 교육 받았던 아이들이 대학생이 돼 봉사하고 동네 후배들을 양성하는 모임을 결성한 상태다. “가족이 모이는 프로그램을 하면서 자꾸 만나고 이야기하면서 자연스럽게 계층별 모임이 생겼어요. 마을 안에서 인사할 일이 없었는데 이제는 길을 걷지 못할 정도로 서로 말을 걸어요.”논골마을학교는 자연스럽게 양성된 적극적인 주민의 역량을 강화하는 프로그램이다. 심화과정을 마친 주민 10여 명은 현재 논골작은도서관에서 강사로 활동, 일자리 창출 효과까지 이끌어냈다. 마을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사업도 눈에 띈다. 주민이 벽화 주제로 합의한 야생화와 지역의 이야기를 일방통행로 칙칙한 담벼락에 그렸다. 성남시의 성일고등학교 출신 화가들이 손길을 보탰다. 특히 논골 활동가들이 걸으면서 확인한 쓰레기가 몰리는 거점에 벽화를 그려 주민 스스로 쓰레기를 버리지 않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한편, 자기 집 앞에 버려야 하는 성남시책에는 어긋나지만 거점형 재활용수거시스템을 구축해 깨끗한 골목 만들기를 추진했다. 그 결과 2014~2015년에는 쓰레기 관련 민원이 20% 미만으로 줄었다고. 여기서 의문 하나. 벽화마을은 대게 유명세를 타기 십상인데 논골의 벽화는 금시초문이었다. 이유가 있었다. “논골의 도시재생은 우리 마을 사람들이 행복한 것이 원칙이에요. 그래서 홍보하지 않아요. 우리가 스스로 논골에서 행복하다는 것을 깨닫고 함께 즐기는 것이 가장 중요하죠.” 공공문화예술기관이 마중물을 붓다2015년 논골은 더 활기차다. 성남문화재단(대표이사 정은숙, 이하 문화재단)이 마중물을 부었기 때문이다. 문화재단은 전국적으로 문화적 도시재생과 생활예술 활성화를 선도한 공공문화예술기관으로 손꼽힌다. 문화재단은 지난 2006년 ‘문화예술 창조도시, 성남’을 수립, 3단계 중장기 계획을 실행 중이다. 1단계(06~08년)는 문화도시 주체 형성을 위한 기초단계로 설정하고 골목길, 아파트, 시장상가 등 5개 유형으로 구분해 거점 마련에 공을 들였다. 이어 2단계(09~13년)에 예술가들을 코디네이터로 개입시켰다. 이와 관련 이종필 문화재단 문화기획부 과장은 “지원금을 받고 예술가들이 마을에 투입되면 당장 변화는 있었지만 이들이 빠져나간 이후에 주민의 역량 부족으로 유지되지 않고 소멸되는 시행착오를 겪었다”면서 “이를 토대로 마을 공동체 육성에 초점을 맞춘 문화적 도시재생 계획을 세워 관련 지원사업을 벌였고 논골은 그 중 하나”라고 말했다.또 “궁극적으로 지원금이 없어도 자립할 수 있는 문화마을 지향하는데 논골은 마을 활동가들이 많이 생기고 마을협동조합도 설립해 가능성이 높다”면서 “도시재생, 마을만들기 등에 문화적 요소를 가미해 이를 주민들이 향유하면서 주체의식을 가질 수 있게 된 과정이 의미있다”고 덧붙였다. 문화재단은 현재 성남시의 6개 마을에 대해 커뮤니티 지원사업을 진행, 앞으로 1년에 3개씩 확충 지원할 방침이다. 각 마을을 이어 크게는 문화도시를 구현한다는 구상이다. 문화재단이 추구하는 문화마을은 논골에서 현실이 되고 있다. 추진위는 “마을의 빛”같은 문화재단의 예산 및 컨설팅 지원에 힘입어 프로그램을 확장 운영하고 있다. 또 인근 동 단위 마을과 교류하며 지금까지 진행한 모든 프로그램의 기획과 실행 방법을 공유하는 등 활동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게다가 올해에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전국 9곳을 선정해 지원하는 문화마을 사업에도 선정돼 총 2억원을 지원받았다. 도시재생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쇠락한 혹은 정체된 마을이 자생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주민이 주체가 되는 시스템을 구축,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논골마을만들기추진위는 그 롤모델이 되기에 충분하다. 특히 앞으로 훨씬 역동적인 공동체와 마을의 아름다운 변화가 예상된다. “지금은 행복하지만 어떻게 될 지 모르는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주민 1천명 설문조사” 계획을 밝히는 ‘논골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류설아기자 후원 : 경기문화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