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조목조목 반박'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이 19일 여당 내 유력 대권주자로 우뚝 선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둘러싸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였다. 특히 제1야당인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재명 지사를 겨냥, 최근 불거진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사기 연루 의혹’을 제기하며 총력전에 나섰지만 이 지사는 관련 공문과 자료를 들어 보이며 조목조목 반박, ‘결정적 한방’은 없었다.
경기도 행정1부지사를 지낸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은 “지난 5월8일 이 지사가 채동욱 당시 옵티머스 고문과 만났고 경기도가 사흘 뒤인 11일 공공기관, 민간기업 등에 공문을 보냈다”며 “(공문에) ‘열흘 안에 답을 안 하면 이견이 없는 것으로 하겠다’고 했는데, 이런 게 소위 공무원에게는 패스트트랙”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권영세 의원도 “이 지사가 (옵티머스 사태를) 사기꾼들의 소행이라고 치부했는데 경기도에서 (옵티머스 측이 사업 신청 자체를 포기할 수 있도록) 제때 끊어냈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이 지사는 “펀드 사기꾼이 거짓말한 문서 때문에 이런 식으로 도정을 훼손하면 안 된다”며 야당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는 “봉현물류단지뿐만 아니라 모든 물류단지 관련 서류에는 ‘10일 안에 의견 없을 시 이견이 없는 것으로 간주한다’는 문구를 넣는다”며 “해당 문구를 쓰는 이유는 실기할 수 있으니 반드시 의견을 내라는 취지”라고 말했다.
또한 인허가 관련 ‘패스트트랙’ 의혹과 관련해서는 “패스트트랙이라는 건 정규 코스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별도로 빠른 코스를 만드는 것”이라며 “모두에게 똑같이 적용되는 행정절차를 가지고 패스트트랙이라고 하는 건 논리모순”이라고 꼬집었다.
이와 함께 여야는 이 지사의 트레이드마크인 ‘지역화폐’의 제한적 효과를 주장한 한국조세재정연구원(조세연)의 보고서를 놓고 정면충돌했다. 참고인으로 출석한 강남훈 한신대 교수는 조세연 보고서에 대한 평가를 요구한 더불어민주당 김영배 의원 질의에 “지난해부터 발행이 가장 많은 성남시 같은 도시를 분석 했어야 한다”고 분석했다.
반면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은 이 지사가 조세연을 향해 ‘얼빠진 국책기관’이라고 비판한 것과 관련, “생각이 다르다고 해서 학자들 입에 재갈을 물려선 안 된다”며 “경기도판 분서갱유”라고 말했다. 이어 “쿨하게 사과할 의향이 있느냐”고 물었지만, 이 지사는 “표현이 과했던 건 분명한데 조세연의 연구내용 자체와 지방정부의 정치인 치적을 위한 것이라고 한 발언에 대해선 사과할 일이 아니다”며 맞섰다.
아울러 야당 의원들은 이 지사의 대선 출마 여부를 물으며 공세에 나섰다. 이 지사는 “대선 지지율 1위던데 대선에 출마하냐”는 국민의힘 김용판 의원의 물음에 “아직 구체적으로 생각 안 해봤다”고 답했다.
또 “대권 후보로서 정치가인 도지사로 보이는데, 행정적 측면의 경기도정은 안 보인다. 어렵고 중요한 시기에 경기도정의 중요성을 재인식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국민의힘 이명수 의원 지적에 “정치적 문제에 대해 가급적 자제하는 편이다. 대부분의 시간을 도정에 쏟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도청 국정감사에 이어 진행된 경기남부경찰청에 대한 행안위 국감에선 성범죄자 조두순이 출소를 앞둔 것과 관련, 차질 없는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한편 20일에는 경기도에 대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국감이 실시된다. 국토위 국감의 경우 옵티머스 관련 의혹과 기본주택 등 이 지사의 부동산 정책 등이 도마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송우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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