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 기억하는 안전한 인천 꿈꾼다 [세월호 10년, 새겨진 그날]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맞아 인천지역에서 재난 피해자들이 모여, 참사의 ‘기억’을 토대로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힘을 모으고 있다. 15일 세월호 참사 10주기 인천위원회 등에 따르면 ‘세월호 참사 10주기 인천 추모문화제’가 열린 지난 13일 인천시청 애뜰광장에는 인현동 화재 참사 유족단체와 이태원 참사 유족 단체,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단체 등이 함께했다. 인현동 화재 참사 유족 단체 대표로는 지난 1999년 참사로 아들을 잃은 이재원 인현동유족회장, 2022년 이태원 참사로 딸을 떠나보낸 유형우 이태원참사 유가족 협의회 부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또 가기 살균제 피해자 단체 구성원과 재난피해자권리센터 ‘우리함께’ 관계자 등도 힘을 보탰다. 박래군 4·16재단 상임이사는 “사회적 참사는 후세들에게 교훈으로 남아야 한다”며 “이 때문에 누구든지 쉽게 가서 보고, 느끼고, 교육을 받으며 ‘기억’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들은 이 같은 연대는 물론 시민사회의 지지가 이어져 재난을 ‘기억’할 때 앞으로 재발을 방지, 안전한 사회를 만들 수 있다고 한 목소리로 외치고 있다. 이 인현동유족회장은 “세월호 이후 여러 재난 참사 피해자들과 연대하면서 (참사가) 잊혀지지 않고, 이로 인해 앞으로 같은 참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적인 장치의 마련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참사 피해자들이 바라는 것은 오직 하나, 안전한 사회를 만들자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말 이들 재난 참사 피해자들은 재난참사피해자연대를 발족했다. 인천에서 발생한 세월호와 인현동 참사는 물론 삼풍백화점 붕괴 및 씨랜드 청소년수련원 화재 참사 등의 피해자들의 모임이다. 이들은 ‘누구든 우리처럼 오래, 우리만큼 깊이 고통 받지 않기를 바라는 간절함’을 내세우며 안전 사회를 바라고 있다. 이광호 세월호 참사 10주기 인천위원회 집행위원장은 “세월호 참사 이후 이제 인천이 재난 피해자들의 연대와 공감의 중심에 서 있다”며 “그날의 기억을 토대로 보다 안전한 인천을 만들 수 있는 각종 제도 개선과 시민 교육 등을 준비할 계획”이라고 했다.

박래군 상임이사 “세월호 추모관, 안전문화 확산 거점역할 기대” [세월호 10년, 새겨진 그날]

“세월호 일반인 희생자 추모관이 인천의 안전문화를 확산시키는 거점 역할을 하길 바랍니다.” 박래군 4‧16재단 상임이사는 “시민들이 안전에 대한 개념이나 우리 사회의 위험성에 대해 아는 것이 매우 중요하며, 이를 교육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며 이 같이 강조했다. 박 이사는 최근 세월호 희생자들의 유품 전시회가 열리는 경기 안산시 안산문화예술의전당에서 재단의 앞으로의 계획 등도 설명했다. 그는 “우리가 구체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활동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여러 프로그램을 운영하다 보면 인천의 안전 분위기를 바꿀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인천 세월호 일반인 희생자 추모관에 전시와 교육 공간을 만들어 시민들에게 교육도 하고 서로 토론도 하는 기회를 마련하면 좋겠다”며 “다만 현 장소는 비좁아 추가로 공간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박 이사는 세월호 10주기를 맞아 우리 사회가 생명과 안전이라는 가치가 중요하다는 인식의 전환을 이뤄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대한민국의 재난 참사는 자본주의를 중심으로 한 잘못된 시스템으로 같은 재난이 반복해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인현동 화재 참사도 돈을 받기 위해 가게 주인이 입구를 막은 탓이고, 삼풍백화점도 이윤을 쫓다 무너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이사는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인천은 이제 생명을 존중하는 안전 사회로 바뀌어야 한다”며 “인현동·이태원 등 참사 피해자 단체 모두가 함께 인천은 물론 대한민국을 안전하게 바꿔갈 수 있을 것”고 말했다.

‘야자’ 해도 급식 없는데… 배곯고 열공하는 인천 학생들

#1. 인천 가정고 재학생 A군(16)은 야간자율학습을 하다가 저녁식사 시간이 되면 혼자 나가 저녁을 먹는다. 친한 친구들은 모두 학원이나 과외를 받으러 이미 하교했기 때문이다. 자율학습이다 보니, 야자 참여 학생 수가 적고 이 때문에 학교는 저녁 급식을 제공하지 않는다. 돈을 아끼려고 비교적 값이 싼 밥버거를 즐겨 먹었는데 최근 그 가게마저 폐업했다. 다른 음식은 가격이 비싸 선뜻 손대기 어려워 어떻게 저녁을 해결해야 할지 걱정이다. #2. 또 다른 고등학교 재학생 B군(16)은 자율학습을 하면서 저녁은 거의 컵라면을 먹는다. 집에 가자니, 공부할 환경이 안되고, 학원이나 스터디 카페는 돈이 많이 들어 엄두도 못낸다. 집이 멀어 저녁을 먹으러 갔다가 학교로 돌아오기도 힘들다. 집안 사정이 넉넉지 않음을 충분히 잘 아는 B군은 부모님께 용돈을 더 달라고도 하지 못한 채 밥 대신 라면으로 끼니를 떼우고 있다. 인천지역에서 야간자율학습을 하는 학생이 줄어 저녁 급식이 끊기자 일부 학생들이 금전적 이유로 부실한 식단으로 겨우 식사를 해결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5일 인천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2011년 전국 최초로 조례를 만들어 야간자율학습, 0교시 수업, 방과후학교 등에 대해 학생의 자율적 선택권을 보장했다. 조례 제정 이후 야간자율학습 참여 학생은 줄었고, 이 때문에 상당수 고등학교들이 석식을 지급하지 않는다. 학교에서 석식을 배급하면 가격도 저렴하고 건강에도 좋지만, 인원이 적어 단가가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급식에 참여하는 업체들이 없어서다. 학교에서 석식을 제공하지 않다 보니 학생들은 끼니를 밖에서 해결해야 하고, 제대로 된 식사를 하려면 달마다 20~25만원을 밥값으로 써야 하는 등 경제적 부담이 상당하다. 사정이 이렇지만 시나 시교육청은 석식 배급을 위한 지원금이나 지원 사업 등을 전혀 하지 않는다. 강경석 인하대학교 교육학과 교수는 “학교는 학생들이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며 “학교 예산만으로 어렵다면 지자체가 사업 목적을 지정해 교육청에 지원하는 비법정전입금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 관계자는 “급식 제공 여부는 학교 운영위원회가 결정하기 때문에 당장 지원하기는 사실상 어렵다”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다른 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쓰레기 둥둥, 수원천 악취에… 시민들 “코 막고 다녀요” [현장, 그곳&]

“악취가 너무 심해서 수원천을 지나갈 때마다 코를 막고 숨을 참으면서 다닙니다.” 15일 오전 9시께 수원특례시 팔달구 북수동에 있는 수원화성 화홍문 주변 수원천. 매캐한 냄새가 코를 찔러 하천을 따라 걷다 보니 알 수 없는 부유물이 둥둥 떠다니고 있었다. 비가 오면서 오수가 하천으로 유입되고 있었고, 하천 주변에 쌓인 나뭇잎과 썩은 퇴적물이 불어난 하천에 의해 흘러가면서 악취가 사방으로 퍼졌다. 이곳 일대에서 9년째 환경정화 활동을 하고 있는 박수남씨(가명·77)는 “평소에도 시민들이 하천이 너무 더럽고 냄새가 난다며 내게 하소연하고 간다”며 “매일 죽은 물고기들과 쓰레기들을 건져내도 악취가 심한 상황”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앞서 지난 14일에도 이곳 일대의 하천은 기름띠로 엉겨있었고, 죽은 물고기가 둥둥 떠다니고 있었다. 주말을 맞아 수원 화성행궁 나들이를 나온 시민들은 심한 악취에 코를 막고 서둘러 발걸음을 옮겼다. 노명미씨(63·여)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수원화성 주변 하천이 구정물이어서야 되겠냐”며 “평소에도 하수구 냄새가 진동해 머리가 아플 지경”이라고 호소했다. 수원화성 화홍문 주변 수원천에서 원인불명의 기름띠가 발견되고 악취가 발생하고 있어 주기적인 하천 정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날 수원특례시 등에 따르면 세계문화유산인 수원화성의 한가운데를 가로질러 흐르는 수원천은 북쪽 화홍문부터 남쪽 남수문까지 물길이 이어져 있다. 수원 팔색길 중 1길 모수길에 수원천이 포함돼 있어 수원시민들이 성곽길을 따라 산책을 즐겨 하는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곳 하천 일대에서 악취가 계속되면서 시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수원천은 합류식 관(오수와 우수가 한 개의 관)을 사용하기 때문에 비가 많이 오면 하천으로 오수가 흘러나와 물이 오염되면서 악취가 심해지고 있어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박한 풀씨행동연구소 운동가는 “하천 오염에는 누군가 무단으로 방류하는 오염수가 문제가 될 경우도 있고, 하천 바닥에 있는 찌꺼기가 쌓여서 나는 악취 문제도 있기 때문에 원인 파악이 중요하다”며 “관할 지자체에서 물이 고이지 않고 빠르게 흐를 수 있도록 하천 구조물을 정비하고 정화 활동을 주기적으로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에 대해 수원특례시 관계자는 “합류식 관을 사용하는 하천에서 악취 민원들이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다”며 “관계기관과 함께 수원천 주변 하수관로 청소 및 준설작업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이전·설치 대형사업’ 공약 실현 시선집중 [4·10 총선 그 이후]

22대 총선 여야 경기도 당선인들이 제시한 공약 중 SOC(사회간접자본) 사업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이전·설치 공약’으로 제시한 대형사업의 실현 여부가 주목된다. 15일 경기일보가 경기도 당선인들의 주요 공약을 살펴본 결과, 수원특례시 당선인 5명(김승원·백혜련·김영진·김준혁·염태영)은 수원 군공항 이전에 한 목소리를 냈고, 성남시 당선인 중 더불어민주당 김태년(성남 수정)·이수진(성남 중원)은 서울공항 이전을 각각 공약으로 제시했다. 수원 당선인들은 경기국제공항 건설에 따라 수원군공항 이전을 추진하고, 수원 군공항 종전부지에 첨단연구산업단지를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수원전투비행장 화성 이전 저지의 선봉장을 자처하는 같은당 송옥주 당선인(화성갑)도 3선에 성공하며 ‘수원전투비행장 화성 이전 완전 백지화’를 공약으로 내세워 충돌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성남의 김태년·이수진 당선인은 서울공항 이전을 공통공약으로 채택했는데 공약에는 서울공항 이전으로 고도 제한 문제를 해결하고, 성남을 세계적인 한국형 실리콘밸리로 조성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2025년으로 예정된 ICAO(국제민간항공기구) 개정안 공표 즉시 새 기준을 적용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을 통한 제도 개선 등도 포함됐다. 하지만 같은 성남의 국민의힘 안철수 당선인(성남 분당갑)은 서울공항 이전 공약에 대해 “안보를 망치는 포퓰리즘 공약”이라고 강력 비판했다. 안 당선인은 “비현실적인 성남비행장 이전 공약 대신 추가적인 고도제한 완화를 추진하고, 군사시설보호구역을 부분적으로 해제하겠다”며 “고도제한으로 인해 재산권 행사가 제한된 성남시 주민들을 위한 국가의 배려에 대해 구체적 방안을 만들어 내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김은혜 당선인(성남 분당을)은 24시간 어린이병원을 유치 공약을 내걸었다. 김 당선인은 “새벽에 아이가 열이 나 힘들어할 때 갈 곳 없어 발만 동동 구르는 부모의 심정을 안 겪어 보신 분은 없을 거다”며 “1단계로 분당 내 밤늦게까지 운영하는 '달빛어린이병원'을 만들겠다. 이후 2단계로 24시간 운영 어린이병원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당선인(화성을)도 세계 최고 수준의 제2국립암센터 유치와 동탄2신도시에 경기 남부 최대 규모의 24시간 어린이 병원을 공약했다. 김성수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대형 공약들이 제대로 이행되려면 우선 공약을 약속한 당선자가 자신의 공약에 대해 타당성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며 “그러고 나서 정부와 탄력적으로 타협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협치를 통해 공약을 실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기도민과의 약속 지키기… SOC 예산 전쟁 예고 [4·10 총선 그 이후]

22대 총선에서 경기도 당선인 대부분이 SOC(사회간접자본) 공약을 대거 제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GTX노선 연장 및 역 추가 신설을 비롯, 고속도로, 철도 지하화 등의 공약이 쏟아졌다. 이 때문에 해당 사업 관련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전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수원 더불어민주당 당선인 5명(김승원·백혜련·김영진·김준혁·염태영)은 ▲신분당선 연장과 GTX-C노선·신수원(인덕원~수원~동탄 복선전철)·수원발 KTX 조기 개통 및 지하철 3호선 연장 추진을 통한 격자형 철도망 완성 ▲경부선 철도 지하화 착수 및 상부 공간 개발 등을 공통공약으로 담았다. 평택 민주당 당선인 3명(홍기원·이병진·김현정)도 GTX A·C노선 평택연장 비용부담과 사업속도 문제 해결 등을 공통공약으로 포함시켰다. 같은당 박지혜(의정부갑)·이재강(의정부을)·민병덕(안양 동안갑)·서영석(부천갑)·임오경(광명갑) 등도 GTX 관련 공약을 제시했다. 국민의힘의 경우, 김용태 당선인(포천·가평)은 인천공항~사당~신사~별내~포천 GTX-E노선 추진과 지하철 7호선 옥정-포천 조기개통 및 GTX-C 연결 완수를 약속했다. 지하철 4호선 포천 연장과 세종-포천 고속도로 철원 연장 등도 발표했다. 김선교 당선인(여주·양평) 또한 GTX-D 조기 추진(여주역), GTX-D 팔당 연장 추진, 양평~서울 고속도로 조기착공, 용문-홍천간 광역철도 추진 등을 내세웠다. 안철수(성남 분당갑)·김은혜 당선인(성남 분당을)은 각각 수광선(수서~광주)·월판선(월곶~판교) 및 지하철 3·8호선 연장 추진, 경부고속도로·분당수서 간 고속화도로 지하화와 해당 구간의 미래첨단벨트 조성 등을 공약했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가 지난 1월31일 발표한 국회의원 공약이행분석 결과에 따르면 제21대 경기도 국회의원 공약 완료율은 51.96%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국회의원의 공약 완료율(51.83%)보다 약간 높은 수준이지만, 지역별로 따지면 광주(66.86%)·인천(63.43%)·충남(58.33%)·경북(57.70%) 등에 이은 9번째다. 추진 중인 공약의 비율은 41.76%다. 특히 21대 지역구 국회의원 보류·폐기 공약이 364개인데 이 중 도내 국회의원의 보류·폐기된 공약 수는 111건으로 전체의 30.49%를 차지했다. 김성수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국민들은 공약을 보고 그 사람을 뽑는데 공약을 지키지 않으면 국민을 기만하는 것”이라며 “이런 일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언론이 나서서 감시와 견제 역할을 해주는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밝혔다.

[경기만평] 못들은척... 못본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