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재정 개선책 시급하다

5년째 맞는 민선 지방자치의 살림살이가 악화일로에 있는 것은 심각한 일이다. 경기도가 도의회에 제출한 행정사무감사자료에 따르면 도내 31개 시·군 중 고양시 등 18개 시·군의 재정자립도가 지난해보다 4.0%포인트에서 최고 10.6%포인트나 낮아졌고, 아직도 재정자립도가 50%미만인 시·군이 10개나 되는 등 지방재정이 열악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연천 양평 여주 가평군의 재정자립도는 아직도 20∼30%대에 머물고 있어 도내 지자체의 평균 자립도(69.2%) 역시 작년(72.0%)보다 2.8%포인트 낮아졌다. 또 31개 시·군의 전체 부채규모도 95년 이후 매년 평균 13.1%씩 늘어 올 6월말 현재 3조9천291억원에 이르고 있다.

이같은 상황은 물론 근본적으로 지방세원의 한계로 인한 세수부족에 따른 것이지만, 올해 재정자립도가 갑자기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은 자치단체들의 재정운용 방식에 적지 않은 문제가 있음을 드러낸 것이다. IMF사태로 지방세 수입이 감소한 것을 충분히 체감했다면 각종 사업비 등 지출규모도 줄여야 할 터인데 씀씀이는 달라지지 않아 중앙 의존도가 높아진 것이다. 매년 늘어나는 빚더미에 올라 앉아 있으면서도 씀씀이는 흥청망청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러다간 최악의 경우 파산하는 자치단체가 언제 나올지 모르는 일이다.

지자체들은 제도와 여건 탓만 할 것이 아니라 스스로 짜임새 있는 살림살이를 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무엇보다 재정악화의 직접적인 원인은 각 지자체가 불요불급한 선심성 사업을 무모하게 벌이기 때문이다. 차기 선거를 의식한 단체장들이 외형적 성과에 급급해 무리하게 일을 벌여놓고 빚을 끌어들이는 일이 적지 않다. 대책없이 무작정 빚만 지는 자치행정은 결국 주민에게 부담이 될 뿐이다.

중앙정부도 제도적 보완책을 서둘러야 한다. 정부는 최근 내국세 총액의 13.27%였던 지방교부세 법정률을 15% 인상했지만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이 많다. 지방교부세율의 탄력적인 인상과 함께 보통교부세의 차등배분으로 지자체간 균형개발을 꾀해야 할 것이다. 지자체의 재정이 취약하면 완전자치는 이루어지기 어렵다. 지자체 스스로 수익사업개발에 노력해야 함은 물론 중앙정부의 근본대책이 절실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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