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왕노 시인이 시선집 리아스식 사랑(시선사 刊)과 시집 복사꽃 아래로 가는 천년(천년의 시작 刊)을 잇달아 출간했다. 김 시인은 지난 1992년 등단 이후 제4회 수원시문학대상, 2018년 올해의 좋은시상 등을 수상하며 꾸준한 작품활동을 선보이고 있다. 전반적인 그의 시는 남성적인 발화로 시작하지만 분위기가 고조될수록 아련함, 아득함 등을 안고 있어 슬픔을 향해 간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전체 4부로 구성된 시선집 리아스식 사랑에 수록된 시 낙과, 바다 약국, 없는 사랑에 대한 에스프리, 너를 꽃이라 부르고 열흘을 울었다 등은 작품 막바지에는 숨길 수 없는 슬픔과 맞닿는 양상을 보인다. 시집 복사꽃 아래로 가는 천년도 김 시인의 표현에 따르면 천년 우물물 같은 푸른 시로 채우는 고집 끝에 완성됐다. 그는 이번 시집에는 단순히 사랑과 그리움을 노래하는 걸 넘어서 인생의 근원적 성찰 및 사회 현실을 향한 비판 의식을 담았다. 4부에 걸쳐 약 70여 편의 시가 담긴 시집에는 사랑이라는 주제가 우주 만물을 향한 통찰에 도달하기 위한 인식론적 매개로 기능하고 있음을 보인다. 이를 통해 드러나는 시의 미학적 가치는 물론 중간중간 심심찮게 등장하는 거친 언어와 직정적 표현도 또 하나의 읽을 거리다. 김 시인은 사랑으로 험난한 인생을, 시로 절망을 이겨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는데 주력했다라며 시도 그리움의 산물이자 그리움이라는 담금질과 무두질로 태어나는 만큼 앞으로도 이 같은 정서를 담은 시를 선보이겠다라고 말했다. 값 9천원 권오탁기자
10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 도전에 나선 한국 여자 핸드볼대표팀의 도쿄 본선무대 진출에 청신호가 켜졌다. 강재원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핸드볼 대표팀은 중국 안후이성 추저우에서 열리고 있는 2020년 도쿄올림픽 여자 핸드볼 아시아 예선대회에서 북한과 카자흐스탄을 연파하고 2연승을 달리고 있다. 26일 태국, 27일 홍콩 등 약체 팀들과의 경기를 남겨두고 있는 한국으로서는 29일 열릴 중국전이 본선 진출의 마지막 고비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홈 잇점을 안은 중국이 24일 북한과의 2차전에서 덜미를 잡혀 한국으로서는 최종 중국전을 비기기만 해도 본선에 오를 수 있는 유리한 상황이다. 중국전서 비기거나 승리할 경우 여자 핸드볼은 지난 1984년 로스앤젤레스 대회부터 10회 연속 올림픽 본선에 나서게 된다. 뿐만 아니라 국내 구기 종목 가운데 가장 먼저 도쿄 올림픽 본선에 오르는 종목이 된다. 도쿄올림픽 구기 종목은 핸드볼 외에 수구, 야구, 소프트볼, 농구, 하키, 축구, 럭비, 배구가 있다. 강재원 감독은 이번 대회 출국에 앞서 아시아 예선 대회는 한국 여자 핸드볼의 운명이 걸린 대회라며 그런 책임감을 갖고 선수들도 뛰어줄 것이고 최선을 다해 올림픽 티켓을 따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었다. 한편, 여자 핸드볼은 1988년과 1992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했고 1984년부터 2012년 런던 대회까지 올림픽 8회 연속 4강 이상의 성적을 기록했지만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서는 예선 탈락해 충격을 던져줬다. 황선학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이 25일 조국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에 대해 "절차에 따라 진행되고 있다"며 공식 석상에서 처음 언급했다. 윤 총장은 이날 오전 인천 중구 파라다이스시티 호텔에서 열린 제29차 마약류퇴치국제협력회의(ADLOMICO)에 참석 전 기자들과 만나 "수사는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는가"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윤 총장은 지난 7월 취임 후 2개월 만에 처음으로 마약범죄 퇴치를 위한 국제행사에 참석했다. 조 장관 관련 의혹 수사를 시작한 후 검찰 수장의 첫 외부 일정이라 관심을 끌었다. 윤 총장은 개회사에서 "마약 없는 건강한 지구촌 건설은 우리 모두가 꿈꾸는 세상"이라며 "국제사회의 공동 과제인 마약 퇴치에 역량을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경 없는 마약범죄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국가 간 긴밀한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상시 가동되는 네트워크 체계는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윤 총장은 "마약 생산유통지 관리, 국외 도피자 강제 송환 분야에서도 실질적인 협조 방안이나 지원 시스템이 활발히 논의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 "마약중독자 치료재활 정책, 국제 마약밀매조직의 범죄수익 환수 방안에 대해서도 다양한 의견이 나누어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윤 총장은 온라인에서 마약류 거래가 증가하고 신종 합성마약이 유통되는 등 기존 방식으로는 단속하기 쉽지 않은 마약 범죄가 횡행하는 상황에서 한국 검찰이 전문수사팀을 신설해 대응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가 주관하는 이번 회의는 이날부터 이틀간 열린다. 미중일 등 아시아태평양 및 유럽 23개국, 유엔마약범죄사무소 등 국제기구에서 180여명이 참석했다. ADLOMICO는 대검이 1989년 급증하는 국내 마약류 문제가 한 국가만의 노력으로 해결될 수 없다는 것을 인식하고 세계 각국과 공동 대처하기 위해 창설한 회의다. 이번 회의에서는 세계 마약류 동향 등 전통 의제 외에도 중독자의 치료재활, 약물 이용 성범죄, 외국 마약수사 특별검찰청의 수사 체제 등이 포괄적으로 논의된다. 특히 이 기간에 마약류 중독 민간 전문가, 대학생, 공항 관계자 등 70여명이 참석하는 '마약범죄 피해방지를 위한 열린 포럼'도 열린다. 연합뉴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산하기관들 임직원들의 가해행위 건수가 해마다 증가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이훈 의원(서울 금천구, 더불어민주당)이 산업부중기부 산하기관 28곳에서 국정감사 자료를 받아 지난 2015년부터 2019년 8월까지 임직원의 타인 가해행위 적발건수를 분석한 결과, 이들 기관에서 벌어진 임직원의 가해행위는 총 190건에 달했다고 25일 밝혔다. 가해행위는 폭행, 폭언, 성추행, 성희롱 등 타인에게 해를 입힌 행위를 일컫는다. 산자중기위 산하 28개 기관에서 발생한 임직원 가해행위를 연도별로 살펴보면 ▲2015년에 16건, ▲2016년에 47건, ▲2017년 34건, ▲2018년 47건에 이어 올해는 8월까지 46건이다. 해마다 가해행위가 줄지 않고 있으며, 최근 3년간은 오히려 증가추세다. 가해행위를 유형에 따라 분석한 결과, ▲성희롱 건수가 84건으로 전체 가해행위 발생수의 거의 절반이 차지해 가장 많았다. 뒤이어 ▲폭행 61건, ▲폭언 23건 순이다. 가장 많은 가해행위가 적발된 곳은 ▲한전으로 해당 기간 33건의 가해행위가 발생했다. 이 중 성희롱 건수가 19건으로 가장 많았고, 폭행도 12건으로 드러났다. 세부적인 피해내용을 보면 폭행의 경우 동료직원에게 물건을 던져 부상을 야기하거나, 동료직원의 치아골절이나 안구주변 골절을 일으키는 사례가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어서 ▲한수원 30건 ▲가스공사 19건, ▲강원랜드 13건을 차지해 뒤를 이었다. 한수원의 경우 언어적, 신체적 성희롱 발생건수가 23건으로 조사대상 전체기관 중 성희롱 건수가 가장 많았다. 가스공사와 강원랜드의 경우 형사처벌까지 이어지기도 했다. 가스공사의 전 직원 중에는 지인을 성폭행해 징역형을 받거나, 노래방 도우미를 자신의 숙소에 데려와 폭행하고 납치를 시도한 행위로 재판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강원랜드 역시 후배직원을 인근 숙박업소에 데려가 성폭행을 저질러 징역형에 처해지거나, 지역주민을 폭행해 전치5주의 상해를 입히는 등 죄목이 중한 경우도 여러 건 조사됐다. 한편, 조사결과 드러난 가해행위는 대부분 기관 내부에서 벌어진 것으로 밝혀졌다. 가해자와 피해자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 전체 190건 중 171건, 90%가 동료나 후배, 부하직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훈 의원은 국민들에게 공적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운영되는 공기업과 공공기관의 직원들이 다른 사람을 가해하는 행위가 벌어진다는 것은 본인들의 가장 기본적인 존재이념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의원은 해마다 임직원들의 가해행위가 끊이지 않고 오히려 증가추세인 만큼 기관마다 임직원들의 기강을 바로잡고 조직문화를 개선하기 위한 체계적인 방안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서울=민현배기자
경기TV 휴먼 토크쇼 "이규석의 공감편지" "무대위에서의 작은통일" 통일 연극단 '통이' 이지환/ 김봄희/ 김영원 #1 기획 권용수 / 연출 곽민규 / 조연출 이아영 ※ 경기TV "이규석의 공감편지"에서 특별한 인생 이력이나, 재능, 직업, 선행 등 미담을 전해주실 감동 사연의 주인공을 찾습니다. 경기일보 홈페이지 "이규석의 공감편지" 사연 게시판으로 많은 참여 바랍니다. [이규석의 공감편지] 사연 게시판 바로가기
스포츠를 통한 수원시민의 소통ㆍ화합 축제인 제63회 수원시 한마음체육대회가 28일 수원종합운동장을 비롯해 각 종목별 경기장에서 열린다. 수원시한마음체육대회는 수원시체육회 주최로 장안구, 권선구, 팔달구, 영통구를 대표하는 1천65명의 선수와 193명의 임원을 포함해 총 1천258명이 참가해 선의의 경쟁을 펼치고 자신이 갈고 닦은 기량을 겨룰 예정이다. 각 구를 대표하는 선수들은 올해부터 시범종목에서 정식종목으로 전환된 야구, 농구를 비롯해 수영, 축구, 배구, 테니스, 게이트볼 등 14개 정식종목과 정구 등 1개 시범종목에 걸쳐 그동안 갈고 닦은 기량을 겨룬다. 한편, 수원시체육회는 지난해 각급 기관 단체장을 비롯한 내빈과 시민 등 5천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시태권도시범단ㆍ줄넘기협회ㆍ합창단 공연 등 부대행사를 열었던 개회식과 달리 올해부터 의전행사 간소화와 예산 절감을 위해 개회식을 갖지 않기로 했다. 이광희기자
빅리그 진출 후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는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2LA 다저스)이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상대로 정규리그 마지막 선발 마운드에 오른다. 류현진은 오는 29일 오전 5시 5분(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파크에서 열리는 샌프란시스코와의 경기에 시즌 29번째로 선발 출격해 20132014년 2년 연속 달성한 개인 한 시즌 최다승(14승) 타이기록에 도전한다. 다만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펼쳐지는 마지막 등판에서 류현진은 미리 코치진과 상의를 통해 체력안배에 중점을 준 피칭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류현진은 올 시즌 샌프란시스코와의 경기에 두 번 선발로 나서 1승, 평균자책점 1.80의 빼어난 활약을 펼쳤다. 홈경기로 열렸던 4월 3일 첫 등판에는 7이닝 동안 2실점 투구로 승리를 수확했고, 5월 2일 원정에선 8이닝 1실점의 짠물투를 선보였으나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해 승리를 기록하지 못했다. 류현진은 이번 샌프란시스코와의 정규리그 마지막 등판에 20132014년 연속 이뤄냈던 한 시즌 개인 통산 최다승(14승) 타이와 평균자책점 메이저리그 1위 수성이라는 두 개의 목표를 갖고 등판할 것으로 보여진다. 올해 13승 5패를 기록 중인 류현진은 1승만 더 추가하면 통산 세 번째로 한 해 14승을 달성한다. 또 빅리그 진출 처음으로 타이틀 홀더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24일까지 규정이닝을 채운 메이저리그 전체 투수 중 가장 낮은 평균자책점(2.41)을 기록중인 류현진은 샌프란시스코와의 경기에서 평균자책점을 더 떨어뜨릴 수 있는 기회다. 류현진은 올 시즌 유독 낮경기에 강한 면모를 보였던 터라 현지시간 오후 1시에 열리는 샌프란시스코와의 경기에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광희기자
M2가 새롭게 선보이는 리얼리티 '에이티즈 트레저 필름' 첫 화가 베일을 벗는다. CJ ENM 음악 디지털 스튜디오 M2는 25일 오후 7시 Mnet을 통해 '에이티즈 트레저 필름' 1화를 방송한다. M2 디지털 채널에서는 한 시간 뒤인 8시 전 세계에 공개된다. '에이티즈 트레저 필름'은 에이티즈 멤버들의 다양한 도전기를 담아내는 리얼리티 프로그램. 에이티즈는 호주와 LA에서 여덟 멤버들에게 맞춘 개인 도전 8개와 단체 도전 8개, 총 16개의 도전을 수행하며 트레저 필름을 직접 촬영한다. '에이티즈 트레저 필름' 첫 에피소드에서는 에이티즈 도전기의 시작이 그려진다. '트레저 필름 프로덕션' 버스에 납치되어 의문의 장소에 도착한 에이티즈. 이들은 이곳에서 영상 제작 계약서를 발견하게 된다. 1화에서는 우영, 종호, 민기의 개인 도전이 공개된다. 우영은 '엄마 친구한테 김치 얻어오기'를, 종호는 '호주 남자 3명과 팔씨름하기'를, 민기는 '약 3종 세트 구매하기'에 도전한다. 낯선 나라에서 도전 과제를 받은 에이티즈는 과연 무사히 숙소로 돌아올 수 있을까. 또한, 본 방송 이외에도 M2 디지털 콘텐츠를 통해 다채로운 에이티즈의 매력이 대방출될 예정이라 시청자들의 기대감을 높인다. 한편, '2019 핫 루키' 에이티즈의 새로운 리얼리티 '에이티즈 트레저 필름'은 매주 수요일 오후 7시 Mnet에서 방영된다. 장영준 기자
한국거래소(이사장 정지원)는 KB증권㈜이 발행한 KB 코스피 분할매매 ETN을 27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다고 25일 밝혔다. 이 상품은 코스피200 추종 ETF를 기초로 자산 비중을 조절해 박스권 장세에서 코스피200을 초과하는 기대수익을 추구하는 전략형 상품이다. 6개월마다(12월/6월 마지막 영업일 종가) 설정되는 기준가격 대비 기간수익률이 1%(-1%) 변동시 ETF의 비중이 -5%(5%) 변동하도록 조정하는 전략을 구사한다. 종목선정 기준일(12월/6월 마지막 영업일 전일) 시가총액 상위 5개 ETF에 대해 ETF비중에 해당 ETF별 비중을 반영한다. 일일리밸런싱은 기준가격과 T일의 기간수익률에 따라 현금ETF 비중을 확정하고 ETF별 비중을 반영해 T+2일에 조정한다. 구성종목은 시가총액 기준 상위 ETF 5종목(KODEX 200, TIGER 200 등)을 가중평균(3:3:2:1:1)한다. 한국거래소는 기초지수 구조의 특성상 박스권 시장에서는 안정적 수익 달성이 가능하나, 지수 급락 시에는 손실이 발생한다라면서 ETN은 발행 증권회사의 신용위험이 있는 무보증무담보 성격의 파생결합증권이므로 투자시 발행사의 재무건전성 관련 정보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라고 밝혔다. 또, ETN 시장가격이 기초지수 움직임을 잘 추종하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도록 실시간지표가치(iIV)를 투자참고지표로 제공하므로 투자자는 참조할 필요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서울=민현배기자
순이는 한국에서 여성을 지칭하는 대명사다. 10여 년 전 인기를 끈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에서 주인공 김삼순 역시 실업자, 노처녀 등의 핀잔과인생의 크고 작은 고난을 헤쳐나가는 꿋꿋한 여성의 이미지로 그려졌다. 하지만, 이 순할 순(順)이라는 한자는 지아비와 집안을 잘 따르는 순한 여자가 되기를 바라는 의미로 붙여졌다고 한다. 신간 삼순이-식모, 버스안내양, 여공(책과함께刊)은 이 땅의 수많은 순이들, 또 그들의 전성시대를 복원해 조명한다. 누구나 알지만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았던 우리네 어머니나 언니, 누나, 선배 여성들의 삶이 담겨있다. 일제 강점기부터 1950년대까지 가장 많은 여성이 할 수밖에 없었던 식모, 하루에 18시간씩, 만원이 되어야만 출발하는 버스 속에서 요금 수납과 안내 등 온갖 일을 도맡아야 했던 버스안내양, 유신 정권하에서 노동집약적 수출산업을 중점적으로 육성함에 따라 국가적 산업역군이 되어야 했던 여공 등등. 입에 풀칠하기 위한 처절함이었고, 타인을 위해 조각조각 부서지는 희생을 기꺼이 무릅쓴 숭고함이었던, 가부장적 관념이 강한 한국 사회에서 녹록지 않았던 여성과 여성노동자의 삶을 살펴본다. 기자 출신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방대한 자료 조사를 바탕으로 르포르타주를 완성했다. 당시의 신문 기사나 칼럼, 문학작품, 사진 등을 풍부하게 인용ㆍ수록했다. 저자가 직접 수소문해 인터뷰한 9명의 주인공의 이야기로 더욱 완성도를 높였다. 저자는 최대한 감정을 배제하고 담담히 사실적 이야기들만 담아낸다. 현재의 시대를 만든 진짜 주인공들을 써내려간 글을 마주하다 보면 그래서 더 가슴이 먹먹해진다. 책에 등장하는 순이들은 시대적 산물이다. 그렇다면, 먹고 살만한 현시대에 순이들은 이제 없는 걸까. 순이들은 역사 속으로 정말 사라졌을까. 저자는 사실 4부로 쓰고 싶었던 이야기가 한 가지 더 있었다고 한다. 한국으로 시집 온 동남아시아 이주 여성들. 저자는 일관성과 지면의 한계로 다루진 못했지만, 동남아시아 이주 여성들이 현대판 순이라며 여성이 더는 순이가 되지 않는 시대를 꿈꾼다고 밝혔다. 값 2만 5천 원 정자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