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아 약취사건을 보며

자칫 미궁에 빠질 뻔했던 오산 산부인과 영아 약취사건은 모든 범죄는 비정상적인 발상에서 비롯되며 大衆의 감시기능과 신고정신이 얼마나 위력적(?)이었나를 다시한번 입증해줬다.

지난달 16일 오후 1시30분께 오산 J산부인과 신생아실에서 김모씨(30·인천시)가 출산한 생후 3일된 건강한 남자아기가 산모 보호자를 사칭한 20대 여자에 의해 감쪽같이 없어진 사건이 발생했다.

관할 화성서는 아기의 안전보호를 위해 언론매체에 보도자제를 요청한뒤 비밀리에 병원관계자, 주변인물, 목격자 등을 상대로 조심스럽게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그러나 사건발생 10여일이 지나도록 이렇다할 단서를 찾지 못한데다 참다못한 피해자측이 언론사에 이같은 사실을 고지하게 되자 지난달말 공개수사로 수사방향을 돌렸다.

다행히 언론매체의 보도직후 경남 진해에서 익명의 제보로 용의자 박모씨(24·경남 김해시 진영읍)가 경찰에 긴급체포되면서 사건발생 보름여만에 일단락됐다.

박씨는 결혼후 2차례의 유산과 사산을 하는등 정신적인 압박감을 감내하지 못해 남편 모르게 자신의 동생부부와 범행을 모의한뒤 지난달 16일 친정인 용인에 왔다 인근 오산에서 아기를 데리고 갔다.

수차례 유산과 사산의 경험으로 정신적인 고통에 시달렸을 박씨의 처지는 딱하고 이해할 수 있겠지만 아기를 약취한 방법론은 지극히 비정상적인 발상으로 분명한 범죄행위임에 틀림이 없다.

남편과 상의후 입양 등 얼마든지 정상적인 방법으로 아기를 얻어 기를 수 있었으련만 왜 하필 약취라는 극약처방을 내려야 했는지 곰곰히 생각해도 시원스런 답을 얻을 수없어 안타깝기만 하다./오산=조윤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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