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기·적성교육 폐지논쟁

방학중인 일선고교가 편법운영되고 있는 특기·적성교육의 폐지를 두고 뜨거운 논쟁을 벌이고 있다. 도교육청 홈페이지에는 ‘보충수업을 다시하게 해달라’는 학생들의 글이 연일 수백건씩 게재되고 있다. 교육부의 보충수업금지 조치 2년만에 뒤늦게 벌어지는 논란은 최근 방학을 맞은 고교들이 편법 보충수업에 대한 비난여론과 도교육청의 강력한 장학지도로 계획했던 보충수업을 잇따라 취소했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인터넷을 통해 보충수업을 다시 하게 해달라는 것과 금지시킬려면 형평성에 맞게 전국적으로 똑같이 해달라는 것이다. 또 이 글속에는 학교가 보충수업을 뒤늦게 중단함으로써 방학중에 아무런 계획을 세울 수 없다는 것에 대한 학생들의 불만도 포함돼 있다. 이같은 논쟁의 핵심은 입시위주의 고교교육을 정상화하겠다는 교육정책에도 불구하고 일선 학생들이 현실적으로 느끼는 입시부담과는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같은 논쟁이 뒤늦게 발생한 것은 일선 고교들이 스스로 교육부의 정책을 불신하고 그동안 편법적인 보충수업을 계속해 왔다는 데 문제가 있다. 학교가 겉으로는 인성교육을 강조하면서도 스스로 편법적인 자율·보충수업을 해왔고 올 겨울방학은 그동안 지침을 준수했던 학교마저 학부모들의 요구를 이기지 못해 전면적인 보충수업에 나선 것. 실제 일선고교들은 반복적으로 편법 운영해 오던 보충수업을 중단시켜 놓고 학부모들의 불만이 높아지자 그 책임을 은근히 교육당국에 전가시켜 교육불신을 조장하고 있다. 더욱이 이번 논쟁에서 학교는 빠져있다. 마치 머리숙여 사과해야 할 학교당국은 아무런 잘못이 없다는 태도다. 교육 및 시민단체들은 그동안 고교 스스로 대입성적으로 학교를 서열화시키고 입시경쟁을 부추키는 고교들의 태도를 강도높게 비판해 왔다. 이번 보충수업 중단에 따른 학생들의 불만도 사실 학교가 법을 어겨가며 조장한 것이다. 따라서 현시점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학교들의 솔직한 자기반성이 아닌가라고 반문하고 싶다. /최종식기자 jschoi@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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