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가구 수 줄여서 교통난 푼 언남지구의 교훈

도시 개발의 단골 과제는 교통대책이다. 인구가 밀집하면서 나타나는 필연적 문제다. 해법은 극히 간단한 이치에 있다. 인구 밀집을 낮춰 잡으면 된다. 이 간단하고 쉬운 해법이 이뤄지지 않는다. 이익 극대화를 위한 개발자 입장이다. 계획한 주택 수를 결코 줄이려 하지 않는다. 행정기관이 관철시켜야 하는데 여의치 않다. 개발자 논리에 과감히 맞서지 못한다. 결국 시늉만 하다가 개발은 예정대로 강행된다. 그렇게 만성적 교통지옥은 늘어 간다. 용인 언남지구 협상에서 올바른 예를 보게 됐다. 기흥구 옛 경찰대 부지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 공급 촉진지구다. 90만5천여㎡에 민간 주택을 공급하는 사업이다. LH가 지난 2016년부터 추진해 왔다. 예상 가구 수를 6천626가구로 잡았다. 이후 8년간 사업은 표류했고 부지는 방치됐다. 교통대책이 미흡하다는 반대 때문이다. 이 원인도 당연히 교통망 대비 가구 수가 많기 때문이다. 이 사업을 다시 추진하기로 용인시와 LH가 협의를 마쳤다. 그 해법의 출발이 가구 수를 파격적으로 줄이는 것이다. 당초 계획에서 20%가량 줄이기로 했다. 1천200가구 정도 줄어든다. 전체 가구 수는 5천400가구 미만으로 낮아지게 됐다. 다른 타협도 이것저것 있긴 하다. 당초 0%였던 지원시설 용지를 11% 확보하기로 합의했다고 한다. 시민 문화·체육시설로 쓰일 기부채납 부지 9만㎡도 합의됐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해법은 역시 전체 가구 수 축소에 있다. 시와 LH의 합의를 높이 평가할 만하다. 우리가 이 문제에 주목하는 이유가 있다. 가구 수를 고집하는 통에 민원이 대립되는 곳이 여러 곳이다. 용인시에서도 그런 곳이 많다. 이를테면 용인-성남 간 분쟁이 계속되는 고기교 갈등이 그렇다. 경기도가 ‘만성 민원 1호’로 명명했다. 왕복 2차로의 이 작은 다리가 십수년째 갈등이다. 넓히자는 용인시 요구에 성남시는 안 된다고 맞서 왔다. 땅따먹기 신경전이 아니다. 과도한 가구 개발 허가로 교통지옥을 부를 게 뻔한 인근 개발지 때문이다. 안 그래도 출퇴근 때 교통 마비다. 개발까지 완료되면 최악으로 변할 게 뻔하다. 그걸 마땅한 교통 대책 없이 허가했다. 이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경기도 최악의 민원 현장이 돼버렸다. 이런 행정의 업보를 안고 있는 용인시다. 그 용인시가 도출한 언남지구 지혜다. 개발자와의 협의를 통해 가구 수를 20% 줄였다. 당초 계획했던 도로망을 여기저기 손봤다. 8년 표류 개발 사업을 전격적으로 풀어냈다. 같은 용인시의 행정이 이렇게 다르다.

[사설] ‘역대 최악’ 21대 국회, 의원 소개 청원도 낙제점이다

21대 국회가 29일 문을 닫는다. ‘일하는 국회’를 표방해놓고 정쟁에만 몰두해 역대 최악이라는 오명을 씻지 못한 채 마무리하게 됐다. 초라한 법안 성적표가 이를 증명한다. 여야는 발의→철회→재발의 등을 하면서 2만5천847건의 법안을 쏟아냈다. 하지만 9천455건만 처리(부결·폐기 등 포함), 법안 처리율이 36.6%다. 가결률은 11.4%로 17대 국회 이후 최저다. 처리되지 못한 법안은 시급하거나 민생·경제와 직결된 것들이 많은데 임기 종료와 함께 폐기된다. 21대 국회의원들은 국민의 목소리를 외면했다. 법안 처리도 소홀했지만, 국회의원 소개 청원도 거의 신경쓰지 않았다. ‘의원 소개 청원’은 국회의원의 소개를 통해 서면으로 국회에 제출하는 청원이다. 전자청원시스템을 통해 다른 사람의 동의를 받아 국회에 제출하는 ‘국민동의 청원’과 차별화된다. 의원 소개 청원은 청원 취지와 이유를 구체적으로 적고, 국회의원이 서명 날인한 소개의견서를 첨부해 국회에 제출하는 형식이다. 접수된 청원은 소관위원회나 특별위원회에 회부돼 심사를 거친다. 심사를 통과하면 국회 본회의에 상정돼 심의 후 의결(채택·보류·폐기)된다. 21대 국회에서 의원 소개로 접수된 청원은 모두 84건이다. 이 중 경기지역 의원 소개 건수는 11건으로 전체 대비 13%다. 20대 의원 소개 청원은 전체 200건이었고, 경기지역 의원 소개 청원은 47건이었는데 이보다 저조하다. 21대 국회의 청원 건수는 국민의힘 송석준 의원(이천)이 4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민주당 민병덕 의원(안양 동안갑), 녹색정의당 심상정 의원(고양갑)이 각각 2건을 기록했다. 민주당 김태년(성남 수정)·박정(파주을)·송옥주 의원(화성갑)도 각각 1건의 청원을 받았다. 민 의원은 금융이용자 보호법 개정, 심 의원은 토지초과이득세법 제정, 김 의원은 공공택지 조성원가 산정기준 적용방법 일부 개정, 박 의원은 남북관계발전법 개정 등의 청원을 소개했다. 소개 청원 11건은 본회의 불부의 4건, 위원회 계류 6건, 폐기 1건이었다. 불부의 건은 법안 반영, 청원 취지의 달성, 실현 불능, 타당성 결여 등의 이유로 폐기된다. 이들 청원이 입법화되지 못했지만 해당 의원들이 국민 의사를 반영했다는 면에서 의미가 있다. 의원 소개 청원은 국회의원 개인이 입법기관이기 때문에 의원의 입법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제도다. 청원이 저조한 것은 국민들이 제도를 잘 모르기도 하지만 의원들의 활동 부족 때문이다. 국회나 의원실 등에서 제도를 적극 알릴 필요가 있다. 억대 세비와 많은 보좌관을 지원하는 건 민의를 반영해 입법활동을 열심히 하라는 뜻이다.

[시정단상] 광주역과 철도전국시대

인구 50만의 중소도시인 영국 에든버러시는 축제를 통해 연간 300여만명의 관광객을 유치하면서 지역경제 활성화는 물론 ‘유럽의 꽃’으로 탈바꿈한 도시다. 매년 8월이면 에든버러 국제 페스티벌(Edinburgh International Festival·EIF)에 참가하기 위한 전 세계인의 행렬이 끊이지 않는다. 특히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Edinburgh Fringe Festival)은 실험적이고 도발적인 아이디어가 넘치는 소규모 공연으로 도시 곳곳이 무대로 변신한다. 그 결과 요식업, 숙박업, 기념품 가게도 덩달아 호황을 누린다. 그뿐만 아니라 해마다 이 축제로 7천여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1조2천500억원 규모의 지역경제 파급효과와 2천600개 작품 참가비, 공연 수익 등으로 약 60억원의 수입을 내고 있다. 문화‧예술 이벤트는 도시 이미지를 창출하고 관광자원이 되며 시민 삶의 질도 높이는 시너지도 창출한다. 글로벌 시대를 넘어 국가 간 경계가 무너지고 4차 산업혁명 기술로 초연결 시대가 됐다. 탈(脫)세계화의 흐름에 발맞춰 국제적인 이슈를 통해 세계적인 관심과 이목을 집중시켜 시장 규모를 확장하고 더 넓은 세상에서 도시 경쟁력을 키우는 것은 지역이 살아남는 가장 강력한 방법이기도 하다. 광주시는 대한민국에서 역동적인 성장을 이루고 있는 도시 중 하나다. 지역 인구 감소 등 지역소멸 위기론이 대두되는 와중에도 최근 10년간 인구가 2배로 증가했다. 또 수도권에 인접한 지리적 위치와 풍부한 문화자산, 상수원 보호원으로 보전된 청정한 자연환경이 어우러져 광주만의 독특한 지역 분위기를 자랑한다. 특히 최근 광주시는 국제적 이벤트와 경제 협력을 통해 글로벌 무대에 자리매김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2030을 기점으로 광주역이 중심이 된 철도전국시대가 본궤도에 오른다.세계화 속의 지역화 전략을 펼치는 이유다. 오는 7월16일부터 5일간 광주시는 제20회 WASBE 세계관악컨퍼런스를 개최한다. 이 행사는 세계 각국에서 수백 명의 음악가와 업계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중요한 문화 교류의 장(場)이 될 것이다. 2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광주를 찾을 것으로 예상하며 경제적 효과뿐만 아니라 문화적 이미지 강화도 기대하고 있다. 시는 행사가 끝난 뒤에도 지속가능한 글로벌 문화축제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음악과 연계한 지역문화 콘텐츠를 개발하고 매년 상시적인 음악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얼마 전 성황리에 막을 내린 왕실도자 컨퍼런스 역시 국제심포지엄을 개최해 헝가리, 중국, 일본, 태국 등 해외 도자 전문가를 초청을 통해 기존의 도자기 축제와 차별화를 꾀했다. 도자 산업의 세계적인 흐름을 파악하는 학술 교류의 장(場)이자 왕실 도자기의 산실인 광주의 정체성을 다지는 홍보 기회의 장이었던 것이다. 시는 국제도자심포지엄에서 나온 의견을 바탕으로 중국, 일본 등과 ‘왕실도자 클러스터’를 구축하고 광주왕실 스토리와 발전방안을 담은 워크북을 제작해 도자산업 육성 방안을 강구할 계획이다. 중소기업 수출 지원을 위한 해외시장개척단 추진도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호주 시드니와 멜버른, 태국 방콕과 베트남 호찌민으로 수출 기업 10개사를 지원했다. 헝가리 부다페스트, 폴란드 바르샤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와 베트남 호찌민으로 시장 다변화를 꾀해 해당 지역으로 수출하는 기업 10개사에 대해 항공비와 차량 지원, 지역별 바이어 발굴 및 주선을 진행했다. 그런가 하면 지난달에는 롭피츠 풀턴 카운티 의장을 비롯한 대표단이 관내 기업을 방문하고 기업투자 유치 사업 설명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풀턴 카운티는 미국 동남부 조지아주 북서쪽에 위치하고 있으며 조지아 내 159개의 카운티 중 가장 큰 규모로 한국 교민은 약 15만명이 거주하고 있다. 또 CNN, 델타항공, 코카콜라 등 대기업이 위치한 경제 중심지다. 이러한 글로벌 행사와 국제 협력을 통해 천년고도 역사 속에 우뚝 솟는 ‘세계 속의 광주’가 머지않았다. 국제적 기준에 맞춘 문화·예술 서비스 창출은 물론 광주만의 현지화 전략 또한 구축해 글로벌 도시로 거듭나는 광주를 기대한다.

[경제프리즘] 가족의 무게

가정의 달 5월이다. 가족은 부부, 부모, 자녀, 형제, 친지 등 혈연에 의해 맺어지며 생활을 함께하는 공동체요 구성원이다. 가장 원초적인 유대인 혈연이나 혼인으로 하나가 된 누구보다도 가까운 사이지만 끊고 싶다고 해서 끊을 수 없기에 누군가에게는 가장 버거운 관계가 되기도 한다. 가족에게 학대당한 노인이나 죽어서까지 가족에게 외면당해 무연고 사망자가 돼버린 고독사 사망자 이야기를 들을 때면 가장 소중한 가족이 어떻게 이런 지경에까지 이르게 됐는지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 최근 들어 가족에게 가장 큰 고통을 주는 질병으로 치매가 꼽혔다는 설문조사가 나왔다. 치매환자 가족 중 절반 이상이 하루에 7시간 넘게 간병에 매달려 직장을 그만두는 등 정상적인 일상생활이 불가능하다고 한다. 치매는 스스로 치료할 수 없고 가족이 돌보는 데도 한계가 있어 간병에 견디다 못해 살인까지 저지르는 경우도 많다. 우리나라에서 매년 벌어지는 살인사건의 세 건 중 한 건이 동거친족에 의해 벌어진다고 한다. 재산 문제, 성격 차이 등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이런 현상은 비단 우리나라에만 국한된 것도 아니다. 일본의 경우를 보더라도 일반살인 사건은 감소하는 추세지만 친족간의 살해사건은 해마다 증가해 전체 살인사건의 55%를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일찍이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일본에서는 노인이 노부모나 배우자를 간병하는 현상이 사회 문제로 떠오른 지 오래다. 간병에 지쳐 심신이 무너진 나머지 동반자살을 하거나 피간병인에게 폭력을 행사해 숨지게 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한다. 또 은둔형 외톨이(히키코모리) 자식의 뒷바라지에 지쳐 살해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타인이라면 참았을 감정인데 오히려 가족이라 모든 행위가 허용될 것이라고 여긴 탓이다. 그러나 가해자를 단죄하기에 앞서 이런 극단적인 상황에 이르기까지 그과정을 유심히 들여다보면 위기에 처한 가정을 지키기 위해 사회와 나라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고민하게 된다. 고령화와 가족구조의 변화로 인해 가족의 돌봄 기능도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다. 돌봄의 최소 단위인 가족이 제 기능을 못한다면 지역사회와 지자체가 돕고, 지역사회와 지자체가 해결할 수 없는 문제는 정부가 도와야 한다. 인천시를 비롯한 4개 시∙도에서 올해 7월부터 시작하는 ‘가족돌봄·고립은둔청년 전담지원 시범사업’도 가족에게 지워진 돌봄의 무게를 지역사회와 지자체가 나눠 지려는 시도다. ‘인천시사회서비스원’은 이 사업을 수행하는 ‘청년미래센터’를 맡아 함께 운영할 예정이다. 인천시와 인천사서원의 노력이 청년의 삶을 지키고 나아가 가정을 회복하는 첫걸음이 되기를 기대한다.

[지지대] 한강의 독도 이야기Ⅱ

사뭇 다르다. 어느 편에서 보느냐에 따라 말이다. 아침이면 햇살이 기슭에 잔뜩 내려앉는다. 뉘엿뉘엿 지는 땅거미도 근사하다. 조정래 작가의 ‘한강’에서 보이는 표현이다. 한강의 풍광은 이처럼 곱고도 수려하다. 산업화 물결에 밀려 오염된 부분도 있지만 말이다. 한강이 임진강을 만나러 가는 길목에 낯익은 무인도가 우두커니 앉아 있다. 동해 외딴곳을 홀로 지키고 있는 독도와 동명이도(同名異島)다. 한자로도 홀로 ‘독(獨)’에 섬 ‘도(島)’를 쓴다. 외로워 보이는 까닭이다. 이 섬의 정식 행정지명은 ‘경기도 김포시 걸포동 423-19’다. 이 같은 내용의 표지판이 초소로 활용했던 것으로 추정되는 건축물 벽면에 걸려 있다. 이 건축물이 발견된 건 지난해 7월이었다. 통행료 문제로 홍역을 않고 있는 일산대교도 지척이다. 한강의 독도 역사를 복기해 보자. 조선 중기의 인문지리서인 ‘신증동국여지승람’에 기록이 보인다. 조선 후기에 들어와서도 ‘동여도’에 같은 이름으로 김포군 소속의 섬으로 표기됐다. 김포팔경의 하나로 갈대꽃이 있었을 만큼 문화적인 가치도 높았다. 일제강점기인 1920년대 대홍수로 파손된 제방을 축조하기 위해 채석장으로 사용됐다. 이 때문에 섬의 형태가 점점 작아지고 기억 속에서도 차츰 사라져 갔다. 이런 가운데 반가운 소식이 들려 온다. 한강의 독도가 국토정보맵 등 국가 지도에 공식적으로 등재(본보 28일자 2면)될 수 있어서다. 김포시의 발 빠른 움직임 덕분이다. 경기도지명위원회 심의를 거쳐 국토지리정보원에 공식 명칭으로 결정됐고 국가지도에도 반영된다. 김포시는 국방부의 ‘국방개혁 2.0과제’인 군 시설(철책) 철거사업도 진행 중이어서 이와 연계해 독도 가치를 더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 중이다. 오랜 세월 잊혀졌던 한강의 독도가 시민의 품으로 다시 돌아오고 있다. 국가지도 등재는 한강의 외로운 섬, 독도의 의미를 회복하기 위한 첫걸음이다.

[이해균의 어반스케치] 창룡문 옆 카페-로스 안데스

계절은 밤비처럼 고요히 또 한 장면을 옮겨간다. 자줏빛 오디가 땅바닥에 낭자하고 붉게 타오르는 장미는 봄을 전송하고 있다. 동문 언덕길은 동화책을 펼쳐 놓은 듯 아기자기한 카페가 어깨동무하고 있다. 봉돈 앞 파란 대문 담장 위에 흐드러진 분홍 장미가 흐린 시야를 선명케 한다. 어반스케처들이 그림을 그리고, 화사한 드레스에 추억을 담는 오월의 신부가 청초하다. 창룡문 잔디밭을 마당처럼 들여놓은 한 카페가 눈에 들어왔다. 주인장은 틈 없는 분주함에 고객과의 소통을 간결하게 통제했다. 나는 볼리비아 드립 아메리카노를, 동행자는 과테말라 디카페인 냉커피를 주문했다. 중남미를 두 달 정도 여행한 추억이 있어 몇 가지 들췄으나 받아치듯 빠른 단답이 고달픈 갈증으로 돌아왔다. ‘영혼을 빗질하는 소리’라는 주인장의 책을 발견하고 훑어봤다. 광고 카피라이터로 일하다가 안데스 음악에 심취해 10여차례 남미 음악 여행을 다녀온 것, 삼포냐 강습을 매주 한 번 하고 봄, 가을 안데스음악회를 연다는 정보를 편집이 잘된 그의 책과 포스터에서 얻을 수 있었다. 악기와 의상 등 남미 소품들은 과하지 않았지만 기계적 소통은 소프트한 공간이 필요해 보였다. 부에나 비스타 소셜클럽의 마니아들처럼 좋아하는 그것만의 범주에서 도전할 때 진정한 행복이 있지 않을까. 상상력이 실제의 삶과 결탁하는 순간 의미를 상실하는 이율배반을 나도 느끼며 인생을 자라왔기 때문이다.

[세계는 지금] 이란 대통령 사망, 차기 지도자는?

지난 19일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이 불의의 헬기 사고로 사망했다. 예상치 못한 사고로 인한 상황 속에 앞으로 전개될 이란의 정치 구도에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란의 최고 지도자 알리 하메네이의 후계자로 유력시되던 라이시의 갑작스러운 사망은 강경 보수 이슬람 세력이 장악해온 이란 정치권을 흔들고 있다. 라이시 대통령은 36년째 이란의 정치, 종교 수장으로 실질적인 권한을 행사하는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제자이자 유력한 후계자로 거론돼 왔다. 1960년 이란 마슈하드 인근에서 독실한 종교적 기반을 갖춘 가정에서 태어나 10대 때 하메네이에게 신학을 배웠다. 이슬람혁명 발발 후 1981년 검사 생활을 시작해 검찰총장에 이어 대법원장에 해당하는 사법부 수장으로 일하는 등 법조 분야에서 오랜 경력을 쌓았다. 1988년 반체제 인사 수천명의 처형을 명령한 소위원회 일원으로 활동했고 검사 시절 숙청 작업을 주도한 라이시 대통령을 서방과 이스라엘은 ‘테헤란의 도살자’라 불렀다. 2017년 대선에서 하산 로하니 전 대통령에게 밀려 낙선한 라이시는 2021년 재도전 끝에 대통령이 됐고 임기 중 중동의 무장세력을 지원하고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 및 탄도 미사일 프로그램을 가동하는 등 중동지역 내 이란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전략을 지휘, 감독해 왔다. 대통령직을 맡은 다음 해인 2022년 9월, 히잡을 느슨하게 썼다는 이유로 경찰에 체포돼 의문사한 마흐사 아미니 사건으로 이란 내부의 격렬한 시위가 격화됐고 국제사회의 제재와 높은 실업률로 극심한 경제 침체를 겪는 이란 내부에서는 수십년 만에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지난달에는 이란이 사상 처음으로 미사일과 드론을 동원한 이스라엘 본토 보복 공격을 감행하면서 중동의 긴장이 위기 상황으로 치닫기도 했다. 라이시 대통령의 급서(急逝)로 대통령 유고 시 50일 내에 선거를 치르게 돼 있는 헌법 규정에 따라 이란은 오는 6월28일 대통령선거를 치른다. 신정 일치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이란은 종교 지도자 ‘라흐바르(최고지도자)’가 절대 권력을 행사하고 대통령은 행정부 수장 역할을 수행한다. 그러나 대통령은 최고지도자로 가는 발판으로 1989년 사망한 루홀라 호메이니의 뒤를 이어 최고지도자가 된 하메네이도 직전 8년간 대통령을 지냈다. 사법부 수장과 대통령까지 지내며 사실상 하메네이의 후계자로 인정받던 라이시 대통령의 사망으로 차기 권력 후보군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지고 있다. 가장 주목받는 인물은 하메네이의 둘째 아들 모즈타바 하메네이(55)다. 종교 도시 콤의 이슬람 신학대학에서 강의 중인 신학자이지만 아버지 하메네이의 후광 속에 막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그러나 세습왕정을 무너뜨리고 수립된 이슬람 신정 체제에서 최고지도자가 권력을 세습한다는 비판 여론이 큰 변수다. 새 대통령 선출까지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고 있고 라이시 못지않은 하메네이의 최측근인 모함마드 모크베르 수석부통령도 후보군으로 꼽힌다. 그리고 2013, 2021년 두 차례 대통령선거에 출마했고 서방과 이란 핵합의(JCPOA)를 이끌었던 사에드 잘릴리 전 핵협상 수석대표도 후보로 거론된다. 테헤란시장을 지낸 바게르 칼리바프 현 국회의장의 출마도 예상된다. 또 하산 로하니와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전임 두 대통령도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이란 대통령선거에 출마하기 위해서는 총 12명 위원으로 구성된 이란 헌법수호위원회의 심사를 거쳐야 하는데 이 중 6명(종교법 전문가)을 하메네이가 임명한다. 나머지 6명은 대법원장이 임명하지만 최고지도자의 의중을 거스르기 어렵다. 결국 차기 대권은 최고지도자 하메네이의 의중에 달려 있다. 이란 차기 대통령 선출이 현 중동지역 정치 지형의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할 시점이다.

[오늘의 운세] 5월 29일 수요일 (음력 4월 22일 /癸巳) 띠별 / 생년월일 운세

쥐띠 丙子 36년생 명예상승 승진가능 능력인정 존경받고 길(吉) 戊子 48년생 행운오고 재물투자 이득 문서해결 만사 길(吉) 庚子 60년생 직장고민 시비언쟁 감정 억제해야 무난해 壬子 72년생 재물손실 연인언쟁 보증불리 구설 및 말실수 甲子 84년생 귀인도움 음식대접 자손경사 여행출행 길(吉) 丙子 96년생 직업 승진가능 귀인조력 능력발휘 경쟁승리 소띠 丁丑 37년생 오전은 컨디션 불리 오후는 만사 고민해결 己丑 49년생 투자이득 사업왕성 금전해결 가정화합 원만 辛丑 61년생 승진가능 직장해결 문서 및 서류문제 길(吉) 癸丑 73년생 모임성공 의기투합 데이트 성공 만사무난 乙丑 85년생 운기는 왕성하나 간계로 위기 지혜가 필요해 丁丑 97년생 중상모략 조심 컨디션 별로 경쟁불리 술조심 호랑이띠 戊寅 38년생 투자재물 이득 계약성사 가택안정 만사 길(吉) 庚寅 50년생 기분손상 망신조심 투자증권 및 출행불리 壬寅 62년생 음주오락 사람으로 손해 가정불화 조심해야 甲寅 74년생 시험합격 차량문서 및 여행무난 부모님 도움 丙寅 86년생 인기상승 운기왕성 중심인물 능력발휘 할 때 戊寅 98년생 재물이득 연인화합 문서차량 해결 여행출행 토끼띠 己卯 39년생 용돈주고 문서해결 차량 및 이사 출행원만 辛卯 51년생 재물성사 주점출입 고민해결 자손경사 癸卯 63년생 친구모임 가족외식 봉사하고 재수도 원만 乙卯 75년생 차량사고 조심 음식주의 직장고민 연인불화 丁卯 87년생 기분손상 부모걱정 투자도 불리 말실수 조심 己卯 99년생 물건구입 문서차량 해결 여행출행 시험원만 용띠 庚辰 40년생 자손문제 걱정 직업불안 금전복잡 기분손상 壬辰 52년생 오락탈선 금전지출 부부갈등 투자증권 불리 甲辰 64년생 문서차량 서류문제 해결 직업안정 능력발휘 丙辰 76년생 인기상승 모임성사 즐겁고 귀인도움 만사 길(吉) 戊辰 88년생 재수원만 이성화합 여행출행 문서시험 원만 庚辰 00년생 직업고민 컨디션 불리 갈팡질팡 한발 양보해 뱀띠 辛巳 41년생 술 음식 생기고 자손기쁨 건강회복 존경받고 癸巳 53년생 마음의 변화 갈팡질팡 여행출행 모임성사 乙巳 65년생 이사출행 여행 하고싶고 자손고민 직업불안 丁巳 77년생 일진불리 기분손상 변동불리 술 탈선조심 己巳 89년생 연인화합 주점출입 시험원만 부모님은 걱정 辛巳 01년생 직업해결 음식대접 인기상승 학업시험 원만 말띠 壬午 42년생 타인으로 손해 주점오락 투자불리 건강조심 甲午 54년생 만사무난 문서차량 이사 여행 및 시험원만 丙午 66년생 명예 및 인기상승 재물성사 능력발휘 만사 길(吉) 戊午 78년생 귀인도움 선물받고 계약가능 재수원만 길(吉) 庚午 90년생 일진별로 직업고민 스트레스 말실수 주의 壬午 02년생 기분엉망 직업 스트레스 경쟁불리 학업태만 양띠 癸未 43년생 친구친척 도움 모임성사 상사의 의견존중 乙未 55년생 문서문제 원만 직장갈등 자손문제 고민 丁未 67년생 시비언쟁 음주사고 조심 양보정신 필요 己未 79년생 일진원만 친구모임 부모님 도움 돈은지출 辛未 91년생 일진무난 안기상승 이성화합 고민도 해결 원숭이띠 甲申 44년생 문서계약 금전해결 행운오고 만사해결 丙申 56년생 명예상승 가족화합 기분상쾌 능력인정 戊申 68년생 재물성사 집안경사 운수왕성 문서해결 庚申 80년생 정신불안 주점탈선 직장고민 안정이 필요 壬申 92년생 투자재물 손해 분주다사 경쟁치열 오락지출 닭띠 乙酉 45년생 문서계약 금전원만 가택 여행시험 大길(吉) 丁酉 57년생 오전은 기분손상 오후는 만사화합 안정 己酉 69년생 재수원만 문서계약 능력인정 연인 데이트 辛酉 81년생 음식 생기고 인기 생기고 학업성취 고민해결 癸酉 93년생 동료모임 단합해결 능력인정 재물은 지출 개띠 丙戌 46년생 기분상쾌 자손경사 가족모임 외식하고 길(吉) 戊戌 58년생 재물이득 문서해결 행운오고 소원성취 庚戌 70년생 과음실수 운전조심 직장갈등 연인불화 壬戌 82년생 재물지출 많고 술 오락으로 손해 경쟁불리 甲戌 94년생 일진무난 귀인도음 고민해결 음식초대 길(吉) 돼지띠 丁亥 47년생 만사불리 관재사고 조심 투자금전 불리 흉(凶) 己亥 59년생 마음의 변화 여행출행 차량문서 고민발생 辛亥 71년생 과음 운전조심 탈선 정신적 불안 직장고민 癸亥 83년생 친구와 방탕 여행출행 실속있는 일 찾도록 乙亥 95년생 가족불화 여행출행 운전 술조심 분주다사 청년철학관 작명연구소 서일관 원장

인천시, 소년체전서 육상·수영 등 기초종목 성적 부진 [인천시 결산]

인천시가 제53회 전국소년체육대회에서 육상과 수영 등 기초종목 및 단체전에서 부진을 면치 못해 이에 대한 개선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8일 인천시체육회에 따르면 이번 전국소년체전에서 육상 종목 메달 6개, 수영 종목 메달 16개 등 기초 종목에서 모두 22개 메달을 획득에 그쳤다. 지난 제51회 대회에서 획득한 기초종목 메달(육상 메달 9개, 수영 메달 27개) 대비 14개가 줄어들었다. 시체육회는 인천의 기초종목 침체에 따른 선수 발굴과 기초 종목에서의 전력향상 방안이 필요하다고 보고있다. 또 핸드볼 등 단체종목에서 인천에서는 단 한 팀도 결승에 올라가지 못하는 등 부진한 경기력을 보였다. 핸드볼에서는 효성중과 부평남초가 동메달을 획득했으나, 우승 후보였던 구월초와 인화여중이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축구의 인천 유나이티드 U-15 광성중도 8강에서 탈락하는 등 아쉬움을 남겼다. 비인기 종목의 선수 부족으로 인한 계속되는 미출전도 아쉬운 점이다. 인천은 올해 철인3종 종목에서 선수를 배출하며 5년만에 소년체전에 출전했으나, 근대5종과 에어로빅 등은 참가하지 못했다. 이에 비인기 종목 육성을 위한 많은 노력과 관심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시체육회 관계자는 “수영과 육상 등 기초 종목에서의 기록이 점점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라며 “인천시교육청 등 유관 기관과 기초종목 육성을 위한 간담회를 하는 등 중·장기적인 계획 마련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 소년체전에서는 선수 수급과 전력 향상을 위한 방안을 마련하겠다”며 “인천 체육이 더욱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경기도, 재난 문자 “北 대북전단 추정 미상물체…야외활동 자제”

북한 대남전단(일명 '삐라')으로 추정되는 물체가 경기도, 강원도 등에서 식별됐다. 경기도는 28일 오후 11시34분 위급 재난 문자를 발송하고 "북한 대남전단 추정 미상물체 식별. 야외활동 자제 및 식별 시 군부대 신고" 등의 내용을 전달했다. 동시에 같은 날 오후 합동참모본부 역시 국방부 기자단 문자 공지를 통해 "북한 대남전단 추정 미상물체가 경기·강원 접적지역 일대에서 식별돼 군에서 조치 중에 있다"고 알렸다. 앞서 북한은 지난 26일 남한이 대북전단을 살포하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당시 김강일 북한 국방성 부상은 조선중앙통신의 담화를 통해 "수많은 휴지장과 오물짝들이 곧 한국 국경지역과 종심지역에 살포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이성준 합참 공보실장은 다음날(27일)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은 지난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우리 쪽으로 전단을 살포해 자동차가 파손되는 등의 피해를 입혔고, 풍선에 오물을 넣는 등 저급한 행동을 했다"며 "북한 풍선으로 보이는 물체를 발견했을 경우 군부대나 경찰로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로부터 이틀 뒤인 오늘(28일), 실제로 경기·강원 등 지역에서 대남전단 미상물체가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합참 측은 "국민들께서는 야외활동을 자제하시고 미상물체 식별 시 접촉하지 말고 가까운 군부대 또는 경찰에 신고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군에 따르면 전방 지역에서는 풍선 10여 개가 식별됐다. 맨눈으로 볼 수 있는 고도에서 날다가 일부는 떨어졌고 나머지는 계속 비행 중이다. 군은 야간 시간대를 고려해 격추는 하지 않고 지역별로 감시를 이어가고 있다. 정확히 확인하긴 어려우나 떨어진 일부 풍선에는 어두운 색깔과 냄새 등으로 미뤄 분변으로 추정되는 오물이 봉투에 들어 매달려 있었다고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