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2.6%대 역대최저 대출 금리
중도상환수수료까지 면제 혜택
기존 대출자엔 갈아타기 ‘매력’
총재원 20조…수요는 200만명
전체 대상자의 고작 10% 수준
신청 폭주예상 ‘조기소진’ 비상
안심전환대출 출시를 앞두고 금융권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연 2.6%대의 낮은 금리와 중도상환수수료 면제 등의 장점으로 인해 안심전환대출에 대한 수요는 폭발적일 것으로 예상되는데 반해 공급은 크게 못 미칠 것으로 보이면서 극심한 ‘품귀현상’이 빚어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변동금리 또는 원금을 갚지 않고 이자만 내는 주택담보대출을 낮은 금리의 장기 분할상환대출로 바꿔주는 ‘안심전환대출’이 24일 국민, 기업, 농협, 수협, 신한, 우리, 외환, 하나, 씨티, SC, 경남, 광주, 대구, 부산, 전북, 제주은행 등 16곳의 은행에서 일제히 출시된다.
대상은 주택가격 9억원 이하, 대출액 5억원 이하 아파트, 빌라, 단독주택 등으로 기존 대출기간이 1년 이상이라는 조건만 충족하면 대부분의 주택담보대출자가 이용할 수 있으며 5년마다 금리가 조정되는 금리조정형의 대출금리는 연 2.63%, 만기일까지 같은 금리가 적용되는 기본형은 2.65%다.
현재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가 연 3.5%인 점을 고려할 때 금리가 무려 0.9%p나 저렴한 셈으로 2억원을 대출받은 사람이 안심전환대출로 갈아타면 한해에 무려 180만원의 이자금액을 절감하는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기존 주택담보대출을 갈아탈 경우 내야 하는 중도상환수수료가 면제되는 만큼 고객 신청이 폭주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안심전환대출의 공급이 제한적이라는 점이다. 변동금리를 내거나 이자만 내는 대출의 비중이 전체 대출의 86.7% 수준임을 고려할 때 전체 안심전환대출 대상은 200만명 수준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이달에 공급되는 안심전환대출 1차분 물량은 5조원, 대출받을 수 있는 인원은 5만명 수준에 불과하다. 안심전환대출의 총 재원 20조원을 모두 고려한다 해도 안심전환대출을 받을 수 있는 수가 전체 대상자의 10% 수준밖에 안 되는 셈이다.
은행권은 비상이 걸렸다. 일찍 신청하고도 안심전환대출을 받지 못한 고객들이 은행에 불만을 쏟아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여기에 중도상환수수료 면제 등으로 인한 은행권 손실이 1천400억~1천600억원 수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금융당국도 안심전환 대출의 조기 소진 가능성에 대비해 한도 증액 등 대비책을 검토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안심전환대출 금리가 워낙 매력적인데다 미국의 금리 인상 얘기마저 나오면서 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수요가 몰릴 경우를 대비해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민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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