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박만 당하는 절도 신고

“절도신고를 하러 갔더니 경찰관이 신고접수는 커녕 주인의 과실이 더 크다며 면박만 주더군요.”

지난 11일 밤 9시께 절도신고를 하러 송죽파출소를 찾았던 정모씨(36·수원시 장안구 송죽동)는 경찰로 부터 면박만 당했다며 분개했다.

수원종합운동장 인근에서 기사식당을 운영하는 정씨는 이날 종업원 김모씨(23·용인시 삼가동)가 수금한 20여만원을 갖고 달아나자 이를 신고하기 위해 파출소를 찾았다.

정씨의 자초지종을 들은 김모순경은 정씨의 피해조서를 받으려는 찰나 옆에 섰던 김모경장이 “뭔 일을 그렇게 복잡하게 하느냐”며 “종업원 관리를 못한 주인의 책임이 크다”고 오히려 면박만 당했다는 것.

더구나 옆에 있던 정모 부소장도 담당형사에게 전화를 걸어 사건내용과 종업원 김씨의 인적사항만 알려줬을뿐 정씨의 사건접수 요구는 묵살했다.

“어떻게 경찰이 그럴 수가 있는 겁니까. 신고를 하러 갔는데 오히려 주인 잘못이 크다며 면박만 주다니….”

“부자나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신고했을 때도 경찰들이 이러한 태도를 보일지 의문입니다. 나처럼 힘없고 권력없는 사람들이 불쌍할 뿐입니다.”

파출소 문을 나선 정씨는 길가에 놓인 돌멩이를 발로 걷어차며 울분을 삭였다.

결국 사건접수는 커녕 경찰의 무책임한 태도에 허탈감만 안은채 파출소 문을 나서는 정씨는 예전과 달라진 것이 하나도 없는 경찰상을 깊숙이 각인한 하루였다./신동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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