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끔찍스럽고 소름끼치는 일이다. 인간의 탈을 쓰고 이럴수가 있는지 이토록 황폐해진 우리사회의 윤리의식이 비탄스럽다. 고교 휴학생이 여자문제로 부모를 흉기로 무참하게 찔러 살해하고 동생도 중태에 빠뜨린 수원의 존속살인사건은 이성이 마비되고 나면 그 어떤 야수보다도 잔인할 수 있는게 바로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준 사건으로 인간심성 자체의 잔혹성에 전율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5년 연상의 여자와 사귀는 것을 평소 꾸짖어온 부모가 잠든 한밤중에 흉기로 온몸을 50여곳이나 찔러 살해한 포악스럽고 잔인하기 이를데 없는 범행은 인간성을 상실한 인면수심의 극단적 상황이 어떠한 것인가를 보여준 것이기도 하다.
10대 범인은 경찰에서 ‘부모님이 없어져야만 누나(애인)와 살 수 있다는 생각에서 부모를 살해하게 됐다’고 뇌까렸다니 어안이 벙벙할 뿐이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것은 물론 부모와 가족의 목숨과도 바꿀 수 있다는 반인륜적 범행은 스스로가 사람이기를 포기한 자기 파멸적 행위라고 볼 수밖에 없다.
이는 오늘날 우리 사회에 번지고 있는 인명경시 풍조와 극단적인 이기주의의 사회병리 현상을 그대로 나타낸 것으로 범인의 패륜이 치가 떨리게 가증스럽기만 하다. 결국 그의 잔혹한 범죄는 한마디로 우리사회의 병리현상이 낳은 산물이라고 말할 수 있다. 사회적 병리의 근본을 치유해 나가지 않는한 패륜적 범죄는 사라지지 않는다.
우선 우리사회의 갖가지 모순을 줄여나가는 구조적 처방과 함께 올바른 가치관 정립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가정과 사회, 학교의 교육기능회복이 시급한 과제인 것이다. 이번 사건의 범인도 평소 동생보다 못한 학교성적에 열등감을 가져왔고 끝내 고교를 휴학해야 했으며, 부모로부터 매를 맞은뒤 자살을 기도하는 등 가정적 문제를 지니고 있었다. 요즘 핵가족제도가 보편적인 현상이 되어가고 있으나 핵가족화 현상은
노인문제와 함께 청소년의 정서에 문제를 야기한다. 제도적으로 가족의 해체를 막고, 교육을 통해 산업사회의 올바른 가치관을 심어주는데서부터 문제를 풀어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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