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책위 행정당국 책임회피 발언에 억장

“책임을 통감해야 할 공인(公人)들의 그릇된 언행에 자식을 두번 잃은 느낌입니다.”

지난달 30일 일어난 인천시 중구 동인천동 ‘라이브Ⅱ 호프’참사로 아들의 싸늘한 시신을 지키고 있는 김모씨(40) 등 유가족들은 ‘서로 네탓’으로 돌리는 무책임한 행정당국과 유병세 인천시교육감, 이세영 인천시 중구청장 등의 책임회피성 언행에 울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빈소조차 방문치 않는 이들에 대해 “망자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도 모르는 자격없는 공인(空人)” 이라며 “(이번 참사에 대해) 책임이 없다면 왜 (빈소에 오는 것 조차) 망설이는지 모르겠다” 고 울분을 토했다.

사고직후 “학생들이 술집을 찾는 것은 전국적인 현상” 이며 “학생들이 유흥업소에 가는 것을 막지 못한 책임의 일부는 부모에게도 있다고 본다” 고 말해 구설수에 오른 유병세 교육감은 2일까지 빈소를 찾지 않았다. 교육청측은 “연일 이어지는 교장대책회의 등으로 눈코뜰새 없이 바빠 빈소가 정식으로 마련되면 방문할 예정” 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설득력을 잃고 있다.

사고 발생뒤 8시간만에 현장에 나타나 “굳이 구 전체 직원들이 나와서 모두 근무해야 하느냐”고 말해 물의를 일으킨 이 중구청장도 1일 삭발을 한 뒤 외부에서 위로방문차 구청을 찾은 외부 인사들과 상당한 시간을 허비하고 있어 화재사건의 사고수습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유가족들은 “이 구청장의 삭발은 다분히 쇼맨십으로 보여진다” 며 “머리를 깍을 용기가 있다면, 사고수습책임자로서의 본분을 충실히 하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또 인천시를 비롯해 중구청과 인천중부경찰서, 소방서 등도 책임을 통감하기 보다는 모든 것을 달아난 ‘라이브Ⅱ 호프’ 업주 정성갑씨(34)와 ‘사회의 탓’으로 돌리려는 모습을 여전히 버리지 못하고 있다.

유가족대책위 관계자는 “망자의 영혼을 달래고 앞으로 다시는 이런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머리를 맞대는 공인의 자세를 원한다” 고 말했다.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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