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까지 가 봤니? ] 화성발안만세시장 매력 가득 명소 & 맛집

다양한 문화와 이야기, 역사가 살아숨쉬는 화성발안만세시장에는 구석구석 볼거리도 많다. 특히 벚꽃이 필 때 발안천 벚꽃길을 구경하며 올라가다 보면 입구 쪽에 발안만세벽화거리가 보인다. 작은 골목길 구석구석을 걸으며 숨겨진 벽화와 명소를 찾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출출한 배를 달래줄 맛집도 찾아가보자. ■ 뚝방집… 얼큰한 민물매운탕 유명세 민물매운탕의 진수를 보여주는 곳이다. 얼큰한 민물매운탕에 쫄깃쫄깃한 국수면도 넣어 먹는다. 조그마한 식당이지만, 정치인부터 개그맨까지 찾을 만큼 소문난 맛집. 튼실한 붕어와 메기 미꾸라지를 한 솥 끓인 어죽 육수를 내놓는 어죽과 함께 생고기와 막창, 갈비도 판다. 가게 내부는 벽시계와 지게, 장롱, 짚신 등이 걸려 있어 고즈넉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 밴댕이천국연탄구이… 먹어는 봤나? 스테이크삼겹살! 스테이크삼겹살이라는 독특한 메뉴가 눈에 띈다. 이 명칭은 두툼한 삼겹살이 스테이크 같다고 해 붙였다. 두텁게 썰어낸 삼겹살에 칼집을 내고 초벌로 바짝 익혀서 나온다. 연탄불에 자글자글 고기 굽는 소리와 술잔 부딪히는 소리가 고기맛을 더한다. 목살, 꽃살, 왕갈비, 고등어, 꽁치, 돼지껍데기 등도 판매한다. 맛을 보고 싶다면, 일찍 가거나 예약을 해야 한다. 퇴근 시간이면 이곳을 찾는 젊은이들로 가게가 금방 꽉 들어찬다. ■ 학우당 문구점ㆍ서점… 60년간 지켜온 동네서점 화성발안만세시장에서 60년째 맥을 이어가는 서점이다. 동네 서점들이 대형서점에 못 이겨 하나 둘 문을 닫았지만, 시장 내 유일한 서점으로 굳건히 버티고 있다. 2대째 가업을 이어나가는 이곳엔 처음 학우당이 문을 열어 마련한 금고가 그대로 자리를 지키고 있다. 1층에는 다양한 문구를 판매하고, 2층엔 차를 마실 수 있는 소규모의 카페가 마련된 서점이 있다. 3층엔 화성발안만세시장의 또 하나의 자랑인 작은 도서관이 있다. ■ 만세작은도서관… 문학의 향기·배움의 열정 가득 시장에 인문학 열풍을 일으키고, 문학 향기가 넘치게 한 곳이다. 아동ㆍ청소년부터 다문화가정까지 모든 지역주민이 이용할 수 있다. 도서관에 아이들을 맡길 수 있어 엄마들이 마음 놓고 시장을 볼 수 있다. 이곳은 책을 읽는 엄마들이 만나 마을에 문화콘텐츠를 접목해 시장과 마을이 변하길 바람에 마음에서 의기투합해 작은 도서관 운영을 시작했다. 지금은 작은 도서관 운영은 물론 시장과 지역주민, 아이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엔 다문화가정 아이들을 위한 만세 놀이터를 열어 아이들이 마음껏 놀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 또 지역 고등학생에서 청소년 멘토링을 하는 등 ‘모두의 엄마’로도 활동 중이다.

[매력만점, 경기도 전통시장을 가다] 7. 전통의 멋 고스란히 ‘안양남부시장’

뜨거운 태양이 내리쬔 8월의 어느 날 오후 4시.안양남부시장의 게이트 1로 들어서자 입구부터 각양각색의 가게들이 손님들을 반겼다. 정육점, 신발가게, 떡집, 즉석 두부가게, 생선가게, 채소가게 등 눈을 사로잡는 다양한 가게들은 이곳이 안양의 대표 전통시장임을 알게 해 줬다. 찌는듯한 더위에도 한여름의 오후 쇼핑을 즐기는 손님들의 얼굴에선 즐거움이 묻어났다.전국에서 가장 오래된 도소매 종합시장인 안양남부시장은 소박하다. 전통시장의 정취를 고스란히 간직하면서도 고객의 편의를 위해 아케이드 등 최소한의 편의시설은 갖췄다. 화려하진 않지만, 소박하고 따스한 안양남부시장만의 매력을 따라가 봤다.■ 전통 있는 도소매 종합시장… 저렴한 가격에 신선한 채소ㆍ과일 ‘한 곳에’ 안양시 만안구 일번가 옆에 있는 안양남부시장은 안양역 1번 출구에서 걸어서 5분 거리다. 한마디로 교통의 중심지에 있다. 이곳은 이미 전국에서 가장 오래된 도소매 종합시장으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서울 남부와 만안구 지역에 채소와 청과를 주로 공급해왔다. 이른 새벽이면 산지에서 각종 채소를 싣고 오는 커다란 트럭이 즐비하고, 동틀 무렵이면 그날 판매할 채소, 과일을 실은 무거운 손수레들이 들락거린다. 도매시장 영업이 끝날 무렵, 인근 주민들이 애용하는 소매시장으로 변모하는 새로운 풍경이 펼쳐진다. 인근주민은 물론 생계를 이어가는 다양한 도소매 상인들의 생활터전인 셈이다. 안양남부시장의 게이트 1번 골목에서 마늘을 사던 윤이복씨(68)는 “안양남부시장은 지역주민들에겐 없어선 안 될 시장이다. 나도 이곳에서 매주 싱싱한 반찬과 먹을거리를 사다 가서 4남매를 키웠다”고 말했다. 지난 1960년 안양의 골목시장으로 문을 연 이후 현재 255개 점포에서 279명의 상인이 생활을 꾸려나가고 있다. 채소, 청과, 정육, 공산품 등을 주로 다룬다. 시장 골목 외곽으로 나가면 형성된 다양한 먹자골목도 이곳의 특징이다. 전통 있는 도소매 종합시장이다 보니 청과와 채소 등의 신선함과 저렴한 가격은 그 어느 곳도 따라갈 수 없는 안양남부시장만의 자부심이자 자랑이다. ■ 전통시장의 정취와 사람의 향기… 지역주민 생활 터전 인근에 대형마트가 우후죽순 들어서면서 안양남부시장에도 변화가 필요했다. 그 중 하나는 소비자 불만신고센터 운영이다. 시장을 찾는 고객의 소리를 귀담아듣고, 불만을 최소화 하고자 운영 중인 소비자 불만신고센터는 안양남부시장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됐다.소비자가 불편함을 느낀 부분에 대한 개선도 전보다 원활하게 이뤄졌고 소비자도 바뀌는 시장 모습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냈다. 소비자가 남부시장에서 느낀 불만을 전달하면 상인회에서 상인에게 의견을 전달한다.가령, 전통시장에서 구매한 제품 질이 나쁘면 소비자는 즉시 교환 및 환불을 받을 수 있다. 상인회는 판매자에게 경고를 주고 시정명령을 내린다. 소비자들은 상인회가 적극적인 서비스 개선을 위해 노력한다는 점에서 믿고 찾는 전통시장이 될 수 있다. 안양남부시장 상인회 관계자는 “과거에는 전통시장을 찾는 사람들이 느끼는 불만사항은 많았지만, 마땅히 불만을 제기할 곳이 없었는데, 소비자와 상인 모두가 불만신고센터 덕분에 큰 활력을 얻었다”고 말했다. 지역주민과 함께하기 위해 다양한 문화행사도 진행하고 있다. 매년 9월 중 시장을 찾는 고객과 상인들이 함께하는 시민축제마당 행사를 비롯한 품바 공연, 풍물놀이 등 이벤트·홍보 행사 등도 마련한다.지난 2006년부터는 전문강사를 초빙해 맞춤형 상인 친절 교육도 정기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시장에 마련된 아케이드는 비와 눈 등을 막아 쾌적한 쇼핑 환경을 즐기도록 한다. 분주히 움직이는 상인과 장을 보러 온 손님들. 대형마트와는 또다른 매력이 묻어난다. 시장 안쪽의 먹거리 집이 밀집된 골목엔 해가 어스름할 때쯤이면 벌써 식당에 들어가려는 손님들의 대기행렬이 이어진다. 자글자글 거리며 고기가 익는 소리, 술잔 부딪히는 소리, 사람과 사람과의 흥겨운 대화도 들을 수 있다. 봉필규 안양남부시장 상인회장은 “안양남부시장은 언제나 고객과 지역주민에게 더 좋은 품질의 상품을 저렴한 가격에 선보일 수 있도록 상인과 모두가 함께 노력하고 있다”며 “전통시장의 정취를 마음껏 느낄 수 있는 시장에 들러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자연기자 명소를 찾아라삼계탕으로 원기 충전… 해물모듬찌개는 신선한 바다향 가득 안양남부시장에서 장을 봤다면 이제 출출해진 배를 달래서 맛집을 찾아보자. 이곳엔 먹거리 골목이 형성돼 있어 오래전부터 맛집으로 소문난 곳이 많다. 회사원, 주민들에게도 사랑받은 맛집과 명소를 알아본다. ■ 30년 된 영양식 맛집 ‘골짜기 집’ 안양시장으로 가다 보면, 30년 된 맛집, 골짜기 집이 눈에 띈다. 육수의 깊은 맛이 어우러진 삼계탕과 한약재를 이용한 흑염소탕이 주메뉴다. 옻, 한방, 능 등 삼계탕 4가지 종류가 인기를 끌고 있고, 오리백숙과 로스, 주물럭 등 메뉴가 다양하다. 가게 사장님이 직접 채취한 다양한 약재를 이용한 약주도 맛보기에 좋다. ■ 싱싱한 해물로 한 끼 식사 뚝딱 ‘정호해물탕’ 안양역에서 남부시장으로 걸어 올라가는 길에 해물모듬찌개 전문점인 정호식당이 보인다. 위치를 찾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해물모듬찌개 한 가지 메뉴만 고집해 안양남부시장의 명물로 자리매김한 전통 맛집이다. 신선하고 푸짐한 해물과 정갈한 밑반찬이 지역 주민은 물론 시장 사람들에게도 인기를 끌고 있다. ■ 명실상부 인기 1위 ‘남부정육점’ 남부정육점은 시장 사람들은 물론 안양 시민들에게도 유명한 곳이다. 시장 안쪽에 자리매김한 이곳은 해가 어스름할 때쯤이면 벌써 식당에 들어가려는 손님들의 대기행렬이 이어진다. 자글자글 거리며 고기가 굽히는 소리, 술잔이 부딪치는 소리, 사람과 사람과의 흥겨운 대화와 남부정육점 주인장의 손님을 맞는 정겨운 인사는 이곳을 안양남부시장의 명물로 만들고 있다. 고기의 맛은 좋고, 가격은 저렴한 곳으로 소문났다. 안양남부시장에 왔다면 한 번쯤 들러봐야 할 곳이다. ■ 화장실, 색을 입다 시장 화장실이 깨끗하지 않다는 편견을 버리기에 충분하다. 상인연합회 사무실 1층에 있는 남부시장 화장실은 최근 빨간색과 파란색의 칼라를 입혀 색다르게 변신했다. 기저귀 교환대는 물론 픽토그램으로 디자인을 더했다. 고객에게 편리한 쇼핑환경을 제공하고자 정성을 기울인 흔적이 돋보인다. 정자연기자 봉필규 안양남부시장 상인회장“상인들 복지 향상 힘쓸 것”안양남부시장의 변화와 생동감을 이끌어 가는 봉필규 상인회장(53)은 도내 97개의 전통시장 상인회를 이끄는 경기도상인연합회장이기도 하다. 전통시장에 대한 남다른 애정과 변화와 혁신에 대한 갈망, 전통시장 상인회 위상강화 등에 대한 남다른 열망으로 그는 지난 2012년 제3대, 2015년 제4대 도상인회장에 당선된 이후 안양남부시장과 경기지역 전통시장 발전에 힘을 쏟았다. 그는 이달 말에 열리는 제7대 전국상인연합회장 선거에도 출마를 선언, 전국 상인을 대변할 적임자로 활동한다는 계획이다.봉 회장은 “골목상권이 살아야 기초상권이 살고, 나라의 상권이 산다”며 “위기에 봉착한 전통시장을 살릴 다양한 방안을 찾아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고 상인의 위상을 세우기 위해 기꺼이 희생하겠다”고 강조했다.그는 지난 5년간 도상인회장을 역임하며 지역의 주요 전통시장을 알리는 전통시장 문화공연, 경기도 우수시장 박람회, 조직력 강화를 위한 상인워크숍과 상인동아리 발표회 등을 성공적으로 추진했다. 전통시장과 상점가 등의 경영 현대화와 역량 있는 상인 육성을 위한 상인교육관 운영도 봉 회장의 주요 성과물이다. 이 기간 경기도상인연합회 회원 수도 45개에서 96개로 2배 이상 증가했다.그는 “상인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이를 위해 전통시장 상인들의 복지를 향상하는 데도 정부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겠다”면서 “전통시장과 상인은 한국 경제에 가장 중요한 경제 주춧돌이지만, 정작 소상공인연합회나 각종 경제 6단체보다 위상이 떨어져 있다”고 지적했다.실제 그는 전통시장 상인들의 복지에 일찌감치 눈을 떠 올해 말께 경기도상인복지회를 출범할 계획도 세웠다. 또한, 전국상인회의 위상 강화를 위해 조직을 재정비하고, 상권의 물품 다양성을 위해 다른 국가의 시장과 MOU를 맺는 형식도 추진 중이다. 지난 1일 경기도상인연합회와 중국 충칭시상공연합회가 미래지향적인 발전을 위해 MOU를 체결한 것도 경기도 전통시장의 물품 다양성을 알리고 홍보를 하려는 취지다.봉 회장은 “대기업 영업사원으로 일을 하다가 시장에 자리를 잡고 열심히 일하다 보니 시장에는 현실에 맞는 지원과 혁신이 필요하다는 것을 매년 체감했다”며 “정부와 정치권에 당당히 할 말을 하고, 대한민국 시장은 다양성을, 상인들은 경쟁력을 갖춰 안으로는 상인 복지가 향상되고 밖으로는 한국경제에 이바지하도록 상인회를 이끌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정자연기자

[매력만점, 경기도 전통시장을 가다] 6. 역사·문화·이야기 살아 숨쉬는 ‘수원남문시장’

전통시장 중 가장 많은 역사와 문화, 이야기가 살아숨쉬는 곳을 꼽으라면 단연 수원남문시장이 꼽힌다. 지금으로부터 220여 년 전, 정조대왕은 신도시 화성의 발전을 위해 삼남지방과 한양의 상인들을 불러 밑천을 빌려줘 읍 부근에 시전을 열고 자유롭게 장사를 하도록 했다.이렇게 조성된 시장은 지동천을 따라 수원 팔달문 앞에 오목조목 있는 9개 시장을 하나로 묶어 ‘남문시장’이라 명칭을 붙였다. 지동시장, 팔달문시장, 영동시장, 미나리광시장, 못골종합시장, 시민상가시장, 남문패션1번가시장, 구천동공구시장, 남문로데오상가시장 등 9개 시장이 한 데 뭉친 이곳은 장터 저마다 풍성한 이야기가 흘러 넘쳤다. ■ 9개 전통시장 1천300여 점포 볕더위가 이른 아침부터 찾아온 7월의 어느 날, 정오가 되기 전인데도 수원남문시장에는 활력이 넘쳤다. 한여름의 더위를 날려주는 듯한 지동천엔 사람들이 오가며 이른 점심을 즐겼고, 전통시장마다 손님을 맞으려 분주한 상인과 북적이는 고객으로 시끌벅적했다.팔달문시장으로부터 동쪽으로는 지동ㆍ미나리광ㆍ못골시장 등 식재료 중심 시장이, 서쪽으로는 영동시장ㆍ남문패션1번가 등 옷과 생필품 중심 시장이 들어선 이곳은 그야말로 없는 게 없는 수원의 명물이다. 70여 곳의 점포가 모여 공구를 판매하는 구천동공구상가부터 250여 곳의 옷가게, 음식점, 카페, 노래방 등이 입점해 한때 수원 젊은이들의 낭만의 장소였던 남문로데오상가시장, 채소부터 과일, 생선, 떡, 전어물 등 식료품 강자 못골종합시장과 미나리광 시장, 멋을 아는 이들이 찾는 의류 전문 시장 시민상가시장, 한복과 양장, 침구류 등을 판매하는 영동시장, 농수산물뿐만 아니라 순대 특화 골목으로 이름난 지동시장, 각종 의류와 분식 등 먹거리, 신발, 가방 등을 판매하는 팔달문시장까지 저마다 강점을 내세워 고객을 유혹하고 있었다. 다양한 개성을 지닌 만큼 시장마다 유명세도 제각각이다. 못골종합시장은 외부에서 벤치마킹하려고 오는 시장으로 이름이 났다. 상인들이 직접 DJ를 맡은 ‘못골시장 라디오스타’를 비롯해 활성화된 상인회, 상인교육으로 남다른 고객 서비스를 내세워 문전성시를 이루는 곳이다.미나리광 시장은 골목골목 숨어 있는 점포를 만나는 재미가 있다. 시장규모는 작지만, 상인들이 최상의 품질의 농산물 등을 판매하며 숨어 있는 재미를 발견할 수 있다.또 순대곱창으로 유명한 지동시장과 다양한 예술을 한복 판매점, 젊은 상인들이 입점한 청년몰을 최근 개장한 영동시장은 예술적 감각까지 시장에서 엿볼 수 있다. 그동안 중장년ㆍ노년층이 주로 찾는 곳이 시장이었다면, 수원남문시장은 젊은이들의 중심지로 바뀌고 있다. 영동시장의 청년몰에 앞서 올 4월 영동시장과 지동시장 사이에 있는 지동교에는 청년창업 푸드 트럭 존이 들어섰다. 야간에는 지동시장의 순대골목, 푸드트레일러, 청년몰, 팔달문 통닭거리까지 골목 두루두루 젊은층에게 인기있는 장소로도 거듭나고 있다. ■ 글로벌 명품시장 힘찬 도약 장을 걷다 보면 단순한 시장과는 다른 느낌이 든다. 수원시와 각 상인회가 깨끗한 시장, 오고 싶은 시장으로 만들려고 부단한 노력을 하는 것도 한몫 한다. 지동시장을 너머로 수원화성이 둘러싸고 있고 흐르는 지동천과 시장 중앙에선 흥겨운 문화행사가 수시로 열린다.시장이 화성 성곽 길 중 유인한 단절 지점과 진입로에 있어 성곽 길 여행을 하는 시작점이 된다. 그렇기 때문일까. 이곳엔 단순히 장을 보러 오는 손님뿐만 아니라 외국인, 여행객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이날 박성빈 씨(25)는 진주에서 장거리 여행을 와 시장 구석구석을 둘러보고 있었다.박 씨는 “수원화성을 둘러보려고 왔는데, 남문시장이 여행 필수코스라고 해서 왔다”며 “화성 성곽을 시장에서 볼 수 있는데다 팔달문과 지동천까지 시장보다는 멋스러운 옛날 장터 느낌이 나 신기하다. 먹거리도 많고, 재미난 구경거리도 많은 것 같다”고 만족했다. 수원남문시장은 이제 글로벌 명품시장으로 도약하고자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지난해 글로벌 명품시장 육성사업에 선정돼 국내외 관광객을 위한 각종 기반시설, 대표 관광상품을 개발하는 사업을 진행 중이다.지난달 30일 1차년도 사업이 종료됐으며, 올해 2차년도 사업을 준비 중이다. 수원 남문시장을 수원의 역사·문화관광 자원과 연계해 외국인이 찾고 싶은 ‘오감만족(볼거리·먹거리·즐길 거리·살 거리·쉴 거리) 글로벌 명품시장’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이 중 하나로 외국 관광객에게 인기 많은 수원어차가 지난해 10월부터 팔달산, 화성행궁, 팔달문을 거쳐 시장에도 들어선다. 수원천 따라 지동시장 전경과 시장을 둘러볼 수 있어 호응이 크다.못골시장에선 조선시대 저잣거리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못골시장 90여 개 점포의 지붕을 기와로 교체하고 점포 전등을 청사초롱으로 바꿔 왕이 만든 시장이라는 역사적 가치를 부각했다. 간판은 분합문(마루나 방 앞에 설치하여 접어 열 수 있게 만든 큰 문) 형태로 제작하고, 전통적인 글자 모양을 살린 현수막과 조형물도 설치해 저잣거리의 분위기를 연출해 전통시장만의 매력을 한껏 끌어올렸다. 금박체험장에서 즐거운 추억을 쌓을 수도 있다. 영동시장 입구에서 건너편에 있는 팔달문 고객지원센터 2층에는 정조대왕의 숨결이 살아있는 시장의 상징을 살려 금박체험 장소를 마련했다. 전통 책갈피에 간단한 문양을 입히는 책갈피 금박체험과 옻칠이 된 젓가락에 금박을 입히는 ‘젓가락 금박체험’을 누구나 체험할 수 있다. 올 4월부터 6월까지 두 달여간 동안 700여 명이 다녀갈 만큼 인기를 끌었다. 올가을께 다시 문을 열 계획이다. 수원남문시장은 이처럼 전통시장의 전통은 최대한 살리고, 고객을 위한 현재의 다양한 즐거운 요소를 접목하며 발전하고 있다.최극렬 수원시상인연합회장(지동시장상인회장)은 “낮에는 기존의 고객이 많이 찾는 시장, 야간에는 젊은시장으로 변신해 주야간 모두 활성화 된 시장을 만들려 한다”면서 “앞으로 화성어차를 시장에서 출발할 수 있게 매표소도 만들어 시장 고객이 화성관람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만들 계획인만큼, 많은 관심을 갖고 수원남문시장을 찾아달라”고 당부했다. 정자연기자 수원남문시장, 100배 더 즐기기…수원야행, 한 여름밤의 추억 푸드트럭, 맛있는 음식 ‘유혹’이것저것 둘러볼 것 많은 수원남문시장을 걷다 보면 어느새 배가 출출해진다. 이때 지동 순대타운이나 청년 푸드트럭존에 들러 맛 탐험을 하는 것은 어떨까. 한여름밤의 무더위를 시원하게 날리고 싶다면, 수원남문시장에서 즐기는 것도 추천한다.여름나기가 한층 더 즐거워질 테니 말이다. 지동교 인근에서 들려오는 푸드트럭과 문화공연에서 나오는 흥겨운 노랫소리, 사람과 사람의 대화, 성곽과 지동교의 풍경이 어우러진 이곳은 하루를 즐겁고 소박하게 보내는 장소로 최적이다.■ 시장에서 관광과 체험을…수원남문시장은 세계문화유산에 둘러싸인 곳이다. 9개 시장만이 가진 다양한 개성에 빠져보고, 인근 행궁동 공방거리의 아기자기한 공예품도 둘러볼 수 있다. 다음 달 11~13에는일 수원화성 일원에서 ‘밤빛 품은 성곽도시, 수원야행(밤 여행)’도 열린다. 시장과 인근 관광지를 둘러보며 한여름밤의 추억을 만들어보는 것은 어떨까.■ 한여름밤의 작은 축제… ‘푸드 트레일러’ 야시장시장 중심부인 팔달문 옆 차 없는 거리 120m와 지동교 광장 양방향 60m 구간에는 청년 푸드트럭이 운영된다. 해가 뉘엿뉘엿 지려고 할 때쯤 이곳엔 코끝을 사로잡는 음식들이 선보여진다. 운영시간은 매일 오후 6시부터 11시까지이며 메뉴는 샌드위치ㆍ버거 등 청년층이 선호하는 길거리 음식이 있다. 맛만 좋은 게 아니다. 푸드트레일러 고유의 분위기와 젊음의 자유로움이 어우러져 작은 파티장 같은 분위기가 연출된다.■ 수원영동시장 ‘한복투어’수원영동시장에는 4대째 가업으로 한복을 짓는 장인이 있을 만큼 한복특화 시장이다. 알록달록한 한복을 맞추려고 매년 명절이면 영동시장 한복 집은 아이, 부모, 결혼을 앞둔 부부 등 손님으로 가득 찬다. 외국인 관광객이 수원화성 투어 전 종종 이곳에 들러 한국의 전통을 엿보기도 한다. 이곳에선 한복맵시선발대회도 열린다. 매년 팔달문 시장거리축제 첫날에 열리는 이 대회에서 한복맵시아가씨로 선정되면, 일 년 동안 영동시장의 한복 홍보대사 역도 맡는다.■ 젊은 상인 열정 ‘28청춘 청년몰’청년과 시장이 만나 ‘헉’ 소리 나는 대박을 꿈꾸는 곳이다. 영동시장 2층에 자리 잡은 28청춘 청년몰에는 청년 상인 39명이 꾸리는 26개 점포를 만나볼 수 있다. 청년 일자리창출과 시장 활력을 위해 들어선 청년몰엔 푸드존과 함께 화성을 본뜬 예술품 등 주얼리 판매점, 사진점, 빵집, 레스토랑 등이 운영되는데 어느 것 하나 평범한 곳이 없다. 청년상인들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가 담긴 상품을 보며 재미와 시장 안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정자연기자

[매력만점, 경기도 전통시장을 가다] 5.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성남중앙시장’

화려한 이야기나, 문화공연 행사로 시선을 끌지 않아도 고장의 숨결과 추억을 담은 전통시장이 있다. 지역주민과 상인들과의 하루가 묻어나는 우리 동네 전통시장이다. 성남 수정구 태평3동 구도심에 있는 성남중앙시장은 전통시장의 ‘전통’을 그대로 간직한 곳이다.골목길같이 좁은 길이 미로처럼 얽혀 있어 구석구석 숨겨진 가게를 찾는 재미가 있다. 수십 년간 지역주민과 함께한 기쁨과 연이은 화재의 아픔, 역경을 딛고 일어난 상인들의 이야기를 고스란히 담은 성남중앙시장은 우리네 삶과 같다. ■ 47년 역사… 시민들과 ‘동고동락’ 이른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린 11일 오후, 성남중앙시장에는 무더위에도 장을 보러 온 사람들로 북적였다. 시장 입구부터 입맛을 돌게 하는 도넛, 순대, 떡볶이, 냉면 등 먹을거리가 즐비했다. 각종 분식과 정갈하게 정돈된 싱싱한 농산물이 눈길을 끌었다. 시장 안은 손님과 상인들의 정겨운 이야기가 오갔다. 이곳은 지난 1973년 성남시가 출범하기도 전인 1970년께 자연발생적으로 생긴 시장이다. 시의 역사보다 더 오랜 세월 이야기를 지녔다. 이곳은 성남시민에게 친구이면서 아픈 손가락이자, 오뚝이와 같은 존재다. 175개 점포에서 350여 명의 상인들이 생계를 이어가던 이곳은 지난 2002년과 2006년 두 차례에 걸쳐 화재가 발생하는 아픔을 겪었다. 5개 동 중 2개 동이 완전히 소실되고 1개 시설이 위험시설로 판단돼 철거됐다. 현재는 마동에서만 점포 60여 곳이 운영하고 있다. 환경 변화로 인한 아픔도 있었다. 중앙시장을 비롯한 성남시 수정구 태평역부터 숯골사거리까지 30만 5천㎡에 이르는 일대에는 3개 시장과 각종 상점가 등 2천여 곳의 점포가 밀접해 지역문화를 형성했지만 2009년 시청사 이전, 2010년 대형마트 입점 등으로 어려움이 더해졌다. 다사다난(多事多難)한 이야기를 간직한 성남중앙시장이지만, 이곳의 상인들은 한 번도 포기한 적이 없다. 시장은 여전히 활기가 넘치고, 꿋꿋하다. 상인회를 비롯한 시장 상인들이 끊임없이 시장 활성화를 위해 힘을 쏟았다. 그 결과 여전히 지역민이 많이 찾는 시장, 명품 점포가 있는 시장으로 거듭났다. ■ 소비자와 소통의 장… 자생력 ‘UP’ 구도심이라는 위치의 한계, 잇따른 화재로 복구가 안 된 시장. 성남중앙시장 상인들과 상인회는 스스로 경쟁력을 강화하고, 변화에 매진했다. 성남시에서 시장 활성화를 위해 만든 상인대학에 모든 상인들이 참여했다. 상인들은 모두 2008년 상인대학 제1회 졸업생으로 이름을 남겼고, 대학원과 각종 아카데미 교육, 선진시장 견학 등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그 결과 중앙시장에는 핵 점포가 탄생했다. 경기도 뿐만 아니라 전국에서도 인정받는 명품 점포로 거듭난 강원반찬, 자매전집, 청년창업몰 연희데코 등이 입소문을 탄 것. 2008년 시장경영지원센터에서 주관한 천국 최대 우수점포에 3개 점포, 2014년 경기도 명품점포 1호점 선정(강원반찬), 성남시 모범점포 선정(강원반찬, 오복상회) 등의 명예를 얻었다. 싱싱한 농산물도 빼놓을 수 없다. 농산물 판매 업체의 대부분이 인근 지역 농민과 직거래한다. 10분 거리의 텃밭에서 실시간 수확, 수송 판매까지 일원화한 시스템으로 지역 농산물을 소비하고, 싱싱한 상품을 지역주민에게 공급한다. 각종 맛집, 농축산물, 생활 소품, 의류 등 없는 게 없다. 현재 운영 중인 점포 수는 기존의 3분의 1수준이지만, ‘있어야 할 건 다 있고 없는 건 없는’ 시장이다. 구도심에 있는 시장이지만, 그 어느 시장보다 젊은 시장이다. 2~3세대의 후계자가 이어받은 가업승계 점포가 70%에 달할 만큼 점포와 시장에 대한 상인들의 자부심이 크다. 지역주민과의 소통에도 끊임없이 나선다. 시장 내 점포인 강원반찬은 지역주민을 위해 기부, 반찬 제공 등을 하며 봉사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중앙시장 여성회 역시 지역을 위해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고 함께 한다. 오랫동안 지역주민에게 함께하는 시장으로 사랑받아 온 이유 중 하나다. ■ 오는 10월 재건축 첫삽 ‘시설 현대화’ 성남중앙시장은 오는 10월께 재건축에 들어간다. 성남시 수정구 태평동 3681 등 시유지 3천519.4㎡에 지하 1층~지상 7층 규모의 현대식 건물을 지어 점포와 창고·주차장 등을 마련할 예정이다. 20여 개월의 재건축 공사가 끝나면, 성남중앙시장은 공설시장으로 주차 공간 440대를 보유해 성남시에서 가장 많은 주차장을 확보한 전통시장이 된다. 또 점포 176개, 각종 편의시설, 창고, 냉동시설 등 복합 기능을 갖춘 공설시장으로 거듭난다. 철거한 자리에 단층 짜리 임시 시장이 생겨 이곳에서 상인들이 당분간 장사를 이어간다. 무엇보다 그동안 중앙시장이 당연하게 여겨온 가치, 지역주민에게 사랑받고 베푸는 시장은 고스란히 이어나갈 계획이다. 정자연기자 [인터뷰]신인섭 성남중앙시장 상인회장“스스로 변화가 발전 원동력 재건축 마치면 쾌적한 쇼핑”성남중앙시장에서 20여 년째 상인 회장을 역임한 신인섭 회장(64)은 그의 인생 중반기부터 상권 살리기에 온 힘을 쏟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성남중앙시장을 비롯해 성남 구도심 상권을 살리는 데 역할을 했다. 상인의 힘은 자생력과 교육에 있다고 생각해 상인회를 통한 교육에도 집중하고 있다.연이은 화재와 상권 침체로 상인들이 수없이 어려움에 빠졌을 때도 신 회장은 상인들을 독려하며 오히려 상인 경쟁력 강화에 주력했다. 신 회장은 “과거에는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했지만, 요즘엔 세상이 바뀌었지 않았느냐”며 “정부에서 시장에 많은 지원을 해줘도 한계가 있다. 시장 스스로 변화를 이끌어가고 소비자들을 위한 남다른 서비스로 차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장과 상인들의 자구노력 없인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실제 성남중앙시장의 힘은 경쟁력 있는 점포, 상인들에게 나온다.그는 “성남중앙시장의 소비자는 지역 주민인데, 좋은 상품과 좋은 가격으로 제공하는 게 우리가 할 역할이자 의무”라며 “지역주민들과 앞으로도 꾸준히 소통하고, 지역 일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함께 성장해나가는 시장이 되겠다”고 강조했다.20여 년째 상인회를 이끌어오면서 때론 지칠 법도 하지만, 앞으로의 계획을 털어놓는 그의 눈에서는 자신감이 비쳤다. 중앙시장의 가치를 외부에 적극적으로 알릴 뿐만 아니라 재건축이 진행되고 난 이후 상인회는 점포 운영, 관리, 경영 등에 대해 집중 교육을 할 예정이다.신 회장은 “20개월 뒤 새로운 건물에서 중앙시장이 다시 시작하는데, 고객들에게 더욱 편리하고 깨끗하고 쾌적한 쇼핑환경을 제공할 것”이라며 “더 나은 모습으로 돌아올 성남중앙시장의 모습을 기다려 달라. 재건축이 마무리될 때까지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드린다”고 말했다.정자연기자성남중앙시장, 골목골목 이야기 따라가기!맛집·반찬집 즐비… 백문이 불여일食오는 10월께 재건축에 들어가는 성남중앙시장은 현재 주차공간이 아쉽다. 도로 3차선에 24대를 댈 수 있다. 하지만, 1시간 무료인데다 회전율도 좋아 쉽게 주차할 수 있다. 태평역(분당선) 2번 출구를 나오면 도보로 5분 거리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해도 편리하다.화려하진 않지만, 골목골목 살펴보는 재미가 있다.우선, 필요한 장을 봤다면 맛집에 들러보자. 시장 안쪽으로 들어가면 포장마차 형태의 수미분식을 찾을 수 있다. 유명 맛집 프로그램에 여러 번 나온 집이다. 분식이라지만 닭곰탕, 육개장, 선지해장국 등 한식을 파는 반전 있는 집. 포장마차 같은 색다른 공간에서 저렴한 가격에 시장의 넉넉한 인심을 느낄 수 있다. 맛도 훌륭하다.수미분식에서 나오면 바로 건너편, 자매전집을 쉽게 찾을 수 있다. 각종 전을 파는 이곳 역시 맛집 프로그램에 자주 등장한 이름난 점포다. 어머니의 손맛을 세 자매가 물려받아 가게를 운영한다. 명절엔 줄 100m가 넘는 줄을 서야 할 만큼 인기있는 곳이다.명품 점포로 소문난 반찬집, 바로 강원반찬이다. 이곳은 성남중앙시장의 브랜드를 널리 알린 효자 점포이기도 하다. 백화점의 반찬 코너를 방불케 할 만큼 깨끗한 진열, 눈을 사로잡는 수백 여가 지의 반찬이 즐비하다. 맛은 물론 소비자들을 위한 남다른 경영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현재 시장 내에만 3개의 점포를 냈다. 직원들까지 상인대학을 수료하게 할 만큼, 고객 서비스 정신이 남다르다.시장의 바깥쪽을 돌면, 맞춤 페브릭 전문점인 연희데코가 보인다. 이곳은 할머니와 어머니, 딸까지 3대째 가업승계를 하는 점포다. 할머니에서 어머니까지 전수된 세월의 솜씨와 김도희 대표(25)의 젊은 감각이 더해져 감각적인 디자인과 감성을 풍긴다.정자연기자

[매력만점, 경기도 전통시장을 가다] 4. 이국적 정취 물씬 ‘평택국제중앙시장’

1990년대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멋스러운 레스토랑들은 저마다 손님을 맞이하려고 분주했다. 무더운 날씨 탓에 한껏 열어젖힌 레스토랑 창문으로는 남미 음악이 흘러나왔다. 인도부터 브라질, 스페인, 미국 등 다양한 음식을 내건 레스토랑이 골목마다 있는 이곳, 평택국제중앙시장이다. 평택국제중앙시장은 1950년대 미군기지가 들어서면서 미군과 그 가족들을 위해 일대에 자연발생적으로 형성됐다. 이곳은 요즘의 ‘세련됨’과는 거리가 멀다.하지만, 그 어느 공간보다 고풍스러움과 멋스러움이 흘러넘쳤다. 이국적인 정취와 열정, 멋이 있는 색다른 분위기를 느끼고 싶다면, 평택국제중앙시장을 찾아가보는 것은 어떨까. 이국적인 분위기 속에서 쇼핑과 맛, 즐거움을 한 번에 느낄 수 있다. ■ 이국적인 분위기… ‘멋스러움’ 한가득 평택국제중앙시장은 별명이 많다. 혹자는 ‘경기도의 이태원’이라 부르고, 또 다른 이들은 ‘송프란시스코(Song Francisco)’라 부른다. 외국에 나가지 않아도 다양한 외국인을 만나고 세계의 음식을 맛볼 수 있어 붙여진 별명이다. 송프란시스코는 마치 미국 서부에 있는 샌프란시스코(San Francisco)와 같다고 해 미군들이 부르기 시작한 데서 유래했다. 그도 그럴 것이 평택국제중앙시장을 찾는 지난 19일에는 대낮부터 군복을 입은 미군부터 쇼핑을 온 아주머니들, 배낭여행을 온 듯한 여행객 등이 눈에 띄었다. 젊은 층뿐만 아니라 다양한 국적의 이들이 시장 구석구석을 즐겼다. 각종 농수산물이 즐비한 전통시장과 달리 기프트 숍, 타투, 환전소, 양복점, 아메리칸 레스토랑, 세계 각국의 음식점, 의류점 등 240여 곳의 점포가 몰려 있다.19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해외에 주둔하는 미군들을 위한 무료 전세기가 운행되고 있어서 일본과 필리핀 등에 주둔하고 있던 미군들까지 전세기를 타고 중앙시장을 찾았기 때문이다.저렴하면서도 질 좋은 물건, 맛있는 음식이 미군들의 발길을 사로잡은 것. 미제 소시지와 치즈를 넣은 부대찌개도 이곳에서 시작됐고 미군들의 입맛에 맞게 한 다양한 햄버거도 이곳의 명물이다.미군들의 체형에 맞춘 맞춤 옷가게가 하나 둘 생기다 보니 큰 옷 전문점, 맞춤 양복점, 좋아하는 스포츠팀의 유니폼에 이름을 새겨 제작해주는 스포츠 가게가 있다. 오랜 시간이 흐르고, 많은 이야기가 켜켜이 쌓이다 보니 점포마다 지닌 사연도 많다. 골목골목마다 일반 전통시장에서는 느낄 수 없는 색다른 점포를 구경하고, 다양한 물건을 살 수 있다. ■ 낮보다 밤이 아름다운 시장, 즐길거리도 ‘풍성’ 미군 수가 점차 줄어들면서 평택 국제중앙시장은 조금씩 내리막길을 걸었지만, 여전히 다양한 멋과 매력으로 부활을 꿈꾸고 있다. 미군뿐만 아니라 지역주민과 한국 내 관광객들에게도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이곳을 찾는 고객의 비율은 한국인과 미국인, 동남아 계열이 각각 7대2대1이다. 지역주민과 한국 관광객들의 발길을 사로잡는 비결은 바로 다양한 프로그램과 경쟁력 있는 특색이다. 다양한 국제문화를 접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상인들의 넉넉한 인심, 전국적으로 유명한 음식점, ‘나이트 마켓’ 등이 있어 연인과 친구, 가족이 함께 찾는 시장이 됐다. 특히 주말에 열리는 ‘나이트마켓’에서는 기찻길을 따라 줄지어 선 24개의 핑크 마차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미군들이 퇴근할 무렵인 저녁부터 장이 선다 해서 국제시장을 저녁시장이라 불렸던 데서 착안해서 만든 주말에만 열리는 시장이다.2012년부터 시작된 나이트 마켓은 주말 오전 11시30분부터 밤 9시30분까지 24명의 상인이 세계 각국의 음식과 직접 만든 공예품 등을 선보인다. 물건을 단순히 판매하는 게 아니라 커다란 이벤트처럼 진행해 쇼핑의 즐거움을 더한다. 나이트마켓은 가게를 얻을 돈은 없지만, 장사를 해보고 싶은 젊은 청년에게 공간을 내어주는 도전과 기회의 장이기도 하다. 레드길과 옐로우길로 특색있게 나뉘어진 골목을 따라가 보는 것도 재미다. 옐로우 길은 옷 집 10여 곳과 음식점들이 들어서 있다. 레드길은 유명 맛집 프로그램에 소개돼 평일에도 줄을 서야만 맛볼 수 있는 분식점과 독특한 분위기의 베트남 음식점 등 맛집이 즐비하다. 또 닭 강정과 기름 집, 수입코너, 반찬집, 정육점, 떡집, 슈퍼 등이 길을 따라 있어 일반 전통시장의 면모도 느낄 수 있다. 정자연기자 송두학 평택국제중앙시장 회장“시대맞는 브랜드·점포 개발… 젊은층 발길 이끌 것”송두학 평택국제중앙시장 회장은 전국 최연소 상인 회장이다. 그도 그럴 것이 그의 나이는 서른여섯. 평균연령 60대인 상인들 사이에서 3년 전인 서른넷의 나이에 상인회장이 됐다.시장 상인계에서는 입지전적인 인물인 셈이다. 그는 젊은 나이만큼 평택국제중앙시장을 젊음과 패기, 열정으로 가득한 시장으로 만들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송 회장은 “옛날엔 전통시장 장사가 잘됐다고들 말씀하시는데, 그건 전통시장밖에 없었기 때문”이라며 “요즘엔 휴대전화로 버튼을 누르면 모든 게 배달되는 시대다. 시대에 맞게 시장도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휴대전화를 파는 시대에 삐삐를 팔면 안 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이를 위해 그가 계획 중인 것은 전통시장만이 가진 ‘브랜드’와 ‘점포’를 개발하고 육성하는 거다.그가 운영하는 ‘송쓰버거’만 해도 체인점이나, 대형유통업체에서 입점하라는 제의가 수십 번씩 오지만 모두 거절했다. 전통시장에 남아 시장을 살리는 데 이바지하고 싶고, 자신이 있기 때문이다.특히 젊은 시장으로 바꿔 젊은 층이 시장에서 같이 일하고, 또 젊은 층이 시장을 찾아 재밌게 즐길 수 있게 하는 게 그의 꿈이다.송 회장은 “평택국제중앙시장은 다른 전통시장과 달리 다국적 문화와 쇼핑공간이 공존하는 독특한 매력을 가진 시장”이라며 “시장 매력의 특색을 더욱 살려 일자리를 창출하고, 활기찬 시장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죽어가던 시장에 핑크빛 마차 바람을 불러일으킨 것도 송 회장이다. 매주 주말이면 평택국제중앙시장에서 열리는 ‘나이트 마켓’의 마차에서 청년들이 장사할 수 있도록 했다. 10여 년 전 노점에서 장사하던 시절에서 모티브를 얻어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젊은 층이 자신의 창업 아이템을 시험해 볼 수 있게 한 것이다.그는 “대형유통업체와 경쟁하고, 시장을 찾는 손님이 많게 하려면 재미있는 아이템을 만드는 핵점포와 강소점포를 키워나가는 게 시장에서는 중요하다”며 “어릴 적부터 시장의 흥망성쇠를 직접 보고, 겪은 만큼 시장이 다시 흥하는 시절이 오도록 노력하겠다”고 자신했다.정자연기자출출한 배 어디서 채울까?… 맛집 대해부이국적인 정취가 물씬 풍기는 시장을 둘러보며 쇼핑을 즐겼다면, 이제 출출해진 배를 달래보는 것은 어떨까. 평택국제중앙시장에는 쇼핑뿐만 아니라 전국 각지에서 손님이 몰려드는 맛집 점포가 기다리고 있다.■ 미국식과 한국식 맛의 공존, 햄버거이곳에 들어왔다가 재빨리 점포를 접은 프랜차이즈만 해도 3곳이다. 개인이 운영하는 수제버거 집이 유명하다. 지난해 매출 6억 원에 달하는 송쓰버거부터 미쓰리 버거, 미쓰진 버거 등에서 색다른 한국식 햄버거 맛을 느낄 수 있다.이 중 송쓰버거는 연탄불에 구운 패티가 입맛을 사로잡는다. 연탄불 패티를 만들어내는 과정은 녹록지 않지만, 새벽 늦은 시간까지 패티를 구워내며 송쓰버거만의 스타일을 고수하고 있다. 주말에는 300~500개가 판매되는 등 송쓰버거를 찾는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진다.햄버거는 단품으로 순한맛, 보통맛, 매운맛 중에 선택하면 된다. 가격은 4천 원. 감자튀김 등도 맛볼 수 있다.■ “짬뽕이야, 떡볶이야?” 당면에 빠진 분식집레드길에 들어서면 손님들이 길게 줄지어 선 분식집을 찾을 수 있다. 이곳 분식집들은 당면을 주제로 다양한 어묵볶이와 떡볶이 등을 선보여 눈길을 끈다. 특히 26년 전통으로 맛집 프로그램에서 방송을 탄 분식집에선 단돈 4천 원에 당면 떡볶이를 맛볼 수 있다. 떡볶이 국물에 공짜로 밥, 김 가루, 참기름까지 비벼준다. 반찬인 무절임과 함께 먹으면 환상의 궁합을 자랑한다고.■ 진짜가 나타났다!… 원조 부대찌개평택국제중앙시장에서 또 유명한 맛은 바로 부대찌개다. 미제 소시지와 치즈를 넣은 부대찌개는 송탄에서 시작됐다. 정통 부대찌개의 맛을 느끼고 싶다면, 이곳에서 즐겨도 좋다. 고객의 입맛을 사로잡는 유명 부대찌개 집들이 기다리고 있다.정자연기자

[매력만점, 경기도 전통시장을 가다] 3. 젊음의 열기·다양한 이야기 넘치는 ‘용인중앙시장’

이른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 지난 12일 용인중앙시장에는 이른 아침부터 활기가 넘쳤다.유모차를 끌고 온 20~30대 젊은 엄마들부터 점심을 위해 삼삼오오 모여 단골집으로 향하는 직장인들까지 다양한 이들이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용인중앙시장은 젊은층부터 남녀노소까지 계층을 가리지 않고 찾는 용인의 ‘명물 시장’이다. 이곳엔 5일장과 예술의 공간, 골목마다 특화된 상점 등 다양한 재미가 한가득 있다. 전통시장의 기존 이미지에서 벗어나 고객의 쇼핑 편의를 최우선으로 내세워 대형마트 못지않은 공간으로 만들겠다고 자부한다. 젊고, 활기찬 시장으로 거듭나는 용인중앙시장의 매력을 지금부터 풀어본다. ■ 10~20대도 즐겨 찾는 젊은 시장 지난 1960년에 문을 연 용인중앙시장은 총 520개 점포에서 상인과 종업원 등 2천여 명이 이곳에서 삶을 일궈나간다. 용인의 대표적인 문화관광형 시장이자 중대형 시장이다. 차 식품, 의류, 생활용품 등 다양한 업종으로 구성돼 있으며 재래식 순대로 유명한 순대 골목과 떡 골목이 있어 많은 사람이 찾고 있다. 용인중앙시장에 들어서면 특화된 골목이 눈에 띈다. 가장 유명한 골목은 ‘떡이랑 만두랑’ 골목이다. 용인중앙시장엔 전통과 자부심을 내세운 유명 떡집 수십 곳이 즐비해 있어 이곳은 항상 문전성시다. 만두집도 남다른 서비스와 차별화된 맛으로 고객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순대마을’도 빼놓을 수 없다. 족발과 순댓집이 몰린 이곳에는 평일에도 밤낮으로 손님들로 북적인다. ‘의류ㆍ잡화’ 골목에서는 상인들이 철저하게 고객선을 지키며 깨끗한 환경을 만들어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용인중앙시장의 장점은 시장 고유의 정겨움과 현대적인 쇼핑환경이 공존한다는 점이다. 골목 장터 구간에는 캐노피 시설을 완비해 날씨에 상관없이 편리한 쇼핑을 할 수 있다. 특히 골목의 특징을 표현한 캐릭터가 그려진 표지판을 따라 시장을 구경하는 것도 재미다. 정육점이 몰린 곳은 핑크색 돼지가, 의류점이 몰린 곳은 예쁜 옷과 신발이 그려져 쉽게 원하는 곳을 찾을 수 있다. 고객을 위한 무료배송 서비스를 하고 있어 차 없이도 편리한 쇼핑을 즐길 수 있다. 총 300여 대의 주차 공간을 마련해 주차하기에도 편리하다. 무엇보다 용인중앙시장에서는 젊음의 열기가 느껴진다. 다른 시장과 달리 10~20대 고객의 비중이 크다. 젊은층이 찾을 만큼 재미와 편리한 쇼핑환경이 갖춰졌다는 얘기다. 시장의 청년상인들도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시장 내에 닭, 과일, 의류, 카페 등 청년 점포들은 젊은 감각으로 10대뿐만 아니라 6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특히 지난해 경기지방중소기업청이 주관한 청년상인 공모에 5인이 선정된 데 이어 올해 경기도가 주관하는 청년상인 3인에도 선정돼 다양한 지원을 받게 돼 더욱 젊고 활기찬 시장이 기대된다. ■ 구석구석 색다른 매력에 빠지다 시장에서 색다른 예술을 즐길 수도 있다. 용인중앙시장의 중앙 골목을 가다 보면, 생활예술중심상가 용인아틀리에를 찾을 수 있다. 시장 내 낙후한 청한상가 지하 1층을 국내 유명 11개 공방과 새로운 체험마켓으로 탈바꿈한 공간이다.양말인형 만들기, 고려백자, 포크아트, 에코테라피, 인도 악세사리&장신구 등 다양한 공방이 모여 있어 예술가들이 만든 작품을 구매하고 체험할 수 있다. 용인시 도예명장 1호인 백암도예연구소의 마순관 용인 아틀리에 회장을 비롯해 생활 예술가들이 모여 공방을 조성하다 보니 이곳엔 다른 데선 볼 수 없는 독특한 예술적 감각이 흘러넘친다. 정성들인 공예품을 감상하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구경하게 된다. 5일마다 정기적으로 열리는 재래장에서는 전통 장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 가족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장터와 행사도 정기적으로 열린다. 매주 토요일에는 ‘토요 알뜰 장터’가 열려 가족과 함께 나들이하기에도 좋다.매주 토요일 용인중앙시장 내에서 수산물, 과일, 축산물, 공산품, 야채 등 다양한 품목을 10~30% 할인해 판매한다. 봄, 가을에는 장기자랑과 먹기대회, 감사 세일행사, 경품 행사, 어린이 벼룩시장 등이 열려 시민이 함께 어우러지는 축제가 마련된다. 용인중앙시장 주변으로 유적지를 구경하는 것도 재미다. 용인중앙시장엔 또 한 가지 비밀이 있다. 바로 지난해 전국 최초로 ‘착한 전통시장’으로 지정된 것. 어려울 때일수록 주민과 나눔을 실천하자는 취지로 시장상인회가 상인들에게 권유해 15곳의 점포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가입해 매달 일정액을 경기공동모금회에 기부, 저소득가정을 돕고 있다. ‘인정을 베풀고 함께 나누는 게 진정한 부자’라는 게 용인중앙시장 상인들의 뜻이다.정자연기자 용인중앙시장 두배 더 즐기기커뮤니티 도시락 카페 ‘머뭄’5일장이 열리는 날 시장을 찾았거나, 색다른 재미를 위해 방문한 고객이라면 커뮤니티 도시락 카페 ‘머뭄’에 들러보는 것은 어떨까.용인중앙시장 입구에 가면 빨강동과 노랑동의 아담한 컨테이너 건축물이 한눈에 들어온다. 지난 2015년 용인중앙시장에 둥지를 튼 머뭄 카페는 전통시장의 볼거리와 먹거리를 활용하고, 낙후 공간을 새로운 관광자원으로 탄생시킨 시장과 용인시의 명물이다. 영리가 목적이 아닌, 시장을 찾아오는 이들에게 문화 휴식 공간을 제공하고자 조성했다.커피 등 음료를 즐길 수 있는 노랑동과 식사를 구입해 먹을 수 있는 빨강동으로 나뉘어 있다. 단순히 밥과 음료를 파는 게 아닌 ‘도시락 교환’ 방식으로 이뤄져 재미도 더했다. 빨강동인 도시락 카페에서는 반찬 1천~3천 원이면 만찬을 즐길 수 있다. ‘머뭄 동전’을 산 뒤 동전으로 시장 내 18곳의 카페 가맹점에서 반찬, 분식, 빵, 떡 등 음식을 교환해 식사와 음료를 즐기면 된다. 고즈넉한 공간과 기분 좋은 음악이 흘러나오는 공간에서 색다른 식사를 하고 휴식을 취할 수 있다.전국 각지로 소문이 나면서 평일에도 이곳을 들르는 관광객이 많다.2층엔 작은 갤러리가 마련돼 용인시의 역사를 볼 수 있는 사진이 있고, 창문 너머로는 1930~1972년 수원과 용인, 이천, 여주를 오가는 수여선이 다니던 철길이 놓여 있어 색다른 풍경을 느낄 수 있다.음료를 판매하는 노랑동은 저렴한 가격에 맛있는 커피를 즐길 수 있다. 오전 9시부터 10시까지 모닝커피 타임을 열어 1천 원에 커피를 판매한다. 이후에는 1천500원~2천500원이다. 시장 구경에 한껏 힘을 뺐다면, 머뭄 도시락 카페에서 식사한 후 카페 ‘휴’에서 저렴한 가격에 커피를 마시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저렴한 가격에 꿀맛 같은 휴식을 즐길 수 있는 시장 나들이가 되지 않을까.정자연기자 [인터뷰]강시한 용인중앙시장 회장“오고 싶은 시장 만들려면 상인들 모두가 먼저 변해야”올 2월 취임한 강시한 용인중앙시장 회장은 시장 내에서 ‘잔소리꾼’으로 통한다. 시장의 변화와 혁신을 위해 싫은 소리를 마다하지 않기 때문이다. 시장의 발전을 위해선 상인들에게 싫은 소리도 하고, 미움을 받더라도 개혁과 변화를 이끌어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강 회장은 “홍보를 아무리 많이 해봐야 소용없다”며 “시장의 경쟁력을 갖추고, 내실을 다지는 게 우선”이라고 강조했다.시장 내에 쓰레기 불법투기를 단속하고, 고객선 지키기 등을 상인에게 독려하는 것도 모두 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다. 그는 “고객의 불신을 없애고, 오고 싶은 전통시장으로 만들어 나가는 게 첫 번째 목표”라며 “내실을 다져나가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시장 슬로건도 ‘청년상인-젊은 시장’으로 내세워 시장의 체질을 확 바꾸고 있다. 지난 2015년부터 적극적으로 유치한 청년사업단을 더욱 활용해 ‘상인=고령’이라는 틀을 깨고 노쇠한 분위기를 활기 넘치는 공간으로 만드는 것도 목표다.그는 “빈 점포를 청년상인에게 내어주는 것은 망하라고 하는 것과 똑같다”며 “우리는 목 좋은 곳에 있는 기존 상인들과 협의해 청년상인을 입주시켜 청년상인의 매출도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현재 입점한 청년상인 5명은 모두 이곳에서 자리를 잡아 승승장구하고 있다.시장의 경쟁력을 강화하고자 최근엔 이마트와 노브랜드 입점을 위한 협약을 진행하기로 합의했다. 20~30대의 젊은 주요 소비계층을 끌어들이는 데 큰 도움이 될 거라는 판단에서다. 시장 지하의 유휴 공간을 내어 노브랜드 매장과 키즈카페, 휴게실, 놀이시설이 있는 공간을 올가을께 선보일 예정이다.강 회장은 “일회성 축제로 고객의 지속적인 사랑과 관심을 받기는 어렵다”면서 “용인중앙시장이 먼저 친절한 서비스와 깨끗한 환경, 경쟁력 있는 상품과 공간을 선보여 고객이 찾는 시장의 모습을 지속적으로 보여드리겠다”고 자신했다.정자연기자

[매력만점, 경기도 전통시장을 가다] 2. 다국적 문화와 함께하는 ‘부천강남시장’

모처럼만에 비가 내린 23일 오후 1시 부천 강남시장. 날씨가 흐린 대낮이었지만, 시장엔 제법 손님들로 북적였다.입맛을 돋우는 순댓집부터 채소, 식료품, 정육, 의류, 생선, 청과 등 다양한 110개의 점포는 동서남북 사방의 골목에서 손님을 맞이했다. 주머니가 가벼운 손님들은 지갑을 쉽게 열지 못하지만, 덤을 얹어주며 다독이는 상인의 흥정에 웃음소리가 흘러 넘쳤다. 부천강남시장은 단순히 물건을 파고 사는 시장이 아니다.이곳엔 매일을 살아내는 지역주민들 삶의 이야기가 속삭였고, 지역사회와 함께 새로운 일상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1985년 문을 연 이래로 지역 주민의 삶의 터전으로 자리 잡은 부천강남시장을 찾아가봤다. ■ 지역사회와 함께 숨 쉬는 삶의 공간 “있어야 할 건 다 있고요, 없을 건 없답니다.” 부천강남시장에 들어서면 이 노래가 절로 떠오른다. 강남시장은 부천시 원미구 도당동에 자리 잡은 ‘강남상가’ 건물에서 시작됐다.건물 한 개가 4개 동으로 동서남북 골목으로 뻗어나가면서 시장을 이뤘다. 언뜻 보면 일반 시장과 다를 바 없지만, 아기자기한 매력과 멋이 숨어 있다. 동서남북으로 갈라진 시장 골목 벽면 곳곳에는 알록달록한 페인트칠을 한 그림이 수를 놓았다. 시장 상인과 시민, 단체 등이 시장 환경 정화를 위해 함께 그린 것이다. 상인회는 강남시장을 노력하는 ‘노력형 선진시장’이라고 부른다. 그도 그럴 것이 15년째 재개발 사업이 진행되면서 숱한 어려움이 있었다. 수백대가 주차할 수 있는 공간도, 특별한 무대공연장도 없다. 하지만 상인과 인근 지역사회단체가 함께 그 이상의 장점을 만들어내고 있다.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공간을 넘어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공간인 셈이다. 그 중 하나는 다문화가 공존하는 시장이다. 시장 주변에는 공장이 많아 다문화 가정과 아시아권에서 온 이주민들이 많다. 시장 내에도 다문화 가정이 운영하는 점포가 한 곳 있다. 그렇다 보니 마케팅도 단순히 고객을 유인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지역사회와 함께하고, 고객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소통이 목적이다. 대표적으로 2012년부터 매년 추석을 전후로 진행하는 ‘강남시장 마을축제’다. 사회단체인 아시아인권문화연대와 함께 하는 이 행사는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아가는 이웃들이 서로 가진 배경을 존중하며 즐겁게 놀고 화합하는 장으로 자리매김했다. 이주민들이 지역 주민과 함께하며 외로움을 달래고, 마음을 나누는 자리인 셈이다. 시장 큰 사거리에는 주민동아리를 비롯해 전문 예술인 공연단의 공연무대가 펼쳐진다. 또 시장 공간 곳곳에서는 놀이와 체험, 음식 등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호응을 얻고 있다. 제대성 회장은 “고향은 달라도, 현재 이곳에 있는 우리가 이웃이라는 것을 느끼며 주민 간 소통, 화합에 기여하는 축제다. 주민이 더욱 살기 좋은 마을을 만들어 가는 데 마음을 합하는 공간”이라고 말했다. 정신장애인의 사회적응 훈련을 위한 ‘강남 무료 이동식 카페’도 매주 화요일 오후 2시~4시까지 시장에서 열린다. 인근 사회공동체에서 진행하는 이 카페 행사에 부천강남시장은 기꺼이 전기와 공간 등을 내어주고 있다. ■ 다양한 재밋거리에 수준 높은 고객 서비스까지 역량 강화를 위해 상인 스스로 노력하는 자세는 부천강남시장을 지탱하는 힘이다. 시장에 변화를 주고 고객 만족도를 높이고자 지난 2014년 제1기 상인대학 과정을 시작으로 올해 상인대학 2기를 추진 중이다. 상인대학 과정을 수료한 상인들은 더욱 높은 수준의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하고, 편안한 쇼핑공간을 만들려고 분주히 노력하고 있다. 활기 넘치는 시장을 만들고, 상인들의 도전정신을 위해 상인대학을 이수한 이들을 중심으로 ‘앞치마 중창단’도 만들었다. 앞치마 중창단은 양평, 창원, 안양 등 전통시장박람회가 열리는 곳을 찾아 공연을 펼쳐 상인의 색다른 매력을 선보이기도 했다.중소기업청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주최한 ‘2014 상인대학 성과확산 워크숍’에서는 장기자랑에 나서 ‘우수상’을 받는 성과도 올렸다. 상인대학을 수료한 졸업생들은 현재 ‘강남시장 봉사단’을 구성해 시장 내외부의 환경미화는 물론 시장 내 크고 작은 일에 앞장서고 있다. 활발한 문화사업도 부천강남시장 힘의 원천이다. 올해 열릴 ‘2017년 강남시장 마을축제’에서는 멋진 기타 공연을 선보이고자 상인 문화사업의 일환으로 기타 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전통시장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색다른 문화공간도 찾을 수 있다. 상인회 같은 건물의 아래층에 자리 잡은 홀씨도서관은 4년 전 아이와 함께 시장을 찾는 고객을 위해 문을 열었다. 아이들이 즐길 수 있는 백여 권의 책이 있는 ICT 카페다. 최근에는 주변의 시민단체에서도 모임을 하는 공간으로도 활용하고 있다. 아시아인권문화연대와 상생공간으로 조성한 ‘문화공간 DD’는 시장의 명물이다. 같이 모여 놀고 싶은 도당동 주민, 시장에서 삶을 터전을 닦은 강남시장 상인, 근사한 재밋거리를 찾는 주민, 색다른 즐거움을 누리고픈 이들이 함께 모일 공간으로 조성했다.DD는 도당(DoDang)동의 앞머리를 땄다. 강남시장을 에워싼 주변 지역에 주민들이 모일 만한 공간이 없어 시장 상인회와 아시아인권문화연대에서 뜻을 모았다고 한다. 대형마트에서 운영하는 문화센터와는 색다른 문화를 느낄 수 있다. 이주민들을 위한 한국어 교실, 기타 동아리, 요가 동아리, 청소년들의 활동 모임인 노리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고객의 편의를 위해 차량을 11대까지 관리할 수 있는 주차공간을 확보하고 있어 주차에 큰 무리는 없다. 주차 가능한 시간은 1시간이다. 시장 내 모든 점포에서 온누리상품권과 카드를 사용할 수 있다. 연인과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이벤트도 있다. 밤이면 부천강남시장은 각양각색의 색이 뿜어져 나오는 근사한 시장으로 변신한다. ‘밤 풍경 조성 사업’으로 시장의 천장에 LED 불빛이 나오는 전등을 수놓았다. 매년 4월에는 강남시장에서 10분 거리에 있는 도당산 벚꽃동산에서 벚꽃축제가 열려 연계 행사도 진행한다. 벚꽃 동산의 정상에는 부천 천문과학관이 있어 시장과 관광을 연계한 여행을 하기에도 좋다. 정자연기자 제대성 부천강남시장 상인회장“고객 맞을 준비 완료… 최고의 서비스 위해 뜁니다”9년째 부천강남시장 상인회를 이끌어 가는 제대성 회장(64)은 시장에 대한 자부심이 남다르다. 35년 전 부천강남시장이 들어설 때부터 이곳에서 터를 잡고 장사를 시작했다.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시장을 넘어 지역민과 함께하는 시장으로 자리 잡는 데 심혈을 기울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우리 시장을 이용해 달라고 만은 할 수 없고, 우리가 먼저 고객 맞을 준비를 잘하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는 그의 말에서 고객에 대한 남다른 서비스 정신을 느낄 수 있었다.부천강남시장은 재개발 사업 논란이 십 년 넘게 이어지면서 생기를 잃어갔었다. 하지만, 최근 시장엔 활기와 생기가 넘친다. 상인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시민의 협력으로 시장 사거리에서는 다양한 행사와 재미난 이벤트가 펼쳐진다. 상인과 시민이 힘을 똘똘 뭉쳐 시장을 새로운 공간으로 만들어 낸 것이다.제 회장은 “인근에 백화점 등 대형유통업체가 들어서면서 매출이 줄기는 했지만, 단골손님이 꾸준히 찾아주시고 함께 재미있는 이벤트를 만들어 나가면서 지역민과 성장하는 시장으로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환경개선사업 3년차에 접어들면서 점포 개선이 된 곳도 많지만, 부족한 점포는 함께 발맞춰 환경을 개선하도록 서로 독려한다.제 회장은 “현대화사업과 주차장 건립 등 개선해야 할 부분도 많지만, 막대한 예산과 행정 지원이 필요한 부분을 제외하고 상인과 상인회 스스로 노력할 수 있는 부분은 적극적으로 행동에 나서며 고객 서비스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제 회장의 지론은 “시장이 역량을 갖춰 잘 운영할 수 있는 것부터 찾아 제대로 지속적으로 서비스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거다. 그럼에도 그는 “전통시장에 화재가 자주 일어나는 만큼 시장에 있는 전기배선은 꼭 정리할 수 있도록 지자체와 관련 기관이 나서줬으면 한다”고 말했다.마지막으로 제 회장은 “‘주민들과 함께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를 항상 고민한다”면서 “재미난 이야기와 정이 넘치는 전통시장, 고객의 쇼핑 편의를 위해 노력하는 시장으로 앞으로도 심혈을 기울이겠다”고 자신했다.정자연기자

[매력만점, 경기도 전통시장을 가다] 1. 다섯가지 매력을 가진 ‘오산오색시장’

이른 새벽부터 손님을 맞이하느라 분주한 사람들이 하루를 여는 곳, 오가는 흥정소리마저 정겨운 곳. 바로 전통시장입니다. 전통시장에는 다양한 이야기와 정(情), 우리네 일상이 살아 숨 쉬고 있습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오랜 세월 우리의 삶의 터전이었던 시장이 이제는 조금씩 밀려나고 있습니다.소비부진과 편리함을 앞세운 대형유통업체에 고전을 면치 못하는 모양입니다. 전통시장은 우리 삶의 현재를 드러내고, 소시민들이 살아가는 공간입니다. 함께 키워가고 가꿔나가야 하는 이유입니다. 경기도 전통시장과 상인 역시 새로운 부활을 꿈꾸고 있습니다.지역의 특색을 입고 각 시장만의 콘텐츠를 개발해 소비자들에게 재미와 추억, 다양한 이야기가 오가는 전통시장을 선보인다고 합니다. 우리 지역에 있는 전통시장을 애용하는 것은 어떨까요. 경기일보는 도내 전통시장의 새로운 부활과 온누리상품권 활성화를 위해 경기도상인연합회와 연중기획으로 매력 만점, 경기도 전통시장을 가다를 선보입니다. 전통시장에는 그야말로 다양한 매력이 흘러넘쳤습니다. 첫 번째는 다섯 가지 매력을 가진 오산 오색시장입니다. ■ 이런 시장 봤니? 야시장+수제 맥주=젊음이 가득한 오색시장 봄 햇살이 따스하게 내리쬐던 지난 23일 오산 오색시장. 오후 7시쯤 해가 어둑어둑해졌지만, 오색시장은 환한 조명으로 옷을 갈아입고 있었다. 오는 11월까지 열리는 야시장이 열린 것. 지난 2014년 개장한 오색시장 야시장은 지역의 인기 장터로 자리 잡았다. 올해엔 지난 7일부터 11월 말까지 매주 금, 토요일 열린다. 오산 오색시장 빨강길 남쪽입구부터 100m 거리엔 빨간색의 작은 푸드코트 14곳에서 상인과 청년 셀러들이 각자가 주 무기로 내세운 메뉴를 선보이며 고객을 유혹했다.참깨와 들깻가루를 입힌 오징어구이를 판매하는 동북 오징어 구이 마라꼬치와 중국식 닭튀김을 선보이는 백금튀김 주스에 전구를 꽂아 톡톡 튀는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전구 에이더 인삼에 튀김을 입힌 인삼골튀김 등에는 맛을 보기 위한 손님들로 긴 줄 행렬이 이어졌다.가격은 3천~8천 원, 초밥 등은 1만 원대. 비교적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에 맛집 여행을 할 수 있어 가족과 친구, 연인과 함께 즐기러 나온 고객으로 붐볐다. 야시장 메뉴를 3천 원 이상 구매한 고객은 오색시장 수제 맥주 시음권을 무료로 증정하는 ‘해피아워(Happy Hour)’ 이벤트에 참여할 수 있다. 입식 좌판에서 손님들은 무료로 받은 수제 맥주와 함께 구매한 음식을 즐겼다. 이처럼 시장은 중장년층만 있다는 편견을 과감히 깬 곳, 바로 이곳 오색시장이다. 12년째 오색시장에서 인삼가게를 운영하는 전영희씨(58)는 “시장에 이렇게 많은 유동인구가 들어오고, 젊은 사람들이 찾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면서 “젊은층을 시장에 끌어들이니 전체적으로 시장 분위기가 살아나고 다양한 손님을 유인하는 효과가 있어 아주 만족한다”고 말했다. 오색시장은 2015년부터 청년상인을 육성하고자 창업워크숍, 창업지원 등 다양한 사업을 진행했다. 21만 명의 인구, 평균 연령 34.4세라는 오산시의 젊은 특색을 반영한 것이다. 그 결과 2015년 오색시장 수제 맥주를 주로 판매하는 수제 맥주 펍 ‘살롱드공공’을 열었다. 올해엔 야시장에서 활동했던 세 명의 청년이 자신만의 개성 있는 메뉴와 수제 맥주를 접목해 푸드코트형 매장인 ‘시장길12’를 선보였다. 또바기 부엌 끼니 성짱 등 이름만 들어도 젊은 감성이 묻어나는 이 청년몰은 젊은 직장인들이 퇴근 후 조용히 찾는 명소로 거듭나고 있다. ■ 문화와 축제 어우러진 ‘삶의 현장’ 처음부터 쉬웠던 것은 아니다. 기존 상인들의 반발도 있었다. 하지만, 오색시장 상인들과 상인회, 문화관광형시장육성사업단은 꾸준히 힘을 합쳐 나갔다. 청년 점포도 무작정 들여놓기보다 사업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우선 만들었다. 오는 5월 19~20일에는 오색시장의 대표축제인 ‘야맥축제’가 열린다. 야맥축제는 전국에서 생산된 30개의 맥주를 맛볼 수 있는 수제 맥주 축제다. 중소 브루어리와 지역 뮤지션과의 화합, 새로운 문화를 만들기 위한 시도다. 전혀 다른 색다른 매력도 느낄 수 있다. 오색시장의 ‘오색’은 전통시장의 다양한 맛과 볼거리, 즐길 거리 등 오색 오감의 다양한 즐길 거리가 있는 시장이라는 의미다. 넓은 시장을 관통하는 5개의 주요 도로에서는 길마다 서로 다른 개성을 품은 시장의 다양함을 느낄 수 있다. 야시장 골목과 의류, 패션 골목, 이야기가 있는 골목이 모인 ‘빨강길’, 싱싱한 식재료를 사려고 모인 사람들로 북적이는 ‘녹색길’, 고춧가루, 참기름, 떡을 만드는 방앗간들이 모여 있는 ‘대문 미소거리’, 돼지를 주재료로 하는 푸짐한 음식이 즐비한 ‘침샘자극 아름거리’, 전통시장의 옛 정취를 느낄 수 있는 볼거리가 가득한 ‘맘스거리’ 등에서 우리네 살아가는 이야기를 고스란히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편의성도 여느 대형마트 못지않다.고객지원센터 광장을 운영해 수유실, 물품보관함, 쇼핑카트 대여 등을 해준다. 또 공영주차장이 운영되고 있으며 점포 350곳은 모두 온누리상품권을 사용할 수 있다.정자연기자 김병도 오산오색시장 상인회장“야시장 전국서 입소문 대형마트 부럽지 않아”“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자생하려고 끝없이 노력하는 오산오색시장, 많은 기대바랍니다.”6년째 오산오색시장 상인회를 이끌어 가는 김병도 상인회장은 오색시장만의 길을 개척해 나가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대형유통업체의 진출에도 좌절하지 않고, 시장과 상인의 힘을 믿으며 오산오색시장의 변화를 이끌어 가고 있기 때문이다.김 회장은 “인근에 대형마트가 무려 3개나 근접해 있어 위기감이 있었지만, 상인들의 역량을 강화하고자 상인대학을 통한 교육, 깨끗한 거리를 조성하는 데 집중해 고객 편의에 힘을 쏟았다”며 “상인들은 단합을 위해 POP 동아리, 난타 동아리 등에서 활동하며 역량강화에 노력하는 시장”이라고 말했다.이미 오산오색시장은 야시장으로 이름을 떨치고 있지만, 한 단계 더 진화한 야시장을 만들고자 현재 행정자치부의 관련 사업에 공모해 발표를 앞두고 있다. 경기지역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이름을 떨치는 야시장으로 만들겠다는 거다. 그는 “사업에 선정되면 현재 150m인 야시장을 400m로 늘려 더욱 다양한 모습을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또 다른 사업도 구상 중이다. 기존의 사업이 흐지부지된 골목을 ‘신토불이’ 골목으로 리모델링 해 농촌에서 직접 농사지은 농산물을 노점상들이 판매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김 회장은 “수제 맥주가 특징인 오색시장의 장점을 살려 특화시장으로 만들려고 한다”며 “ 고객이 즐겁고 행복한 장보기를 할 수 있는 시장이 되려고 노력하겠다. 전통시장은 상인과 고객이 함께 만들어가는 곳인 만큼 많은 분의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정자연기자볼거리·먹거리 가득, 오색시장 100배 즐기기오색시장에 대해 모든 것을 알았다고 하면 오산이다. 오색시장에만 있는 다섯가지 재미를 총정리해본다.다양한 먹거리, 오색시장 맛오색시장에는 한식, 분식, 중식, 반찬류 등 꿀맛나는 다양한 먹거리가 있다. 먹방 코스와 두근두근 썸코스, 테이크아웃 코스를 따라 한바퀴를 돌면 최고의 맛을 섭렵하게 된다. 무엇보다 오색시장 다섯가지의 홉을 넣어 환상적인 향과 맛을 선사하는 수제맥주 ‘오로라’와 검은색의 스타우트맥주 ‘까마귀’도 맛볼 수 있다. 오색시장의 수제맥주는 오색시장 야시장과 살롱드공공에서 마시면 그야말로 취향저격 일테다.독특한 공간 ‘시장길12 & 살롱드 공공’‘시장길12’는 오색시장 야시장에서 활동하는 청년 3인이 운영하는 푸드코트. 다국적 면 요리, 한국식 파스타같은 개성 있는 요리와 수제맥주를 맛볼 수 있다. ‘살롱드공공’은 오 색시장에서 개발한 수제맥주를 비롯해 다양한 맥주와 음악을 즐길 수 있는 펍이다. 맥주공방 이구공은 이웃과 함께 나눠 마실 수 있는 맥주를 만드는 공방이자 시민들의 모임 공간으로 제공되는 커뮤니티 카페다. ‘이구공’에서 오색시장 상인들이 시민들에게 간단하게 맥주 만드는 법 을 교육하고 레시피도 개발하고 있다.특색있는 거리4월부터 11월까지 오색시장에서는 매주 금ㆍ토요일 저녁, 독특한 먹거리와 특별한 수제맥주가 있는 야시장이 열린다. 매년 봄과 가을에는 전국에서 생산되는 다양한 수제 맥주를 즐기는 야맥 축제(야시장에서 즐기는 수제맥주 축제)가 열린다. 일상의 먼지를 걷어내고 가족, 친구, 연인과 함께 새로운 활력을 충전할 수 있다. ‘이야기가 있는 거리’도 눈길을 끈다. 상인들의 개성과 대표 품목을 재미있는 문구와 이미지로 디자인한 간판들이 있다. 마치 상인들이 지나가는 고객에게 속닥속닥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나씩 풀어 놓는 것 같다.시장에서 배우는 교육가족단위의 색다른 탐험을 하고 싶다면, 오색시장이 제격이다. 오색시장 문화탐험대는 오색시장의 구석구석을 탐험하고 임무를 완수하면서 시장을 체험하고 배우는 프로그램이다. 평일에는 초등학교 단위로 시장을 탐방하고 주말에는 가족단위로 운영한다.소비자를 생각하고, 소비자와 함께하는 마음오색시장을 방문하는 고객의 불편함을 해소하고 편리한 쇼핑환경을 제공하고자 고객지원센터가 운영된다. 고객지원센터 마당에는 야외무대에서 다양한 장르의 공연과 이벤트가 수시로 열린다. 오색시장의 상인들이 고객서비스차원에서 계절 상품을 저렴하게 제공하는 세일데이를 두 달에 한 번 연다.정자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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