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구 칼럼] 이념 위에 또 다른 이념, ‘내 자식만큼은’

“살림살이 좀 나아지셨습니까.” 민주노동당 권영길 대통령 후보가 만든 말이다. 한국 노동당의 역사는 그를 가운데 두고 나뉜다. 그 전 노동당은 ‘빨갱이’ 취급받으며 재야에 머물렀다. 그 후 노동당은 대통령에 출마하며 제도권을 거머쥐었다. 그가 남긴 가치는 대선 성적표 이상이다. 돈 없고 권력 없는 모든 이들의 희망이었다. 그런데 그를 따라다닌 꼬리표가 있다. 미국과 프랑스에서 유학하던 두 자녀다. ‘기층민중을 배신하는 위선’이라는 공격이 가해졌다. ‘전세금까지 탈탈 털어 떠난 유학’이라며 열심히 해명했다. 하지만, 대중-자녀를 유학 보내지 못한-의 시선은 냉랭했다. 꼭 10년 뒤, 그 권영길이 수원에 나타났다. 식당에 마주 앉은 이는 김상곤 교육감이었다. ‘대통령에 나서달라’고 청하러 왔다고 했다. 사진 속 둘의 모습이 흡사 진보의 승계식(承繼式) 같았다. 실제로 권영길 이후 진보는 김상곤이다. 무상 급식ㆍ학생 인권ㆍ통일 교육으로 진보의 가치를 완성했다. 그런 김 교육감에게도 꼬리표가 붙었다. 하필 10년 전 권영길의 그것과 같다. 딸 셋을 모두 8학군에서 교육시켰다. 이번에도 ‘서민에 대한 배신’이란 비난이 나온다. 특별히 저지른 위법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8학군을 금수저의 상징으로 보는 대중의 시선이 여간 따갑지 않다. 3년 전, 그 김상곤이 교육계를 떠났다. 조희연 서울 교육감이 이어받았다. 핵심 공약으로 외고ㆍ자사고 폐지를 공언했다. 김상곤 교육감도 건드리지 못했던 문제다. 고교 서열화, 사교육 조장의 싹을 자르겠다고 별렀다. 그런데 조 교육감에게도 꼬리표가 붙었다. 권영길의 그것, 김상곤의 그것과 또 같다. 아들 둘이 외고를 졸업했다. 두 학교 모두 조 교육감이 없애겠다는 서울 소재 외고다. 외고ㆍ자사고 학부모들이 들고일어났다. ‘내로남불’이냐며 분노한다. 자식들 선택을 존중해 줄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한다. 하지만 “비판을 달게 받겠다”는 사죄를 피해가진 못한다. 오늘 청문회다. “사회주의를 상상합시다.” 김상곤 후보자가 했다는 말이다. 곳곳에서 으르렁댄다. ‘좌빨’ ‘혁명’ 등의 단어가 넘실댄다. 한번 기억해 보자. 경기도 교육감 김상곤은 사회주의자였나. 경기도 교육이 혁명으로 가고 있었나. 아니다. 그저 자본교육의 병폐를 사회적 책임으로 고쳐보려 했던 작은 시도였었다. 앞에 갔던 권영길의 흔적도 그랬고, 뒤에 오는 조희연의 흔적도 그렇다. 국민의 이념 잣대도 이제는 넉넉해졌다. ‘좌빨’이라고 볼 사람은 없다. 정말 물고 늘어질 이념은 사회주의가 아니다. ‘내 자식만큼은’으로 일관해 온 우리네 부모들의 ‘헌신 이념’이다. 아마 그 사람들도 그랬을 것이다. 고교서열화를 비난하면서도 내 아이만큼은 가장 위에 올리려 했을 것이다. 사교육비가 나라를 망친다면서도 내 아이가 축내는 국부유출은 아까워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걸 나무라는 세상을 향해서는 온몸으로 막아서며 보호했다. ‘타국에서 혼자 벌며 고생한 내 자식들’이라 했고, ‘부모로서 자식들의 선택을 외면할 수 없었다’고 했다. 그렇게 자식들을 ‘유학파’라는 특권층으로 만들고, ‘명문고 동문’이라는 금수저로 만들었다. 그랬던 사람들이 이제는 바꾸겠다고 한다. 특권층ㆍ금수저의 싹을 자르겠다고 한다. 너무 양심 없지 않나. 외고ㆍ자사고 폐지 문제를 조사한 이런 통계가 있다. 53%가 폐지해야 한다고 했다. 27%만 유지해야 한다고 했다. 만일 이런 질문을 해본다면 어떤 결과가 나오겠나. ‘김상곤ㆍ조희연 교육감 자녀들의 외고ㆍ8학군 진학을 어떻게 보느냐.’ 아마도 기본적 거부감 53%에 진보에 대한 배신감 몇 %가 얹어질 것이다. 청문회 결과는 전혀 궁금하지 않다. 그 청문회를 지켜볼 국민 마음이 궁금하다. ‘8학군’ 떠들고, ‘외고’ 떠드는 공방을 지켜볼 국민 마음이 걱정이다. ‘자식 챙기기’로 무너진 전(前) 정부 자리. 그 자리에 들어선 현(現) 정부 청문회. 정권은 바뀌었는데 화두는 여전하다. 출세한 자들이 이어가고 있는 ‘내 자식 챙기기’다. 김종구 主筆

[천자춘추] 태국군 참전비에서

지난 25일은 6·25전쟁이 발발한지 67년이 되는 날이었다. 그동안 참석한 6·25 추모행사는 현충원을 방문해 우리 국군의 희생을 추모하는 것이었다. 반면 올해는 태국군 참전비 참배와 헌화를 하면서 보다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됐다. 태국군 참전비는 경기도 포천시 영북면 문암리에 있다. 사실 업무로 포천을 자주 가면서도 그동안 지나다녔던 국도변에 12미터 위용의 태국군 참전 기념탑이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뿐만 아니라 6·25 때 아시아에서 가장 먼저 파병을 결정해준 나라가 태국이었다는 점. 육군 1개 대대, 해군함정 2척, 공군 수송기 3대 등을 파견해 육·해·공군 모두를 지원한 5개 국가 중 하나가 태국이란 점도 무척 놀라웠다. 그 동안 태국은 우리 국민들이 휴가지로 많이 찾는 국가이자, 동남아시아 관광소득 상위랭킹 국가로만 알려져 왔다. 세계여행관광협회(WTTC) 발표에 따르면 2016년 태국이 아세안 국가 중 가장 높은 약 82억5천만 달러의 관광수입을 올렸는데, 이는 태국 국내 총생산 대비 약 20% 수준이다. 이처럼 태국은 아시아의 대표적인 관광대국이지만, 태국 국민들이 우리나라에 여행 올 때 의외의 어려움을 당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작년 한해 우리나라를 방문한 태국 국민은 약 47만 명인데, 이중 약 2만 명의 태국인이 입국 심사대를 통과하지 못한 채 발길을 돌렸다. 불법체류를 우려한 당국의 엄격한 심사 때문인데, 이 같은 사례가 SNS를 통해 전파되며 태국 국민들 사이에 한국 방문에 대한 부정적 선입견과 함께 홀대받는다는 분위기가 퍼지고 있다니 매우 유감스럽다. 태국의 꽃다운 젊은이들의 숭고한 희생으로 맺어진 우방의 관계가 자칫 변질될까 우려를 갖게 되는 때다.최근 경기도는 해외 관광객 유치시장을 다변화하기 위해 태국을 교두보로 다양한 마케팅을 펼쳐 나가고 있다. 마침 지난 4월에는 남경필 지사가 직접 태국 관광업계를 만나 문화관광 교류 활성화를 제시하기도 했다. 경기관광공사에서도 태국 관광객이 선호하는 관광지 10군데를 중심으로 태국어 안내판과 홍보물을 보강한다. 뿐만 아니라 10월 푸미폰 아둔야뎃 태국 전 국왕의 서거 1주년이 되는 시기에 애도 현수막을 설치해 경기도를 찾은 태국 관광객들의 감성도 어루만질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태국군 참전 기념탑에 새겨진 비문의 글을 인용하며, 참전비 헌화 소감을 마친다. ‘자유와 평화를 위해 싸운 타일랜드의 육 해 공군 용사들! 여기 그들의 마지막 주둔지에 피 흘린 1천296명의 뜻을 길이 새기다.’ 한상협 경기관광공사 사업본부장

[독자투고] 나는 화성사람이다

동탄2신도시로 이사온 지 어느덧 2년이 지나간다. 처음 얼마간은 새로운 직장과 20층이 넘는 아파트에 적응하느라 여유를 느낄 틈이 없었다. 그러다 화성이 바다에 접해있다는 사실을 알고는 여유가 생기자마자 주말마다 아내과 아이들을 데리고 궁평항, 전곡항, 백미리, 제부도 등 화성시 서해안을 열심히 누볐다. 모처럼 아무런 약속도 없던 지난 일요일 오후, 홀로 낚시를 가게 되었다. 목적지는 궁평항이다. 바다 위의 낚시터, 피싱피어와 해넘이가 멋진 곳이다. 지난 2월, 수원전투비행장 예비이전후보지로 궁평항 건너편 화옹지구가 선정되었다고 한다. 지난 겨울 아이들이 철새를 보러 가자고 해서 몇 번 다녀온 적이 있다. 그 땐 몰랐지만 나중에 알고보니 전 세계적으로도 얼마 남지 않은 멸종위기종 철새라고 했다. 전투비행장이 이 곳으로 오게 되면 이 바다의 고요함이 남아있을까. 지금처럼 나를 품어주는 평온이 온전할까. 저녁을 먹기로 하고 인근 식당을 찾아들어갔다. 매운탕을 시키고 기다리고 있자니 뒷자리의 대화가 들렸다. ‘왜 하필 여기로 옮기려고 하지’, ‘그러게. 아니 매향리가 조용해진 게 얼마나 됐다고’, ‘화성땅이 어쩌다 이리 됐는지…’ 50년 넘게 미공군 사격연습장이었던 매향리를 언급하는 걸 보니 전투비행장 얘기인가보다. 문득, 가족과의 추억이 떠오르면서 자연스레 나도 이제 화성사람이 다 됐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전곡항에서 열렸던 화성뱃놀이축제 일정을 알아봐달라고 했던 친구, 가끔 제부도 물때를 물어보는 조카… 인터넷 검색 좀 하면 다 나오는 정보들이지만 굳이 내게 물어보는 게 기분나쁘진 않았다. 내가 화성사람이란 걸 느끼게 해주는 기분좋은 현상들이었으니까. 돌아오는 차안. 가로등 불빛에 비친 ‘수원전투비행장 화성시이전 반대’ 현수막을 보면서 많은 생각이 교차했다. 백미리 갯벌에서 볼에 묻은 진흙은 아랑곳하지 않고 조개를 캐며 즐거워하던 아이들, 제부도 어느 조용한 까페에 앉아 미래를 얘기하던 아내, 화성호 철새탐조에서 망원경 속 저어새를 보고 속으로 탄성을 지르던 우리 가족…. 그렇다. 난 화성사람이다. 그리고 우리 화성의 미래가치는 바다에 있다. 나의 미래도 이 곳에 있으며 내 아이들의 미래도 이 곳에 있다.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아름다운 코발트빛 미래가 우리를 기다린다. 지켜야 한다. 현재 내 세대가 쉴 곳도, 미래에 내 아이들 세대가 쉴 곳도 바로 여기다. 다음 주말엔 가족들과 전곡항을 찾아야겠다. 전곡항 앞바다에 내려앉은 석양을 보며 내 아이들에게 얘기해줘야겠다. ‘여긴 화성시고, 우린 화성사람이야.’ 김영수 화성시 동탄4동 통장단협의회장

[개소 2주년 ‘북부 경기문화창조허브’] 청년창업 ‘꿈의 공간’… 4차 산업혁명 깃발 들다

경기도 청년 취·창업 지원 기관 ‘북부 경기문화창조허브’가 29일 개소 2주년을 맞았다.경기도와 의정부시가 지난 6월 설립한 북부 경기문화창조허브는 교육과 멘토링, 창업자금 지원 등으로 제조업과 문화콘텐츠가 융·복합된 청년창업 지원하는 역할을 해왔다. 창업에 관심이 있는 청년들을 대상으로 공동창작 교육프로그램인 ‘아카데미 멋’, ‘멋 커뮤니티’, 또 예비창업자 대상 아이디어융합 프로그램 ‘멋진 창업 프로젝트’, 청년창업 SMART2030, 스타트업을 위한 입주지원, MDC 공동창작 프로젝트, 제품 스토리텔링마케팅 사업 등을 운영했다. 개소 2주년을 맞아 북부 경기문화창조허브가 걸어온 지난 발자취를 되돌아보고자 한다.■ 산업고도화를 위한 노력 북부 경기문화창조허브는 전통제조업 중심인 경기 북부 지역의 산업고도화를 위해 가구ㆍ섬유ㆍ조명ㆍ생활용품 등의 디자인 제조 스타트업을 육성하고, 지원하기 위해 시제품 제작 지원, 창업 교육, 입주 지원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해왔다. 특히 콘텐츠 제작자들과 디자이너, 스토리텔러, 제조업이 협업할 수 있는 프로그램과 공간을 구비하고, 스타트업 입주자들의 아이디어 융합 및 콘텐츠 개발역량 강화를 위한 프로그램과 창업연계를 위한 법률지원, 강소 제조기업과의 콜라보지원 등 다양한 네트워킹 및 커뮤니티 프로그램을 추진해왔다. 또 4차 산업혁명 시대 신기술·제품 개발에 필수 장비로 지목되는 3D프린터, 레이저커터 등의 장비를 입주기업 및 예비창업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입주기업과 예비창업자들은 디자인 제조 분야 창업 전반에 필요한 교육 및 아이디어 공유, 시제품 제작 및 상품화 준비, 유통에 이르는 전반적인 창업 경험을 축적하고 있다. 이미 북부 경기문화창조허브 지원기업인 ‘트리’는 커피찌꺼기를 재활용해 만든 테이블 개발을 통해 스타벅스 매장에 납품하는 성과를 거뒀다.‘제이비우드(JB WOOD)’ 외 지원기업 7개 사는 지난해 중국 광저우 칸톤페어(Canton Trade Fair, 중국수출입상품교역회)에 참가해 동아시아ㆍ북미ㆍ유럽 시장을 대상으로 매출 82만 달러를 기록하기도 했다. 북부 경기문화창조허브의 성과는 해를 거듭할수록 확장되고 있다. 지난해는 전년 대비 창업이 44건에서 69건, 일자리 창출은 94건에서 182건, 스타트업 지원 건수는 571건에서 1천524건으로 증가하는 등 모든 지원 사업 전반에 2배 이상의 성장을 달성했다.특히 기업 및 지자체, 유관 기관과 다양한 협력 체계를 구축해 주목받고 있다. 또 의정부, 양주, 연천 등 경기 북부 10개 지역과 연계해 지역의 주요 행사, 시설에 경기 북부의 스토리를 결합해 제품 소개서, 홍보영상 등 실제 홍보에 이용될 수 있는 결과물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 기업 지원ㆍ육성 강화 움직임 북부 경기문화창조허브는 올해 핵심 전략사업으로 기존의 창업 교육을 취·창업 교육으로 확대를 내세웠다. 북부 경기문화창조허브를 통해 제작된 상품과 경기도 대표 디자인 상품들의 유통판로 개척을 위한 다양한 지원 사업을 추진 중이다. 오는 11월에는 디자인 제조, 콘텐츠 융합 분야의 경기 북부를 대표하는 전문 B2B 행사도 개최할 예정이다. 현재 북부 경기문화창조허브는 디자인제조ㆍ콘텐츠 융합 분양의 예비 창업자와 창업 5년 미만의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입주기업을 모집하고 있다. 이번 모집에서 선정된 기업은 최소 6개월, 최대 2년간 전용 사무공간을 월 10만 원 수준으로 임대할 수 있다고 경기콘텐츠진흥원 관계자는 설명했다.입주기업 간 네트워킹과 시제품 제작 및 양산, 판로 개척과 유통 지원, 투자와 펀드, 보증 지원 등 경기콘텐츠진흥원의 지원사업과 더불어 경기북부지식재산센터의 디자인·특허 개발 지원, IP 인큐베이팅 등의 사업과도 연계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또 영상과 사진을 촬영할 수 있는 스튜디오와 3D 프린터 등 디지털 장비 등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모집은 다음 달 10일까지다. 북부 경기문화창조허브 관계자는 “지난 2년간의 메이커스 데이터와 지역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경기 북부 디자인 제조·콘텐츠 융합 분야 창업가들의 비즈니스가 활성화 될 수 있도록 유통판로 개척 및 마케팅 지원을 강화하는 사업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 개소 2주년 기념 이벤트 북부 경기문화창조허브에서는 29일까지 개소 2주년 기념 온라인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북부 경기문화창조허브 방문 후기와 사진을 인스타그램 및 페이스북에 게시하면 추첨을 통해 커피 교환권 및 2주년 기념 키트(에코백, 텀블러, 여행용 파우치 등)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벤트와 관련 자세한 내용은 북부 경기문화창조허브의 페이스북 페이지(https://www.facebook.com/meothub)에서 확인할 수 있다. 조성필기자

“여생을 고향에서…” 애국지사의 꿈 이뤄졌다

용인출신 ‘3代 독립운동가’인 오희옥 애국지사(91ㆍ여)가 고향인 처인구 원삼면에서 여생을 보낼 수 있게 됐다. 남은 생을 고향에서 보내고 싶다는 소원을 용인시가 풀어 준 것이다. 그는 현재 수원의 보훈복지타운 임대아파트에서 홀로 생활하고 있다. 용인시는 오 지사가 용인에 정착하기를 희망함에 따라 정찬민 시장을 비롯해 모든 공무원들이 ‘오 지사 고향정착 돕기’에 발벗고 나섰다고 28일 밝혔다. 해주 오씨 종중에서는 원삼면 죽능리 일대 땅 438㎡를 제공키로 했고, 건축과 조경, 토목설계비용은 지역기업인 유원건축사사무소와 ㈜네이코스 엔지니어링, 세화E&C에서 재능기부로 부담하기로 했다. 주택은 다음 달 착공돼 올 연말쯤 완공될 예정이다. 시 공무원 3천여 명이 건축비용을 지원하고자 십시일반 모금한 2천133만 원은 지난 27일 진행된 기탁식에서 정 시장을 통해 해주 오씨 종중 오좌근 회장에게 전달됐다. 이날 유성희 용인독립운동기념사업회장도 회원들이 모금한 후원금 100만 원을 전달했다. 기탁식에서 오 지사는 “꿈에도 소원이었던 고향에 돌아갈 수 있도록 해준 종중과 용인시에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나라를 찾겠다는 일념 하나로 살아왔고 고향에서 마지막을 보내고 싶다는 열망밖에 없었는데 이루어져 너무나 기쁘고 감격스럽다”고 밝혔다. 정 시장은 “오 지사께서 고향에서 여생을 보낼 수 있도록 성금 모금에 참여한 직원들에게 매우 감사하다”며 “3대가 독립운동에 헌신한 가문의 역사는 유래를 찾기 어려운 것인 만큼 호국충절의 고장인 용인의 또 하나의 상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오 지사는 일제강점기에 열 살의 나이로 두 살 터울의 언니인 오희영 지사(1923~1970)와 함께 한국광복진선청년공작대에서 정보수집과 초모공작을 맡았다. 초모공작은 일본군 내부나 점령지역에 침투해 방송하거나 전단을 배포해 한인사병들을 포섭, 탈출을 유도하는 활동이다. 오 지사는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1990년 건국훈장 애국장을 받았다.오 지사의 할아버지 오인수 의병장(1867~1935)은 1905년 한일늑약이 체결되자 의병으로 투신, 용인과 안성 등지에서 전공을 세우며 활약했으며 아버지 오광선 장군(1896~1967)은 신흥무관학교를 졸업하고 대한독립군단 중대장, 광복군 장군으로 활약하는 등 3대가 독립운동을 했다. 용인=송승윤기자

한국역사의 작은 축소판 소설보다 재밌는 수원변천史

▲ 수원야사 / 디자인 신원 刊 수원에는 원형 그대로 100년 동안 유지된 서양식 건물이 있다.일제강점기 때 씨앗을 판매하던 기관인 ‘부국원’이다. 부국원의 역사는 기구하다. 1908년 부국원에 입주한 수원상공회의소가 1916년 해산되자 수원실업협회의 주 구성원인 일본인이 사용했다. 광복 후 부국원 입주자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한국전쟁 당시 부국원 본관에는 인공기와 김일성의 초상화가 걸린 적도 있었다. 인민군에게 점령당해 북한의 ‘여성동맹’이 사용했기 때문이다. 이후 1950~60년대 서울지방법원 수원지원·검찰지청·수원시교육청이, 1980년 이후에는 인쇄소·학원·병원 등이 들어오기도 했다. 부국원은 건물 하나에도 역사와 얄궂은 사연이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수원야사(디자인 신원 刊)는 한국의 도시변천사를 가장 잘 보여주는 수원의 다양한 이야기를 담았다. 역사와 문화가 깊은 고장 수원은 정사(正史)만큼이나 야사(野史)도 많다. 오랜 기간 수원에서 활동한 이창식 언론인과 수원 지역사를 연구하고 있는 한동민 수원화성박물관장이 수원의 뒷이야기를 조명했다. 아울러 수원을 배경으로 한 최초의 소설, 영화에 대한 이야기와 수원약과, 수원갈비 같은 음식까지 다채로운 내용을 다룬다. 저자들이 수십년 동안 수집한 자료와 사진도 함께 수록해 더욱 눈길을 끈다. 저자 이창식은 “‘수원을 알면 한국이 보인다’라는 세간의 속설이 현실이 되기를 믿으며 우리의 작은 노력이 이 고장에 대한 또 다른 애정과 연구에 도움이 되기를 소망한다”고 밝혔다. 값 2만원 손의연기자

‘송영무 저격수’ 김학용, 음주운전 추가 폭로

국회 국방위원회의 28일 송영무 국방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자유한국당 김학용 의원(3선, 안성)이 송 후보자의 도덕적 흠결을 집중적으로 지적하며 ‘저격수’ 역할을 맡아 시선을 집중시켰다. 김 의원은 이날 인사청문회에서 송 후보자의 음주운전 관련 의혹을 집중추궁했다. 그는 “(1991년) 음주운전 당시 헌병대장과 후임이 송 후보자의 해사 동기이기 때문에 상관없는데 문제는 경찰”이라며 “제보에 따르면 경찰을 돈으로 매수해서 그 서류 자체를 찢어버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완전범죄하려고 음주운전 사실을 은폐하고 파쇄해 증거인멸을 하려고 시도한 것은 청문회가 아니라 당장 수사를 받아야 할 대상”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에 대해 송 후보자는 “음주운전 사실에 대해 국민께 대단히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제가 무슨 의탁을 하든가 이런 것은 전혀 없다는 걸 말씀드린다”며 은폐 의혹을 부인했다. 또한 김 의원은 이날 송 후보자의 음주운전 의혹을 추가 폭로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1991년 음주운전 이외에 음주운전 사실이 있느냐”면서 “지금이라도 자진 사퇴하면 공개하지 않겠다”며 엄포를 놨다. 송 후보자가 머뭇거리자 그는 “후보자가 음주운전을 한 1991년 3월 이후에도 7월 해군본부 종합상황실장으로 부임한 때에도 회식 후 노량진 경찰서에서 단속에 걸렸다”며 “당시 단속 책임자인 노량진 경찰서 경장이 자신의 초등학교 선배가 해군본부에서 일한다고 하자 그 선배를 수소문해 도와달라고 하지 않았나”고 다그쳤다. 이에 송 후보자는 “제가 한 것이 아니다. 저는 옆자리에 있었고 항상 작전 상태기 때문에 술에 취하면 안 되는 직책”이라며 “저는 오히려 운전을 하지 말라고 말렸고 사고가 난 뒤 뒤처리만 하려고 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운전한 사람은 박OO 대령”이라며 실명을 공개했다. 아울러 김 의원은 송 후보자가 법무법인 율촌에서 법인카드를 지급받아 한 달에 1천만 원씩 사용했다고 주장하는 등 송 후보자를 강하게 압박했다. 김재민·구윤모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