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 정부의 미숙한 대처가 연일 도마위에 오르 내리는 가운데 신원이 제대로 확인되지 않은 학생 사체가 안산으로 이송됐다 다시 목포로 내려가는 어이없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18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17일 오후 늦게 16구의 시신을 추가 발견, 이 중 10구의 시신의 신원을 확인했다.
이 중 안산 단원고 2학년 학생 시신으로 보이는 시신 중 김민지양으로 추정되는 시신을 학부모에게 인계하기 위해 안산 한도병원으로 올려 보냈다.
시신은 18일 오전 8시께 안산 한도병원 장례식장에 도착한 뒤 김양의 부모가 경찰관의 입회 하에 김양의 얼굴과 인상착의를 살폈으나, 김양이 아니라고 확인했다.
김양의 부모는 “우리 딸은 귀걸이를 달기 위해 귀를 뚫은 적이 없었는데, 올라인 시신은 왼쪽 귀에 귀걸이가 있고, 오른쪽 귀에는 뚫은 흔적이 있다”며 자신이 딸이 아니라고 시신 인계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김양이 시신이 아님이 최종 확인되면서 김양으로 추정되던 시신은 오전 10시30분께 신원 확인을 위해 340여㎞ 떨어진 목포기독병원으로 다시 운구됐다.
결국 대책본부의 부실한 신원 확인으로 안타까운 죽음을 맞이한 신원미상의 피해자 시신이 8시간 이상을 달려 안산과 목포를 왕복하게 됐으며, 부모는 천당과 지옥을 오가야 했다.
박광수기자 ksthink@kyeonggi.com
사진= 세월호 침몰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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