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 굳이 전기차 충전소를 설치해야만 하나요?” [집중취재]

불안한 학교 안 전기차 충전소 화성 리튬 배터리 공장 화재가 23명의 사망자를 발생시키며 ‘역대 최악의 화학공장 사고’로 기록된 가운데, ‘학교 안 전기차 충전 시설’이 제2의 화마(火魔)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더욱이 우리나라에는 리튬 화재에 대응할 금속 화재 소화기(D급 소화기) 구비 매뉴얼은 물론, 소화기 인증 기준도 없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4일 시흥시 수인로에 있는 검바위초등학교. 이곳 초등학교 바로 옆에는 전기차 충전소가 들어섰다. 지난 1년간 안전상의 이유로 학부모들 반발이 거셌지만 결국 예정대로 6대의 전기차 충전소 자리가 마련됐다. 6대의 전기차 충전소 자리에는 금속 화재에는 사용할 수 없는 일반 분말소화기 하나만 구비돼 있었다. 검바위초에서 교통 안전 지도를 하고 있는 학부모 조명란씨(40대‧여)는 “전기차 충전소 때문에 현장에 나와 아이들 안전을 지도하고 있다. 지인들이 위험하다며 만류했지만 아이들의 안전을 생각해 그러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검바위초와 유치원에 세 자녀가 다니고 있어 전기차로 인한 화재가 많이 걱정된다”며 “전기차 충전소 구역에 햄버거 가게가 생긴다고 하는데 아이들이 전기차 충전소 근처를 드나들까 더 걱정된다”고 호소했다. 같은 날 오후 수원특례시 영통구 매탄동의 효원초등학교 전기차 충전소. 이곳은 아이들이 교실로 향하는 출입문 바로 옆에 자리 잡고 있어 외부 충격, 과부하에 따른 화재 발생 시 사고 확대 위험성이 더 높아 보였다. 소방청 집계에 따르면 전기차 화재 발생 건수는 2019년 7건에서 2020년 11건, 2021년 24건, 2022년 43건, 지난해 72건 등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전기차 배터리에 사용되는 리튬에서 화재가 발생할 경우 금속 화재 소화기(D급 소화기)가 필요하지만, 전기차 충전 시설 내 비치는 물론, 소화기에 대한 공인 기준조차 없는 상태다. 류상일 동의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최근 전기 버스에서 발생한 화재처럼 전기차는 불길이 잡히더라도 다시 재발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면서도 “시중에 있는 D급 소화기는 워낙 고가고 성능도 담보되지 않아 안전을 보장할 수 없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소방청 관계자는 “7~8월 중 D급 소화기 기준을 정립할 계획”이라며 “리튬 전지 화재 대응책 마련 역시 조만간 TF팀을 구성해 추진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교내 전기차 충전소, 이용객 없고 전력 과부하… ‘실효성 의문’ [집중취재]

불안한 학교 안 전기차 충전소 전기차 충전 시설 의무 설치법에 따라 경기도내 학교에 들어서고 있는 전기차 충전 시설이 실효성 의문, 화재 우려만 키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부인 출입을 엄격히 통제하고 가용 전력 자체가 적은 학교 특성상 외부인 충전이 어렵고 전력 과부하에 따른 화재 위험성만 증대된다는 지적 때문인데, 학교를 충전 시설 설치 의무 구역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4일 경기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도내 학교 전기차 충전 시설은 공립 학교 기준으로 2020년 1개, 2021년 3개에서 2022년 11개, 지난해 39개, 올해 50개로 증가세가 가팔라지고 있다. 친환경자동차법이 50개면 이상 주차 공간의 전기차 충전 시설 설치 의무를 부여하고 있는데, 학교도 유예기간을 거쳐 올해 1월부터 적용됐기 때문이다. 미설치 시에는 최대 3천만원의 이행강제금이 부과된다. 하지만 전기차 충전 시설이 들어선 학교 안팎에서는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수원 효원초에서 학교지킴이로 활동하고 있는 A씨는 “최근 외부인으로 인한 범죄가 늘면서 학부모조차 사전 신청해야만 학교 출입이 가능하다”며 “때문에 지금껏 한 번도 외부인이 전기차 충전 시설을 이용한 것을 본 적이 없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 지난달 기준 전기차 충전 시설이 설치된 50개 학교 중 외부에 시설을 개방한 학교는 28%인 14곳에 불과한 상태다. 타 공공시설 대비 낮은 학교 전력 가용량도 전기차 충전 시설 효용성에 물음표를 더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학교의 하루 사용 전력량은 약 500kW인데, 전기차 급속 충전기 한대당 전력량의 10%인 약 50kW를 소요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대다수 학교는 전력 소모가 상대적으로 적은 완속 충전기를 운영하고 있지만, 이는 6시간 이상의 긴 충전 시간을 요구해 과부하, 그에 따른 화재 위험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전기차 충전소가 학교 내부에 있을 경우 충격으로 인해 화재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며 “화재 위험으로부터 안전하고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공터 등을 활용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의무보다는 학교별로 필요에 따라 자발적으로 설치하는 게 적절하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한편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은 최근 출입기자단 인터뷰에서 “화성 일차전지 공장 화재를 계기로 교내 전기차 충전 시설 설치에 신중해야 한다”며 “교육시설에 대해서는 (설치 의무에서) 예외 할 수 있는 조례를 도의회와 논의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새벽까지 강한 비 내리다 멎어…일부 지역 호우특보 [날씨]

금요일인 5일 전날부터 이어진 비가 새벽까지 강하게 내리다 오전 중 대부분 그칠 전망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새벽까지 서울·인천·경기와 서해5도에는 20~60㎜의 강한 비가 내릴 예정이다. 경기북·서부의 경우 많이 내리는 곳은 80㎜ 이상에 달하는 비가 내린다. 수도권 외 대부분 지역 역시 새벽까지 돌풍과 함께 천둥·번개를 동반한 강하고 많은 비가 내리는 곳이 있다. 이번 비는 구름의 이동 속도가 빨라 동일 지역에 머무는 시간은 짧겠으나, 강수 강도는 강하다. 또한 인접한 지역 간 강수량의 차이가 커 일부 지역에는 호우특보가 발표될 가능성도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이미 많은 비가 내린 가운데 다시 강하고 많은 비가 내려 비 피해가 우려된다”며 “하천변 산책로 또는 지하차도 이용 시 고립될 수 있으니 출입을 금지해달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돌풍과 함께 천둥·번개로 인한 시설물 관리와 안전사고에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수도권 기온은 평년(최저기온 19~22도, 최고기온 26~30도)과 비슷하거나 조금 높다. 최고체감온도는 31도 내외로 폭염이 올 가능성이 있다. 주요 지역별 하루 동안의 기온 분포를 보면 ▲수원 22~28도 ▲성남·과천 22~29도 ▲의왕 23~27도 ▲이천 22~30도 ▲양주·의정부 21~29도 ▲연천·포천 20~28도 ▲김포 22~28도 ▲인천 22~27도 등으로 예보됐다. 더위는 당분간 지속되겠으나, 비가 내리는 지역에서는 일시적으로 기온이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

[사설] 기회소득 본격화, 대민 홍보도 병행해야

경기도의 기회소득이 하반기부터 본격화된다. 해당 분야는 체육인, 농어민, 아동돌봄, 기후행동 등 4개다. 본격 시행이 가능하게 된 기점은 정부와의 협의 완료다. 복지부와의 체육인, 농어민, 아동돌봄에 대한 사회보장제도 신설 협의가 끝났다. 기후행동은 사회보장제도 협의 대상이 아니다. 앞서 예술인과 장애인 기회소득은 지난해부터 지급되고 있다. 김동연 지사가 추진해온 경기도민 기회소득이 도정 전반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셈이다. 정책 협의 절차를 완료했다는 점이 주목된다. 과거 지방정부가 시작한 복지는 중앙정부와 충돌을 빚는 경우가 많았다. 재정 여건 이견, 유사 복지와의 충돌, 감당 못할 과급 우려 등이 이유였다. 2016년 성남시 청년 배당이 그랬었다. 당시 복지부가 제도 시행에 이견을 보이면서 법적 충돌로까지 이어진 바 있다. 이번에 경기도는 복지부와의 협의를 통해 이런 불필요한 마찰을 없앴다. 동시에 기회소득이 국가로부터 새로운 복지로 인정받았다는 의미도 크다. 분야별 기회소득이 정하고 있는 원칙과 기준도 평가할 만하다. 집행 예산, 지급 대상, 지급 기간 등의 한계를 구체적으로 정해 놨다. 체육인 기회소득의 경우 대상 기준은 19세 이상 중위 소득 120% 이하의 현역 선수, 선수 출신 지도자, 심판이다. 약 7천800명에 달하는 이들에게 연 150만원을 2회에 걸쳐 지급한다. ‘중위 소득 120% 이하’라는 기준으로 복지 혜택의 한계를 분명히 정하고 있다. ‘무차별 퍼주기 복지’와 구분이 명확하다. 농어민 기회소득도 마찬가지다. 청년농어민(50세 미만), 귀농어민(최근 5년 이내 귀농어), 환경농어업인(친환경, 동물복지, 명품수단 인증) 등으로 정했다. 약 1만7천명 대상에게 월 15만원씩 지급한다. 아동돌봄 기회소득은 부모를 대신해 주민이 아동돌봄에 참여하는 경우다. 500명 정도로 규모를 정해 월 20만원씩 지급한다. 기후행동 기회소득은 걷기, 자전거타기, 배달앱 사용 시 다회용기 사용 등 탄소중립 실천 15개항 인증자다. 기존의 청년 배당(만 24세 청년)이나 농민기본소득(만 19세 이상 농민)과 다르다. 복지가 필요한 대상을 특정한다는 점에서 보편적 복지와 다르고, 대상 범위를 폭넓게 수용한다는 점에서 선택적 복지와도 다르다. 대상자 모집이 곧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해당자들만의 관심을 넘어설 것이다. 1천300만 경기도민이 기회소득을 알게 될 것이다. 경기도 입장에서는 기회소득에 대한 국민 공감대를 이끌어낼 더 없는 기회가 될 수 있다. 과하지 않은 정도라면 기회소득 홍보도 구상해 보는 게 좋다.

[사설] 발암물질 범벅 놀이터, 바닥재 전수조사 필요하다

경기도내 초등학교와 유치원 놀이터 바닥재에서 1급 발암물질 등 다량의 독성물질 검출은 충격적이다. 경기일보가 유해성 검사를 진행한 8곳의 탄성포장재 놀이터 바닥에서 모두 PAHs(다핵방향족탄화수소)가 기준치(1kg당 10㎎)를 초과했고, 일부 학교와 유치원에선 기준치의 3~4배를 넘었다. PAHs는 장시간 노출될 경우 폐암, 피부암, 생식 장애 등을 일으킬 수 있는 발암성 물질이다. 여기에 자폐 등의 유발 위험이 있는 프탈레이트까지 기준치 넘게 검출됐다. 경기도교육청으로부터 예산을 받아 시공한 탄성포장재 놀이터가 있는 유치원은 608곳이다. 초등학교도 148곳에 이른다. 이곳 놀이터에서 뛰어노는 아이들은 발암물질에 무차별 노출돼 건강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특히 유치원생들은 바닥재를 손으로 집거나 뜯고 입에 가져가는 등의 유아기 행동 특성상 더 많은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경기일보가 ‘발암물질 위의 아이들’이란 기획을 통해 초등학교와 유치원 놀이터의 유해성을 연속 보도하고 있다. 취재를 거듭할수록 더 많은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 발암물질을 품은 탄성포장재가 어린이 건강을 크게 위협하는 가운데 놀이터 시공 이후 안전검사 규정이 미흡해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놀이터는 ‘어린이활동공간 확인검사’ 대상이다. 해당 검사는 바닥재의 중금속, 프탈레이트, 폼알데하이드만 측정할 뿐 PAHs는 검사 항목에 없다. 바닥재는 품질인증 과정에서 PAHs 8종을 측정하지만 시공 이후 정기 검사에선 PAHs가 검사 항목에서 제외됐다. 1급 발암물질 등 유해물질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이다. 놀이터를 새로 짓거나 확장하지 않는 한 바닥재의 유해성 검사를 관리 주체의 자율에 맡겨 이 또한 문제가 있다. 1급 발암물질이 기준치 이상 검출된 탄성포장재 하층부에 대한 PAHs 규정은 사라질 위기에 있다. 교육기관 놀이터의 탄성포장재 안전성 인증을 담당하는 한국체육시설공업협회가 최근 바닥재 하층부의 PAHs 규정을 삭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탄성포장재의 상층부와 하층부의 층은 완전히 구분되지 않아 유해 물질이 전이될 우려가 있다. 이미 파손된 곳에선 하층이 드러나 있다. 때문에 바닥재 하층부의 PAHs 규정 삭제는 맞지 않다. 놀이터 바닥재에서 유해 물질이 검출되는 현 상황을 심각하게 인식해 오히려 안전기준을 강화해야 한다. 학부모들과 맘카페 등에선 어린이 놀이시설의 전수조사를 요청하고 있다. 차라리 위험한 놀이터의 운영을 중단하라고 한다. 도교육청을 비롯한 관계기관에선 놀이터 바닥재에 대한 유해성 검사 기준을 강화하고, 당장 전수조사부터 해야 한다.

[변평섭 칼럼] 새들의 공화국은 왜 사라졌나

옛날에 새들의 나라가 있어 번영을 누렸다. 그러던 어느 날 새들의 나라에 임금이 바뀌어 뻐꾸기가 왕위에 올랐다. 그는 왕위에 오른 기념으로 새들의 노래 대회를 열었다. 까치, 비둘기, 참새, 부엉이, 잉꼬, 딱따구리, 꿩, 꾀꼬리... 모든 새가 다 참여해 노래 솜씨를 뽐냈다. 심사 결과 뻐꾸기가 1등을 했다. 심사를 맡은 채점자들이 임금과 동종인 뻐꾸기를 밀어줬기 때문이다. 뻐꾸기는 남의 둥지에 제 알을 낳는 소위 ‘탁란(托卵)’으로 유명하고 그래서 새의 세계에서는 악명이 높다. 임금 뻐꾸기는 앞으로 우리 새의 왕국에서는 뻐꾸기 노래만 부르게 하고 만약 다른 목소리를 내면 추방하겠다고 선포했다. 과연 이들 새 나라에서는 꿩이나 까치, 비둘기 소리 같은 다양한 소리는 사라지고 이 산 저 산 오직 뻐꾸기 소리만 들릴 뿐이었다. 더 안타까운 일은 동종(同種)의 암컷과 수컷의 소리를 찾아 짝을 맺어 번식을 해야 하는 새들이 오직 뻐꾸기 소리뿐이니 점점 멸종의 길에 들어선 것이다. 뻐꾸기 왕은 뒤늦게 모든 새들이 ‘같은 목소리’만 내게 한 것을 후회했지만 이미 새 왕국이 지상에서 사라진 후였다. 7~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 대표 출마로 정치권이 뜨거워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한동훈, 나경원, 원희룡, 윤상현 의원이 출마를 선언했고 민주당에서는 이재명 대표의 나 홀로 출마와 연임이 확실해졌다. 이인영 의원의 출마 고심이 전해지고 있으나 당내 분위기는 이 대표의 연임이 확실시되고 결국 지방선거 공천과 대선 직전까지 당권을 장악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최종 목표는 대권. 사실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 일극 체제로 모든 것이 집약돼 있다. 그 대표적인 상징이라면 이 대표를 조선의 정조대왕에 비유하거나 어떤 최고위원은 ‘이 대표는 우리 민주당의 아버지’라고 하며 면전에서 절을 올린 것 등이다. 이 밖에도 이 대표에 대한 찬사는 끝이 없다. “이재명 대표를 사법 리스크에서 몸 바쳐 지키겠다”라는 소리도 한둘이 아니다. 새들의 왕국에서 뻐꾸기 소리만 가득 찬 일화를 생각게 한다. 특히 ‘아버지’ 이야기는 당내에서도 일부 곤혹스러운 눈치다. 사실 이 지구상에서 국가 지도자를 향해 ‘어버이 수령’이라고 부르는 곳은 북한밖에 없기 때문에 듣는 사람의 귀를 간지럽게 만드는 것이다. 오죽하면 영남의 유림들이 ‘아버지’ 발언으로 문제를 일으킨 민주당 최고위원에게 사과를 요구했겠는가. 그 최고위원이 그와 같은 예법이 ‘남인들의 예법’이라고 했기 때문이다. 사실 남인이건 북인, 서인, 노론, 소론, 당쟁은 심했으나 그런 식의 아부는 철저히 배격했다. 오히려 효종의 의붓어머니 자의대비 상복 입는 기간을 몇 년으로 하느냐로 서인과 남인 사이에 정권을 건 예송이 전개될 정도였다. 그러니 남인들이 들고일어날 만하다. 당내 분위기가 이렇게 되면 ‘나도 당 대표 하겠다’고 나설 사람이 없을 것이다. 과거 당 대표나 대권 경선에 도전했던 사람들이 지금 어떻게 됐는가를 보면 안다. 정말 나무가 우거지고 아름다운 풍경을 이루는 산에 오르면 작은 새들에서 큰 새에 이르기까지 제각기 아름다운 소리를 내는 것이 참 아름답다. 사실 그것이 산이 건강하게 살아있음을 증명하는 것이다. 민주주의가 때로는 무질서하게 보일지라도 인류가 발명한 최선의 정치 제도인 것도 바로 이 같은 원리일 것이다.

[삶과 종교] 맑고 향기로운 연꽃 같은 삶을 꿈꾸며

불교를 상징하는 꽃인 연꽃으로 꽃 공양을 올린 이야기가 많다. 부처님의 전생인 선혜동자가 과거 부처님인 연등 부처님께 연꽃 공양을 올렸다는 이야기도 있고 꽃 공양을 올리면 다음 생에 꽃처럼 아름다운 사람으로 태어난다는 이야기도 있다. 예부터 연꽃은 불교뿐만 아니라 여러 종교에서 귀하게 여기는 꽃이다. 연꽃은 인도 중북부가 원산지로 알려져 있으며 5천년 전부터 식용해 왔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인도 신화에서는 비슈누 신의 배꼽에서 연꽃이 피어나 그곳에서 창조신이 태어났다고 하며 이집트 신화에서는 연꽃이 수면 아래 있다가 낮에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와 꽃을 피우는 특성으로 재생과 부활을 상징한다. 특히 불교에서 연꽃은 불(佛)·법(法)·승(僧) 삼보(三寶)와 항상 함께하고 있어 불교 자체를 상징하는 귀하고 소중한 꽃이다. 연꽃은 부처님의 탄생 장면을 장엄하고 있는데 아기 부처님이 탄생했을 때 땅에서는 연꽃이 피어 아기 부처님의 발이 땅에 닿지 않게 했다고 한다. 그래서 사찰의 부처님은 보통 연꽃의 모양의 좌대인 연화대에 앉아 계신다. 부처님의 경전인 ‘묘법연화경’에서는 진리의 결백하고 미묘한 뜻을 흰 연꽃에 비유했는데 “묘법은 추함을 버리고 미묘함을 취한 것이 아니고, 추함에서 곧 미묘함을 나타내심이다. 추함에서 곧 미묘함을 나타내심은 연꽃이 더러운 곳에서도 항상 깨끗함과 같다”고 하셨다. 곧 더러움을 버린 곳에 깨끗하고 미묘함이 있는 것이 아니고 추하고 더러움, 그 자체에서 아름답게 피어나는 연꽃이야말로 참된 아름다움이며 깨끗함이라는 뜻이다. 이 세상은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 시기, 질투가 있는 사람들로 인해 때 묻고 얼룩져 있지만 이 속에서도 맑고 은은한 연꽃의 향기를 품고 세상을 맑고 청정하게 하는 사람들도 있다. 또 불교의 영향을 받은 송나라의 주돈이(周敦頣)는 참선수행을 해 불교에도 조예가 깊은 뛰어난 유학자다. 그는 연꽃을 감상하며 ‘애련설(愛蓮說)’이란 글을 지었는데 “연꽃은 더러움에 물들지 않고 속이 비어도 곧으며, 향기는 먼 곳에서 맡을수록 맑기에 군자를 상징한다”며 연꽃을 노래해 보살을 상징하는 연꽃을 군자의 꽃이라고 말했다. 연꽃을 진심으로 사랑한 사람들은 연꽃의 향기로움, 고결함, 맑음, 깨끗함을 본받고 싶었을 것이다. 또 하나 더 있다면 깨끗한 물이 아닌 진흙 속에서 피어나는 연꽃의 강인함일 것이다. 보기에는 약하지만 진흙에서 꿋꿋이 피어나는 연꽃은 그 어떤 꽃보다도 내공이 강한 꽃이라고 생각한다. 연꽃을 바라보면서 그 어떤 환경에도 굴하지 않고 물들거나 흔들리지 않고, 그 어디에도 집착 없이 고고하고 맑고 향기로운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 연꽃 같은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이 좀 더 행복해지지 않을까.

[지지대] ‘목감천’→‘광명천’

‘냇깔’은 시냇물의 가장자리를 일컫는 토속어다. 시골에선 ‘안골’과 함께 흔한 지명이다. 지금도 두메산골에 가서 어르신에게 여쭈면 종종 튀어나온다. 경기도에도 이런 이름을 갖춘 고을이 지천이다. 광명이 그중 한 곳이다. 북쪽으로는 서울 개봉동, 북동쪽으로 가리봉동과 시흥동, 북서쪽으로는 부천, 남쪽과 서쪽으로는 안양과 접한다. 구체적으로 이 도시의 학온동이 딱 그렇다. 이곳의 토박이들은 지금도 자신들이 사는 동네를 냇깔이라고 부른다. 냇깔의 서축으로 유유히 흐르는 개울이 있다. ‘목감천’이다. 그러나 원래부터 이렇게 불리진 않았는데 특정 시기부터 그랬다. 향토사학계는 그 시점이 1980년 초반이라고 기억한다. 인근 서울 영등포에서 많은 서민들이 속속 옮겨오던 시기였다. 주민들에게 목감천으로 변경된 까닭을 물었다. 그러면 십중팔구는 인근 시흥 목감동에 위치한 630고지에서 발원됐다는 대답이 돌아온다. 하지만 인근에는 높이가 630m에 이르는 산은 없다. 이런 가운데 광명시가 목감천의 명칭을 ‘광명천’으로 변경을 추진(경기일보 4일자 11면)한다. 취지는 지역 정체성 확립과 행정 혼선 최소화다. 목감천은 광명은 물론이고 시흥, 서울 구로 등지를 경유해 안양천으로 흐른다. 총연장 12.3㎞인 국가하천이다. 문제는 이 명칭으로 인한 행정 혼선이다. 각종 문헌이나 인터넷, 각종 보고서 등에도 관례적으로 차용돼서다. 특히 도로명 주소의 경우 광명 광명동 일원은 목감로, 시흥 목감동은 목감중앙로, 목감우회로, 목감둘레로 등으로 혼용되고 있다. 홍수 및 화재 등 발생 시 신속 대응에 어려움을 겪는 까닭이다. 광명·시흥 신도시가 조성되면 피해는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바꿔야 할 명분은 명쾌하다. 광명시는 주민들의 의견을 분석해 정부에 변경을 요구할 예정이다. 광명시의 소통 행정이 주목된다.

[천자춘추] 나는 적십자회원이다

적십자의 주요 업무 중 하나는 재난 긴급구호와 지원활동이다. 크고 작은 재난이 일어났을 때 제일 먼저 달려가 인명을 구조하는 일과 이재민들이 당장 먹고 잘 수 있도록 제 시간에 지원하는 일이야말로 적십자가 지난 수십년간 해온 일이다. 며칠 전 화성 리튬 배터리 공장 화재 현장에도 예외 없이 적십자사의 봉사원들과 우리 구조팀이 달려가 소방서와 화성시와 협조하며 구조활동을 했다. 이번 화성 화재 이전까지 지난 2년여 동안 경기도에는 다행스럽게도 큰 재난이 없었다. 그러나 인접한 강원도나 충청도 또는 지난 잼버리대회 때는 전북까지 재난 지원에, 튀르키예-시리아 지진에는 경기도와 함께 긴급 구조는 물론이고 현장 회복을 위한 이재민 마을 건설에까지 참여했다. 법령에 따르면 대한민국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자동으로 적십자회원이다. 몇 년 전에 회비를 세금처럼 강제 징수하면 안 된다고 국회가 결정한 후 지로용지를 가가호호 발송할 수 없게 됐고 각 시·군에서도 행정력을 동원해 회비를 징수하는 일이 없어졌다. 그러나 법령은 여전히 모든 국민은 적십자회원이고 회비를 납부해야 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이런 원칙은 1905년 고종황제가 대한제국을 건국하면서 정식 근대국가로 인정받기 위해 대한적십자사를 창립했고 1919년 상하이 임시정부가 문을 열면서 제일 먼저 한 일이 대한적십자사를 조직해 국제적으로 망명정부의 자격을 얻으려 했다. 그뿐만 아니라 1945년 광복되자마자 제일 먼저 만들어진 것이 조선적십자사의 문을 열고 국제적인 지위 확보에 나섰다. 이는 역사적으로 근대 세계 모든 국가가 국가로서의 위상을 인정받기 위해 적십자사의 조직을 하나의 전통으로 전제했다. 경기도에는 현재 약 1만5천명의 봉사원들이 봉사회로 조직돼 31개 시·군에서 긴급재난구호와 어렵고 힘들게 살아가시는 4천600여 결연가정에 쌀과 반찬, 일용품을 지원하면서 활동하고 있다. 그리고 경기도에는 약 60만명의 적십자회원이 정기적으로 회비와 후원금을 보내오고 있다. 이런 참여와 후원이 우리 사회의 ‘생명’을 살리고 지키면서 희망을 만들어 가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적십자사는 하나의 조직이나 기관이 아니라 적십자운동이며 우리 국민은 그런 적십자정신을 삶의 현장에서 실천해가는 적십자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적십자야말로 나라를 나라답게, 사회를 사회답게 만들어 가는 중심에 서 있어야 할 것이다.

[오늘의 운세] 7월 5일 금요일 (음력 5월 30일 /庚午) 띠별 / 생년월일 운세

쥐띠 丙子 36년생 일진불리 질병조심 사고 및 구설도난 조심 戊子 48년생 변화변동 생길 때 차량 가택 직업 여행 등 庚子 60년생 재물지출 직업갈등 양보하고 인내해야 길(吉) 壬子 72년생 일진 무난하나 마음의 변화 여행 출행할 때 甲子 84년생 일진불리 말실수 음주사고 조심 고달픈날 丙子 96년생 재물지출 여행출행 분주다사 주점출입 소띠 丁丑 37년생 재물이득 문서해결 친구조언 편안한 하루 己丑 49년생 직업안정 자손기쁨 사업왕성 만사무난 길(吉) 辛丑 61년생 돈거래 불리 중상모략 주의 시비쟁투 조심 癸丑 73년생 시험 가택 이사 문제원만 재물원만 데이트 乙丑 85년생 명예상승 돋보인날 데이트 성공 만사대길 丁丑 97년생 일진왕성 재수대길 능력인정 기분최고 길(吉) 호랑이띠 戊寅 38년생 자손경사 직업안정 문서계약 만사해결 길(吉) 庚寅 50년생 친구 및 상사의 도움 재물성사 뜻을 성취 길(吉) 壬寅 62년생 시험원만 차량 가택문제 해결 소원성취 길(吉) 甲寅 74년생 매사에 조급하게 행동하면 실수연발 조심 丙寅 86년생 재수왕성 인간화합 능력발휘 승승장구 길(吉) 戊寅 98년생 직업고민 해결 문서계약 가능 시험도 원만해 토끼띠 己卯 39년생 몸과 마음이 편안 직업문제 해결 만사 길(吉) 辛卯 51년생 손재수 조심 투자재물 불리 인내심이 필요 癸卯 63년생 문서나 재물원만 모임성사 귀인도움 大길(吉) 乙卯 75년생 인기있고 연인 생기고 구직성사 음식대접 丁卯 87년생 운기상승 즐거운 날 연인화합 인기상승 길(吉) 己卯 99년생 직업고민 변화변동 시험학업 고민 일진평범 용띠 庚辰 40년생 재물은 지출하나 가족과 대화 만사무난 壬辰 52년생 문서이득 시험합격 차량서류 매매건 해결 甲辰 64년생 만사 불리하니 일찍 귀가하여 가족과 대화 丙辰 76년생 재물원만 연인 데이트 친구모임 행운오고 戊辰 88년생 직업안전 음식 생기고 모임성사 시험대길 庚辰 00년생 경쟁승리 모임단합 중심인물 시험 인기도 길(吉) 뱀띠 辛巳 41년생 재물손해 타인과 언쟁 기분손상 말을조심 癸巳 53년생 재수원만 문서해결 귀인도움 능력발휘 길(吉) 乙巳 65년생 명예 생기나 재물지출 우연한 만남과 데이트 丁巳 77년생 친구도움 재수원만 직장해결 선물받고 길(吉) 己巳 89년생 직업고민 부모와 불화 동분서주 친구모임 辛巳 01년생 일진별로 재물손해 경쟁불리 술 및 실수조심 말띠 壬午 42년생 문서나 계약문제 원만 재물성사 만사 길(吉) 甲午 54년생 직장 트러블 질병조심 자손걱정 재수불리 丙午 66년생 재수대통 귀인도움 능력발휘 행운오고 길(吉) 戊午 78년생 음식 생기고 고민해결 칭찬받고 만사원만 庚午 90년생 친구모임 경쟁승리 주도적 인물 재물지출 壬午 02년생 문서학업 고민 마음의 변화 진정시켜야 양띠 癸未 43년생 계약매매 차량이사 수리시험 가정원만 길(吉) 乙未 55년생 명예상승 승진가능 가정 화합 연인 데이트 丁未 67년생 운수완성 연인 생기고 구직성사 행운의날 己未 79년생 기분 손상되나 친구도움 선물받고 만사 길(吉) 辛未 91년생 동료와 경쟁 재물지출 기분하락 인내해야 원숭이띠 甲申 44년생 만사불리 금전복잡 기분손상 부부갈등 흉(凶) 丙申 56년생 사업완성 귀인도움 능력인정 만사해결 길(吉) 戊申 68년생 직업고민 해결 자손경사 시험합격 만사 길(吉) 庚申 80년생 친구형제 도움 모임성사 인기있고 원만 壬申 92년생 부모도움 선물 생기고 시험원만 능력생겨 닭띠 乙酉 45년생 명예 생기나 실속없고 주점출입 많을 때 丁酉 57년생 재물이득 모임성사 중심인물 되고 만사 길(吉) 己酉 69년생 직장고민 생기나 해결되고 질병으로 병원출입 辛酉 81년생 친구와 쟁투 기분손상 재수불길 실수조심 癸酉 93년생 운기상승 부모도움 시험원만 재수도 원만 개띠 丙戌 46년생 사업번창 재수왕성 계약가능 소원성취 길(吉) 戊戌 58년생 직업해결 문서계약 가능 고민 해결되고 길(吉) 庚戌 70년생 동료친구 모임 능력인정 귀인도움 고민 끝 壬戌 82년생 일진대길 시험대길 연인 데이트 재수원만 甲戌 94년생 언쟁주의 기분손상 직업고민 술 음식생겨 돼지띠 丁亥 47년생 운수왕성 동료나 상사의 도움 가정화목 길(吉) 己亥 59년생 자손고민 생기나 결과는 무난 직장해결 길(吉) 辛亥 71년생 경쟁에서 탈락 투자 증권불리 연인불화 癸亥 83년생 선물 생기고 시험원만 재물성취 만사무난 乙亥 95년생 명예상승 재수원만 데이트 성공 고민해결 청년철학관 작명연구소 서일관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