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세계문화유산 고인돌

인류 거석문화의 상징인 고인돌의 고장 강화도. 남북 국경지대에 위치해 있어 다른 지역보다 보존상태가 양호한 강화 고인돌이 지난해 11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돼 많은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가운데 강화군이 원형보전과 더불어 유적지 공원화 및 탐방로 조성 등 관련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청동기 시대 최고 지배층의 무덤으로 추정되는 강화도 고인돌(Dolmen)은 북방식과 남방식 고인돌이 혼재한 곳으로 1999년 서울대 인문학연구소의 정밀지표조사 결과 총 127기가 산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강화 고인돌은 북부지역을 중심으로 크게 5개의 고인돌군(밀집형)과 단독형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70%정도가 하점면 부근리와 고려산 일대에 집중 분포하고 있다. 현재 문화재는 사적 137호 1기와 부근리, 삼거리, 고천리, 오상리, 교산리 고인돌군 등 5개군 66기가 인천광역시 기념물로 지정돼 있다. 대표적인 것이 하점면 부근리 고인돌군으로 1964년 사적 137호로 지정된 것은 덮개돌 무개만도 80여톤으로 추정하며 높이 260cm, 개석의 길이 710cm, 너비 550cm나 되는 거석으로 원형과 규모면에서 한반도 최대를 자랑한다. 강화도의 고인돌은 고고학 연구의 출발점인 1910년 중반부터 알려지기 시작했지만 본격적인 연구는 1990년대 초반부터다. 강화군은 세계문화유산 등록과 함께 고고학자 등 전문가는 물론 일반인들의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고인돌 공원화 사업과 각 지역에 흩어져 있는 고인돌을 관광할 수 있는 관광투어 루트를 개발중이다. 고인돌 공원화 사업은 하점면 부근리 317번지 일대 2만여평에 선사유적전시관과 세계 각국 고인돌 전시장, 고인돌 축조과정 재현전시장 등을 계획중이며, 이미 사업추진을 위해 기본조사 설계비 5천여만원을 투자, 전문용역기관에 의뢰한 상태다. 또한 곳곳에 흩어진 고인돌군들을 연결하는 탐방로 조성계획도 마련할 계획이다. 문화재청 장호수 전문위원은 “고인돌이 한국 고유의 관광자원으로 보존·활용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고인돌 공원화 사업 시행시 관광객을 위한 편의시설 등을 대거 설치하기 보다는 고인돌이 위치한 자연지형을 최대한 살려 고인돌의 형성배경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지난 1998년부터 시작한 강화고인돌축제를 잘 활용해 원시생활을 체험할 수 있는 독특한 지역문화행사로 키워나가야 한다는 주장이다. 하점면 부근리 고인돌광장과 길상면 초지리 황산도 갯벌 등 인근 해수욕장에서 열리는 고인돌 축제는 축제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원시체험, 고인돌 행사, 문화행사, 각종 이벤트들을 펼치고 있다. 비교적 개발의 손길이 적은 강화도에서 열리는 이 축제는 자연 그대로 보존돼 있는 고인돌 유적을 배경으로 석기만들기·원시 불피우기·움집만들기·가상발굴 등 체험행사와 돌도끼 던지기·고인돌 높이쌓기 등 놀이를 곁들여 선사시대에 관련된 생활상을 놀이와 참여프로그램을 통해 만날 수 있다. 특히 세계거석문화를 한곳에 전시하며, 고인돌 축조과정을 보여줌으로써 생동감 있는 축제 분위기를 조성해 호평을 얻고 있다. 또한 고인돌 영화, 연극제, 역사교실, 용두레질노래 등의 문화행사를 비롯해 갯벌체험과 강화역사기행을 겸할 수 있는 ‘고인돌 캠프’를 마련해 초·중학생들에게 소중한 역사체험의 시간을 제공하고 있다. 강화군은 지난해부터 ‘강화, 다시 열리는 새로운 하늘’이란 주제 아래 기존의 지역축제인 참성단 축제와 서해안 풍어제를 한데 묶은 종합문화축제로 열고있다. 올해는 10월 12일 예정이며, 주행사장인 하점면 부근리 고인돌 광장을 중심으로 마니산 첨성대, 강화역사관 등 강화도 곳곳에서 열린다. 고인돌의 세계문화유산 등록과 더불어 강화에 내외국인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지만 이들을 맞이할 준비는 아직도 부족한 상황이다. 고인돌 문화축제가 열리는 하점면 부근리 일대는 비교적 조경시설이 잘 돼 있다는 평을 받고 있지만 이곳을 비롯해 다른 선사유적지에도 세계문화유산이라는 표지판 하나 없는 실정이다. 사적 137호 지석묘에서 남쪽 150m 떨어진 북방식 고인돌은 30도 기운 고임돌 하나만 덩그러니 남아 있는데 주변에 안전시설이 없어 위험이 상존하고 있다. 여기다 하점면 지석묘 39호는 논 한가운데 팬스가 쳐져 있어 가까이 접근할 수 없으며, 산 능선에 위치한 오상리 고인돌군의 경우는 비포장도로를 따라 상등성이를 올라야 하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 고인돌의 체계적인 보존을 위한 가장 큰 현안은 고인돌 유적지의 95% 이상에 대한 사유지 매입비용이다. 강화군청 관계자는 “향후 개발계획은 용역결과가 나와야 알 수 있지만 시세대로 사유지를 매입할 경우 강화군 자체적으로는 무리가 있는게 사실”이라며 “국비·시비 등의 지원이 있어야 체계적인 계획을 세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거석문화협회 유인학 총재는 “세계적으로 가치를 인정받은 고인돌 등 거석문화를 보호하기 위해 고유번호를 부여하고 관광교육 등 문화산업으로 활용해야 한다”며 “‘세계거석문화축제’ 등을 개최해 거석문화가 있는 나라들과 문화적 연대를 강화하고 각종 이벤트를 교육관광상품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문화재청 장호수 전문위원은 “대부분의 고인돌이 개인소유지에 있기 때문에 훼손의 위협이 상존한다”며 “시민 모니터 요원을 위촉해 지속적인 감시활동을 벌임과 동시에 고인돌 주변의 경관을 보존하기 위해 보호구역을 확대하는 등 법적, 제도적 장치를 강화해야 한다”말했다. /고종만·이형복기자 mercury@kgib.co.kr

도자기엑스포 교통.숙박 알짜정보 소개

세계도자기엑스포 행사장은 서울에서 1시간 거리에 위치해 있으며, 숙박시설도 행사장 인근의 호텔 5개소(331실)와 콘도 2개소(283실), 수련원 8개소(368실), 여관 등 2천여실을 확보해 놓았다. 엑스포추진위는 관람객 유치를 위해 과거 엑스포 입장 요금의 절반수준으로 저렴하게 책정했다. 행사장까지 가장 편하게 가는 교통편과 저렴한 값으로 구입할 수 있는 티켓, 숙박시설 예약 등을 소개한다. ◇교통편 교통비를 들이지 않고 엑스포 행사장까지 가는 방법은 엑스포추진위원회에서 운영하는 무료 셔틀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수도권지역의 경우 무료 셔틀버스가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1시간 30분 간격으로 행사장에서 서울 성남 수원 안양과 강원도 원주를 운행한다. 광주 행사장은 ▲서울 상계동 미도파→하계동 한신코아 건너편 ▲서울 강변역 테크노마트→천호동 E마트 건너편 ▲서울 반포 뉴코아→압구정 광림교회 ▲성남 신흥동 한신코아→모란 터미널 ▲성남 서현역 삼성프라자→야탑역 에서 각각 연결한다. 또 이천 행사장은 ▲서울 삼성동 COEX→대치동 은마사거리 ▲서울 롯데 제2주차장→오금동 올림픽프라자 ▲서울 사당역 2호선 1번출구→양재동 구민회관 ▲수원역→영통 홈플러스→민속촌→용인시청 ▲안양 비산동 임대아파트→평촌 뉴코아에서 운행한다. 여주 행사장은 ▲구리 교문동 한국통신→양평 군민회관 ▲원주시청→문막읍사무소 입구에서도 셔틀버스를 운행한다. 한편 자가용을 이용 할 경우 중부고속 서이천IC에서, 영동고속도로 이천IC에서 나와 이천방향 3번국도를 이용하면 이천행사장으로 연결된다. 여주행사장은 영동고속도로 여주IC에서 나와 37번국도를 따라 신륵사로 오면 되고, 광주 행사장은 중부고속도로 곤지암IC에서 나와 3번국도를 따라 가다 행사장까지 우회도로를 이용하면 된다. 엑스포 추진위원회는 여주·이천·광주 행사장간 무료 셔틀버스를 수시로 운행한다. ◇ 숙박 숙박정보는 인천 신공항과 용인 민속촌, 행사장 등의 종합안내소에서 숙박시설 여유분을 확인하고 예약할 수 있다. 이천 미란다(165실)·설봉(74실)·하이빌(46실)과 광주 아리아하우스(55실)·남한산성(37실) 등 5개 호텔이 있다. 수원 캐슬호텔(81실), 수원관광호텔(32실), 부라운관광호텔(53실)은 엑스포입장권을 확보, 관광을 원하는 투숙객에 무료제공키로 했으며 일부는 행사장까지 버스를 무료 운행할 계획이다. 콘도는 이천 지산리조트(70실)·여주 일성남한강(168실) 등 2개소, 수련원은 이천 덕평·청운·유네스코 등 6개소(254실), 여주 청소년수련원(36실), 광주 곤지암·중부 등 2개소(92실)를 확보해 놓았다. 또 여관도 행사장별로 30∼60여개씩 보유하고 있다. ◇ 티켓 입장권은 전문 연구기관, 지역주민, 도예인 등 각계 의견을 종합 검토하여 과거 엑스포 입장요금의 절반수준으로 책정했다. 이는 기존 엑스포와 달리 많은 관람객을 유치하고 관람객들에게 전시·공연행사뿐 아니라 도자기를 직접 제작, 구매하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입장요금은 어른 7천원·청소년 6천원·어린이 4천원으로, 예매를 할 경우 어른 6천원·청소년 5천원·어린이 3천원으로 14.3∼25% 저렴하다. 또 단체할인권(내국인 30명이상. 외국인 10명이상)을 예매할 경우 어른 5천원·청소년 4천원·어린이 2천원으로 29∼50% 싼 값에 구입할 수 있다. 예매는 농협중앙회 전 지점과 인터넷(www.ticktlink.co.kr), 전화(1588-7890)을 통해 할 수 있다. /이형복기자 mercury kgib.co.kr

<특집>도자기엑스포 이모저모

○…‘세계도자기엑스포2001경기도’개회식이 열린 9일 오전 이천시 관고동 설봉공원 행사장에는 미리 초청장을 받은 2천여명의 국내외 인사들만 참석했으나 공식 개막일을 잘못 알고 나온 시민들은 아쉽게 발길을 돌리기도. 특히 이날 개회식에는 ‘현대도예의 아버지’로 불리는 미국 피터 볼커스가 ‘세계현대도예전’의 초청작가로 참석했으며 현대도자조각을 대표하는 일본의 준 가네코, 엑스포 서양유물 책임 큐레이터이자 세계도자협의회장 루돌프 슈니더, 아메리칸 세라믹스 편집장 닉 먼로 등이 참석, 국내 도자작품에 깊은 관심을 보였고, 전시회 사전 관람을 끝낸 뒤에는 도우미들과 기념촬영을 하기도 해 눈길. ○…이날 이천 개회식장에는 일본 속에 한국도예의 일가를 이룬 심수관씨(76·沈壽官)가 참석, 시선을 모으기도. 심씨는 개회식이 끝난 뒤에는 이천 해강도자박물관 유광열 관장의 안내로 세계도자센터 1, 2층의 전시작품을 꼼꼼히 둘러보며 남다른 감회에 젖는 모습. 심수관가(家) 작품은 이천행사장 일본관과 가고시마관에 12점, 광주행사장 조선도공후예에 3점이 각각 전시돼 국내 관람객들의 관심을 끌 것으로 기대. 한편 심수관가는 1598년 정유재란 때 일본으로 끌려갔던 조선 도공의 후예로, 일본에서 400년동안 우리의 성(姓)과 조선도공의 예술혼을 이어오며 그 명성을 세계적으로인정받고 있는 도예가문. ○…일반공개에 앞서 사전 관람회가 열린 이천 세계도자센터에서 가장 관심을 끈 작품은 중국의 ‘여요삼족준’. 이 작품은 북송 때 제작된 것으로 하늘빛 색깔과 완벽한 형태를 갖추고 있는‘청자중의 청자’로 꼽히며 임대 협약때부터 관심을 끌었으며, 많은 관람객들도 보기드문 세계적 명품 나들이에 많은 눈길을 보내는 등 단연 인기. 또한 ‘세계도자문명전’에 전시된 작품들 대부분이 중국과 일본 등 동양 유명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도자명품 180점을 비롯한 동·서양의 국보급 명품 350점이 전시될 예정이어서 이번 행사기간동안 가장 많은 관람객들이 찾을 것으로로 예상. /특별취재반

<특집>도자기엑스포 동양도자명품전 산파역 정양모씨

‘세계도자기엑스포 2001 경기도’ 행사중 가장 관심을 끄는 도자행사는 단연 세계 각국의 국보급 도자기들이 선보여지고 있는 ‘세계도자명품전’. 이천행사장 세계도자센터 1층에 마련된 전시는 동양과 서양 명품 전시실로 나뉘어 전시중인데 한·중·일 등 동양의 명품도자가 특히 관람객들의 발길을 잡는다. 도자 종주국이라는 중국의 국보급 문화재부터 이에 뒤지지않는 예술성을 자랑하는 한국도자와 일본의 도자기가 나란히 전시, 동양 3국의 명품도자를 비교 감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동양명품전은 정양모씨(67.전 국립중앙박물관장)가 큐레이터를 맡아 진행한 것으로 그는 이번 도자기엑스포를 앞두고 동분서주하며 한국은 물론 중국, 일본, 동남아시아 등 6개국 국보급 도자기 181점을 전시하는데 큰 몫을 했다. 위당 정인보 선생의 막내아들이기도 한 정씨는 동양권 도자전문가로 지난해부터 일본과 중국을 8차례에 드나들며 명품 임대를 요청한 끝에 도자전시사상 유래없는 성과를 거두게 됐다. 특히 이번 전시작품 중에는 중국의 북경고궁박물원의 명품들이 처음으로 ‘한국나들이’에 나서 관심을 끌었다. 중국의 대여품 60여점 가운데에는 신비한 색깔과 완벽한 형태를 자랑하는 북송때 청자항아리를 비롯, 국가지정 1급 유물 14점이 포함돼 있다. 또 100여점의 도자 유물과 작품을 무상대여한 일본측도 지난해 “전시할 박물관도 짓지 않았는데 무리하는 것 아니냐”며 난색을 보였다가 결국 지정문화재급 10여점을 보냈다. 평소 친분이 두터운 오사카동양도자박물관장 등 일본 전문가들을 만나 수차례 설득하고 협의한 끝에 일본 문화청을 움직일 수 있었다고 한다. 정양모씨는 “개회식에 참석한 일본 전문가들이 ‘세계 최고·최대 규모’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며 “짧은 준비기간에도 불구하고 우리 도자문화를 알릴 보람있고 의미있는 행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집>세계문화유산 화성

199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돼 떠들썩했던 수원의 ‘화성(華城)’은 문화유산 지정이후 무엇이 얼마나 달라졌을까. 화성을 다녀간 내외국인의 수는 얼마나 되고, 화성과 관련된 캐릭터상품 개발과 축제는 얼마만큼 성공적이며, 그래서 화성이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관광상품으로 얼마만큼 부각이 됐을까. 물론 단기간내에 이러한 것들이 만족스러울 수는 없지만 많은 사람들의 반응은 그리 긍정적이지 않다. 화성을 자원으로 활용해 수원을 세계적인 문화관광도시로 만들겠다, 만들어야한다는 목소리는 높지만 이를 전담하는 조직체도 전문가도 없고 체계적·전문적인 프로그램도 미약하다. 아직도 걸음마 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화성을 둘러보고 기념할만한 뭔가를 사고 싶어도 맘에 드는 것이 없다” “성곽은 그럴듯한데 화성 역사문화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자료관이나 박물관 하나 없다”“그냥 구경만 하는게 아니라 뭔가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었으면 좋겠다”… 이처럼 화성 관광후 많은 의견들이 제시되 듯 수원이 명실상부한 국제문화관광도시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각계 전문가들로 구성된 전담부서를 마련하고 마스터플랜을 수립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화성은 문화유산 지정이후 관련 유적에 대한 복원사업이 지속적으로 전개되고 있고, 화성을 알리기 위한 시티투어가 나름대로 활성화돼 관람객들의 발길이 크게 늘어났다. 또 능행차 연시와 화성국제연극제, 정조시대 전통무예전 등 문화예술행사도 다양하게 펼쳐지고 있다. 그러나 세계적인 문화관광지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관광상품화를 위한 다양한 전략과 프로그램 개발, 관련시설 확충이 시급하다. 특히 2002년 월드컵 개최를 앞두고 외국 언론들이 수원을 알리는 대표적 홍보사절로 화성을 지목, 세계적인 방송사와 신문사들이 화성으로 몰려들 태세인 만큼 그들의 눈길과 발길을 잡을 수 있는 대안마련이 절실하다. 현재로서는 관광객이 몰려와도 마땅한 숙박시설이 없어 그들을 잡아놓기가 무리며 기껏해야 잠깐 들렀다 가는 것이 고작이다. 인근 관광자원과 연계가 용이한 관광요충지로서 유리한 조건을 갖고 있으면서도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월드컵의 수원 개최는 화성을 세계적으로 알릴 수 있는 절호의 찬스로 여기에 얼마만큼 발빠르게 움직이느냐가 대단히 중요하다. 수원시는 우선 정조대왕이 능행차때 임시로 머물던 거처인 화성행궁을 월드컵 이전인 내년 4월까지 복원, 이를 효의 산교육장이며 관광축제의 장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화성행궁은 모두 577칸으로 국내 행궁중 최대규모를 자랑하는데 화성과 연계한 관광자원으로 최대한 활용, 다양한 전통문화행사와 관광프로그램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이달호 수원시 학예연구사는 “행궁의 봉수당은 궁중유물 전시장으로, 비장청은 정조·화성과 연관된 역사자료실로, 우화관은 외국인 숙박관광객을 위한 한국식호텔로 활용하는 등 화성과 연계해 관광명소로 가꿔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시는 ‘화성 잇기사업’도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는데 교통문제 등을 감안해 철제로 만든 구간도 있고 중심상가에 위치해 현실적으로 복원이 어려운 남치-팔달문(남문)-동남각루 구간이 미복원 상태지만 아쉬운대로 걸어서 화성을 돌아볼 수 있도록 했다. 화성의 미복원 성곽시설과 화성 관련 미복원 시설에 대해 현장표식 등을 실시, 지속적인 화성발전의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화성연구회 강주수 이사는 “화성성역의궤 등의 사료와 1911년 고지적도, 항공사진 등의 자료를 토대로 현장을 확인한 결과 화성연구회에서 모두 36개의 미복원 시설을 확인했다”면서 “확인된 미복원 시설들에 대해선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의 검증을 거쳐 복원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에 박흥수 화성관리소장은 “화성관련 미복원시설은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서라도 제대로 복원해 화성 전체가 제 모습을 찾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이러한 문화재의 복원도 중요하지만 당장 화성을 찾는 관광객들을 위한 좀더 다양한 ‘꺼리’가 개발돼야 한다는 중론이다. 외국관광객들이 옛 군사 복장을 한 이들과 사진 찍는 것을 가장 좋아하고 효의 종치기, 활쏘기 등을 무척 좋아하는 것을 보면 화성을 찾은 관광객들의 체험 프로그램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또 기념품도 여러모로 빈약해 수준높은 상품개발과 홍보에도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이에 수원시 관계자는 “저마다 독특한 개성을 갖고있는 화성 각각의 시설물을 활용해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거리, 즐길거리, 살거리 등을 개발해 곧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한몫하게 될 이 사업은 연무대에 가면 활쏘기를 할 수 있는 것처럼 각 시설물들의 특성에 맞는 이벤트를 상설 운영해 국내·외 관광객 모두가 화성을 직접 보고 체험하고 느낄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매주 토요일 오후 2시30분부터 진행되고 있는 화성 답사프로그램인 ‘시티투어’도 더욱 활성화, 수원을 대표하는 관광코스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다. 시는 시티투어가 어느 정도 정착되면 민간위탁 등의 방법을 통해 매일 이 프로그램을 진행시킬 계획이다. 시는 또 문화관광부가 올해 지역문화관광축제로 선정한 ‘화성문화제’를 연중행사로 전개해 화성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늘 볼거리를 제공한다는 계획하에 연초부터 이를 시행하고 있다. 화성문화제중에는 정월전통민속놀이, 혜경궁홍씨 회갑연 및 양로연 재연, 시와 음악이 있는 밤, 수원갈비축제, 효의 성곽순례, 화성국제연극제, 정조대왕 선발대회, 수원여름음악축제, 화성백중제, 능행차 연시 등 다양한 행사를 테마축제로 펼치고 있는데 내실과 함께 홍보가 중요하다. 수원이 세계적 문화관광도시로 발돋움하기 위한 또하나의 중요한 과제는 바로 지역주민들의 관심도와 참여의식이다. 세계문화유산을 보유한 도시로서의 자긍심과 함께 성숙된 시민의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인식하에 다함께 화성 가꾸기, 수원 알리기에 동참해야 한다. /강경묵기자 kmkang@kgib.co.kr

<수도권을 살리자>난개발 더이상 안된다

도시기반시설은 물론 주변 여건을 전혀 고려치 않고 계획성 없이 마구잡이식으로 개발하는 것을 일컬어 ‘난개발’이라 한다 . 난개발로 수도권이 신음하고 있다. 지난 93년 국토이용관리법 개정시 용도지역을 10개에서 5개로 줄이면서 준도시지역, 준농림지역이 생기면서 개발해야 할 땅과 개발하지 말아야 하는 땅의 구분이 모호해지기 시작했다. 규모 및 단계별로 정해진 규제를 피하기 위한 ‘조각 개발’이 대표적인 난개발 케이스. 이후 법이 정한 최대 허용면적을 비껴 나가기 위해 개발지역을 쪼개서 규제대상 범위 이하로 축소해 개발하는 ‘편법’이 판치고 있다. 대규모 개발의 억제가 오히려 소규모 개발을 부추겨 국토 곳곳이 갉아먹힌채 방치되고 있다. □난개발 현황 및 실태 지난해말까지 전국에서 전용된 농지는 20만여건에 5만여㏊이며 이중 경기도가 1만6천㏊로 가장 많다. 해마다 서울 여의도 면적의 14배가 넘는 농지가 각종 개발이라는 미명아래 사라져 가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농지면적이 크게 줄어 농업경쟁력 약화는 물론 수급에도 차질이 우려된다. 오히려 공기업이 수도권 지역의 난개발을 부추기기도 한다. 한국토지공사가 수도권 지역에서 광역기반시설을 갖추지 않아도 되는 100만㎡이하의 소규모 택지개발사업을 마구잡이로 추진, 난개발을 조장하고 있다. 지난해말 현재 토공이 경기지역에서 진행중인 18곳의 택지개발사업지구중 광역기반시설을 갖추지 않아도 되는 100만㎡이하의 소규모 지구는 72%인 13곳에 이른다. 용인시 수지2지구의 경우 100만㎡에서 4만㎡가 모자라는 96만㎡로 개발되고 있으며 남양주 평내지구와 의정부 송산, 수원 천천지구 등도 각각 80여만㎡ 규모로 택지조성이 되고 있다. 이밖에 수원 정자지구와 평택 장당, 용인 동천·신봉 등 도내 나머지 9개 지구도 택지조성 규모가 37만∼57만㎡로, 도로 및 상하수도 등 광역기반시설 설치계획이 수립되지 않아 난개발 사례로 꼽힌다. 감사원은 지난해 용인시 난개발과 관련해 시 간부 4명에 대해 파면 및 해임조치토록 도에 징계통보하기도 했다. 농림부가 올해 농지불법전용 특별교차단속을 벌인 결과 경기도지역에서 신고·허가없이 사용하거나 무단 용도변경한 사례는 29건에 1만3천445㎡에 이른다. 도의 경우 지난해 특별단속에서도 16건의 무단용도변경 사례 등이 적발됐다. 이같은 무차별적인 난개발은 수해발생의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 지난해 수도권 난개발로 인한 수해 규모는 834억원규모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용인시가 400억원, 이천 182억원, 안성 158억원, 여주 94억원 등이다. 이와함께 농경지 600여㏊가 유실 또는 매몰됐으며 침수피해를 본 논이 2천523㏊에 달했다. 이밖에 최근 지자체들이 개발제한구역에 골프장을 비롯한 각종 위락시설과 공공시설 건립을 경쟁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지방세 수입확대를 겨냥한 것으로 그린벨트제도 취지에 정면으로 위배될 뿐만 아니라 환경보전은 뒷전인 채 그린벨트마저 난개발로 망치는 행태라는 비난을 사고 있다. 부천·시흥·안산·구리시 등 11개 시군에서 그린벨트 400여만평에 23개의 골프장 건립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성남시는 그린벨트에 시청, 법원 등 행정타운 부지를 조성할 계획인가 하면 의왕시와 광명시는 골프장과 함께 경정·경륜장을 추진하는 등 돈에 눈이 먼 지자체의 무분별한 마구잡이식 개발계획 앞에 도심속 허파인 그린벨트가 잠식당할 위기에 처해 있다. □난개발을 부추기는 요인 공기업간 수도권의 ‘땅 따먹기 전쟁’도 수도권 난개발을 부추기고 있다. 지난 97년 토공이 파주 교하지구를 택지지구로 지정하자 같은해 10월 대한주택공사가 곧바로 인근 파주 금촌에 금촌2지구를 지정했으며 경기도도 지난 96년 용인 서북부 구갈3지구를 택지지구로 지정, 아파트를 짓겠다고 나섰다. 99년 12월엔 주공이 용인 기흥지역에 구성·보라지구를 잇따라 지정했고 토공도 이에 질세라 지난해 1월 인근 기흥읍에 영신·보정지구를 택지지구로 고시했다. 또 경기도와 주공은 지난해초 기흥읍 일대를 ‘친환경적 주택모델 시범사업’대상지로 선정하는등 주공은 지난 93년부터 현재까지 400여만평을 개발했으며 토공의 경우 같은 기간동안 1천여만평을 택지지구로 지정 또는 완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기관들마저 돈벌이에만 급급, 수도권 곳곳을 마구잡이식 난개발로 파헤치는데 앞장서고 있는 꼴이다. 주공은 일산신도시 풍동·식사동 일대 24만여평을 택지로 지정하면서 일산의 허파인 풍동숲 10만여평을 포함시켰다. 하지만 택지옆 풍산동 달동네는 제외시킴으로써 보존할 곳은 개발하고 정작 개발할 곳은 비껴간 아이러니컬한 결정이었다. 파주시 탄현면에 통일동산 조성사업을 벌이고 있는 토공은 청소년 시설부지 30만평을 5회에 걸쳐 계획변경한 끝에 모두 상업지구로 변경했다. 적자를 피하기 위해서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국책사업이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전문가 대책 및 예방책 진단 건교부의 수도권 난개발 방지대책은 용인 등 수도권 일대의 난개발로 교통난과 기반시설 부족 등이 심각한 지역현안으로 급부상하는데 따른 고육지책으로 ‘소잃고 외양간 고치기’행정의 전형으로 비춰진다. 더욱이 난개발 문제가 택지개발지구 주변에 초고층 아파트를 마구 건설토록 함으로써 입주민들에게 도로와 학교 등 기반시설을 무임승차하도록 한데서 비롯됐으나 여기에 대한 대응조치가 전무하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행정실명제나 개발허가제 등을 도입하고 난개발 폐해에 대한 책임을 철저히 가려 재발을 방지토록 하는 심도있는 대안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특히 공공기관의 개발이익 싸움 등 이전투구식 개발경쟁이 부처간 이기주의를 조정, 통합해 종합계획 수립기능을 완전 마비시킨다는 지적을 낳고 있다. 경기개발연구원 관계자는 “공공기관들이 개발권을 무리하게 남용해 활용한 결과 수도권의 난개발 정도는 심각해졌다”며 “국토개발계획에 대해 부처간 또는 지자체차원을 뛰어넘는 강력한 통합 조정기능을 갖춘 신설기구의 등장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정인홍기자 ihchung@kgib.co.kr

<수도권을 살리자> 수도권 최후의 미개척지- 동아매립

미국 서부지역의 황량한 들판을 연상케하는 동아매립지가 인천국제공항 개항을 맞아 개발논쟁의 중심에 서 있다. 인천시 서구 경서동 일대 500만평에 이르는 동아매립지를 더 이상 그대로 방치해서는 안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더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동아매립지는 공항에서 나오는 첫번째 인터체인지인 북인천 I.C 입구에 인접해 있어 수도권 관문을 넘어 우리나라의 관문 역할을 하고 있으나 그대로 방치되고 있어 흉물스럽기 짝이없다. 특히 7조원 이상 들여 건설한 인천국제공항 주변에 변변한 배후단지가 없는 상황에서 자칫 동북아 허브공항의 꿈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우려속에 동아매립지는 그 유일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따라서 농지로 활용할 것인가, 첨단도시로 개발할 것인가를 결정해야할 때가 바로 지금이다. ◇동아매립지 현황 1.위치: 인천시 서구 경서동, 원창동, 연희동 일원 2.매립목적: 농경지 조성 3.매립면적: 1천126만평 4.매립기간: 1980∼1989 5.투자사업비: 827억원(91년 준공시 기준, 현가환산 2천500억원추산) 6.소유권 변경: 동아건설의 부도로 지난 99년 농업기반공사로 소유권 이전. 7.매립배경: 정부는 70년대 후반 중동경기의 침체로 건설업체의 인력과 장비가 철수됨에 따라 건설업체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고 국가 안보차원의 식량증산을 목적으로 현대건설에게는 서산간척지를, 동아건설에게는 김포간척지를 각각 매립할 수 있게 했다. 현대가 매립한 서산간척지는 당초 목적대로 농경지로 쓰고 있으나 동아매립지는 그대로 방치돼 있다. ◇분쟁의 발단 동아매립지에 대해 시민·환경단체들은 서산 간척지를 예로 들면서 동아매립지도 당초 목적대로 농경지로 사용하라고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다. 또 동아매립지를 개발이 가능한 도시용지로 용도변경할 경우 서산간척지의 용도변경을 막을 논리적 명분이 더 이상 없을 뿐더러 특정기업에 엄청난 특혜를 주는 결과를 가져온다고 밝혔다. 여기에 환경여건이 열악한 인천지역에 동아매립지의 개발은 교통체증, 환경오염을 더욱 가중시켜 삶의 질을 떨어뜨릴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동아측은 서산간척지는 용수공급이 가능해 농사를 짓는데 별 문제가 없으나 동아매립지는 물을 공급받을 수 없어 농경지로만 고집하지 못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인천시도 처음에는 개발에 찬성하는 듯 하다 특혜의혹에 휘말릴 것을 우려, 엉거주춤한 자세를 보여왔다. 이처럼 옥신각신하는 사이에 동아건설이 부도를 맞았고, 소유권은 농림부 산하 농업기반공사로 넘어갔다. ◇다시 불거지는 개발 논쟁 동아매립지가 동아건설 소유일때는 개발입장에 누구 하나 선뜻 나서지 않았다. 괜히 나섰다간 동아건설과의 유착의혹을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소유권이 국영공사로 넘어간 이상 특혜의혹에서 벗어날 수 있는데다 인천국제공항 개항으로 서구지역의 발전 잠재력이 다시금 재 평가받고 있다. 또 농림부도 당초 농업목적외에는 사용할 수 없다는 입장에서 자신들에게 소유권이 넘어오자 개발해야 한다며 개발가닦을 잡기위한 용역을 실시하는등 가장 적극적인 자세로 나오고 있다. ◇농림부 입장 농림부는 사정이 많이 변했다며 개발해야 한다는 입장을 직·간접적으로 표시하고 있다. 지난해 9월 농업기반공사는 이 지역 개발을 전제로 국토연구원에 연구 용역을 의뢰하고 그 결과를 발표했으나 개발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라는 의혹을 사고 있다. 구체적으로 농림부는 자신들의 말을 뒤집을만한 논리를 어떻게 전개해야 할 지 고민하는 눈치다. 스스로에게 던져진 이같은 질문에 명쾌하게 답변해야 하는 어려움에 직면해 있는 것이다. ◇환경단체 입장 환경단체는 개발자체를 일관되게 반대하고 있다. 90년대 초부터 중반까지 계속됐던 개발논의 과정에서도 특정기업에 대한 엄청난 특혜를 주는 것이고, 인천지역 환경오염 악화를 가속시킨다는 입장이었다. 이후 지난해 9월 국토연구원이 개발에 기초를 둔 연구용역 결과를 발표하자 인천환경운동연합 등 지역 환경단체들은 일제히 반대성명을 발표하고 나섰다. 주된 이유는 환경오염이지만 농림부가 동아소유일땐 그토록 반대입장을 보이더니 자신들이 소유권을 가져오고서는 찬성한다는 것은 이율배반이란 주장에서다. 그러나 이 부분에 대해 농림부는 어떠한 대응논리도 대지 못하고 있다. 다만, 이번 논의과정에서 대기업에 대한 특혜주장은 빠져있어 환경단체의 입장변화 조짐을 읽을 수 있다. ◇인천시 입장 시는 당초 찬성입장을 보이다 시민·환경단체들의 반대가 거세지자 뚜렷한 입장표명을 미룬채 찬성도 반대도 아닌 어정쩡한 입장을 보여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동아매립지가 개발되는 것을 원치 않는 것처럼 보인다. 농지보존도 아니고 환경보전을 위한 것은 더더욱 아닌것 같다. 규모와 위치, 기능에 있어 송도매립지와 중첩되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사실 동아매립지가 송도매립지보다 여러면에서 우월적 지위를 갖고 있는것은 사실이다. 이렇다 보니 최기선 시장의 최대 치적거리인 송도매립지 성공여부가 불투명해지는 것을 원치 않는 시로서는 개발반대가 아닌 개발 자체를 싫어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실제로 시는 농림부가 용도변경을 위한 인천시의 입장을 물어오고 있으나 ‘우리는 급할게 없다’는 식으로 묵묵부답이다. 그러나 이같은 시의 태도는 진정한 지역발전을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는 비난을 사기에 충분하다. ◇지역 여론 지역 정치권은 원칙적으로 개발에 찬성하고 있다. 서구 조한천 국회의원(민주당)은 지역발전을 넘어 경기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으로 동아매립지 개발에 찬성하고 있다. 동아매립지가 개발돼야 외자유치도 원활해지고 인천공항이 허부공항으로 성공을 거둘 수 있다는 논리다. 명칭도 인천매립지로 변경하고 공익성과 채산성, 국제성, 환경성, 미래성을 감안한 개발이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 개발이익도 지역으로 환원하고 생태공원 등을 조성하는 방안도 제시하고 있다. 권중광 전 서구청장도 재임시절 친환경적 개발의 불가피성을 끊임없이 주장했다. 수도권 인구집중으로 아파트를 개발하기 위해 잘 보존된 산림이 수없이 잘려나가는 마당에 황무지처럼 버려진 동아매립지를 방치하는 것은 오히려 환경을 해치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주장이다. 이제는 10년 이상 개발이냐 농지활용이냐에 대한 논쟁의 고리를 끊어야 할 시점이라는 것이 지역의 중론이다. 농림부나 인천시, 지역 인사들이 환경단체나 개발 반대자들의 눈치를 보며 할말을 못하기 보다는 진정 국가의 장래를 위해 동아매립지에 대한 심도있는 토의를 이끌어 내는데 앞장서야 할 것이다.

<수도권을 살리자> ’사라지는 갯벌’

‘천혜의 자원 보고’‘수도권의 마지막 남은 정화처’ 갯벌.생물자원의 산란장, 서식지, 오염물질의 정화지 기능을 하며 갯벌은 숨쉬고 있다. 수백 수천년전부터, 어쩌면 그보다 더 오래전부터 바다와 육지를 이어주는 완충지대역할을 해온 갯벌이 언제부터인가 연안습지의 파괴로 신음하고 있다. 연안습지는 육상생태계와 해양생태계가 어루러져 물에 잠기고 드러나는 지형으로 염생습지(salt marsh)와 갯벌(mud flat)이 형성되는 곳을 말한다. 우리나라 갯벌의 넓이는 남한의 경우 2천800㎢로 남한 전체 면적의 3%에 이르며, 영국·독일을 포함한 북해안, 캐나다·미국의 동부해안과 함께 세계 5대 갯벌의 하나로 평가 받고 있다. 하천이나 강을 통해 육상의 유기영양물질이 끊임없이 공급되는 갯벌에는 지구 전전체 생물의 20% 가량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생물 생산성이 가장 높은 생태계중의 하나로 자연상태의 갯벌 1㏊는 BOD(생물학적 산소요구량) 기준으로 하루 21.7㎏의 정화 능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환경단체들은 이런 갯벌의 생산성이 농경지로 이용했을 때 보다 무려 3.3배나 높은 곳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근대에 들어와 농업·공업·쓰레기 매립용지로의 활용을 위해 갯벌에 대한 매립이 광범위하게 진행되면서 서해안에서만 무려 5천200만평의 갯벌이 사라졌다. 이에 따라 생태계 및 환경파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시민·환경단체를 중심으로 높게 일고 있다. 환경운동연합과 녹색연합 등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 남한의 갯벌 면적은 모두 2천800㎢로 이 가운데 83%(2만3천여㎢)가 서해안에, 나머지 17%(480㎢)는 남해안에 분포돼 있다. 특히 남한 전체 갯벌의 38%인 1천80㎢가 조수간만의 차이가 큰 강화도(석모도·불음도), 인천(송도·남동), 시화·남양만 등 경기·인천 연안에 집중 분포돼 있다. 그러나 서해안에 널려 있는 천혜의 자산인 갯벌이 그동안 농토 확장과 산업시설을 위한 토지 창출이란 수요에 떠 밀려 무분별한 매립이 이뤄졌거나 진행되고 있다. 인천지역의 경우 1990년대 들어서만 신공항 건설로 1천400만평이 갯벌이 사라졌으며, 송도신도시 개발을 위해 535만여평, 영흥면 화력발전소 건설로 66만평이 매립됐다. 이에 앞서 60년대 동양화학이 용현동 일대 80여만평의 갯벌을 매립한데 이어 70년대엔 가좌동 일대 원목하역장으로 161만평이, 80년대 동아건설이 농지조성 목적으로 1천100여만평을 매립하는 등 모두 209건에 달하는 갯벌 매립으로 인천 연안 갯벌의 40%에 해당하는 5천289만평의 갯벌이 사라졌다. 한국화약도 경기도 시흥 갯벌 200만평을 매립했고, 시흥시는 오이도 공유수면 15만평의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가 하면 한국수자원공사는 시화호 북측간석지 317만평과 시화호 남측간석지 97㎢(2천900여만평)를 각각 매립할 계획에 있다. 이런 갯벌 매립으로 생태계 파괴 현상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연간 10만∼20만마리의 철새들이 찾는 우리나라 4대 철새 도래지 중 하나인 영종 갯벌의 경우 인천신공항이 들어서면서 과거 잘다져 진 펄갯벌이 모래로 변해 칠게, 콩게, 민챙이, 갯지렁이 등이 사라지고 한시적인 칠면조, 퉁퉁마디, 나문재 등 염생식물만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송도갯벌은 사정이 더욱 심각하다. 송도신도시와 LNG인수기지 등이 들어서면서 5∼8㎞에 이르는 모래와 펄갯벌이 드러나 칠게, 콩게는 물론 대부분의 갯벌 저서동물이 자취를 감추는 등 환경교란이 심각한 상태다. 이에 따라 갯벌 매립으로 인한 환경파괴가 인근 연안어장은 물론 해안 생태계까지 황폐화시켜 결국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까지 직면하게 된다는 환경 단체들의 갯벌 매립 중단요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환경단체들은 갯벌 매립의 대표적인 피해사례로 사화방조제를 꼽고 있다. 환경단체는 시화호의 경우 호수내 물이 오·폐수와 함께 썩고 자체 정화능력을 잃은 호숫물이 방류됨에 따라 인근 생태계는 물론 주변 연안어장 황폐화를 초래, 곧바로 수산물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환경단체들은 또 인천 앞바다 갯벌 매립으로 만조때마다 하수구 역류현상에 따른 침수 피해를 불러 오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해경 인천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갯벌의 유기물 정화능력은 생물화학적 산소요구량(BOD) 기준으로 1㏊ 당 21.7㎏의 유기물 분해 능력을 갖고 있는데, 이를 새만금 갯벌에 적용할 경우 하루 10만t을 처리하는 하수종말처리장 보다 40배나 높은 것으로 계산된다”면서 “이런 정화 능력을 갖춘 갯벌이 지난 수십년간 인천 앞바다에서 매립이 진행돼 해안선마저 단조로운 상태로 변하는 등 연안 생태계의 파괴를 불러오는 심각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며 무분별한 갯벌 매립의 중단을 촉구했다. 우리나라의 협소한 국토공간과 과밀인구, 부존자원의 부족 때문에 경제적 가치가 없는 땅으로 여겨져 정부주도의 난개발로 파괴된 갯벌 등 연안 습지. 이런 가운데 정부와 자치단체 등이 뒤 늦게 나마 갯벌의 가치를 인정학 보존에 나서고 있어 다행이다. 해양수산부는 지난 해 강화도 서도면 말도리 일대 무인도 등 서북도 갯벌 44.8㎢(1천360만평)를 천연기념물로 지정했다. 인천시도 지난 달 강화 남단 갯벌 86.6㎢(2천598만평)와 웅진군 장봉도·신도·시도 등 총 753.1㎢의 갯벌을 습지보호역으로 지정해 줄 것을 해양수산부에 요청했다. 해양전문가들은 연안 습지를 보존하고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서는 종합 계획 수립과 관련법의 정비 및 관리의 통합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 환경영향평가 제도 개선 ▲지역주민의 참여를 보장해 경제적 피해 최소화 ▲생태적 가치를 최우선으로 하는 제도수립을 통해 환경훼손을 최소화 등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한번 파괴되면 원래 모습으로 복원 불가능한 갯벌 등 연안습지에 대한 정확한 정보와 가치평가가 안된 현재 상태에선 개발에 따른 이익이 매우 크지 않은 한 보존돼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인천·안산·시흥=김창수·최현식·이동희기자 dhlee@kgib.co.kr

웅진군 섬·섬·섬...

바닷바람과 갯벌냄새가 유혹하는 휴가철을 맞아 청정해역 인천 앞바다 섬들이 뜨고 있다. 도시의 시름을 모두 잊은채 갈매기를 벗삼아 호젓한 해안 산책과 해수욕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옹진군은 크고 작은 유인도 27개와 무인도 73개 등 모두 100개의 섬으로 이뤄져 있다. 서쪽 하늘을 붉게 물들인 한여름 저녁노을에 몸과 마음을 모두 맡기고 모닥불가에 둘러앉아 밤새 뒤척이는 파도소리를 들을 수 있는 서해 앞바다가 마음을 설레게 한다. 기암괴석과 쪽빛 바닷물, 그리고 볼거리와 먹거리가 풍성한 섬마을을 돌아본다.<편집자 주> 인천시 옹진군의 섬들은 서울·경기 등과 지리적으로 가까워 2천만 수도권 주민들의 피서지로 각광받고 있다. 승용차편으로 경인고속도로와 제2경인고속도로를 이용하거나 국철1호선을 타고 제물포·동인천·인천역 등지에서 내리면 20여분 거리인 연안부두에서 백령·덕적·자월·연평·영흥·대청면 등 서해 도서지역 6개면(面)을 연결하는 여객선을 탈 수 있다. ◇백령도 서해의 해금강으로도 불리는 백령도. 연안부두에서 쾌속선을 타고 4시간 가량 북쪽으로 올라가면 우리나라 서해 최북단 섬인 백령도 용기포부두에 다다르게 된다. 용기포 북쪽으로는 세계적으로 보기드문 천연기념물 393호 ‘감람암포획 현무암’이 태고의 자태를 뽐내고 있다. 그 위쪽 바다에는 물범들이 서식하는 물개바위가 눈길을 돌리게 한다. 용기포 남쪽으로는 길이 3㎞, 너비 100m의 조개껍질이 잘게 부숴진 가는 모래로만 이뤄져 물이 빠지면 비행기 이·착륙이 가능한 천연기념물 391호 사곶해수욕장이 시원하게 뻗어 있다. 인근 오군포항에는 콩알만한 형형색색의 조약돌이 지천으로 깔려있는 천연기념물 392호 콩돌해안이 있다. 또 코끼리가 물을 마시는 형상을 한 두무진 코끼리 바위와 인당수에 빠진 심청이를 기리는 심청각도 볼거리. 이밖에 사곶해수욕장 부근 식당에서는 굴, 순두부와 흑염소 불고기, 메밀냉면 등을 즐길 수 있고 진촌 4∼6리 인근 식당에는 가리비와 전복, 해삼 등 산지에서 갓잡아 올린 싱싱한 해산물을 맛볼 수 있다. ◇굴업도 자연과 호흡할 수 있는 천연 그대로의 섬, 굴업도의 굴업도 해수욕장은 하얀 백사장과 수더분한 마을 인심으로 피서객들의 마음을 사로 잡는다. 큰마을쪽의 해수욕장의 길이는 600∼700m로 물이 빠져나가면 100여m에 이르는 맨살을 드러낸다. 주변에 넓게 펼쳐진 잔디밭은 텐트촌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고운 모래로 이뤄진 백사장은 물론, 각종 들꽃과 해당화가 피는 구릉지, 시원한 그늘을 제공하는 수림지대를 갖춘 좋은 입지적 여건을 갖추고 있다. 우럭, 놀래미, 광어 등도 제법 낚이며, 교통여건이 취약한 대신 한산한 피서를 맘껏 즐길 수 있다. ◇대이작도 인천항에서 64㎞ 떨어진 대이작도에 배가 닿으면 마을을 안고 있는 부아산이 피서객들을 반긴다. 산세가 험해 국난이 있을 때마다 육지의 피난민들이 즐겨 찾던 단골 도피장소였지만 이젠 부아산 정상으로 사람은 물론 차도 다닐 수 있도록 길이 뚫렸다. 희귀한 약초와 도라지, 더덕, 둥굴레 등 온갖 산나물이 지천에 흩어져 있다. 보이는 대로만 뜯어도 저녁 한끼 먹고 집에 싸 가지고 갈 만큼 뜯을 수 있다. 썰물때만 모습을 드러내는 풀등해수욕장은 하루에 두번만 그 자태를 드러낸다. 인근 풀등에는 뻘대신 단단한 고운 모래가 운동장처럼 넓게 펼쳐져 있어 보통 서해와는 좀 다른 느낌의 해수욕을 즐길 수 있다. 고동, 낙지, 박하지(게) 등을 잡는 맛도 색다르다. 계남리 야영장은 ‘단체야영장’이다. 축구, 농구, 배구장 등 체육시설이 갖춰져 있고 근처에 민물낚시터가 있어 회사에서 단체로 단합대회를 하거나 여러 가족이 함께 어울려 오기에 적당하다. ◇덕적도 연안부두에서 75㎞, 초쾌속선으로 50분이면 닿는다. 도우선착장에서 농어촌 공영버스나 봉고차를 타고 고개 하나만 넘으면 진말이다. 덕적 중학교 뒤편, 소나무 숲 너머로 해변이 200m 가량 펼쳐져 있다. 물이 빠지면 뻘이 나타나고 소나무 숲은 야영하기에 적합하다. 서포리 방향으로 가다보면 마을 앞 밭고랑을 지나 해변이 있다. 마을과 제법 멀찍이 떨어져 있어 꽤 조용하다. 가족끼리 오붓하게 지내기에는 안성맞춤이다. 파도를 따라 이리저리 찰싹거리는 모래알이 보일 만큼 물이 맑은데다 소름이 돋을 만큼 찬 물로도 유명하다. 서포리해수욕장은 종합야영지다. 국민관광지로 지정된 곳답게 편의시설을 잘 갖추고 있다. 200여 년은 족히 됐다는 소나무 800여 본이 심어져 있는 소나무 숲은 단체야영에 제격이다. 20만평 규모의 거대한 민물 낚시터인 ‘벗개 낚시터’와 물빠진 갯벌에서 낙지를 잡을 수 있는 쑥개해변, 굴을 쪼고 낙지를 캘 수 있는 소재해변의 검은색 모래도 눈길을 끈다. 능동자갈마당에서는 모래대신 자갈을 밟으며 해수욕하는 특별한 맛도 볼 수 있다. ◇소야도 하늘빛을 머금은 비취빛 바다. 발걸음을 옮기면 어항 속처럼 자갈모습 하나하나를 내려다 볼 수 있는 청정바다가 소야도를 또다시 찾게끔 한다. 덕적도 부둣가에 내리면 바로 앞바다 한가운데 소야도가 자리잡고 있다. 소야도 큰 마을에서 10분가량 걷다보면 뗏부루 해수욕장이 눈에 들어온다. 물이 맑고 깨끗하다. 해수욕장을 둘러싸고 있는 소나무 밭이 넓게 펼쳐져 있어 나무 그늘 아래서 햇빛을 피해 바닷바람을 즐길 수 있다. 소야도는 여느 섬들과 달리 자연산 지하수가 넘쳐난다. 한 여름에도 오싹한 기운이 감도는 물맛은 그만이다. 소야도는 예로부터 꽃게가 유명한 곳이다. 4∼5월이 적기로 꼽히는데 싼값에 맛 좋은 꽃게를 맛볼 수 있다. 이곳에서 꽃게 매운탕을 맛보면 도시에서의 그것과는 다른 풍치를 느낄 수 있다. ◇소청도 연안부두에서 시속 40노트로 서해 파도를 헤쳐나가도 3시간30분이나 걸리는 남한 최북단 섬 가운데 하나다. 인근 백령도나 대청도와 뱃길이 불과 30분 안팎의 가까운 거리에 있지만 크기나 유명세에 가려 일반인들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 소청도는 어느 곳에서나 낚싯대를 드리우면 우럭, 광어 등 다양한 어종들이 잡힌다. 특히 우럭은 입질도 않고 세 마리나 연달아 물어 2∼3시간이면 아이스박스를 꽉 채울 수 있다. 서해바다의 다른 곳과 달리 해저가 개펄이 아니라 모래여서 물이 동해 못지 않게 파랗고 그 아래 떼지어 다니는 까나리, 놀래미, 지천으로 깔린 홍합, 성게, 미역, 김이 육안으로 훤히 보인다. 소청도 동쪽 해안가에 하얗게 우뚝 선 분바위는 절벽 전체가 대리석이다. 하얗기도 하지만 만지면 보송보송해 영락없이 분가루를 뭉친 듯한 이 절벽은 한때 동양 최대의 대리석 산지였다. 섬 서쪽 끝인 등대에 올라서면 인근 섬뿐만 아니라, 불과 19km 떨어진 북한의 장산곶이 훤히 보인다. 소청도는 월남한 이산가족들이 많이 살고 있다. 그래서 등대는 망향의 전망대이기도 하다. ◇승봉도 서울 여의도 4분의1 크기로 사람도 많이 살지 않아 여름 휴가철 이외에는 한산하다. TV드라마(느낌), (마지막 승부)등의 촬영장소이기도 하다. 섬 전체 모양이 마치 봉황이 비약하는 듯하다해서 이름 붙여진 승봉도는 봉황의 몸 구석구석이 모두 천연놀이터다. 부채바위의 웅장한 자태를 시작으로 용솟음산 밑에 있는 남대문바위나 승봉도 남동쪽 부두치 끝 소리개 산밑에는 촛대를 닮은 바위 등 기암괴석이 줄을 잇고 있다. 이일레 해수욕장은 잘 다듬어진 모래사장 뒤로 울창한 숲이 펼쳐져 있다. 서해안 대부분이 갯벌로 돼 있는 것과는 달리 썰물 때라도 갯벌이 나타나지 않아 해수욕을 즐기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다. 백사장의 경사가 완만하고 수심도 낮아 어린아이가 있는 가족이라도 안심하고 찾을 수 있다. 모터보트, 제트스키, 바나나 보트 등 수상레포츠를 즐길 수 있어 한층 재미를 더한다. 주변 섬에는 작은풀안 해수욕장, 큰말 해수욕장 등이 있어 매년 수많은 관광객들이 몰려 오고 있으며 사면의 갯바위에서는 우럭, 놀래미를 낚는 낚시꾼들의 손놀림이 분주하다. ◇신·시·모도 인천공항 북쪽 방조제에서 도선에 차를 싣고 가다보면 인천공항과 강화도 사이에 옹기종기 자리잡고 있은 곳이 신도, 시도, 모도다. 신도는 중앙에 우뚝 솟은 구봉산(해발178m)은 여객선에서 내리는 선착장에서 바로 시작된다. 정상으로 오르는 길은 완만하다. 대략 4㎞정도로 난코스도 없고, 암벽을 오르는 일 같은 번거로움도 없이 편안하게 산책하듯 걷다 보면 정상에 오를 수 있다. 벚꽃 나무가 등산로 주변을 따라 고개를 들고 있어 봄이면 진달래와 벚꽃이 만발하고 떡갈나무가 많아 가을이 빚어내는 단풍도 한폭의 그림같다. 정상에 오르면 인천국제공항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며 여객기가 수시로 뜨고 내리는 장관을 감상할 수 있다. 신도와 시도를 이어주는 연륙교 길이는 579m로 다리 난간에 앉아 낚시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시도 북단에 위치한 수기 해수욕장은 수심이 낮고 경사도 원만해 물놀이하기에 적당하다. 해변은 고운 백사장으로 이뤄져 있다. 물이 빠지면 여러 가지 어패류를 채취할 수도 있다. 시도와 모도간 잠수교로 연결된 다리는 밀물 때는 물 속으로 사라졌다가 썰물 때면 서서히 몸을 드러낸다. 물이 빠질 무렵 다리 위를 걸어가면 미처 바다로 몸을 숨기지 못한 소라나 게를 다리 위에서 그냥 줍는 행운도 따라온다. 다리 위에서 낚싯대를 드리우면 우럭이나 망둥어, 아나고가 걸려든다. ◇연평도 연평도를 제대로 둘러보려면 순서를 지키는 것이 좋다. 소연평을 오가는 종선을 타고 나가 바다에서 연평도의 절경을 즐긴 다음 섬을 구석구석 찾아가는 거다. 그 다음이 바다 낚시다. 종선을 타고 소연평도로 향하면 그 유명한 얼굴바위가 모습을 드러낸다. 사람의 옆얼굴을 조각해 놓은 듯한 모양이라 얼굴바위란 이름이 붙었다. 보는 각도와 마음에 따라 한명이 보이기도 하고 두세명이 보이기도 한다. 제대로 본 사람은 다섯 명까지도 본다. 연평도 본 섬 여행의 첫 코스는 조기 역사관. 지난 60년대까지만 해도 풍어제가 열리면 전국에서 몰려온 3천여 척의 어선과 수만명이 북적대던 곳으로 1층에는 조기잡이 모형, 영상물 등 조기잡이 유래를 찾아 볼 수 있으며, 2층은 망향을 달래는 전망대로 관광객이나 학생들의 산 교육장으로 자리잡고 있다. 조기 역사관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절경은 일명 빠삐용 절벽이다. 영화‘빠삐용’의 마지막 장면에서 주인공 스티브 맥퀸이 바다를 향해 뛰어내리는 그 절벽을 연상시킨다고 해서 붙여졌다. 땅으로부터 높이가 40여m, 까마득한 낭떠러지 아래로 펼쳐진 해안선은 탄성이 절로 나오게 한다. 푸른 바다와 하얀 백사장, 그리고 예쁜 바위가 엮어내는 풍경은 잘 채색된 한 폭의 동양화를 보는 듯 같다. 해석동굴과 벼랑이 간담을 서늘하게 하는 개모가지낭을 지나 도착하게 되는 아이스크림 바위의 절경도 빼놓을 수 없다. 서부리 마을 안쪽에 있는 충민사는 조선 중기의 명장인 임경업 장군의 사당이다. 병자호란의 치욕을 당한 뒤 청나라를 치기 위해 명나라로 가던 중 연평도에 들른 장군은 가시나무를 꺾어 안목과 당섬 사이 바다에 촘촘히 박아 조기 잡는 방법을 섬사람들에게 알려주었다. 이것이 연평도의 조기잡이의 시조다. 한밤중 썰물 때 손에 랜턴이나 손전등을 들고 안목어장으로 나가면 바와가지라는 게와 소라, 굴, 낙지 등을 잡을 수 있다. 또 안목이나 당섬 선착장에서 잡은 우럭과 숭어를 모닥불에 구어 먹는 또 다른 경험도 독특하다. ◇선재·영흥도 대부도 끝 방아머리에서 다시 10km 남짓 가면 선재도가 다가온다. 지난해 11월 다리가 놓이면서 뭍과 연결된 영흥면 선재도는 이미 개발바람이 거쳐간 대부·제부도와 달리 어촌 흔적이 남아 있다. 섬 주변엔 해당화, 갈매나무가 즐비하다. 선재대교 앞 무인도 겁목섬과 10여 가구가 오순도순 살아가는 측도는 제부도처럼 하루에 두 번 바닷물이 갈라진다. 선재도 끝에는 영흥도를 잇는 다리공사가 막바지다. 금년 말이면 십리포, 장경리, 용담리 해수욕장 등이 있는 영흥도 역시 뭍이 된다. 장경리 해수욕장에 드넓게 펼쳐진 백사장에서의 일광욕과 썰물에 드러나는 갯벌에서의 동죽, 바지락, 모시조개 줍기는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십리포 해수욕장 해변 뒤는 우리나라에서 단 한 곳뿐인 서어나무 군락지이다. 서어나무 숲은 겨울에는 병풍막이 되고 여름엔 시원한 그늘을 제공하여 관광객들에게 에어컨 역할을 한다. 이밖에 용담리 해수욕장은 고은 모래와 완만한 경사의 백사장(600m)의 고운 모래가 자랑거리다. ◇자월도 붉은 달빛을 닮았다고해서 자월도로 이름지어진 이섬은 구름처럼 부드러운 굴곡으로 이뤄져 있다. 자월도에서는 밭작물로 메밀이 많이 재배된다. 한여름 더위로 섬이 몸살을 앓고 난 뒤 아직은 더운 기운이 남아 있을 즈음, 온통 하얀 메밀꽃으로 덮인 자월도 들판은 한폭의 그림이다. 마치 하얀 도화지에 주홍색 파스텔을 칠해놓은 듯하다. 메밀밭 위로 어스름 달빛이 스며드는 자월도의 밤은 푸르다 못해 붉은 기운이 감돈다. 반달모양으로 생긴 장골 해수욕장은 푸근한 농부의 마음씨처럼 원을 그리며 쭉 뻗은 완만한 경사의 백사장이 자랑거리다. 국사봉의 정기를 받아 산자락에 자리잡고 있는 장골 해수욕장 입구에는 수십년생 아카시아나무가 마치 병풍처럼 해변을 둘러싸고 있다. ◇장봉도 가족단위 나들이객들에게 권하고 싶은 곳이다. 한해 2만∼3만명의 관광객들이 찾고 있지만 앞바다에서 인어가 잡혔다는 전설과 함께 한때 만도리 어장이라 불리며 국내 3대 어장으로 꼽혔다는 걸 알고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그래서 아직도 강화도와 김포의 대명리 등 타 지역의 어선과 낚싯배들이 몰려와 만선의 꿈을 키우는 곳이기도 하다. 면적 6.7㎢의 장봉도엔 유난히 긴 봉우리들이 많다. 섬 중앙의 국사봉(149m)을 중심으로 동쪽으로는 할미 당 고개, 말문고개, 늘논고개, 그리고 승산(114m)으로 이어지고 서쪽으로는 절터, 골산, 진촌, 당산, 봉화산을 거쳐 큰 봉줄기까지 연결된다. 장봉도의 매력은 동쪽 해안에 위치한 자연발생 해수욕장들. 선착장에서 왼쪽 길을 따라 10분 거리에 있는 옹암 해수욕장은 섬을 대표하는 휴양지로 꼽힌다. 길이 800m, 폭 50m의 백사장은 경사가 완만하고 휴면에 노송들이 병풍처럼 둘러 쌓여 있어 가족단위의 피서나 캠프 장소로 제격이다. 또 물이 빠지고 나면 바지락과 대합 등이 갯벌에 널려 있어 청소년들의 생태 체험장으로 인기다. 가까운 거리에 어린이들의 휴식공간인 국제규격의 지하수 풀장도 생겨 이곳을 찾는 이들에게 다양한 물놀이 기회를 제공해 주고 있다. 이밖에 한들, 진촌 해수욕장에서도 갯벌체험과 해수욕을 함께 즐길 수 있다. 장봉도의 또 하나의 숨은 매력은 바다 낚시. 가을이 되면 하루 잡아 일년을 먹는다는 말이 나올 만큼 망둥어가 줄줄이 올라온다. /한경일기자 gihan@kgib.co.kr

<수도권을 살리자> 야금야금 사라지는 그린벨트

우리나라처럼 인구밀도가 높고 도시집중 현상은 강한데 쓸만한 토지가 적은 나라에서의 토지정책은 국민의 생존권을 좌우하는 국가대계와 직결된다. 그린벨트는 그 자체가 삶의 질을 담보해주는 몇 안되는 우리의 환경재산이다. 환경재산은 한번 잃으면 되찾을 수 없는 보물이다. 이러한 그린벨트가 최근 지자체들의 골프장 및 미니신도시, 각종 위락시설, 주민 기피시설 건설계획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그린벨트는 제도 도입 이후 지금까지 48회에 걸친 규제완화 조치가 있었다. 그 사이 대도시의 확산을 막고 자연환경을 보존한다는 당초의 취지는 상당부분 훼손됐다. 지난 99년말 헌법재판소가 ‘그린벨트 헌법불합치’판정을 내린 것과 그린벨트의 엄청난 사회적 비용에 관한 개발론자들의 주장이 대폭 수용된 것이 그린벨트 해제 결정의 기폭제 역할을 했다. 그후 1년반이 지난 지금 각 지자체들은 미리 정한 사용용도에 맞춰 그린벨트 해제를 추진하는가 하면 일부 지자체는 그린벨트 개발을 위한 민자유치 설명회까지 개최하는등 그린벨트 훼손에 지자체가 앞장서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지난해 4월께 그린벨트내 대지에 주택이나 식당, 병원 등 근린생활시설을 가릴 것 없이 지을 수 있게 하는 규제완화조치로 인해 지방자치단체별 지역이기주의와 재산권행사에 따른 마구잡이식 개발, 투기의 한바탕 회오리로 인해 그린벨트가 극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도내의 경우 그린벨트 면적은 1천302㎢로 전국 그린벨트의 24.1%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 71년 7월30일 개발제한구역이 지정 고시된 이후 지금까지 경기북부지역에서만 여의도 면적의 3배 가량인 257만288평이 훼손됐다. 경기북부지역의 자치단체들은 주민들의 개발제한구역 훼손에 대해서는 도시계획법을 적용해 강력한 단속을 펼치고 있으나 공공기관 청사, 종합운동장, 취수장 등 각종 공공시설물은 마땅한 장소가 없다는 이유로 개발제한구역안에 지어지고 있어 형평성 문제까지 일고 있다. 전체 면적의 78%인 63.89㎢가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 있는 의정부지역의 경우 전철차량기지, 농업기술센터, 의정부교도소, 가스공급시설 설치 등을 이유로 모두 75건 21만6천398평이 훼손됐다. 고양시는 경부고속철도기지창·난지하수처리장·체육공원·지하철공사 차량사무소시설 등으로 99만5천461평이 훼손됐으며 남양주시는 남양주 제2청사·법원·교육청·경찰서·종합운동장·하수처리장 등 40개의 공공시설이 개발제한구역내에 건립돼 33만1천평이 훼손됐다. 또 구리시는 소방서·환경사업소·쓰레기소각장·마을회관 등 모두 25건 4만1천862평이 훼손됐으며 양주군은 군 신청사 등 1만491평이 각각 훼손됐다. 하남시도 우체국·소각장·분뇨처리장·동사무소 등 각종 공공시설물을 개발제한구역 97만5천76평에 건립했다. 뿐만 아니라 부천·광명·안산·남양주시 등 도내 11개 시·군이 그린벨트에 추진중인 골프장만도 모두 23개로 총면적은 416만평이나 된다. 이중 하남시가 3개, 시흥시는 6개, 안산시는 2개 골프장 건립을 도에 요청한 상태다. 하남시는 민자 유치로 경전철 건설을 추진하면서 그린벨트에 대규모 아파트단지를 지어 건설업체에 수익성을 보완해주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성남시는 여수동 7만평에 시청, 법원, 검찰청, 세무서 등 공공청사가 입주하는 행정타운 건립을 추진중이며 의왕시는 백운호수 주변 35만평 그린벨트에 경정장, 골프장, 유스호스텔 등을 건립하기로 하고 기업체를 대상으로 민자유치 설명회까지 개최했다. 그린벨트 5만8천여평에 경륜장 설치를 정부로부터 허가받아 놓은 광명시도 또다른 지역의 그린벨트를 풀어 ‘음반밸리’를 만드는 계획을 추진중이다. 일부 자치단체는 또 주민 반대로 입지 선정에 어려움을 겪던 하수종말처리장, 소각장 등 이른바 ‘기피시설’을 민원이 적은 그린벨트에 집중적으로 설치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성남시는 그린벨트에 쓰레기소각장 설치를 계획하고 있으며 부천시·남양주시·구리시·광주군 등 도내 자치단체들은 그린벨트 16곳에 하수종말처리장 설치를 추진중이다. 이처럼 정부가 주민의 생활불편을 덜고 불필요한 규제를 완화한다며 개발제한구역에 공공시설물 설치를 가능하게 한 개발제한구역 관리계획이 엉뚱하게도 그린벨트 잠식의 주범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 특별조치법에 따르면 자치단체는 개발제한구역안에서 학교 등의 공익시설과 도로, 상·하수도시설, 폐기물처리시설 등 공공시설은 물론 골프장을 비롯한 실외체육시설 조성 계획을 수립해 광역단체를 거쳐 건설교통부의 최종 승인을 받으면 행위허가를 내줄 수 있게 돼있다. 여기에다 재정문제에 시달리는 자치단체로서는 엄청난 지방세 수입에 대한 유혹을 떨칠 수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도가 지난해 고양시 소재 골프장을 조사한 결과 18홀 규모의 회원제 골프장 준공때 내는 지방세는 취득세와 등록세를 포함해 200억원 규모나 되고 연간 종합토지세와 재산세로 4억5천여만원의 고정수입을 올릴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대해 도시계획 전문가들은 “주민들의 반발이 심한 기피·혐오시설의 경우 그린벨트내 설치가 불가피한 측면도 있으나 관공서나 위락시설 등을 건설하기 위해 그린벨트를 마구 훼손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녹색연합 관계자는 “그린벨트내 산림의 면적이 1%만 줄어들어도 이산화탄소 흡수량이 2만843t이 줄게 되며 이같은 수치는 1만5천241명이 한해 배출하는 이산화탄소양과 맞먹는다”며 “그린벨트 해제가 대기 정화기능과 지구온난화 현상의 악화는 물론 신시가지 개발에 따른 침수피해 등 환경재앙의 단초를 제공할지 모른다”고 경고했다. 몇년전만해도 일상에 찌든 도시민들이 답답한 빌딩 숲속을 벗어나 한적한 외곽도로를 달리다보면 주변으로 넉넉한 숲과 들판에서 휴식을 찾고 신선한 공기를 제공받아왔던 곳이 그린벨트다. 그린벨트를 새로운 틀의 도시환경구역으로 적극적으로 가꾸되 계획이 없이는 개발이 없도록 해야하고 한뼘의 땅이라도 아끼는 국토정신이 정책목표의 근간이 되도록 정책의 일관성이 필요한 때가 바로 지금이다. /이관식기자 kslee@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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