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철 대한유도회장, 취임식 갖고 4년 임기 힘찬 출발

조용철 용인대 대학원장이 제39대 대한유도회장으로 취임식을 갖고 4년 임기를 힘차게 시작했다. 대한유도회는 3일 오후 서울올림픽파크텔 올림피아홀에서 김동연 경기지사와 이상식 국회의원(용인시 갑), 하형주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 이원성 경기도체육회장을 비롯, 유도 관계자 등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39대 조용철 회장 취임식 겸 2025 유도인의 밤을 개최했다. 이날 취임식에서는 축하영상 상영과 공연, 전국 시·도연맹 사무국장들이 취임 축하패를 조용철 회장에게 전달했다. 조용철 회장은 취임사에서 “지난 38대에 이어 39대 회장으로 임기를 시작하며 다시 기회가 주어진 자리에 큰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라며 “선·후배 유도인들의 노력으로 성장 발전한 한국 유도가 한 단계 더 높이 도약할 수 있도록 4년 임기동안 더욱 노력하고 헌신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김동연 도지사는 축사에서 “뜻깊은 행사에 참여하게 돼 유도인으로써 큰 자부심을 느낀다. 지난해 파리 올림픽에서 우리 유도 선수들의 활약에 큰 감동을 받았다. 조용철 회장님의 취임을 축하드리며 앞으로 경기도도 유도 발전을 위한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하형주 이사장은 “같은 시대에 선수생활을 함께하며 동고동락한 죽마고우의 유도회장 연임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유도는 자신과의 제 삶의 길을 제시해준 소중한 스포츠다”라며 “조용철 회장님을 중심으로 대한유도회가 더욱 발전하기를 기원한다”고 축하 인사를 전했다. 한편, 이날 유도인의 밤 유공자 표창에서는 지난해 각종 대회에서 선전한 허미미(경북체육회)가 최우수선수상, 파리 올림픽 메달리스트인 김민종(양평군청), 이준환(용인대), 김하윤(안산시청) 등이 우수선수상을 수상했다. 또 의정부 경민고와 용인대, 양평군청 등이 단체상, 오승용 경민고 감독 등이 지도상, 이용호 안산시청 감독과 구성철 인천시유도회장, 김영훈 용인대 교수 등이 공로패를 받았다.

[문화산책] 얼음의 테마기행

이탈리아 시칠리아섬 동부의 에트나 화산과 폼페이를 멸망시킨 베수비오 화산은 아이러니하게도 얼음 저장 기술 발전의 시작을 알린 장소다. 그중에서도 특히 오랜 화산 활동으로 고도가 높아진 에트나 화산의 북쪽과 동쪽은 눈과 얼음이 여름철에 더 오래 남아 있을 수 있었다. 게다가 화산지역에서 자주 발견되는 자연 동굴은 얼음을 장기간 보관하는 장소로 활용되기도 했다. 이후 화산암(현무암)의 단열 기능을 깨달은 사람들은 이를 얼음 저장고의 건축 재료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자연 상태의 냉각 자원으로 얼음과 눈을 저장해 활용하는 기술적인 기반은 그렇게 마련됐다고 추정해 볼 수 있다. 옛 얼음 저장고는 차가운 온도를 관리할 수 있어 종교적인 음식문화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예컨대 이슬람교에서 금주 규율은 대체음료 개발에 중요한 원동력이 됐다. 술 대신 과일즙이나 꽃을 기반으로 한 시원한 음료가 이슬람권을 중심으로 발전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타는 듯한 더위’를 의미하는 라마단 기간에는 (이슬람력에 따라 달라지기는 하지만) 한낮에 음식을 먹을 수 없다는 금기 때문에 무더위 속에 식자재를 차갑게 보관해 둘 필요성이 대두됐고 이런 상황과 함께 할랄·하람 음식문화도 그 필요성에 한몫했다. 기독교의 경우 경건해야 할 사순절 기간에는 생선, 과일, 채소, 견과류 같은 신선한 식자재가 필요했는데 당시 겨울과 초봄에는 이런 신선 식료품을 구하기 어려웠으므로 냉장 기술은 필수적이었다. 힌두교의 경우 얼음과 우유로 만드는 전통 아이스크림 쿨피 때문에 얼음 저장고의 역할이 중요했다. 유대인은 코셔 규정에 따라 고기와 유제품을 엄격히 분리해 먹어야 하는 율법 때문에 얼음 저장고가 긴요했다. 중세 유럽의 수도원에서는 금욕생활과 관련된 간단한 보양식을 위해서나 통증 완화라는 의료 목적으로 얼음이 필요했다. 한편 로마인, 특히 귀족들은 에트나 화산이나 베수비오 화산에서 채집한 눈과 얼음에 꿀 뿌려 먹는 것을 즐겼다. 이탈리아 출신의 베르나르도 부온탈렌티는 11세의 어린 나이에 메디치 가문에 입성할 만큼 기계 발명에 재능을 보인 인물이다. 그는 프란체스코 살비아티에게서 회화를, 미켈란젤로 부오나로티에게서 조각을, 조르조 바사리에게서 건축을 배웠다고 알려져 있다. 그의 여러 업적 가운데 1589년 페르디난도 1세의 결혼식 축하 공연(인터메디)을 위해 우피치 궁전에 재설치하게 된 액자 무대(프로시니엄)와 무대의 특수 효과를 위해 설계한 기계 장치들은 연극사 및 영화사에서도 오늘날까지 매우 중요하게 언급되고 있다. 부온탈렌티는 회전 운동 시스템을 활용해 무대 배경, 소품의 이동, 등장인물(고대 위인 또는 신)의 등장과 퇴장, 조명 효과 등을 정밀하게 제어했고 이를 위해 기계적 장치의 자동화 개념을 도입하기도 했다. 1565년 12월, 코시모 1세는 페르디난도 1세의 형 프란체스코 1세의 결혼식을 계기로 피렌체 메디치 가문의 정치적 입지를 공고히 하기 위해 스페인 사절단을 팔라초 피티와 보볼리 정원으로 초청해 환영 만찬회를 성대하게 개최하고자 했다. 두 형제의 결혼식에 모두 관여한 부온탈렌티는 만찬회를 위해 얼음, 소금, 레몬, 설탕, 달걀, 꿀, 우유, 와인 등을 균일한 속도로 배합하는 장치를 고안한다. 당시 겨울이었음에도 냉각 시스템과 회전 메커니즘을 결합한 이 방식으로 그는 부드러운 질감과 차가운 온도를 고르게 보전한 디저트를 만들 수 있었다. 그때의 경험이 1589년의 그 공연(인터메디)에서 사용할 무대장치 아이디어에 창발적인 영감을 준 것은 아닐까. 어쨌든 피렌체의 보볼리 정원에 자리한 얼음 저장고에서 부온탈렌티는 ‘Gelu’(얼음)처럼 차가운 최초의 ‘Gelato’(젤라토)를 만들어냈다.

윤 대통령 국민변호인단, 모집 하루 만에 1만5천명 돌파

‘윤석열 대통령을 위한 국민변호인단’(대통령 변호인단)이 모집 하루 만에 1만5천명을 돌파했다. 3일 ‘대통령 국민변호인단’ 홈페이지에 따르면 변호인단 모집을 시작한 이날 오후 7시 36분 현재 1만5천66명을 기록 중이다. 해당 가입 공지는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을 통해 빠르게 전파되고 있다. 연령 제한 기준은 없고, 국민 누구나 가입 가능하다. 대통령 국민변호인단 홈페이지에는 공지사항, 입장문과 성명서, 집회정보, 대통령 담화문, 여론조사 추이 등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유투브에 올린 계엄 관련 영상, 자유게시판을 통한 부정선거 주장 글 들이 다수 올라와 있다. 앞서, 윤 대통령의 변호인 석동현, 배의철 변호사는 국민변호인단 준비 모임을 연 바 있다. 모임에는 20대부터 70대까지 국민변호인단 참여 희망자 약 150명이 모였다. 이 가운데 20, 30대 청년이 절반이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석 변호사는 “(탄핵심판 선고는) 국민적 여론이 굉장히 중요하다. (헌법재판관이) 대통령을 탄핵으로 쫓아낼 상황이 아니라는 여론을 목도하면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오는 3월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 탄핵심판 선고에 변수가 될지 주목된다.

[김종구 칼럼] 우클릭 이재명, ‘현금 정치’와 결별할 수 있나

트럼프는 34가지 범죄 혐의로 유죄 평결을 받았다. 성추문 입막음, 기밀문서 유출, 대선 뒤집기 시도.... 평결은 배심원의 최종 판단이다. 재판부의 판결은 아직 선고되지 않았다. 그 시점에 대선이 치러졌고 대통령이 됐다. 이재명 대표도 여러 가지 재판을 받고 있다. 선거법 위반, 위증교사, 대장동·백현동 배임, 대북송금.... 이걸 두고 ‘이재명=트럼프’라는 주장이 나온다. ‘사법 탄압을 이겨 낸 굴기’로 보는 듯하다. 이 판단에 동의할 생각 전혀 없다. 사법 리스크가 트럼프를 당선시킨 게 아니다. 34가지 범죄는 분명히 대선의 악재였다. 그 악재를 덮어 준 게 있었다.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다듬어진 구호지만 내용은 투박하다. 피도 눈물도 없는 국익 챙기기다. 2016년 처음 대통령이 됐다. 취임하자마자 나토를 협박했다. 한국과 일본에도 방위비 분담 인상을 압박했다. 실적이 첫해부터 나왔다. ‘2017년 일자리 210만개 창출, 실업률 4.1% 감소’. 이게 2024년 당선의 진짜 이유다. 이재명 대표가 닮을 것도 분명하지 않나. 사법리스크 극복 트럼프가 아니라 세계 돈 긁어 모으는 트럼프다. 빗나간 칼럼이 하나 있다. ‘이재명표 현금 정치, 또 나올 때 됐다’. 1월22일자 김종구 칼럼이다. -이재명 경제 정책의 핵심은 현금 지원이다. 성남시장·경기지사 때도 그게 무기였다. 탄핵 정국에서 또 한 번 등장할 것이다. 걱정이다.- 대충 이런 내용이었다. 곧바로 민생지원금 13조원이 튀어나왔다. 맞나 싶었다. 그런데 갑자기 이 대표가 말을 바꿨다. “민생회복지원금을 포기하겠다”고 선언했다. 총선부터 부등켜안고 있던 현금 정치 공약 철회다. 당내 기본사회위원회 위원장직도 내놨다. 기본소득은 이재명식 현금 정치의 통칭이다. 이를 상징하는 기구가 기본사회위원회다. 거기서 손을 떼겠다는 발표였다. 연금개혁에도 달라진 목소리를 냈다. “일부라도 시작하자”고 했다. 보험료율(내는 돈)과 소득대체율(받는 돈)을 조정하는 모수개혁이다. 국민에게 돈을 더 걷자는 방향이다. 돈을 주자는 것이 이재명 정치였다. 그런 그가 ‘더 걷자’며 재촉했다. 언론이 이렇게 썼다. 이재명 대표 우클릭. 표를 위한 보여주기식 정치 아닐까. 그럴 가능성이 충분하다. 하지만 그렇더라도 일단 평가하고 갈까 한다. 인정하기 싫지만 세계는 미국이 움직인다. 이 미국 중심을 극대화시킨 게 트럼피즘이다. 불법 체류자에게 수갑을 채워 비행기에 태워 쫓았다. 그 자리에 자국민을 취직시킨다고 한다. 25% 관세폭탄을 터뜨렸다. 국경 이웃 캐나다·멕시코부터 초토화시켰다. 반도체, 자동차, 방위비, 북핵 딜.... 우리를 향할 가혹한 비수다. 세계의 시대정신은 이렇게 결정됐다. 믿을 나라 없는 무한 경쟁, 먹고 먹히는 적자생존.... 빚 내서 현금 뿌릴 여유가 어딨나. 우리에게도 트럼프가 필요하다. 장점만 제대로 닮은 트럼프여야 한다. 범죄로 재판 받는 트럼프가 아니라 세계의 돈을 끌어 모을 트럼프다. 우클릭이 줘야 할 것도 이런 믿음이다. 조건 붙인 13조원 포기로는 믿음 줄 수 없다. 조건 안 되면 다시 하겠다로 들린다. 13조원의 완전한 포기여야 한다. 본인만 손 뗀 기본사회위원회로는 믿음 줄 수 없다. 다른 사람 앉혀서 계속하겠다로 들린다. 기본사회위원회의 완전한 폐지여야 한다. 그땐 믿어 보겠다. 2010년 얘기로 끝내자. 어쩌면 이 대표 자신도 잊고 있을지 모른다. 성남시장이던 그를 전국에 등장시켰던 ‘첫 사건’이다. ‘성남시 모라토리엄 선언’. 전임자의 방만 경영에 칼을 빼들었다. 호화청사 시장실에서 나왔다. 모두가 잘하는 행정이라고 했다. 전국 시·군에 예산 절감을 알리는 효시였다. 지난 1일 그가 이코노미스트와 인터뷰했다. “민주당의 핵심 가치는 실용주의다.” 돌아보면 그의 가장 실용주의적 모습은 그 모라토리엄이었다.

[인천시론] 영화 ‘3학년2학기’ 인천 상영회

‘‘고양이를 부탁해’ 살리기 인천 시민 모임’이 있었다. 이미 개봉했다가 흥행에 실패한 영화에 대한 안타까움이 인천시민들을 불러 모았다. 문화계는 물론 정•관계 인사들까지 참여했고 2001년 11월20일,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에서 특별시사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인천을 배경으로 막 여고(인천여상)를 졸업한 여성들이 사회에 발을 내디디며 겪는 혼란과 갈등, 우정을 그린 이 영화는 찬사를 받기에 충분했다. 차이나타운, 월미도, 북성동, 1호선 전철 등 친숙한 인천 곳곳이 배경으로 등장했다. 당시 ‘고양이살리기모임’ 사무국장이었던 송성섭은 “우리 사회의 주변부, 마이너리티에 대한 문제의식을 담아내고 있다”고 평했다. ‘고양이를 부탁해’를 인천 영화이자 직업계고 졸업생들 성장 영화로 기억하는 이들에게 새해 반가운 영화가 찾아온다. 영화 ‘3학년2학기’는 직업계고(특성화고) 졸업반 교실을 배경으로 찍었다. 영화를 프로듀싱한 작업장 ‘봄’ 대표 신운섭은 이란희 감독과 손잡고 고공농성 노동자와 가족 이야기 ‘휴가’로 여러 영화상을 휩쓸기도 했다. 그들은 교육 현장 이야기로 차기작을 예고했고 특성화고등학교 교사와 학생들을 인터뷰해 대본을 썼다. 특성화고등학교 3학년2학기는 학생들이 현장실습을 해야 하는 시기다. 학생과 노동자 사이 어중간한 존재로 사회 진출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우리 사회는 사고가 터져야 겨우 시선을 돌린다. 수능과 대학입시만이 유일한 성장 과정인 양 보여주는 사회에서 취업 준비 청소년들은 현실 바깥에 비존재로 존재한다. 프로듀서와 감독은 인천 특성화고등학교와 노동 현장에서 어른이 돼가는 청소년들의 일상을 포착해 화면에 옮겼다. ‘3학년2학기’는 부평공고와 인천 남동산단에서 80% 이상을 촬영했다. 장례식장과 주인공 가족이 사는 빌라는 촬영 장소를 구하지 못해 가까운 부천과 안산에서 찍었다. 내용으로 보면 교육영화이기도 하고 노동영화로 볼 수도 있으며 청소년 성장 영화이자 한부모가족의 잔잔한 생활 이야기다. 어떻게 이름을 붙여도 좋을 이 영화는 무엇보다 인천이 주무대이므로 ‘인천영화’임이 분명하다. 부산국제영화제와 서울독립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았고 여러 상도 수상하며 2학기가 시작되는 9월 개봉을 준비하고 있는 이 영화에 인천시민들이 주목해야 할 이유다. 필자는 지난해 11월 말, 인천인권영화제를 놓쳐 인천에서 이 인천영화와 만나지 못했다. 12월 서울독립영화제에 겨우 한 좌석을 얻어 만석 관객 틈에서 관람했다. 영화는 시종일관 담담하고 때론 답답하기도 하다. ‘파업전야’처럼 뜨겁게 현장을 뒤엎는 드라마도 없고 ‘다음소희’가 던지는 묵직한 사회 고발 메시지도 남기려 들지 않는다. 졸업 예정자인 주인공 창우가 만 19세가 돼가는 과정 자체를 무덤덤하게 보여준다. 극적 사건이 일어나 파국에 이르지 않지만 필자는 한 관객으로서 내내 조마조마했다. 작업 현장은 언제 산재 사고가 터져도 이상하지 않을 현실 그대로를 재현한다. 소심한 주인공은 착해빠져서 대들지도 못하고 묵묵하게 견딘다. 공장에서도 견디고 집에서도 참아내고 학교에도 순응한다. 근데 그 주인공이 너무 현실적이어서 바로 내 곁에서 살아내고 있는 삶으로 다가온다. 그의 감정이 몰입한 내 감정을 끌고 다닌다. 로맨스로 청춘을 치장하거나 젊은 격정을 과장하지 않으면서 어른이 돼가는 따뜻하고 착한 삶은 숭고하다. 그렇게 어른이 돼가는 이들이 만들어 낼 사회 또한 기대해 볼 만하다. 어리숙한 듯하지만 인간 자체를 신뢰하게 만드는 게 이 영화가 지닌 큰 미덕이다. 이 영화에 공명하는 인천 사람들이 모여 상영회를 준비하기로 했다. 2월26일 오후 7시, 영화공간 주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