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물폭탄 피해 속출…5일까지 집중 호우 예고

2일 오전 안성시 일죽면 화봉리에 집중 호우로 산사태가 일어나면서 양계장이 무너져 있다. 이 사고로 50대 남성 한 명이 흙 속에 묻혀있다가 2시간 만에 구조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조주현기자
2일 오전 안성시 일죽면 화봉리에 집중 호우로 산사태가 일어나면서 양계장이 무너져 있다. 이 사고로 50대 남성 한 명이 흙 속에 묻혀있다가 2시간 만에 구조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조주현기자

경기도에 폭우가 쏟아지면서 인명ㆍ재산피해가 속출했다. 특히 오는 5일까지 집중 호우가 이어질 것으로 예보되면서 경기도는 9년 만에 비상 4단계 수준의 재난대책본부를 구성, 총력 대응에 나섰다.

2일 오후 6시 기준 경기도에는 평균 126.7㎜의 비가 내렸다. 안성(292.0mm), 여주(273㎜), 이천(239㎜) 등 경기남부에 집중됐다. 특히 안성시의 경우 2일 오전 6시57분부터 7시57분까지 1시간 동안 104mm의 비가 내려 최다 시우량을 기록했다.

집중 호우로 인해 도내에서는 사망 1명 등 총 3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날 오전 7시10분께 안성시 일죽면 화봉리의 한 양계장에서 산사태로 토사가 밀려 들어왔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소방당국은 2시간에 걸쳐 양계장 건물과 집 등을 수색한 끝에 오전 9시18분 토사에 매몰돼 숨진 A씨(58)의 시신을 수습했다. 소방당국은 A씨가 산사태 직후 집 밖으로 탈출하다가 사고를 당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날 오전 7시50분께 안성시 죽산면 장원리의 한 주택에서도 산사태가 발생했다. 소방당국은 이곳에 혼자 사는 B씨(73ㆍ여)를 3시간여 만에 구조했다. 용인시 원삼면 주택 복구 과정에서도 C씨(40)가 급류에 휩쓸려 다쳤다.

아울러 여주시 점동면 청미천 수위가 상승해 주민 27명이 인근 초등학교로 대피했고, 이천시 율면 산양저수지가 붕괴돼 37명이 인근 체육관으로 거처를 옮겼다. 주택 침수 신고가 54건 접수되는 등 도내 이재민은 100명 안팎으로 추정된다.

이밖에 안성ㆍ이천ㆍ용인 등 70여개소에서 산사태가 발생했으며, 이천 산양저수지의 물을 가둬 놓은 4m 높이의 제방이 붕괴되고, 안성 주천저수지의 제방은 일부 유실되는 피해를 입었다. 농작물 침수 피해 819ha(8.19㎢)도 접수됐다.

기상청은 이번 폭우가 오는 5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2일 밤에서 3일 오전 사이가 최대 고비라고 설명했다. 이에 경기도는 이날 오전 9시 재난대책본부 근무체계를 비상 2단계에서 최고 수준인 비상 4단계로 격상했다. 경기도가 비상 4단계 수준의 재난대책본부를 구성한 것은 2011년 이후 9년 만이다.

이날 현장 점검에 나선 김희겸 경기도 행정1부지사는 “피해가 큰 지역은 주민안전지대 대피 등 필요한 조치를 신속히 해달라”고 당부했다.

여주·이천=류진동·김정오기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