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포 아파트 화재, 사망자 근로자 2명ㆍ주민 2명… 오늘 합동감식

2일 오전 군포시 산본동의 한 아파트 화재현장에서 감식반이 현장점검을 하고 있다. 지난 1일 발생한 화재로 4명의 사망자와 7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윤원규 기자
2일 오전 군포시 산본동의 한 아파트 화재현장에서 감식반이 현장점검을 하고 있다. 지난 1일 발생한 화재로 4명의 사망자와 7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윤원규 기자

11명의 사상자를 낸 군포시 아파트 화재로 사망한 이들은 30대 근로자 2명과 30대와 50대 이웃 주민 2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일 오후 4시37분께 군포시 산본동 백두한양9단지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불은 아파트 12층에서 5명의 근로자가 노후한 섀시를 새것으로 교체하는 작업 중 폭발음과 함께 갑자기 발생했다.

불이 난 직후 현장에서 일하던 근로자 A씨(31)와 태국인 B씨(38)가 바닥으로 추락, 두개골 골절 등으로 그 자리에서 숨졌다.

소방당국은 화재 현장서 전기난로가 발견된 점에 주목하고 있다. 창문을 제거한 상태에서 하는 섀시 교체 작업 과정에서 찬바람이 안으로 들어오다 보니 이를 막고자 전기난로를 가동하다 불이 났을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이다. 한 작업자가 “전기난로를 켠 상태에서 작업했다”는 등의 진술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 관계자는 “전기난로가 화재 원인이 됐다고 단정할 수는 없으나, 난로 주변에서 폴리우레탄과 시너 등 가연성 물질이 발견된 점에 미뤄볼 때 화마를 키웠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화재 직후 시뻘건 불길은 집 안 전체로 퍼졌고, 얼마 안 가 검은 연기가 맹렬한 기세로 창밖으로 퍼져 나왔다. 소방당국은 헬기 1대를 포함해 펌프차 등 장비 40대를 동원 진화에 나섰으나, 연기는 걷잡을 수 없이 번졌다. 혼비백산한 주민 중 일부는 옥상으로 긴급히 대피했다.

방화문이 정상 작동한 데다 옥상 문이 열려 있었으나 당황한 이웃 주민 3명은 연기에 시야가 가려 옥상으로 향하는 문을 지나쳐 권상기실(엘리베이터의 도르래 등 부속 기계가 있는 공간)까지 갔다가 연기에 질식해 쓰러졌다. 이 중 C씨(35ㆍ여)와 D씨(51)씨 2명이 사망했다. 또 다른 1명은 위중한 상태다.

1일 오후 4시 37분께 군포시 산본동의 한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 4명이 사망했다. 화재로 처참히 망가진 아파트에서 소방관들이 현장을 수색하고 있다. 윤원규기자
1일 오후 4시 37분께 군포시 산본동의 한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 4명이 사망했다. 화재로 처참히 망가진 아파트에서 소방관들이 현장을 수색하고 있다. 윤원규기자

소방 관계자는 “이들 주민은 권상기실쪽 좁은 문이 비상구인 줄 알고 잘못 들어갔다가 좁은 틈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채 연기에 질식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 밖에 6명이 연기를 들이마시는 등 다쳤다. 이들 중 일부는 소방대원이 도착하기 전 화재 현장 근처에 있던 일반 사다리차에 의해 구조됐다.

군포경찰서와 경기소방재난본부, 국립과학수사원 등 관계기관은 이날 오전 10시30분 해당 아파트 현장에서 합동 감식을 벌일 예정이다.

경찰은 현장 내부 정밀감식을 통해 정확한 발화 지점과 원인을 조사한 뒤, 그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윤덕흥·김해령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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