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성 경기도선수단장 “하얼빈 감동 이어 기필코 22연패 달성”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에서 우리 경기도 선수들의 눈부신 활약과 감동을 동계체전으로 이어가 도민들께 22연패라는 전무후무한 대기록을 선물하고 돌아오겠습니다.” 오는 18일 개막하는 제106회 전국동계체육대회에 참가하는 경기도 선수단의 이원성 단장(경기도체육회장)은 사전경기인 빙상에서 21연패를 달성하며 사상 첫 종합우승 22연패 달성의 교두보를 마련한 여세를 몰아 기필코 정상을 지켜내겠다고 밝혔다. 이 단장은 “1월에 치러진 사전경기 빙상서 금메달 69개 등 총 186개의 메달 획득으로 585점을 득점해 2위 서울시에 90점 이상 앞서있다”며 “전통적인 강세 종목인 컬링과 첫 종목 2연패에 도전하는 바이애슬론, 스키 종목에서도 선전이 예상돼 종합우승이 무난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지난 동계아시안게임서 경기도 선수들이 우리나라 금메달 16개 가운데 13개를 따내 2회 연속 종합 2위에 결정적 기여를 했다”면서 “컬링과 설상 종목 국가대표들은 귀국 후 막바로 동계체전에 나서게 되지만 하얼빈의 영광은 잠시 접어두고 경기도를 위해 다시 한번 힘을 내달라”고 말했다. 이원성 단장은 “정상 수성을 목표로 우수선수 영입 지원 등 전력 보강에 힘썼다. 또한 지난 1월부터 현지 적응훈련과 강화훈련, 기자재 지원 등에 심혈을 기울였다”며 “전폭적인 예산지원을 아끼지 않은 김동연 도지사와 황대호 도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을 비롯한 위원들께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끝으로 이 단장은 “동계체전은 항상 여러 위험이 도사리고 있고, 추위로 인한 감기 등 열악한 환경과 마주해야 한다. 각별히 선수단 안전에 신경을 쓰고 있다”며 “도민들께서도 추위 속 선전하는 우리 도대표 선수들에게 많은 관심과 격려를 보내달라”고 당부했다.

벼 재배면적 감축 논란…농민들 “탁상행정” 반발

“이미 전국적으로 논 크기가 매년 1% 이상 줄고 있어요. 가만히 놔두기만 해도 쌀 생산량은 자연스럽게 감소할 수밖에 없는데 정부가 불을 붙이니 농민 입장에선 한숨이 나오는 상황이죠.” 여주시에서 25년째 벼농사를 짓고 있는 전용중 여주시농민회 사무국장은 지난 11일 비닐하우스가 세워진 논을 가리키며 “원래는 저쪽까지 다 논이었다”고 토로했다. 농촌 고령화로 일손이 부족해지면서 휴경지가 늘어 ‘논’이 사라지고 있다는 설명이었다. 그는 “정부가 인위적으로 벼 재배면적을 줄이려 하고 있는데, 그 경우 앞으로 10년 안에 생산량이 소비량보다 훨씬 뒤처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부가 올해부터 본격 추진하는 ‘벼 재배면적 조정 제도’를 두고 탁상행정이라는 볼멘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개별 농가들이 당장 이달 28일까지 논 면적 축소를 자발적으로 결정해야 하는 상황인데, 세부 계획이나 향후 대책 없이 무리하게 추진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16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해 9월10일 개최된 민당정협의회에서 ‘쌀 수급 안정 대책’의 일환으로 ‘벼 재배면적 조정제’를 언급한 바 있다. 지역별 감축 면적을 할당해 올해부터 조정제를 도입하겠다는 내용이었다. 당시 전제는 ‘쌀 소비량 감소’였다.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정부가 쌀 초과분을 매입·비축하던 기존 방식은 한계가 있으니, 벼 재배면적을 줄여 생산 자체를 통제하겠다는 취지다. 이후 반년가량 흐른 지난달 10일, 농림부는 쌀 생산 비중을 기준으로 전국 17개 권역에 감축면적(총 8만㏊)을 할당했다. 경기도의 경우 31개 시·군 중 안양시와 구리시를 제외한 29개 시·군의 8천108㏊가 감축 대상에 올랐다. 지난해 도내 벼 재배면적(7만2천914㏊)의 11.1% 수준이다. 정부의 면적 할당에 따라 경기도는 시·군에 개별 감축량을 배정했다. 각 시·군은 다시 개별 농가에 감축면적을 배분해야 하는데 이때 배분되는 면적은 전년도 쌀 생산량 비중에 비례한다. ‘디데이’는 오는 28일이다. 약 2주 안에 지자체는 국가 농민지원관리시스템인 아그릭스에 세부이행계획을 입력해야 한다. 가장 큰 문제는 농가 반발이다. 경기도 내 농업인들은 각 시·군에 할당된 감축면적이 얼마인지 구체적인 내용을 전달 받지 못했을 뿐더러, 현장 목소리는 반영되지 않고 제도가 강행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35년간 벼농사를 지은 안성시 서운면 음동마을 이관호 이장은 “얼마나 면적을 줄여야 하는지 등 구체적인 안내는 없었다”면서 “생산량에 비례해 면적을 줄인다고 하니 안성시도 대략 10% 정도 줄여야 할 것으로 추정하는데, 지자체에 반대 의견을 강력히 건의 중”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기준 통계 자체가 잘못 됐다는 불만도 나온다. 도내 한 농민회 관계자는 “통계청이 집계한 쌀 소비량에는 즉석밥 등에 사용되는 ‘가공용 쌀’은 반영되지 않는다. 가공용 쌀이 포함되면 매년 쌀 소비는 증가하는 추세”라며 “잘못된 통계를 기반으로 벼 재배면적을 줄여 생산량을 조절하겠다는 건 식량을 책임지는 농업에 대한 기본적 이해가 없는 근시안적 접근으로, 농가 소득 및 쌀값 안정에 혼란을 가져올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농림부 관계자는 “(조정제 관련) 정부는 쌀생산자협회와 간담회를 진행하는 등 농가 이야기를 반영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했다”면서 "지자체별 특성을 반영하기 위해 의무감축을 지자체 자율감축으로 변경했음을 전한다”고 밝혔다.

민주 “계엄군, 국회 전력 차단 확인…국회 마비 작전 실체 드러나”

더불어민주당은 16일 12·3 비상계엄 당시 국회에 진입한 계엄군이 본관 전력을 차단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민주당 한병도·민병덕 의원(안양 동안갑)을 비롯한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의원들은 16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 단전 시도 적발로 국회 기능 마비 작전의 실체가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2024년 12월4일 새벽, 국회에 진입한 계엄군이 국회 본관 일부 전력을 차단했었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확인했다”며 “그간 계엄 문건과 일부 증언으로만 언급됐던 단전 조치가 비상계엄 당시 실제로 이루어졌음이 확인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시 주요 상황을 시간대별로 설명하겠다. 작년 12월4일 0시 32분께 김현태 707특수임무단장을 포함한 계엄군 16명은 국회 본관 2층 창문을 깨고 내부에 진입했다가 보좌관과 당직자 등의 저항에 막혔다”며 “계엄군 중 7명은 0시54분께 국회 본관 4층으로 향해 배회하다 1시 1분께 승강기를 타고 지하 1층으로 내려갔고, 지하에서 국회 본관과 의원회관이 연결된 통로의 문을 소방호스로 묶어 통제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계엄군은 이어 1시 6분께 지하 1층의 분전함을 열어 일반조명 차단기와 비상조명 차단기를 차례로 내려 지하 1층의 전력을 차단했다”며 “국회 본관 지하 1층을 암흑천지로 만든 이 단전 조치는 약 5분48초간 지속됐다. 이는 국회가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통과시키고 불과 5분여 후에 일어난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만약 계엄군이 지하가 아닌 본관 전체의 전기를 끊었거나 그 조치가 조금 일찍 이뤄졌다면 국회는 어둠 속에서 혼란에 빠져 비상계엄을 해제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수사기관에 촉구한다.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이 단전·단수를 시도한 기관이 어디인지, 누구에게 지시했는지, 군·경·소방에 구체적 지시가 하달됐는지, 실제 단전 시도가 있었는지 명명백백하게 수사하라”며 “윤석열과 내란 세력에도 경고한다. 국회 병력 투입이 ‘질서 유지 목적’이었다는 뻔뻔한 거짓말로 국민을 기만하지 말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지금이라도 국민 앞에 진실을 밝히고 사죄하는 것만이 역사 앞에 더 이상의 죄를 짓지 않는 길”이라며 “민주당 소속 국조특위 의원 일동은 앞으로 예정된 두 차례의 청문회에서 비상계엄과 내란 과정에서 제기된 의혹들을 철저히 조사해 국민 여러분께 진실을 보고하겠다”고 덧붙였다.

‘73억여원 상당’…CNC자동선반 불법 수출한 회사 대표, 벌금형

허가를 받지 않은 채 73억여원 상당의 물품을 러시아로 불법 수출한 대표이사 등이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수원지법 형사14단독 박이랑 판사는 대외무역법위반, 관세법위반 혐의를 받는 A씨(71)와 B씨(51)에게 각각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고 16일 밝혔다. 또 박 판사는 A씨 등이 대표이사로 있는 C회사에 대해선 벌금 3천만원을 선고했다. A씨와 B씨는 지난 2023년 6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산업통상자원부장관 등의 허가를 받지 않은 채 CNC자동선반 69세트를 러시아에 불법으로 수출한 혐의를 받았다. 해당 물품은 총 15회에 걸쳐 수출됐으며 73억여원 상당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이 러시아에 수출한 CNC자동선반은 지난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로 러시아 수출 제한 조치가 확대됨에 따라 상황허가 대상 품목이 됐다. 박 판사는 “피고인들은 산업통상자원부 소속 공무원의 현장 검증 이후 수출의 위법성을 명확히 인식했던 것으로 보이지만 수출을 계속했다”면서도 “범행을 인정하고 있고 C회사는 대러 수출 비중이 높은 중소기업으로 수출이 제한될 경우 매출액이 상당히 감소하는 상황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판시했다.

민주 경기도당 김지호 "엘리트 문벌귀족 정치 타파해야 집권 가능"

더불어민주당 경기도당 김지호 대변인이 당 지도부와 당원들을 비판하는 당내 일부 인사들을 향해 "단일대오를 흩트리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김 대변인은 16일 오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엘리트 문벌귀족 정치를 타파해야 민주당이 집권 할 수 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게시하고 "최근 당내 인사 중 과거 민주정권에 요직에 있던 인사들이 민주당 지도부와 당원들을 비판하는 발언들로 직격탄을 쏘고 있다. 당론으로 결정된 전 국민 25만 원 추경 예산안까지 비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당론 추경 예산안을 국민의힘과 협상 중인데 당 내에서 민주당의 추경안을 국민의힘과 같이 비판하니 초장부터 협상이 난항에 빠질 가능성이 커졌다"며 "이뿐 아니다. 지난 3년간 윤석열 정권과 싸우며 민주당을 지킨 민주당원을 강성 팬덤정치로 비하하며 극우 폭동세력과 같은 선상에 올려놓고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민주당을 국회 다수당으로 만든 주역은 누가 뭐래도 민주당원"이라며 "12.3 내란사태를 극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힘은 그날 목숨을 걸고 국회로 달려온 국민과 민주당원들이 계엄군을 온몸으로 막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농부는 밭을 탓하지 않는다고 한다. 민주당원의 지지를 잃었다고 해서 강성 팬덤으로 비하하는 것은 당원들에 대한 모독이자 민주당의 저변을 무너뜨리는 자해행위라고 생각한다"며 "지금은 윤석열 내란수괴 피의자가 호시탐탐 대통령직 복귀를 시도하고 있고 내란 잔당들은 폭력 소요와 법관들에 대한 테러 조장까지 하는 엄중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나라가 어려움에 부닥쳤으면 모든 민주당원이 '백의종군'의 자세로 국난을 극복하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라며 "부디 개인의 사익과 계파 기득권 때문에 국난 극복을 위한 '단일대오'를 흩트려 트리지 말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촉구했다.

[영상] “폴 매카트니의 전속 사진작가에서 영화감독까지”…김명중의 인생 한 컷 [문화인]

“디지털이 아닌 아날로그 방식으로 사진을 찍을 때면 예상하지 못한 결과물이 나올 때가 있습니다. 피사체가 눈을 감기도, 지나치게 빛이 많이 들어가기도 하죠. 의도하지 않았던 순간이 더 깊은 여운과 감동을 줄 때도 있습니다. 삶도 마찬가지라 생각해요. 티끌 하나 없이 말끔하고, 오점 하나 없이 완벽한 삶을 살아야 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오늘 하루 마음에 안 들었다고 ‘삭제’ 버튼을 누를 수도 없는 게 인생이잖아요.” 영어 한마디 제대로 못 한 채 무작정 낯선 땅으로 떠났던 한국의 한 청년은 세기의 스타와 함께 전 세계를 누비는 사진작가가 됐다. 김명중(MJ KIM·53) 작가는 영국의 전설적인 록 밴드 비틀스의 여러 히트곡을 만든 싱어송라이터 폴 매카트니의 곁에서 17년째 영광의 순간부터 무대 아래 민낯까지 매 순간을 기록 중이다. 마이클 잭슨, 스팅, 조니 뎁, 비욘세, 콜드플레이부터 방탄소년단 등 수많은 스타와 작업을 이어오더니 단편영화 ‘쥬시걸’(2020)을 만들어 국제 영화제에서 다수의 상을 받았고, 이제는 장편영화를 준비 중이다. 최근 수원시립미술관에서 종료한 ‘22세기 유물전’으로 그의 첫 정물 사진전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종횡무진 예술가 김명중을 지난달 그의 작업실에서 만나봤다. 여든이 넘은 폴 매카트니의 삶에서 가장 오래 연을 이어간 전속 사진작가라는 영예를 이어가고 있지만 그가 사진의 길에 들어선 계기는 ‘우연’에 가깝다. 대학입시에 실패하고 시간만 보내던 20대 초반, 영국으로 무작정 떠났다. 말이 통하지 않아 혼자 작업할 수 있던 ‘사진’을 부전공으로 택했고, IMF로 학업을 중단하게 됐던 때에는 가게의 간판 사진을 찍으며 생계를 이어갔다. 한국에서 공수한 각종 책과 잡지를 읽으며 사진, 조명을 다루는 법 등을 익혀갔다. 1998년 런던의 작은 지역 신문사에서 수습사원으로 시작했던 일은 한 단계씩 발전했고 2007년 그의 인생을 뒤흔든 영국의 전설적인 걸 그룹 스파이스 걸스와의 작업 이후 폴 매카트니와 연을 맺게 됐다. “폴과의 2015년 내한 공연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텔레비전을 통해 88 올림픽의 굴렁쇠 소년이 운동장 한가운데를 가로질러 갔던 서울 올림픽주경기장(잠실종합운동장)에 폴과 함께 무대에 올랐던 때 정말 감회가 남달랐습니다. 또 다른 기억은 마이클 잭슨과의 추억입니다. 2009년 마이클 잭슨의 ‘디스 이즈 잇’ 투어에서 사진을 담당하기로 했는데 어린 시절 우상이었던 마이클 잭슨과 맞닿은 손은 참 따뜻하고 커다랗던 기억이 납니다. 런던에서만 6개월이 예정됐던 때로 기대감에 부풀었는데 몇 개월 뒤 그가 죽고 말았습니다.” 전설적인 팝스타들과 작업해 온 김 작가는 평범한 이들을 담아냈던 작업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말한다. 그의 말처럼 김 작가의 작업실에는 숱한 해외 스타들과 찍은 화려한 사진과 함께 한 가운데 을지로의 평범한 ‘거인’들의 사진이 걸려있었다. “2020년에 을지로가 재개발되며 골목 곳곳이 철거되던 때 그곳에 자리한 장인들의 모습을 담아낸 프로젝트를 했습니다. 아주 작디작은 가게들이지만 가족의 생계를 이어갔던 이들의 삶의 터전이 사라지던 때였죠. 6개월 동안 을지로에 거주하며 이들과 살을 부대끼고 같이 술잔을 부딪치며 다가갔습니다.” 무작정 카메라를 들이민 것이 아니라 그들의 깊숙한 내면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그들의 곁으로 다가가 그 일부가 된 것이다. 김명중에게 ‘좋은 사진’이 무엇인지 묻자, 그는 내면의 감정과 진실한 모습을 끌어낼 수 있는 사진이라고 말했다. 그러기 위해 ‘소통’이 제일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미국의 유명 사진가 리차드 아베든이 찍은 마릴린 먼로의 사진을 참 좋아합니다. 화려한 아름다움의 대명사인 마릴린 먼로가 쉬는 시간 어딘가 지쳐 보이기도 약간은 슬퍼 보이기도 하는 그 찰나의 인간적인 모습을 담아냈는데, 이 컷을 당사자인 마릴린 먼로도 오케이(허락)했다는 점이 인상 깊습니다. 사진을 찍는 이와 찍히는 이가 진정한 ‘교류’를 했다는 것이죠. 저 또한 진심을 담아내기 위해 늘 노력할 것입니다.” ● 관련기사 : “쓰레기, 유물이 되다” 수원시립미술관x김명중x 프로쉬 공동 프로젝트 ‘22세기 유물전’ [전시리뷰]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50112580238

부실한 진화대·진화차… ‘대형 산불’ 불 보듯 뻔하다

산불 초기 대응과 예방 역할을 하는 지자체 소유 산불진화차의 노후화가 심각하고, 진화대의 전문성도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16일 소방청 국가화재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인천에서 난 산불은 지난 2020년 17건, 2021년 9건, 2022년 9건, 2023년 11건, 2024년 8건 등 5년간 54건에 이른다. 이로 인해 5억5천800만원의 재산 피해가 났다. 지난 2023년 3월26일엔 강화 마니산에서 인접 건물의 전기적 요인으로 불이 나 22만㎡가 불에 탔다. 또 같은 해 10월5일엔 옹진군 대청도 한 야산에서 불이 나 6천505㎡가 잿더미로 변했다. 하지만 실시간으로 산불을 감시하며 불이 났을 때 가장 빠른 진압에 나서야 하는 기초지자체들의 진화 장비가 낡아 산불 대비가 미흡하다. 인천지역 군·구 10곳 중 강화·옹진군과 연수·부평·계양·서구 등 6곳의 산불 진화차는 산림청 권고 기준을 한참 넘길 정도로 낡았다. 산림청은 산불진화차 내구 연한을 구매 후 10년으로 정하지만, 인천지역 각 군·구는 예산 부족을 이유로 제때 교체하지 않고 있다. 해마다 1~2대씩 교체 비용 일부를 제공하는 산림청과 시의 지원 사업 공모에 선정되기만 기다리고 있다. 이 뿐만 아니라 산불을 끄는 역할을 맡는 군·구 소속 산불전문예방진화대의 고령화와 전문성 결여에 대한 우려도 크다. 군·구는 봄철과 가을철 약 1~4개월씩 단기간 계약직으로 진화대원들을 채용하며 급여도 8시간 근무 기준 1일 8만원대로 최저시급(시급 1만30원) 수준이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군·구 진화대원들은 경험이 부족한 인원들로 채워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자체들의 산불 대응 장비를 개선하고, 전문성을 갖춘 진화대 인력을 구성, 산불 대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백동현 가천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전문성을 갖춘 인력과 준비된 장비들은 산불을 끄기 위한 기초”라며 “기초가 없으면 산불 현장에서 크게 다치거나 불을 끄는 데 방해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진화대 인력은 지자체의 다른 일자리 사업 인력들과 다를 게 없어 전문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고, 장비 노후화도 심각한 수준”이라며 “전문 인력을 고용하기 위한 채용 조건 개선과 장비 교체가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한 기초지자체 관계자는 “산불이 나면 모든 시민이 함께 피해를 보기 때문에 인천시와 계속 협의, 노후 산불진화차를 교체하겠다”며 “진화대원은 가능한 과거 경험이 있는 사람을 채용에서 우대해 전문성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민낯 같은 무대의 빛나는 감동…'더하우스콘서트' [공연리뷰]

더하우스콘서트는 매주 월요일 오후 8시 서울 대학로 예술가의집에서 진행되고 있다. 2002년 박창수 예술감독의 연희동 자택에서 시작된 이 공연이 시작될 무렵 ‘하우스콘서트’는 붐을 일으키며 관객을 매료하기도 했지만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변함 없이 유지되고 있는 공연은 더하우스콘서트뿐이다. 손 뻗으면 닿을 무대, 몸으로 느끼는 진동 더하우스콘서트는 2002년 7월 12일 연희동의 가정집에서 시작했다.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인 박창수 예술감독은 “음악회를 만드는 일은 곡을 쓰는 것과 같다”는 생각으로 자택에서 첫 하우스콘서트를 올렸다. 각각의 공연에서, 그리고 그 공연들이 모여 전체의 구조를 이뤄 가는 과정 자체를 하나의 작품으로 여겼다. 박 감독은 하우스콘서트에 대한 첫 영감을 “서울예고 재학 시절 친구들과 서로의 집을 오가며 연습하던 기억”이라고 말한다. 음향 시설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평범한 집이지만 손만 뻗으면 닿을 거리에서 몸으로 진동을 느끼며 직접 듣는 음악의 감동은 그 어떤 연주회장과도 비교할 수 없었다. 그렇게 작품을 만드는 심정으로, 감동을 나누겠다는 의지로 시작한 더하우스콘서트의 가장 큰 특징은 무대와 객석의 구분이 없다는 점이다. 강당 같은 공간에 피아노 혹은 보면대가 놓여 있으면 그곳이 무대인 것이고 관객은 마룻바닥 위 드문드문 놓여 있는 방석에 앉으면 된다. 관객은 편의에 따라 주변에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다리를 폈다 굽혔다 하며 ‘방구석 음악회’를 감상하고 연주자들은 관객의 숨소리와 눈빛을 동력 삼아 민낯 같은 무대를 헤쳐 나간다. 대가와 신인, 관객 모두에게 공평한 이곳 1천78회, 20여년의 시간 동안 거의 매주 쉬지 않고 열리고 있는 하우스콘서트의 2025년은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과 피아니스트 박영성의 듀오 연주로 시작했다. 연희동 자택을 시작으로 광장동, 역삼동, 도곡동 등 녹음실과 스튜디오를 거쳐 서울 대학로 예술가의집에 정착한 지 10년째인 더하우스콘서트는 매회 50~100명의 관객이 찾는다. 이날은 새해 첫 하우스콘서트라는 기대감과 설렘 때문인지 예술가의집 마루가 꽉 찼다. 공연이 끝난 후 진행된 미니 토크에서 더하우스콘서트 강선애 대표는 유튜브를 통한 생중계 동시 접속자 수도 100명을 훌쩍 넘었다며 고무적인 새해 출발을 알렸다.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은 2015년 퀸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20세의 나이로 한국인 최초 심사위원 만장일치 우승을 차지하며 본격적으로 세상에 이름을 알렸다. 현재 연세대 음대 관현악과 조교수로 재직 중인 임지영은 최근 올바른 세대교체의 정석과도 같은 국내 바이올린계에서도 단연 눈에 띄는 행보와 연주력을 갖추고 있는 연주자다. 임지영은 아주 정성껏 연주하되 지루하지 않았고 정석적이면서도 대중이 좋아할 요소를 갖춘 소리와 매력을 갖춘 연주자였다. 특히 그녀의 연주 중 발동작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대개 서서 연주하는 바이올리니스트는 다리를 고정한 채 상체의 움직임만으로 음악을 따라가기 마련인데 음악에 따라 춤을 추듯 따라가는 스탭이 아주 자연스러웠다. 연주나 감상을 전혀 해치지 않으면서도 연주자가 온전히 음악에 몰두했다는 느낌을 줬고 저음에서 고음, 지판에서 손가락이 움직이는 만큼 보폭도 너무 정확히 맞아떨어져 감상에 오히려 도움을 준다는 느낌을 받을 정도였다. 이날 함께한 피아니스트 박영성은 “함께 연주하지 않은 곡을 찾는 것이 빠르다”고 말할 정도로 자주 호흡을 맞추는 파트너로 연주 초반부 두 연주자 모두 ‘영점’을 맞추는 시간이 조금 필요해 보였지만 곧바로 완전한 앙상블을 보였다. 임지영은 연주 후 토크 시간에 “관객으로서 하우스콘서트를 즐기러 올 때마다 분위기가 매우 좋았는데 실내악이 아닌 듀오로 오게 돼 설레었다”며 “(하우스콘서트가) 최근 연주 중 가장 기대되는 무대여서 심혈을 기울였는데 쉬는 시간 없이 세 곡을 연달아 하려니 너무 힘들었다”며 웃었다. 그 말처럼 슈베르트 ‘론도 D.895, Op.70’, 그리그 ‘소나타 2번, Op.13’,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소나타 Op.18’까지 한 곡 한 곡 가볍게 넘길 수 없는 레퍼토리였다.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 소리꾼 장사익이 마다하지 않는 무대, 피아니스트 조성진과 임윤찬이 각각 15세, 17세일 때 그들을 먼저 알아보고 연주의 기회를 준 곳이 바로 더하우스콘서트라는 점이 알려지면서 더 많이 주목받고 있는 최근이지만 하우스콘서트는 그저 언제나 이 무대를 굳건히 지키고 있을 뿐이었다. 더하우스콘서트는 2월에도 매주 월요일 오후 8시 예술가의집을 지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