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의회, 경기관광공사·경기연구원 기관장 인사청문회…‘지인찬스’·‘경력 부족’ 도마 위

경기도의회가 경기도 산하 공공기관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진행하는 가운데 후보자의 ‘지인찬스’와 ‘경력 부족’ 등이 도마 위에 올랐다. 도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와 기획재정위원회는 28일 각각 경기관광공사 사장 후보자인 조원용 전 효성그룹 전무와 경기연구원 원장 후보자인 주형철 전 청와대 경제보좌관에 대한 인사청문회에 나섰다. 우선 경기관광공사 사장 인사청문회에선 조원용 후보자와 김동연 경기도지사 간 인연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국민의힘 윤충식 의원(포천1)은 “후보자가 김 지사와 덕수상고 동문이다. 여기에 특보단 활동까지 하면서 일각에선 ‘지인찬스’라는 얘기가 나온다”라고 꼬집었다. 같은당 최승용 의원(비례)도 “김 지사와 정치적 동지인 후보자가 또 다른 지원자의 기회를 뺏는 건 아닐까라는 합리적인 의심이 든다. 심지어 후보자는 서울에서 살고 있고, 도에서 활동한 게 전혀 없는 인물”이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같은당 김정호 의원(광명1)은 “후보자는 김 지사가 대선 후보였을 당시 지지율이 1%일 때도 도움을 줬다”며 “보은인사라는 이야기가 나올 수밖에 없다”고 목청을 높였다. 이에 대해 조 후보자는 “지인찬스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 사회에서 혈연과 지연, 학연으로 연결되지 않을 수가 없기 때문”이라며 “당시에는 김 지사가 창당한 바 있는 ‘새로운물결’의 정신이 좋아서 합류했고, 도왔던 것이다. 관광 산업에 관심을 갖고 있었고, 마침 관광공사 자리가 나와 지원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와 함께 기재위에서 열린 경기연구원 원장 인사청문회에선 주 후보자의 경력 및 전문성에 대한 질문이 집중적으로 나왔다. 국민의힘 김현석 의원(과천)은 “그동안 경기연구원 원장들은 학술적으로 전문적인 분이 많았다. 연구원장으로서 연구원을 이해하려면 연구 실적 등이 있어야 할 텐데 커리어에서 학술 성과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 주 후보자는 “그동안 얻은 경험을 통해 도민의 문제를 풀어낼 수 있는 정책을 연구 및 개발하고 도민 삶의 질과 관련된 중요 문제도 빠짐없이 연구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이날 도의회 문체위는 양당 합의 끝에 ‘적격’ 의견이 담긴 결과서를 채택했다. 최종 임명 여부는 김 지사가 결정한다. 임태환기자·이나경수습기자

화성시, 겨울철 한파 대비 분야별 종합대책 마련

화성시가 겨울철 한파에 대비, 종합대책을 마련했다. 시는 28일 본관 5층 재난안전상황실에서 겨울철 한파를 대비하기 위한 자연재난 종합대책 점검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단계별 상황관리 체계 확립 ▲한파 대응 근무체계 ▲취약계층 및 농업‧축산‧해양 시설물 점검 결과 등에 대한 보고가 이뤄졌다. 이후 시는 한파특보 발효 시 안전정책과를 총괄상황반으로 하고, ▲복지분야대책반 ▲노인보호대책반 ▲건강관리지원반 ▲상수도대책반 ▲농작물대책반 ▲축산물대책반 ▲어민피해대책반 등 8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운영키로 했다. 이 중 복지분야대책반은 현장 보호활동과 응급 잠자리 확충, 홀몸노인‧기초수급자 점검, 노숙인 추적 및 지원 등 동절기 보호대책을 수립·강화한다. 노인보호대책반은 한파쉼터로 운영 중인 경로당과 노인복지관을 점검하고, 난방비 및 난방용품 지급, 취약노인 대상 전화 및 가정방문 등을 실시한다. 건강관리지원반은 간호사와 영양사, 운동사 등 전문 인력과 함께 취약계층을 찾아 건강 문제를 살피고, 방한 물품을 지급한다. 이와 함께 시는 상수도 동파에 대비하기 위해 취약지역 순찰 및 홍보활동을 확대하고, 노후계량기 교체와 급수전 보온관리상태 등을 확인한다. 또 혹시 모를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농업‧축산‧어업분야에 대한 시설물을 점검하고, 비상근무 체계를 가동·유지한다. 정명근 시장은 “한파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며 “시민이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긴장을 늦추지 말라”고 지시했다. 화성=김기현기자

[인천 깃대종, 생태계를 가다] 깃대종 보호의 오늘과 내일…29일 2022 인천깃대종 한마당

“인천의 깃대종의 지속적인 보호와 서식지 보전이 필요합니다.” 올해 인천의 깃대종을 모니터링하고,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홍보 캠페인을 펼쳐온 것을 공유하는 자리가 열린다. 인천녹색연합은 29일 인천하버파크호텔 스퀘어원I에서 깃대종 모니터링 시민과 단체 활동가 약 30명이 참석한 가운데 ‘2022 인천깃대종 한마당’을 개최한다. ‘인천깃대종 보호의 오늘과 내일’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행사는 깃대종 보호를 위한 활동에 대한 경험을 공유한다. 교육 분야에서는 함형복 시민과학자, 홍보 분야에선 서석진 인천녹색연합 활동가, 모니터링 분야에선 김경숙 시민과학자 등이 나선다. 앞서 박주희 녹색연합 사무처장은 인천 깃대종 선정의 과정과 의의 등도 설명한다. 이어 원탁토론에서는 소그룹을 2개로 나눠 경험을 나누고 정책을 제안하는 것을 비롯해 깃대종 보호를 위한 내용을 공유하고 아이디어와 추가 의견을 모은다. 토론 의제는 교육 분야는 깃대종 교육이 학교와 지역에서 보다 다양하게 진행되는 방법이고, 홍보 분야는 시민들에게 깃대종을 알리고 보호의 공감대를 살 수 있는 방법 등이다. 모니터링 분야는 각종 모니터링 자료가 생태계보전에 기초자료로 활용하기 위한 방안도 찾는다. 녹색연합 관계자는 “이번 행사를 통해 인천 깃대종의 교육, 홍보, 모니터링과 관련된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공유하려 한다”며 “이번에 나온 의견 등을 모아 정책을 마련한 뒤, 인천시와 인천시교육청에 제안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민우기자

이동편의센터 예산 증액했지만, 장애인 편의 ‘제자리’

경기도가 완공 도로에 설치된 점자블록의 적정성 여부 등을 점검하는 예산을 올해 증액했음에도 끝내 활용처를 찾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이 이와 관련한 법적 의무화 등 국회 차원의 개선 가능성 역시 낮기에 도 차원에서라도 이번 예산의 활용 방안을 모색해 교통약자의 편의를 증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28일 경기도 등에 따르면 도는 지난해 2억4천여만원이었던 ‘경기도이동편의시설기술지원센터 운영 예산’을 5억원(경기일보 2021년 12월20일자 1면)으로 올해 늘렸다. 이동편의시설기술지원센터(이하 센터)는 각 시·군 및 담당 부서의 요청에 따라 공사가 끝난 도로의 점자블록과 턱 등이 적정하게 들어섰는지를 사후 점검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도내에선 수원·용인특례시 등 시·군이 운영 중인 센터가 2곳뿐이며 도가 위탁을 준 경기도센터는 위치(수원) 특성상 경기지역 전체의 도로를 확인하는 데 버거운 실정이다. 이처럼 센터들이 남부에 집중돼 있는 만큼 도는 도비 지원으로 북부지역 시·군이 센터를 신설하게끔 만든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올해 초부터 세 차례 수요조사를 진행한 결과, 이를 원하는 시·군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 올해 예산은 도의회의 심의에 따라 내년으로 이월될 처지에 놓였다. 이런 가운데 경기도센터가 지난해와 올해 남부지역 신설 도로를 조사한 결과, 적정 설치율은 60%로 드러났다. 사후 점검 요청이 법적 강제 사안이 아닌 만큼 일선 시·군에서 업무량 증가 등을 이유로 이를 꺼린 것으로 분석된다. 상황이 이런 탓에 국민의힘 김예지·이종성 국회의원이 지난 2020년 중순 관련 시설 조성 과정에서 장애인과 같은 교통약자 단체의 참여 등을 의무화하는 내용의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한 바 있다. 그러나 행정기관에 대한 민간단체의 책임전가가 우려된다는 반대 여론으로 해당 법안들은 정부안으로 병합됐다. 이에 따라 관련 단체의 의견 수렴은 권장 사안에 그쳤다. 이처럼 국회 차원의 대책이 막히면서 전문가들은 도의 행정으로 교통약자를 배려하는 분위기가 형성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병화 경기복지재단 연구위원은 “일선 시·군과 업체가 장애 감수성을 갖추지 못한 채 공사를 진행해 부적절하게 점자블록 등이 설치된 것으로 보인다”며 “센터의 활성화와 기존 사업의 연계를 통해 이 같은 문제를 막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도 관계자는 “올해 예산이 급작스럽게 늘어나 활용처를 찾지 못했다”며 “내년으로 예산이 이월될 경우 경기도센터를 분소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고민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정민기자

[도전! 민선2기 체육회장] 광주시체육회장, 소승호 현 회장·박범식·이문섭 물망

민선 2기 광주시체육회장 선거는 소승호 현 회장(65)이 재출마를 선언한 가운데, 박범식 광주문백로타리클럽회장(55)과 이문섭 광주시골프협회장(51)이 후보 물망에 올라 3파전이 될 전망이다. 소 회장은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신동헌 광주시장후보 공동 선대위원장과 광주시체육회 상임부회장을 역임했으며, 2020년 초대 회장 선거에 당선돼 3년간 시체육회를 이끌어 오고 있다. 소 회장은 “임기동안 광주시종합운동장 조기 착공을 위해 시민 1만 명으로부터 서명을 받아 내년 2월 착공이라는 결실을 맺었다”라며 “종합운동장 조기 완공과 체육시설 확충으로 전국대회 유치 등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박 회장은 오포초 체육진흥회장과 광주시축구연합회 부회장, 오포읍체육회장 등 다양한 체육회 활동과 경험을 살려 체육인과 소통하고 체육인이 원하는 체육회를 만들겠다는 포부다. 박 회장은 “30여 년간 현장 경험을 통해 시체육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다. 체육인들의 위상과 긍지를 높이고 단합된 순수 체육단체로서의 체육회 기능 강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피력했다. 이 회장은 광주중앙고 시절 씨름과 인연을 맺은 이후 20여 년간 오포읍체육회 임원과 광주시체육회 운영위원, 자문위원을 맡아 꾸준히 경험을 쌓았다. 이 회장은 “씨름을 시작한 고교 이후 체육과 떨어진 적이 없다. 지난 지방선거에 불출마를 선언한 것도 체육인으로 시민에게 봉사하기 위해서다”라며 “내년 2월 종합운동장이 착공한다. 조기 완공을 위해서는 예산 확보가 필수적이다. 시의회 의정경험을 살려 빠른 예산 확보로 조기 완공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김영웅기자

[전시리뷰] 경기도미술관 2022 경기작가집중조명 ‘달 없는 밤’

지난 24일부터 ‘2022 경기 시각예술 집중조명 프로젝트’에 선정된 기슬기, 천대광, 김시하 작가의 신작 발표전 ‘달 없는 밤’이 경기도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올해로 두 번째를 맞은 경기문화재단과 경기도미술관의 경기작가집중조명전은 사진, 조각, 설치 등 다양한 매체를 다뤄온 10년 이상 경력의 중진 작가들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서로 다른 시공간에 존재하는 별빛이 지금 우리에게 와 닿는 것처럼 각기 다른 시작점에서 출발해 경기도미술관으로 모여든 세 작가들이 관람객들과 만난다. 하늘을 수놓는 별이 또렷하게 눈에 담기는 ‘달 없는 밤’, 세 명의 작품 세계를 지금 여기서 살펴본다. 기슬기 작가는 카메라의 뷰파인더 안을 어떻게 채워 넣을지 고민하는 작업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그는 사진을 찍은 이후의 과정에도 줄곧 매달린다. 인화된 사진을 재촬영하거나 원본 이미지에 조작을 가한 뒤 다시 사진으로 출력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하나의 이미지에 녹아든 시공간의 궤적을 조명한다. 기 작가는 전시장에 설치와 조명 작업을 마친 뒤 액자 속에 걸린 9점의 사진을 다시 찍었다. 작가는 이렇게 액자 속 원본과 유리에 비친 모습이 겹쳐 있는 작품을 빚어냈다. 한 장의 사진에 전시공간과 작업을 이어온 시간의 흔적이 뒤섞인 채로 겹겹이 쌓여 있다. 관람객들은 유리를 통해 비치는 자신과 나를 둘러싼 전시장의 모습도 발견한다. 무엇이 프레이밍됐을 때 사진이라고 할 수 있는가. 과연 어디까지가 재현이고 어디까지 복제인가. 기 작가의 사진은 이처럼 사진 매체의 근간을 들여다보는 기회를 제공한다. 천대광 작가는 개인의 내면이 묻어나는 요소들이 바깥 세상과 호응할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지켜보려고 한다. 그가 전시장에 마련한 ‘사람의 집’엔 작가 본인의 유년 시절 기억이 투영돼 있다. 1970년대 급격한 산업화 시기, 곳곳에서 건물이 지어지는 광경을 보며 자란 기억을 더듬으며 작업에 임한 천 작가는 이번 작업에서 당대 양옥에서 주로 보였던 슬래브 건축 양식을 녹여냈다. 형형색색의 유리와 통일되지 않은 인테리어가 정제되지 않은 천 작가의 내면과 맞닿아 있다. 천 작가가 만들어낸 구조물은 단독으로 존재할 수 없다. 관람객들은 그가 빚어낸 공간에 스며들 기회를 얻는다. 방을 드나들고, 계단을 올라가면서 빈 곳을 채우는 관람객들로 인해 작가의 개인적인 표현 양식들이 재구성되거나 다시 의미를 획득하기도 한다. 개인이 펼쳐놓은 시공간에 관람객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접속할 수 있다는 점이 작품의 매력이다. 김시하 작가는 대형 설치 작업을 이어오다가 최근 들어 물성에 주목하고 있다. 그는 조각 작업을 무대로 올려 작품의 존재성을 가늠해보는 자리를 마련하는 데 관심을 보인다. 존재의 본질은 곧 경계와 이어진다. 그는 자연과 인공, 중심과 주변 등 이분화된 개념이 무대의 경계를 넘나드는 과정을 알아본다. 김 작가는 이번 작품 ‘조각의 조각’을 만드는 데 있어 지금껏 제작해 온 작품들의 파편을 재활용해 무대를 꾸몄다. 무엇이 쓸모있고 무엇이 쓸모없음을 말하고 있는가. 조명과 조각들로 채워진 무대 공간에서 관람객들은 작품의 일부이자 작품 바깥의 관찰자를 오가는 존재가 된다. 전시 공간과 작품 그리고 관람객의 속성을 구분 짓지 않으려는 김 작가의 고민이 묻어난다. 김선영 경기도미술관 학예연구사는 “세 명의 중진 작가들이 구축해 온 작품 세계를 조망하면서도 현 시점에 어떤 생각으로 작품을 풀어내는지 엿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밝혔다. 전시는 내년 2월12일까지. 송상호기자

인천시, 준공영제 시내버스 표준운송원가 동결…내년부터는 원가 변동에 맞춰 지급 예정

인천시가 2021·2022년 준공영제 시내버스 표준운송원가를 동결한다고 28일 밝혔다. 시는 지난해 11월부터 7천890만원의 예산을 들여 준공영제 시내버스 2천36대에 대한 2021년 표준운송원가 산정을 용역했다. 용역 결과, 2021년 간선버스와 지선버스의 표준운송원가(1일 1대당)는 각 11만3천950원, 10만619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0년 대비 각 1만2천940원(10%), 1만7천960원(14%) 낮게 나왔다. 그러나 시는 2021년, 2022년 표준운송가를 2020년의 표준운송원가와 동일하게 지급한다. 시는 지난 2016년 버스운송사업조합과 버스준공영제 이행협약을 했다. 이 협약은 표준운송원가 용역을 3년마다 하기로 했다. 또 용역결과 해당년도(2021년) 표준운송원가가 전년(2020년)대비 낮을 경우 2년차(2021, 2022년)까지는 전년 원가로 동결키로 했다. 그러나 3년차(2023년)에는 물가지수 변동분의 50%를 반영키로 했다. 표준운송원가 책정이 낮게 나왔지만 시는 이 협약에 따라 차액분 214억6천298만5천500원을 돌려받지 못한다. 이에 시는 지난달 조합과 준공영제 제도개선 합의를 통해 표준운송원가 산정 용역을 3년에서 2년으로 조정했다. 시 관계자는 “제도개선 합의에 따라 앞으로는 표준운송원가가 전년 대비 떨어져도 동결하는 것이 아니라 변동폭의 1%는 돌려받는다”고 했다. 한편, 표준운송원가는 1일 버스 1대가 운영하는데 들어가는 인건비, 연료비, 보혐료, 차량 감가상각비 등의 총 비용이다. 박주연기자

[현장, 그곳&] 한파 예보에 경기도 난방 제조업계 '기대감'

#1. 전기요, 전기장판 등 계절 가전을 제작해 판매하는 양주 소재 기업 ‘창영테크’는 올 겨울 포근한 날씨 탓에 작년 대비 매출이 30~40% 줄었다. 이창근 창영테크 대표(35)는 “온열제품은 주로 10~11월에 많이 팔리는데 올해는 날씨 영향을 받아 실적이 저조한 상태”라며 한숨을 쉬었다. 그러나 지난 주말 이후 들려온 한파 소식에 그는 “12월엔 상황이 조금이나마 나아질 것이라 기대된다”며 희망을 가졌다. #2. 부천에서 전기히터, 온풍기 등을 생산·판매하는 조경석 ‘대성정밀’ 대표(68)는 “올해는 작년에 비해 판매 실적이 60%가량 감소했다”며 “계절 상품은 날씨가 도와줘야 하는데 아직까지는 공장에 자재가 그대로 남아있는 상태”라고 하소연했다. 다만 “이제 본격적인 추위가 찾아오면 매출도 예전 수준으로 회복되지 않을까 꿈꾼다”고 덧붙였다. ‘더운 겨울’ 영향에 하락세를 그리던 난방용품 매출이 12월부터 반전을 노리고 있다. 경기도내 유통업계는 물론 난방기기 제조 중소업체까지 다가오는 ‘한파’를 두고 반가운 기색을 보이는 분위기다. 28일 유통가에 따르면 올해 11월 약 한 달 간 난방용품의 매출액과 판매량은 예년에 비해 고전을 면치 못했다. 롯데마트의 경우 같은 기간 핫팩·문풍지의 판매량이 전년 대비 -5%, 난로·히터·가습기·난방텐트 등 계절 가전은 –10%로 각각 떨어졌다. 홈플러스는 대표적인 난방용품인 전기요·히터·전기매트·가습기 등 4개 품목에서 지난해와 같은 수준의 판매량을 보였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올해는 ‘수능 한파’도 덜했던 만큼 따뜻한 날씨 영향을 받아 매출액과 판매량이 저조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현상은 이커머스 업계도 마찬가지다. 지난 15일부터 24일까지 열흘간 11번가의 난방용품 판매 추이를 살펴봤을 때, 전년 동기 대비 난방용품의 판매량이 급감했다. 전기매트·장판은 -1%로 상대적으로 감소 폭이 작았지만, 전기요(-47%), 전기히터(-61%), 온풍기(-69%) 등 대부분 품목에서 큰 감소세를 보였다. 특히 전기히터와 온풍기의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60%가 넘게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도내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올해 11월은 이상고온 등의 영향으로 따뜻한 날씨가 유지된 탓에 난방용품 판매가 특히 저조했다”면서도 “비가 그친 뒤 한파가 찾아오면 난방용품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기상청은 이날(28일) 비 소식 이후로 강추위가 찾아온다고 전망했다. 30일부터 영하권이 시작되면서 다음 달 1일에는 영하 9℃까지 떨어지는 등 한파경보가 내려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고됐다. 이은진기자

[현장, 그곳&] 하루에 연탄 한 장… 취약계층, 매서운 ‘에너지 보릿고개’

“하루에 연탄 한 장도 아까워요. 춥지만 버텨야죠…” 28일 오전 6시30분께 찾은 수원역 일대. 역사 안에서부터 지하주차장까지 이어진 통로 구석 한 켠에는 10여명의 노숙인 무리가 찬 바람을 피해 이곳으로 모여 넓게 핀 박스 한 장 위에 몸을 웅크리고 자고 있었다. 한 노숙인은 열린 유리 문으로 찬 바람이 들어오는지 자다 깨기를 반복하며 모자를 고쳐 쓴 후 기둥 뒤로 자리를 옮기기도 했다. 오전 7시가 되자 노숙인들은 저마다의 자리를 정리하며 수원 정 나눔터 앞에 긴 줄을 이었다. 거리 생활 5년 차에 접어든다는 김범석씨(57·가명)는 “오늘같이 날이 추워지면 몸에 열을 내기 위해 최대한 늦게까지 돌아다닌다”며 “이번 겨울은 더 두꺼운 박스를 찾아 헤매야 한다”고 말하며 급하게 자리를 떴다. 같은 날 광명시 소하동의 한 판자촌 일대. 재활용시설 바로 옆 20여명의 주민들이 자리를 잡은 이곳은 비닐과 폐그물, 스티로폼, 슬레이트로 된 집이 빼곡하게 줄지어 있었다. 화목보일러와 연탄을 사용하는 듯 아궁이와 연탄이 곳곳에 쌓여 있었으며 판자촌 지붕 위는 스며들어 오는 강풍을 막고자 슬레이트를 겹겹히 쌓아 놓고 그것도 모자라 돌까지 덧대며 추위와의 힘겨운 전쟁에 여념이 없었다. 이곳 주민들은 지난해 사랑의 연탄 등 여러 봉사단체로부터 500여장의 연탄을 지원받았었지만 올해는 물가 상승으로 연탄을 100~200장 정도 적게 지원받았다. 이혜옥 할머니(75·가명)는 “지금부터 3월까지 연탄 300장으로 버텨야 한다. 하루에 한 장도 아까워 밤에만 겨우 연탄을 뗀다”며 “올해 지원 받은 연탄을 아껴써도 3월까지 턱 없이 부족하다. 수술한 팔도 쓸 수 없어 일을 하지 못하고 있는데 언제 또 지원을 받을 수 있을런지…”라며 한숨을 내쉬며 말을 흐렸다. 30일부터 최저기온이 영하 7도까지 떨어지며 본격적인 한파가 예상된 가운데 도내 취약계층이 겨울나기 직격탄을 맞았다. 이날 경기도에 따르면 도내 취약계층은 장애인 등 건강 취약계층 15만명, 취약노인 6만833명, 거리·시설 노숙인 799명 등 총 21만4천여명으로 집계된다. 이런 가운데 고물가·고금리의 장기화로 취약계층에 대한 도움의 손길마저 줄어든 탓에 이들은 평소보다 더욱 힘겨운 겨울나기를 보내야 하는 실정이다. 이에 경기도는 이달부터 3월까지 취약계층 지원 중점기간으로 두고 순찰, 응급 잠자리, 생활 지원사로 안부 확인, 방문건강관리 등으로 도내 취약계층을 집중 관리할 계획이다. 박승희 성균관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라도 의료, 돌봄, 주거 등이 확실하게 보장돼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어야 한다”며 “특정 계절, 단기간에 지원을 하는 응급처방이 아닌 정부와 지자체가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사각지대에 놓인 취약계층을 발굴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은진기자

공연 수익 전부 어려운 이웃에…따뜻한 연말 나눔 앞장서는 ㈔전통국악예술교육협회

㈔전통국악예술교육협회(대표 김혜진)가 공연 수익금 전액을 활용해 수원과 화성시내 복지시설 운영에 필요한 물품을 전달했다. 협회는 28일 오전 화성시 노인요양시설 묘희원(원장 홍성일)에 이어 이날 오후엔 수원특례시 양로원인 평화의 모후원(원장수녀 페르난데스 그레이스)에 각각 230만원 상당의 물품을 전달했다. 물품 구입비는 협회가 지난달 30일 선보인 제3회 정기공연 ‘鼓聲-북의 소리’에서 마련된 수익금 전액으로 마련됐다. 속기저귀, 겉기저귀, 화장지, 물티슈 등 노인 복지에 필요한 생필품이 전달돼 양로원 내 어르신들에게 유용하게 사용될 전망이다. 협회는 복지 사각지대 극복을 위한 이 같은 나눔 활동뿐 아니라 어르신들의 문화생활 향유를 위한 공연 초청 등을 해오며 지역사회 온기 확산에 앞장 서 왔다. 김혜진 ㈔전통국악예술교육협회 대표는 “아동복지시설에 많은 나눔 활동이 이어지고 있지만 어르신들을 위한 물품 전달은 후순위로 밀리는 현실이 아쉽다”면서 “코로나19의 상흔이 채 가시기도 전에 재유행 국면을 맞는 등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만큼 사각지대를 위한 따스한 손길이 절실하다”고 전했다. 송상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