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부에서는 건강보험제도에 대한 개혁이 필요하다고 발표했다. 지난 정부의 보장성 강화 정책 때문에 재정이 파탄 나고 국민의 희생이 커진다는 이유였다. 과연 우리나라의 건강보험은 모럴해저드가 문제라고 할 만큼의 수준일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매년 보건의료와 관련된 통계를 공개한다. 올해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전체 의료비 지출에서 정부와 건강보험의 비중은 62.6%로 OECD 평균인 76.3%보다 낮다. 그리고 의료비에서 개인이 부담하는 비율은 27.8%로 OECD 평균 18.1%보다 높다. 흔히 대한민국은 전국민건강보험으로 인해 보장성이 높다고 생각하지만, 현실은 오히려 개인이 부담하는 의료비가 다른 나라들에 비해 훨씬 많은 편이다. 이런 상황임에도 정부와 언론들은 고령화로 인해 예상보다 더 빠르게 건강보험 재정이 고갈된다며 보험료는 올리고 보장은 줄여야 한다고 말한다. 법률에 따르면 건강보험 국고지원 비율은 20%로 정해져 있지만 2021년 기준 14.3%에 불과했다. 우리와 비슷한 의료체계를 운영하는 나라들의 국고지원금 비율은 일본은 38.8%이고, 유럽의 여러 나라들은 50%가 넘는다. 정부에서 주장하는 방향으로 건강보험이 흘러간다면 그 결과는 불 보듯 뻔하다. 먼저 건강보험으로 보장하지 못하는 검사나 치료들을 강조하며 민간보험 상품이 더욱 늘어난다. 지금까지 보험수가 삭감으로 심사평가원 눈치를 보던 병원과 의사들은 이제 민간보험회사의 기준을 맞추려 노력한다. 이미 민간보험인 자동차보험의 경우 비급여 항목에 대한 삭감이 심각하다. 민간보험에 가입한 보험료에 따라 환자들은 다른 검사와 치료를 받게 된다. 주변과 비교하며 더 비싼 보험을 가입하려 하고, 보험회사는 이익이 더 많이 되는 상품을 만들어 홍보하며 악순환이 반복된다. 흔히 미국에선 돈이 없으면 치료받을 수 없고, 미국의 공공의료는 최악이라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런 미국의 공공병원 병상 수 비율이 전체 병상 수 대비 24.9%인 데 비해 우리나라는 10.3%에 불과하다. 인구 1000명당 병상 수는 1.2개로 OECD 평균인 2.8개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 이런 공공의료 인프라 속에서 건강보험의 국고 지원을 줄이는 정책을 추진하면 수많은 국민의 건강권과 생명이 위협받는건 자명하다. 대통령은 인기가 없어도 반드시 건강보험을 개혁하겠다지만, 진정 누구를 위한 개혁인지 심사숙고해야 한다. 의사들은 현재의 정책이 저수가 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착각을 버려야 한다. 인간은 누구나 나이가 들면서 아프고 병원을 가게 된다. 이제 접수할 때부터 보험상품을 확인하고 검사와 치료에서 차별 받는 세상이 머지않았다. 이길재 가천대 길병원 외상외과
부동산은 사람들의 삶의 터전이고 일상생활에서 필수불가결한 경제재다. 그래서 부동산 세제에 대해 국민들이 상당히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 오히려 자연스러운 일이기도 하다. 지난 정부에서 부동산 가격이 크게 올라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이 2020년 11월에 수립됐고 현실화율도 가파르게 올라 공시가격이 급등했다. 이를 기반으로 부과되는 종합부동산세의 경우에도 공정시장가액 비율 및 세율 인상 등이 병행됨에 따라 국민의 부동산 보유세 부담이 급증했다. 최근 집값 하락 및 어려운 경제여건 등을 감안해 정부는 공시가격 현실화 수정계획 및 보유세제에 있어 적극적인 부담 완화 방안을 마련했다. 첫째로 공시가격 현실화 수정계획을 살펴보면 2023년 공시가격 산정 시 적용될 현실화율은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 수립’ 이전인 2020년 수준으로 낮춰주는 것이다. 2023년 공시가격에 적용될 유형별 평균 현실화율은 수정된 계획에 따라 2020년 수준으로 공동주택은 69.0%, 단독주택은 53.6%, 토지는 65.5% 감소한다. 이는 최근의 부동산 시장 침체 상황이 내년에도 이어질 경우 공동주택 일부에서 나타나는 공시가격과 실거래가격 간의 역전 현상 문제가 보다 확대돼 공시가격에 대한 국민 수용성이 낮아질 우려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두 번째로 정부는 2023년도 주택 보유세 완화 방안에서 주택 실수요자인 1주택자의 2023년 재산세를 최근 주택가격 하락과 서민 가계 부담을 고려해 2020년 이전 수준으로 환원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지난 6월 지방세법 시행령을 개정해 1주택자의 공정시장가액 비율을 60%에서 45%로 인하해 납세자의 재산세 부담을 올해 한시적으로 2020년 수준으로 낮춘 바 있다. 2023년에는 서민 재산세 부담 완화를 위해 1주택자 공정시장가액 비율 인하 기조를 유지하면서 주택가격 하락에 따른 공시가격 하락 효과 등을 반영해 추가로 45%보다 낮은 수준으로 인하할 계획이다. 종합부동산세는 지난 7월에 발표한 정부개편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2023년 종부세액과 납부 인원이 2020년 수준으로 환원될 것으로 예측된다. 필자는 이번 정부의 공시가격 현실화 수정계획 및 보유세 완화 발표가 부동산을 삶의 터전으로 삼고 있는 국민들에게 한 줄기 빛 같은 정책으로 평가한다. 그러나 한시적인 대책으로 국민들에게 부동산 세제정책에 대한 예측가능성을 부여할 수 없는 부분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대한민국은 조세법률주의를 채택하고 있다. 조세법률주의는 납세자에게 세금을 부과함에 있어 미리 조세법에 그 내용을 규정해 세금을 부과 당하는 납세자로 하여금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을 제거해 주기 위한 조세법의 기본원리다. 지금의 부동산 보유세제는 전혀 예측 가능하지 않다. 이 부동산 보유세제의 핵심적인 문제는 바로 부동산 과표를 조정하는 정책을 펴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시장 상황에 연동되게끔 공시가격의 현실화율에 대한 목표치를 설정해 과표를 조정하다 보니 부동산 가격이 오르면 세금이 많아지고, 부동산가격이 떨어지면 공시가격과 실거래가 역전 현상이 발생해 억울한 국민들이 생기는 것이다. 부동산 과표 설정은 감정평가사 전문가들에게 맡기고 세율 구간을 국회에서 탄력적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는 것이 합리적이라 생각된다. 강정훈 국민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
10월29일 토요일 오후 10시15분경, 일어나서는 안 될 사고가 일어났다. 이태원 해밀톤호텔 앞 골목에서 사망 158명, 부상 196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서울 한복판 도심에서 일어날 수 있을까? 그 젊음이 안타깝고, 참사를 막지 못한 어른으로서 미안한 마음에 지금도 힘든 시간이다. 이 사고는 304명이 사망한 2014년 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 최대 인명 사고로, 특히 서울 도심에서 벌어진 대형 참사로는 502명이 사망한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 이후 처음이다. 보도를 통해 사고 상황을 살펴보면 압사 사고 발생전 경찰은 부족한 현장 인력과 밀집된 인파로 인해 군중 통솔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고 6시17분과 26분 ‘압사’를 언급한 신고 두 건과 압사 가능성을 제기한 신고 등 79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출동에도 인파가 몰려 있어 100m 가는 데 평소보다 많은 시간이 걸렸고, 워낙 많은 사람이 쌓여 있어 구조도 쉽지 않았다. 경찰, 소방, 시민들이 나서 심폐소생술 등을 진행했지만 이미 골든타임을 놓친 상황으로 보인다. ‘1:29:300’ 한 번의 큰 사고는 그 이전의 29번의 작은 사고, 또 그 이전의 사소한 300건의 사고 징후를 이야기하는 ‘하인리히 법칙’으로 미국의 허버트 윌리엄 하인리히가 수많은 사고를 분석한 결과 큰 사고는 갑자기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그 앞에 경미한 사고 등의 전조가 있다는 것을 실증적으로 밝혀낸 이론이다. 사고에 가정이란 있을 수 없지만 이태원 사고가 발생하기 전 사소한 여러 번의 사고 징후가 있었을 때 더 빠른 대처를 했더라면 참사를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이번 이태원 참사의 희생자들이 우리 사회에 어떠한 메시지를 주고 있는지 우리는 잘 들어야 한다. 이들을 지켜주지 못한 어른으로서 다시는 이런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재발방지 차원으로 인천시의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는 지난 제283회 제2차정례회에서 시의원 전원 발의로 ‘옥외행사 안전관리에 관한 조례안’을 통과시켰고, 재난이나 각종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소방본부, 경찰, 인천시의 협업체계를 구축해 300만 인천시민의 안전을 책임지도록 주문했다. 인천은 1999년 인현동 화재의 아픔을 기억하고 있다. 고인들의 넋을 기리며, 다시는 이 나라에 아픔이 없기를 희망한다. 신동섭 인천시의회 행정안전위원장
코로나19 팬데믹이 계속되는 가운데 도래한 2022년이 12월에 들어서며 한 해를 마무리 짓고 있다. 그간 코로나 영향으로 위축됐던 사회·경제적 활동이 올 2분기에 들어 방역당국의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에 따라 사적 모임, 영업시간 및 해외 입·출국 등 제한조치가 해제돼 소상공인, 중소기업 등은 경제 회복 기대와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 등 국내외 여러 환경으로 인한 3고(고환율, 고유가, 고금리)에 직면하면서 소상공인, 중소기업 등은 여전히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 작금의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정부 및 국회에서도 경기활성화와 국가 성장을 위한 2023년도 예산(안) 확정에 막바지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기관과 기업들은 2023년도 사업계획을 수립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예전에 필자는 소상공인·중소기업인 간담회 등에서 정부의 소상공인, 중소기업을 위한 정책이 그리 많이 있는지 알지 못해 지원을 받을 수 없었다는 의견을 많이 들었다. 이에 중소기업시책에 대한 현장 및 비대면 설명회를 실시한 적이 다수 있었지만 개별 중소기업의 특성과 관심 분야를 고려한 맞춤형 정책정보 전달에는 질적·양적으로 한계가 있음을 분명하게 느꼈다. 필자는 무엇보다도 정책수요자인 소상공인, 중소기업인 등이 관심 있는 맞춤형 정책을 찾고 적극적으로 시도하는 게 매우 중요한 성공 요인이라 생각한다. 중소벤처기업부 등 중앙·지방정부·공공기관은 2023년도 중소기업지원시책 시행을 앞두고 있다. 이에 중소기업들이 더욱더 성장하기를 기원하면서 중앙·지방정부·공공기관에 산재된 범정부 중소기업지원 정책정보를 적시에 제공하는 ‘기업마당’(정책정보시스템)을 적극 활용하기를 권장하며 소개하고자 한다. 중기부가 운영는 기업마당(중소기업정책정보시스템)은 △정책정보 제공: 지원사업 공고, 행사정보, 입법·행정예고 고시, 최신 정책뉴스 등을 웹사이트, 모바일앱, 이메일, 퀴즈 등 다양한 매체로 홍보 △부가서비스: 교육·세미나·전시회 정보, 공동활용 화상회의실 정보, 입주기업 모집공고 및 기업업무서식(근로계약서 등) 등을 제공한다. 중소기업에서 관심 있는 맞춤형 정책정보를 받고자 하는 경우에는 시스템에서 뉴스레터를 신청하면 정책정보를 등록 이메일로 수시로 받아볼 수도 있다. 이와 함께 소상공인·중소기업 현장에서 수시로 발생하는 애로사항을 해결하기 위한 중소기업통합콜센터 운영, 기업애로 전문가 상담 등을 지원한다. 또 전문가 상담으로 해결이 어려운 과제를 전문가가 기업을 직접 방문해 단기간(7일 이내, 통상 3일)에 해결하는 현장클리닉 지원 등이 있다. 아무쪼록 소상공인, 중소기업이 정부에서 제공하는 지원정책을 적극 활용해 문제를 해결하고 지원 시도를 통해 안정적인 성장을 기원한다. 임영주 경기지방중소벤처기업청 경기북부사무소장
잔뜩 움츠린 청춘이 눈 덮인 배추밭으로 들어온다 허옇게 얼어버린 배추들 삭아내리다 남은 잎맥을 겹겹이 끌어안고 저물어 가는 언 땅에 서 있다 한때는 농부의 푸른 꿈이었을 호밋자루에 맺힌 세월을 길게 늘어뜨리고 서서히 냉각되는 젊은 가슴 갈라 터진 농부의 손에 끌려온 덜 익은 삶이 서릿발을 세우며 줄줄이 따라온다 배추의 여린 가슴을 닮은 나이가 포기하지 못하는 그리움 아직은 푸른 속살로 기다리는 것이다 윤민희 오산문인협회 제11대 회장. 시집 ‘책들이 나를 보고 있다’ 등 3권. 초등학교 교사. ● 외부 필진의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수원 현대건설이 최약체 광주 페퍼 저축은행을 상대로 개막 최다 연승기록을 14경기로 늘렸다. 현대건설은 18일 광주 페퍼스타디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여자부 3라운드 페퍼저축은행과의 원정 경기에서 양효진이 코로나19 감염으로 2경기 연속 결장했음에도 야스민(38점), 나현수(7점)의 활약으로 3대0(25-17 28-26 25-20)으로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현대건설은 개막 후 14연승을 이어가며 승점 38을 기록, 한 경기를 더 치른 2위 인천 흥국생명(35점)과의 격차를 3점으로 벌렸다. 현대건설은 1세트부터 강하게 상대를 몰아붙였다. 야스민과 이다현의 블로킹과 연속 김다인의 서브에이스로 7-0으로 리드를 가져갔다. 이후 현대건설은 범실이 나오며 8-6까지 추격을 당했으나, 야스민이 3연속 공격을 성공시키며 15-7로 달아났고 고예림이 득점에 가세해 25-17로 기선을 제압했다. 그러나 1세트 무기력했던 페퍼저축은행이 2세트 들어 힘을 내며 고전했다. 고예림과 야스민의 연속 범실로 초반 3-6으로 이끌린 현대건설은정지윤을 투입해 다시 힘을 냈고 13-11로 역전에 성공했다. 기쁨도 잠시. 현대건설은 연속 6실점하며 위기에 몰렸으나 야스민의 공격이 폭발하고 2경기 연속 선발로 나선 나현수가 득점을 보태 듀스 접전을 28-26으로 따내 승기를 잡았다. 현대건설은 3세트도 초반부터 흐름을 가져왔다. 야스민을 중심으로 거침없는 공격을 퍼부으며 6-3으로 앞서갔다. 페퍼저축은행의 외국인선수 니아리드가 분투하며 7-7 동점을 만들었으나, 이후 야스민의 강타가 불을 뿜고 니아리드의 연속 후위공격 범실이 이어져 3세트도 가져왔다. 선발로 나서 경기 최우수선수(MVP)에 뽑힌 나현수는 “(양)효진 언니의 부상으로 2경기 연속 선발로 나섰는데 처음에는 긴장했지만 든든한 언니들을 믿고 경기하면서 금방 괜찮아졌다”며 “효진 언니 만큼의 활약을 할 수 없기에 센터 한자를 메운다는 생각으로 부담없이 경기했다. 기회를 잡기까지 오래 걸렸는데 앞으로도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영웅기자
김도희(성남 수내초)가 제38회 회장배 전국남녀쇼트트랙스피드스케이팅대회 여초 5·6학년부에서 2관왕을 질주했다. ‘기대주’ 김도희는 18일 충남 아산시 이순신빙상장에서 열린 대회 2일째 여초 5·6학년부 1천m에서 1분37초583을 기록, 전날 500m 우승자인 주시하(성남 매송초·1분37초728)를 따돌리고 1위로 골인, 1천500m 금메달에 이어 대회 2관왕을 차지했다. 또 남초 3·4학년부 2천m 결승서는 신윤철(수원 팔달초)이 3분36초929를 기록하며 최승완(인천 논곡초·3분37초592)을 누르고 우승, 전날 1천500m서 2분48초805로 1위를 차지한데 이어 역시 2관왕에 올랐다. 한편, 남초 3·4학년부 1천m에서는 이규민(안양 덕천초)이 1분39초067을 마크해 이서준(대구 동천초·1분39초215)에 앞서 1위로 골인, 첫 날 1천500m 준우승의 아쉬움을 씻어냈다. 여중부 3천m 결승에서는 장유리(성남 낙원중)가 5분42초612로 김민채(부산 명진중·5분42초786)를 꺾고 금메달을 목에걸었다. 남중부 3천m에서는 정현우(안양 부림중)가 5분23초404로 김승겸(성남 이매중·5분23초653)에 앞서 1위로 골인했고, 전날 열린 여중부 500m 김태유(군포 산본중)와 남초 5·6학년부 1천500m 박주원(평택 고덕초)은 각각 46초026, 2분46초581로 나란히 우승했다. 이 밖에 여초 5·6학년부 500m 주시하(46초577), 3·4학년부 1천500m 이은채(김포 풍무초·2분49초914)도 금메달을 획득했다. 황선학기자
국토교통부와 인천시가 미추홀구를 중심으로 피해가 급증한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을 위한 전세사기피해지원센터를 지역에 마련하는 등 주거 및 법률지원에 나선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18일 인천 미추홀구청에서 열린 ‘전세사기 피해관련 간담회'에 참석해 “전국의 2천여건 전세사기 중 300여건이 미추홀구에 집중해 있다”며 “미추홀구에 전세사기 피해자를 지원할 센터를 만들겠다”고 했다. 이어 “국토부는 금융지원과 법률지원 뿐 아니라 피해자들의 임시거처를 마련할 방법을 적극 고민할 것”이라며 “경찰청을 통한 1차 단속 및 사법처리에도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현재 미추홀구에서는 총 19개 아파트 단지, 971가구가 전세사기 피해를 입었다. 이들 중 645가구는 임의 경매로 인해 주거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그러나 전세사기지원센터는 서울 강서구 화곡동에 있어 접근성과 지원 규모 등이 부족했다. 특히 HUG의 전세사기 피해현황에 따르면 올해 수도권에서 전세계약 종료 후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사고는 총 786건으로 이 중 274건(34.86%)가 인천에서 발생했다. 군·구별로는 부평구 74건, 미추홀구 73건, 서구 66건, 남동구 36건 등이다. 이에 따라 HUG는 미추홀구 학익동 전세피해자에게 무료 법률 상담과 긴급 임시주택을 지원하고 있지만, 임시주택은 최대사용 기간이 6개월로 제한돼 있어 주거 불안을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관련 법령이 없고, 권한 등의 문제로 시 자체 해결방안을 찾는 데 한계가 있어 국토부의 지원과 협조가 절실하다”고 했다. 이어 “전세사기 피해 지원센터가 들어서면 시와 구가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며 “(주민들을 위한 임시주거에)LH와 인천도시공사(iH)가 가지고 있는 물량을 함께 투입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시는 지난 10월 LH와 협의해 피해자들이 바로 입주할 수 있는 주택 182가구를 확보하고, 미추홀구에 전세사기 피해 지원센터를 마련할 것을 국토부에 요구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원희룡 국토부 장관과 유정복 시장을 비롯해 이영훈 인천 미추홀구청장,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LH(한국토지주택공사)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김지혜기자
경기도사격테마파크 관리본부장에 황수영 전 경기도의원이 임명됐다. 18일 경기도사격테마파크에 따르면 황수영 신임 관리본부장은 19일부터 향후 1년간 경기도사격테마파크 총괄관리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황수영 신임 본부장은 1967년생으로, 중앙대 문헌정보학과를 졸업했으며, 제10대 도의회 경제노동위원회·문화체육관광위원회·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 등을 역임했다. 특히 경기도 공무원이 뽑은 올해 베스트 경기도의원에 2년 연속 선정되기도 했다. 경기도사격테마파크는 화성시 양감면에 클레이사격장, 전자표적 공기총 및 화약총 사격장을 갖춘 종합사격장이다. 황 신임 본부장은 “경기도사격테마파크를 활성화해 사격 문화의 중심지이자 종합 레포츠 타운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최현호기자
“우리 같은 장애인들은 먹고 살길이 운전밖에 없기에 중무장한 친절과 안전으로 승객들을 만족시키고 있습니다” 편견을 딛고 택시 운전에 나선 장애인들이 운송 서비스 향상과 소득 증가를 노리는 등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다. 지난 16일 오후 3시30분께 수원역 인근. 장애등급 3급 지체장애인 60대 김한규씨가 모는 차량이 서 있었다. 어릴 때 앓았던 소아마비로 오른쪽 다리가 불편한 김씨는 27년 동안 자동차 부품 대리점을 운영하다가 지난 2016년께 택시 면허를 취득한 후 시민의 발을 자처하고 있다. 브레이크 페달과 액셀러레이터가 반대로 설치된 차량은 장애로 인한 김씨의 한계를 뛰어넘게 하는 존재다. 실제로 수원역에서 경기도지체장애인협회(이하 지장협, 권선구 고색동)까지 약 20여분 동안 차량을 몰면서 장애에 따른 제약은 찾아볼 수 없었다. 특히 벌터교차로에서 갑작스럽게 우측으로 끼어든 차량에 김씨는 신속하게 브레이크 페달을 밟았다. 더욱이 고색동 점멸 신호에선 양방향을 좌우로 꼼꼼히 살피는 등 안전 운행에 각별히 신경을 쓰는 모습이었다. 김씨는 “운전적성정밀검사를 통과해 어떠한 상황에도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으며 운전에는 자신이 있다”며 “상당수 승객들도 편견 없이 우리를 바라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씨 사례처럼 지장협과 한국교통안전공단(이하 공단)은 장애인택시운전원양성사업을 강화할 방침이다. 이 사업은 2종 보통 이상 운전면허를 소지한 도내 장애인(만 20~69세)을 대상으로 택시운전 자격증 취득비 등을 지원하는 게 주요 골자다. 지장협이 지난해 사업에 참여한 장애인 4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소득증진에 도움이 된다’는 답변이 59%를 차지하는 등 전반적으로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지장협과 공단은 지난 16일 지장협 대회의실에서 업무협약식을 갖고 해당 사업의 내실화에 협력하기로 했다. 지장협은 자격 취득을 위한 경제적 비용 지원을, 공단은 행정서비스 제공 등 기본적인 내용에 힘을 모으는 한편, 청각장애인을 위한 맞춤형 자격응시 동영상을 함께 개발하기로 했다. 김기호 지장협회장은 “이번 협약은 장애인에 대한 맞춤형 편의제공의 발판이 될 것”이라며 “장애인들의 자립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함께 노력하겠다. 이를 통해 장애인들이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정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