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만평] 알고보니...?

[사설] 반도체 산단, 더 빨리∙더 크게∙더 많이 지원한다

정부가 용인 국가산업단지 개통을 앞당긴다. 2030년부터 팹 1기를 돌릴 수 있게 한다. 절차 축소를 위한 총력전을 시작했다. 올 1분기에 단지 계획 신청을 받는다. 내년 1분기 승인을 하고 2026년 말 착공한다. 단계별로 필요한 예비타당성 조사, 산업단지 계획, 실시설계 등의 용역을 통합 발주한다. 예타는 면제다. 해당 부지의 농진 전용 협의는 신청 전인데 이미 시작했다. 신속 보상을 위한 협의체, 환경영향평가 패스트트랙도 만든다. 반도체 제조공장(팹)의 규모도 계획보다 키운다. 당초 5기에서 1기가 늘어난 6기를 배치하도록 토지이용 계획을 마련한다. 산단에 들어가는 용수와 전력 공급 계획도 속도를 내고 있다. 용인 산단에 필요한 하루 양이 대구시민 240만명 하루 사용량이다. 팔당댐 잔여 용수에 화천댐 용수까지 준비한다. 전력은 수도권 전체 전력 수요량의 4분의 1인 10기가와트(GW)다. 산단 내 액화천연가스발전소를 짓고, 장거리 송전선을 보강한다. 반도체 시장의 경쟁은 ‘초격차 경쟁’이다. 기술개발, 생산, 판매가 모두 긴박하게 바뀌어 간다. 이런 반도체를 쫓아가는 행정이다. 당연히 ‘초격차 행정’이 돼야 할 것이다. 15일 있었던 ‘민생을 살 찌우는 반도체 산업’ 토론회는 이런 산업 현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고 평가한다. 지난해 발표된 반도체 클러스터 청사진에서 많이 나아갔음을 분명히 보였다. 다행이고 평가 받을 일이다. 다만 이날 발표에 아쉬운 부분도 있었음은 지적하고 가겠다. 반도체 연구·인재육성과 관련된 거점 육성안은 부족했다. 지역이 기존에 갖고 있던 환경에 맞춰 특화했다고 했다.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회사) 기업이 밀집해 있는 판교다. AI 반도체 R&D 허브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수원은 반도체 관련 대학과 한국나노기술원이 있다. 화합물 반도체 기술 거점 지역으로 선정한다고 했다. KAIST 캠퍼스가 추진되고 있는 평택은 인재 양성 거점 지역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세 지역 주민의 기대가 집중된다. 그런데 각각에 정부 역할이 모호하거나 불분명하다. 성균관대·경희대·아주대는 수원에 있다. 서수원에 ‘R&D 사이언스 파크’도 확정된 도시 계획이다. 각 대학의 능력을 집적시킬 수 있는 제도·시설 등을 구체화해야 한다. 사이언스 파크 조성을 앞당기고, 관련 기업 유치가 가능하도록 제도를 손봐야 한다. 이런 역할 설명이 부족했다. KAIST 평택 캠퍼스도 이미 유치된 시설이다. 정부가 새롭게 도울 역할이 무엇인지 분명하지 않았다. 반도체가 나라를 살린다. 경기도도 살린다. ‘세계 최대’라는 청사진은 이제 됐다. 구체적인 정책을 토론해야 한다. 더 앞당기고, 더 늘리고, 더 지원하는 정책을 말해야 한다.

[사설] 수리조선 없는 국제항... 인천항의 지속가능 문제다

인천항은 인천국제공항과 함께 인천의 정체성이자 지역경제의 젖줄이다. 그런 인천항이지만 선박을 수리하는 수리조선 산업은 보잘것없는 게 현실이다. 그래서 중대형 선박들은 고장이 나면 멀리 부산항 등으로 원정 수리를 간다. 고부가 수리 조선은 못하고 소형 선박 위주에 그친다. 그래서 번듯한 수리조선단지는 인천항의 숙원이었다. 그러나 십수년 만에 그 꿈을 접었다고 한다. 주민 반대가 심하고 사업 자금 조달도 어려워서다. 인천수리조선단지는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업체들을 한곳에 모으는 수리조선 클러스터다. 인천시는 2006년부터 이 사업에 나섰다. 현재 인천의 선박 수리 업체 35곳은 동구 만석·화수동과 서구 등에 흩어져 있다. 영세업체들이 산재해 있어 경영 환경 또한 열악하다. 인천시는 이들 업체를 집적화, 특수선이나 액화천연가스(LNG) 선박 등 고부가 첨단 수리 기술까지 확보하려 했다. 이를 위해 인천시는 수리조선단지가 들어설 11곳의 후보지들도 추렸다. 북항 삼광조선 인근과 영흥도 대체매립지, 영종도 제2준설토 투기장 등이다. 그러나 인천시는 18년여 만인 최근 선박수리단지 사업을 사실상 포기했다. 이번에 해양수산부에 ‘제4차 항만 기본계획 수정계획’을 내면서 이 사업을 뺀 것이다. 우선 11곳 후보지 모두 주민 반대가 심했다. 옹진·중·동·서·연수구 등 이들 후보지의 기초지자체들도 반대하고 나섰다. 비산먼지 등 공해유발산업이라는 이유에서다. 수리단지 조성에 필요한 수천억원의 사업비 마련도 발목을 잡았다. 가뜩이나 영세한 지역 수리업체들의 경영 상황이 더 악화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인천에서 규모가 큰 선박수리업체 한 곳이 경영난으로 법원에 기업회생을 신청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지역 일부에서는 해양수산부가 전면에 나서 이 사업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해수부가 나서 수리조선단지 입지로 항만구역을 이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업비 조달도 쉽고 주민 반대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부산항에서도 하고 있으니 인천항에도 해달라는 얘기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얘기다. 해수부가 나선다고 주민들이 찬성할까. 수리조선단지는 처음부터 주민 반대에 발목이 잡힌 측면이 크다. 주민들을 설득해야 할 군·구부터 반대했다. 인천 지역사회 전체를 위한 배려나 공감은 찾기 어려운 대목이다. 대구 대전 등은 하고 싶어도 못하는 사업이다. 불편하고 반대가 있어도 인천의 미래를 위한 큰 그림은 계속 그려 가야 한다. 물류도시를 자랑하면서 화물차전용주차장 하나 못 짓는 인천이다. 그림 좋은 항구는 OK이고 수리조선이나 화물차는 싫다는 이율배반이다.

[임준태 칼럼] 마약범죄에 엄정하고 지속적인 대응 필요

마약범죄에 연루된 것으로 추정돼 경찰 당국의 수사를 받아오던 유명 연예인이 극단적 선택을 했다. 사적인 대화 내용과 신변사항까지 공개되는 등 감내하기 어려운 지경에 처하게 됐던 것 같다. ‘재판의 공개 원칙’과는 달리 수사 과정은 ‘비밀주의’가 원칙이다. 대중의 관심을 받는 공적 인물로 간주되다 보니 조사 내용, 일정, 투약 여부에 대한 신체검사 결과 등 일거수일투족이 생중계처럼 노출됐다. 수사기관이 비밀 수사를 진행하려고 해도 부득이하게 관련 내용이 공개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피의자의 인권 보호, 수사당국의 비밀 유지 그리고 언론의 경쟁적인 보도 태도가 논란이다. 국내의 마약 오·남용 문제는 1988년 개최된 서울 올림픽을 계기로 매년 1만여건 발생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형사사법당국과 유관기관의 예방 및 단속 노력으로 ‘마약청정국’으로서의 이미지를 유지해 왔다. 그런데 최근 5년간 마약범죄는 2021년 일시적 감소를 제외하고 2018년 이후 꾸준히 증가했다. 인터넷 해외직구,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이용 거래, 내·외국인 출입자 증가, 해외 유학 및 여행자 증가, 의료기관 종사자의 도덕적 해이, 한국의 경제력 향상 등 마약 투약·소비가 늘어날 수 있는 조건이 갖춰졌다. 흔히 마약범죄는 많은 금전으로 지속적인 구매·투약을 하며 벌어지는 선진국형 범죄라고 일컬어진다. 그런데 오히려 대부분의 마약 생산 및 공급 국가들은 경제적으로 열악하다. 즉, 가난한 나라(동남아, 남미, 중동의 일부 국가)의 허술한 형사사법적 통제와 경제적 상황이 맞물려 있다. 잘사는 나라와 그렇지 못한 나라 간 바람직스럽지 못한 공생 관계다. 마약 거래 및 유통이 다른 (범죄) 유형에 비해 많은 금전적 이익을 취득할 수 있는 범죄라는 것도 한몫한다. 최근 펜타닐(마약성진통제), 펜터민(식욕억제제), 케타민(전신마취제) 등 오·남용 시 심각한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는 약물 투약 사례가 청소년 사이에서도 발견되고 있다. 처음부터 마약이라는 것을 알고 투약하는 사례는 드물다. 흔히 ‘살 빼는, 잠 안 오게 하는, 공부하는 데 도움이 되는, 술 깨는, 기분이 좋아지게 하는, 성관계에 도움이 되는’ 등의 용도로 포장돼 학원가, 유흥가 그리고 가정으로 부지불식간에 다가온다. 호기심 어린 한 번의 투약행위가 종국에는 상습 투약 사범으로 전락하게 만든다. 이미 한두 차례 투약 사범으로 형사 입건된 경우라면 ‘범죄자’로 비난 받기보다는 ‘치료받아야 할’ 환자로 여겨야 할 상황이다. 이제 한국에서 마약범죄(약물 오·남용)는 범정부적으로 대처해야 할 정책 이슈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은 “마약 청소년 유포 충격적이며...국가를 좀먹는 마약범죄를 뿌리 뽑아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한 바 있다. 필자는 최근 캐나다 밴쿠버시 이스트사이드를 지나면서 마약에 취해 삶을 포기한 채 일그러진 얼굴과 흐느적거리는 신체 동작의 수많은 노숙인을 목격한 바 있다. 아직 한국은 건강한 편이다. 예방·홍보 및 단속·수사·처벌·재활에 이르기까지 시민단체, 형사사법기관 및 유관기관과의 협업이 필요하다. (단순) 투약사범 단속 및 검거 실적에 매달릴 것이 아니라 보다 근원적이고 효과적인 방책으로 해외로부터 유입되는 마약류 공급·유통 및 국내에서의 판매 루트에 대한 수사기관의 강력한 단속과 법원의 엄정한 처벌에 정책적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경제프리즘] 비트코인과 금

‘비트코인’이라는 단어를 떠올릴 때 ‘긍정’보다는 ‘부정’이미지가 아직까지 강한 것 같다. 초고위험 자산이라거나 돈세탁에 이용된다거나, 각종 금융범죄에 악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여러 부정적인 의견이 있기 때문인 것 같다. 그런데 며칠 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가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해 다양한 기관 투자자들의 자산 포트폴리오에 비트코인이 포함될 수 있는 합법적인 길이 열렸다. 우리나라 금융위원회에서는 가상자산 ETF에 대한 투자를 금지한다고 발표했다가, 다시 투자의 길을 열어 줄 필요성에 대해 검토하겠다고 한 것으로 보인다. 비트코인이 처음 세상에 나온 이후 거의 15년의 세월이 흘러 사람들의 인식에 ‘가치 있는 무엇’이 돼가고 있는 것 같다. 여전히 비판적인 시각도 많고 아무런 가치가 없는 사기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지만 현실에서는 비트코인이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으며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모양새다. 아마 인류가 처음으로 금을 발견했을 때 아무런 가치가 없다고 생각했을 것이고, 나중에 이런저런 곳에 사용될 수 있음을 알게 되면서 그 가치가 점점 더 올라갔을 것이다. 비트코인이 앞으로 어떤 용도로 사용될지 아직 잘 모르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현금을 비트코인으로 바꾸는 사람들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할 것이고, 블록체인 기술이 향후 금융시스템에 혁신을 가져올거라 예상하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그 가치가 계속 하락하는 현금을 비트코인으로 바꾸지 않고 있는 것이 어리석은 행동으로 보일 것이다. 각자의 경험과 지식에 따른 입장 차이는 있을 것이나 미국 증권거래위원회가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한 이상 비트코인의 가치가 0원으로 수렴될 가능성은 극히 낮은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했다는 것 자체가 비트코인에 어떠한 ‘가치’가 있음을 확실히 인정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과거 우리나라는 가상자산 산업이 매우 빠르게 성장하던 나라였으나, 부정적인 시각과 명확한 규제의 부존재 등으로 인해 그 산업의 주도권을 갖지 못한 상황이 됐다. 부정적 선입견으로 인해 아무것도 하지 못하게 하는 정책은 시대의 흐름을 역행하는 것이며 그로 인한 피해는 결국 국민들에게 돌아가게 될 것이므로 지금부터라도 블록체인 기술과 가상자산의 미래 모습에 대해 깊이 숙고해 적어도 다른 나라보다 많이 늦지 않도록 관련 산업을 육성할 필요가 있다.

[지지대] 초등 입학생 급감

친구는 서울 영등포초등학교에 다녔다. 1970년대니까, 오래전 일이다. 가끔 초등학교 얘기를 하면 놀랍다. 입학 당시 18반이었고, 한 반에 90명 정도였다고 한다. 어림잡아 한 학년이 1천600여명이다. 교실이 모자라 2부제 수업을 했다. 이후 신설 학교가 생겨 학생들이 분산됐다. 주변 환경도 바뀌어 학생 수가 크게 줄었다. 지금 이 학교의 학생 수는 275명이다. 출산율 저하로인한 입학생 급감이 가장 큰 이유다. 세계 최저 수준의 저출생 여파로 올해 초등학교 입학생이 사상 처음 30만명대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올해 초등학교 입학 대상 아동은 41만3천56명(지난해 12월20일 기준)이다. 하지만 실제 입학하는 학생은 취학 대상의 90%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30만명대 중후반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올해 초등학교에 들어가는 2017년 출생아(35만7천771명)가 1년 전에 비해 4만8천명 이상 급감한 것이 입학생 감소의 주된 이유다. 출산율 하락으로 인한 학생 감소가 어쩔 수 없다지만 감소 폭이 너무 크다. 연도별 출생아 수로 미뤄볼 때 2026년 초등학교 입학생은 20만명대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학령인구와 학생 수 감소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후폭풍이 교육계 전반에 미쳐 교사가 줄고 학교는 계속 통폐합되고 있다. 전국적으로 지난해 공립 초등학교 신규 임용시험에서 전년 대비 11.3% 감소한 3천157명을 선발했다. 학교 통폐합은 경기도도 예외가 아니다. 농어촌 지역과 공동화가 심각한 원도심 지역에서 가속화되고 있다. 신입생이 한 명도 없는 곳도 있다. 경기도교육연구원의 ‘경기도 소규모학교 실태분석’ 보고서를 보면, 경기도에서 초·중학교 입학생이 10명 이하인 학교가 136곳이다. 인구감소 지역인 포천과 연천 등은 물론 100만 대도시에 진입한 화성시에서도 농어촌 지역 초·중학교 16곳이 포함됐다. 학생 감소와 학교 소멸은 교육계만의 문제가 아니다. 국가 소멸로 이어질 수 있다. 초등생 급감 문제를 국가적 차원에서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발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

[경기시론] 가장 짧은 건배사 ‘한 말씀’

‘판장모’란 써레질한 논에 일정한 간격으로 줄을 설정하고 그 안에 모짐을 넣은 후 한 명씩 들어가 모내기를 하는 농사일을 말한다. 아주 고달픈 방식이다. 좁은 공간에서 주어진 일을 홀로 다 마무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업무능력이 떨어지는 모내기 초보자에게는 이중고의 부담을 주는 일이다. 반면 작업속도가 느린 초보자는 못짐이 모자라면 여러 발짝 후진해 가져와야 하고 남아도는 경우에는 일일이 뒤편으로 이동시키면서 모내기 작업을 해야 한다. 그래서 판장모 이야기를 현대 행정기관의 어느 부서에서 견줘 보고자 한다. 어느 기관이나 과 단위 부서에는 과장과 4명의 팀장이 있고 각 팀에는 대략 6명씩의 팀원이 근무한다. 각 팀의 하는 일이 다른 듯 보이지만 과장으로 올라가면 모두가 ‘우리 과’의 일이다. 그러니 과장은 판장모 작업을 위해 4개의 줄을 그어 놓고 4개의 팀에 각자의 업무를 부여하고 진행을 관리하게 된다. 그러니 과장이 일 잘하는 부서만 격려하는 것은 맞지 않고 일을 못 하는 부서를 질책하는 것도 옳은 일이 아니다. 과장은 4개팀 전체의 고른 운영을 통해 과 전체의 원활한 진행을 도모해야 한다. 따라서 앞서 나가는 팀은 격려하되 이보다 늦은 부서가 있으면 이 또한 지원해야 한다. 판장 모판에서 모를 심는 4명 중에 모가 모자라는 이에게는 채워주고 남아 밀리는 경우 이를 뒤편으로 이동시키는 ‘기획조정’의 역할에 과장이 나서야 할 것이다. 과장은 조율자이고 중용지도를 지키는 관리자다. 해당 부서를 책임지는 책임감 높은 부서장이기도 하다. 1980년대 공직사회에는 ‘무두일’이라는 농담이 있었다. 무두(無頭)란 ‘우두머리가 없다’는 조어(造語)인데 부서장이 출장을 가거나 개인 일로 자리를 비운 날의 오후에 ‘무두일’이 현실화한다. 이날 팀장들은 우르르 소주 한잔하러 나갔다. 6, 7급 직원들도 삼삼오오 퇴근해 석양주를 마시며 여유로운 저녁을 즐겼다. 어떤 사정으로 과장이 한두 달 공석이 되는 경우도 있었는데 처음 2주일 정도는 부서 일이 편안하게 잘 돌아간다고 했다. 하지만 한 달 이상 과장, 즉 책임자의 부재가 길어지면 몇 가지 부작용이 발생하는 것을 뒤늦게 알아차렸다. 언제부터인가 우리 부서가 딱히 하는 일이 없다는 느낌이 들었다. 다른 부서에서 우리를 가볍게, 소홀하게 여긴다는 자격지심도 들었다. 관리자이거나 과장이라면 ‘입은 하나이고 귀가 둘인 이유’를 마음에 깊이 새겨야 한다. 말이 앞서기보다는 부서원의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는 바다. 부서장은 말하고 싶어도 참아야 한다. 회의에서 먼저 말하지 않고 기다려야 한다. 주무관이 먼저 말하고 팀장이 보충하기까지 과장은 경청하며 기다려야 한다. 과장이 회의를 주도하는 순간 실패한다. 골프와 정치에서 고개를 드는 순간 실패하는 것과 같다. 과장의 언행은 간결해야 한다. 회식에서조차 말끔해야 한다. 회식 자리에서 서무담당이 말했다. 과장님! 술 한 잔씩 모두 따랐으니 ‘한 말씀’하시지요. 과장이 잔을 높이 들고 외쳤다. “한 말씀!” 과장의 선창 속에는 오늘 우리가 이 자리에 모인 목적과 이유를 이미 다 알고 있다는 말이 포함돼 있다. 건배사를 하면서 긴 설명을 하는 것은 구성원이 원하는 바가 아니다. 맛있는 음식 앞에서의 지루한 연설은 남아있던 존경심마저 삭감 당하는 원인이 된다. 리더는 과묵해야 한다. 말을 줄이고 먼저 행동하는 리더만이 참으로 어렵다는 이 시대 간부로 살아남을 수 있다.

[천자춘추] 사고하라 다산 정약용 선생처럼

인류 역사 발전에서 중요한 역할을 차지한 것을 든다면 말과 문자, 책과 그림 정도일 것 같다. 새들도 노래하고 춤을 춘다.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동물들의 삶도 한편의 드라마다. 그러나 책을 읽고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책을 만들고, 그런 경험을 공유하는 것은 사람만이 누리는 최고의 가치가 아닐까. 한 편의 시를 읽으며 깊은 생각에, 한 권의 소설을 통해 끝없는 상상 속으로 빠져든다. 한 컷의 그림이나 영화를 보며 놀라운 영감을 받는다. 이처럼 문화 예술은 우리의 생각과 감정을 뒤흔드는 마력이 있다. 인생은 뇌와 혀와 손의 유쾌한 삼중주다. 세상은 생각하는 자와 말하는 자, 쓰는 자, 읽는 자로 나뉜다. 사람의 생각은 말과 글로 정리돼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 고로 말이나 글은 곧 그 사람이다. 말하는 것이나 쓴 글을 보면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가 짐작할 수 있다. 말과 글에는 그 사람의 관점, 성품, 지적능력 등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말이나 글로 다 전하지 못하는 마음, 진정성을 담고 표현하는 것만큼 신뢰를 주는 건 없다. 삶을 가꾸는 글쓰기를 원한다면 어떻게, 누구를 모델로 삼을 것인가.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작품을 나누고 삶을 경험하고’라는 4고(사고·思考)의 과정이 필수적이다. 다양한 분야에서 ‘저술’이라는 대단한 업적을 남긴 다산 정약용 선생처럼 끊임없이 새로움을 탐하며 관찰하고 기록하는 것이 좋다. 말하기나 글쓰기엔 천재가 따로 없다. 지루하고 힘들어도 지난한 과정을 차근차근 익혀야 한다. 처음부터 제대로 기본기를 다져야 한다. 매일 일어난 일을 사진 찍어 페이스 북이나 밴드, 카페 등의 기록으로 남겨라. 글이나 책을 읽으면 느낀 점부터 써라. 쓰기 위해서라도 읽어라. 읽었으면 써라. 읽는 자에게 복이 있나니 저희가 평안을 누릴 것이요, 좋은 결과를 얻을 것이다. 사람에겐 에로스가 필요하지만 에로스는 결국 로고스를 열망하게 한다. 아마 태초에 말씀이 있었기 때문일까. 건강한 사회와 인간다운 삶을 유지하는 소중한 자산으로 종교와 문화 예술의 영역을 들 수 있다. 그만큼 기대가 크다. 문화 예술은 그 어떤 고정된 틀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인간의 심리와 삶의 모습을 그대로 표현하므로 색다른 감동을 선사한다. 문화 예술에 심취하는 이유는 우리 스스로가 안고 있는 삶의 갈등과 고뇌를 작품 속에서 작가를 통해, 또는 주인공을 통해 해소하거나 그 어떤 동질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마치 다산 선생의 유배생활과 그 일대기가 파란만장했던 것처럼 말이다. 누군가는 먹고사는 것보다 문화 창작의 욕구가 더 높을 수 있다. 작가들의 삶은 힘들었지만 그 아픔과 핸디캡을 결국 작품으로 풀어낸다. 문제를 극복하고 예술로 힘을 얻는다. 일종의 종교와 같은 것이다. 인간의 삶을 각본 없는 드라마에 비유한다면 문화 예술은 그 각본 없는 드라마를 그야말로 드라마틱하게 재구성해 우리와 다음 세대에 되돌려 주는 작업이다. 그런 점에서 문화 예술은 ‘오늘을 사는 우리 자신들의 이야기’라 정의할 수 있다. 학문적 스펙트럼이 넓은 다산 선생의 수많은 저서에는 작가의 뜨거운 혼과 깊은 성찰이 담겨 있다. 이 시대에 다산 선생처럼 사고하고 따라하기는 최고의 자기 브랜딩이 될 수 있다.

경기도 사랑의 온도탑 100도 훌쩍…온정 퍼졌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에 따른 팍팍한 서민 경제 상황에도 온정의 손길이 이어져 경기도 ‘사랑의 온도탑’이 100도를 훌쩍 넘어섰다. 사랑의 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15일 0시 기준 경기도 364억원 등 전국에서 모인 기부금 총액이 4천400억원으로 집계돼 목표를 조기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전국 사랑의 온도탑은 101.2도를 기록했다. 특히 364억원이 모인 경기도의 경우 목표치 100도를 상회한 113도를 기록했으며 지난해 327억원보다 37억원이 더 모금됐다. 사랑의 온도탑은 목표액의 1%가 모금될 때마다 사랑의 온도가 1도씩 올라가, 목표액에 도달하면 100도를 달성하게 된다. 앞서 모금회는 지난해 12월1일부터 이달 31일까지 두 달간 4천349억원 모금을 목표로 ‘희망2024나눔캠페인’을 진행한 결과, 마감일 약 2주 일찍 100도를 넘어선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에는 특히 법인의 기부액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 현대자동차그룹, SK, LG 등 4대 그룹의 성금이 총 1천90억원에 달해 1998년 모금 시작 이후 처음으로 법인 기부 금액이 1천억원을 넘겼다. 다만, 지역별 편차는 컸다. 전국 17개 지회 중 경기도를 비롯한 부산·충북·전남·경북 등은 이날 기준 100도를 달성했지만, 대구·광주·강원·경남 등 4개 지회는 나눔 온도가 80도대에 머물러 있고, 인천·울산·전북 등 3개 지회는 나눔 온도가 70도대다. 고물가로 인한 경기 침체가 지역 산업군에 영향을 미쳐 지역 불균형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모금회는 설명했다. 김병준 모금회장은 “국민의 따뜻한 마음으로 100도 조기달성을 이뤄낼 수 있었지만, 더 관심이 필요한 지역이 많다”며 “캠페인이 종료되는 이달 31일까지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에 따뜻한 관심과 참여를 요청한다”고 당부했다.

[오늘의 운세] 1월 16일 화요일 (음력 12월 6일 /己卯) 띠별 / 생년월일 운세

쥐띠 丙子 36년생 술 음식 생기나 자손걱정 마음의 갈등변화 戊子 48년생 주점출입 재물지출 음주 대인문제 발생 庚子 60년생 인기있고 데이트 성공 우연한 만남 탈선 운 壬子 72년생 애인생겨 데이트 하고 음주 출행탈선 조심 甲子 84년생 인기상승 연인 데이트 즐거운 날 만사형통 丙子 96년생 오락탈선 우연한 만남 질병으로 병원출입 말조심 소띠 丁丑 37년생 자손경사 직업해결 문서이득 만사무난 길(吉) 己丑 49년생 재물지출 심신피로 가정불화 정신적 불안 辛丑 61년생 문서이사 시험문제 원만 가족들로 돈지출 癸丑 73년생 일진불길 혈기 부리다 사고 음주운전 조심 乙丑 85년생 일진왕성 중심인물 술 및 오락 모임성사 丁丑 97년생 직업안정 술 음식 생기고 문서변화 평범무난 호랑이띠 戊寅 38년생 재물지출 돈거래 불리 사기도난 질병조심 庚寅 50년생 문서계약 성사 운수왕성 금전문제 해결 길(吉) 壬寅 62년생 명예상승 자손기쁨 직업해결 만사 무난해 甲寅 74년생 운수왕성 재물이득 연인 생기고 만사해결 丙寅 86년생 직업고민 경쟁불리 재물지출 연인불화 조심 戊寅 98년생 경쟁발생 재물지출 사람조심 음주시비 조심 토끼띠 己卯 39년생 가족으로 재물지출 후일생각 동병상련 격 辛卯 51년생 문서 및 차량손해 금전지출 물건 구입하고 癸卯 63년생 일진 불리하니 일찍 귀가하여 서비스 해야 乙卯 75년생 금전원만 운수왕성 술 음식 생기고 오락즐겨 丁卯 87년생 음식대접 시험원만 여행출행 가족은 불화 己卯 99년생 모임성사 친구동료 단합 여행출행 동병상련 용띠 庚辰 40년생 문서나 서류계약 차량 문제원만 만사해결 壬辰 52년생 인기상승 자손경사 가족모임 재수도 원만 甲辰 64년생 만사대통 사업왕성 재물이득 행운도 오고 丙辰 76년생 직장 약간고민 변화변동 여행출행 진정해야 戊辰 88년생 경쟁불리 재물손해 투자불리 오락 술조심 庚辰 00년생 학업시험 원만 인기상승 능력인정 만사 길(吉) 뱀띠 辛巳 41년생 반길반흉 하니 문서금전 원만 건강은 불리 癸巳 53년생 술 오락 음주로 사고 출행불리 관재도 조심 乙巳 65년생 재수있고 연인 데이트 귀인조력 능력인정 丁巳 77년생 구직성사 선물받고 칭찬받고 만사 순탄하고 己巳 89년생 평범무난 모임성사 가족외식 과음은 조심 辛巳 01년생 문서차량 지출 정신태만 가족불화 재물지출 말띠 壬午 42년생 인기 생기나 실속없고 재물지출 술도조심 甲午 54년생 재수있고 행운오고 뜻을 성취 가정화합 丙午 66년생 술 음식 생기고 우연한 만남 직장고민 해결 戊午 78년생 경쟁불리 동료와 불화 재수없고 양보할 때 庚午 90년생 만사원만 인기상승 시험대길 선물 생기고 壬午 02년생 일진무난 인기상승 알바원만 이성 데이트 양띠 癸未 43년생 지나친 과욕이 화근 가족불화 음주조심 乙未 55년생 재물이득 문제해결 가족화합 데이트 운 길(吉) 丁未 67년생 구직성사 시험합격 상사후원 매사원만 己未 79년생 친구 및 친척모임 실속없고 분주다사 하고 辛未 91년생 부모와 불화 공사다망 실속없고 건강주의 원숭이띠 甲申 44년생 금전원만 가정화목 뜻을 성취 모임성사 길(吉) 丙申 56년생 술 음식 생기고 직장고민 주점출입 생겨 戊申 68년생 재물지출 연인불화 투자증권 출행불리 庚申 80년생 일진원만 재물성사 부모도움 능력발휘 길(吉) 壬申 92년생 일진원만 능력발휘 직업해결 질투는 조심 닭띠 乙酉 45년생 투자재물 불리 술 사람으로 망신 가정불화 丁酉 57년생 음식대접 마음의 갈등 직장 및 자손조심 己酉 69년생 젊은 혈기 부리면 시비사고 연인불화 조심 辛酉 81년생 부모님 갈등 가출 및 출행 마음이 답답할 때 癸酉 93년생 일진불리 언쟁불화 음주운전 마음 진정해 개띠 丙戌 46년생 자손경사 모임초대 고민해결 운수왕성 戊戌 58년생 재물지출 사업 불리하나 명예는 상승하고 庚戌 70년생 문서해결 데이트 성사 시험합격 재수원만 壬戌 82년생 직장해결 연인 데이트 능력인정 만사해결 甲戌 94년생 만사해결 재수원만 연인 데이트 즐거운 날 돼지띠 丁亥 47년생 직장고민 해결 사업왕성 가정화합 大길(吉) 己亥 59년생 친구 형제는 단합 재물지출 실속없고 불리 辛亥 71년생 문서시험 구직구재 해결 데이트 즐거워 길(吉) 癸亥 83년생 오전엔 기분손상 재수불리 술 오락탈선 가능 乙亥 95년생 재수원만 연인화합 친구모임 주점출입 청년철학관 작명연구소 서일관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