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의 팸스 냉동창고 신축 공사장에서 발생한 화재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순직한 소방관 3명의 빈소는 유족과 동료들의 슬픔으로 채워지고 있다.
6일 오후 6시께 평택시 독곡동의 제일장례식장 3층에는 송탄소방서 119구조대 소속 구조대원 3명의 빈소가 마련됐다. 이들 3명은 전날 밤 냉동창고 신축 공사장에서 발생한 화재를 진압하기 위해 이날 오전 8시께 현장으로 투입됐지만, 갑작스레 불길이 크게 번지면서 끝내 유명을 달리했다.
대열을 이끌었던 팀장 이형석 소방위(50)는 지난 1994년 7월 임용돼 29년째 화재 현장을 누빈 베테랑 소방관이다. 그는 사랑하는 아내와 장성한 자녀 2명을 둔 가장으로, 갑작스런 부고에 빈소를 찾은 유족들은 이 소방위가 가족의 곁을 떠났다는 사실을 믿기 어려운 듯 그대로 주저앉았다.
아흔을 넘긴 이 소방위의 노모는 “어떡하면 좋아”라는 말만 되뇌이며 목놓아 울었다. 아들을 잃은 어머니가 쏟아내는 눈물에 이를 바라보던 소방 동료들도 눈시울을 붉혔다.
송탄소방서 신장119안전센터에서 근무하는 김경호 소방교는 “고인께선 평소 팀원들의 실수에도 늘 괜찮다며 품어줄 정도로 인품이 좋으셨다”며 “열정적인 성격으로 남들이 꺼리는 일도 늘 앞장서서 하셨는데, 이번에도 화재 현장에서 대원들을 이끌다 변을 당하신 것 같다”고 눈물지었다.
함께 현장에 고립됐던 박수동 소방교(31)는 지난 2016년 2월 소방 조직에 입문했으며, 나이로는 가장 막내인 조우찬 소방사(25)는 불과 9개월 전인 지난해 5월 임용된 새내기 소방관이었다. 순직한 소방관의 유족들은 침통한 표정으로 빈소를 준비하면서도, 사랑하는 가족과의 이별에 대성통곡했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은 대원들의 순직 소식에 깊은 애도를 표했다. 문 대통령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최전선에서 몸을 사리지 않고 헌신적인 구조 활동을 벌이다 순직하신 소방관 세 분의 소식에 가슴이 메인다”며 고인들의 명복을 빌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빈소에는 정계 인사들의 발길도 이어질 예정이다. 앞서 오병권 경기도지사 권한대행은 화재 현장을 찾아 애도를 표하면서 수사 당국에 철저한 원인 규명을 당부했다. 김부겸 국무총리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는 이날 늦은 저녁 장례식장을 찾아 애도할 계획이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7일 조문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순직한 소방관 3명의 영결식은 오는 8일 오전 10시께 평택 이충문화체육센터에서 경기도청장(葬)으로 거행될 예정이다. 아울러 소방청은 옥조근정훈장과 함께 1계급 특진을 추서하고, 국가유공자로 지정하는 등 예우 절차를 진행할 방침이다.
장희준ㆍ안노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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