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작품을 통해 한국인의 정체성을 찾아보는 전시회가 세기말과 세기초를 맞아 마련된다.
호암미술관이 주최하는 ‘새천년 특별기획-인물로 보는 한국미술’이 바로 그것으로 10일 개막돼 내년 2월말까지 서울의 호암갤러리와 로댕갤러리에서 동시에 선보여진다.
호암미술관은 선사시대에서 현대에 이르는 7천년간의 우리 모습을 통해 한국인의 참모습을 살피고 희망찬 미래 모습을 그려본다는 의도. 새천년기를 앞두고 야심차게 준비한 행사로 7천년이라는 방대한 시기를 포괄하고, 평면과 입체미술을 망라했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이번 특별전에서 선보이는 작품은 모두 201점으로 고미술이 135점, 근·현대작이 66점이다. 미술관 측은 이들 작품을 국립중앙박물관, 국립경주박물관, 국립전주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박물관과 각 대학 미술관 등에서 고루 끌어모았는데 이중에는 국보 4점과 보물 5점도 포함돼 있다.
고미술은 김홍도의 ‘평생도병(平生圖屛)’, 김득신의 ‘풍속병풍’ 등과 정조때의 ‘환어행렬도(還御行列圖)’ 등을 대표작으로 들 수 있다. 이중 ‘환어행렬도’는 정조가 아버지 사도세자의 능을 참배하고 귀경하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6천명의 인물과 1천400필 말의 행렬이 장대하게 이어진다.
풍속화와 함께 한·중·일 3국중 가장 뛰어난 수준을 자랑했다는 초상화도 이번 전시회를 빛내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유교이념을 생명으로 한 조선조 문인선비들의 초상은 박진감 넘치는 사실성과 단아한 자태로 한국미의 표본이 되고있다.
현대미술회화로는 국내 최초로 서양화를 도입한 고희동의 ‘자화상’에서 한국적 전통과 소재를 즐겨 그린 박생광의 ‘무녀’에 이르기까지 지난 100년간 한국미술계를 풍성하게 일군 작품들을 들 수 있다.
호암갤러리에서 전시되는 평면작품과 달리 입체 조각품은 로댕갤러리에서 선보인다. 만면에 웃음을 가득 머금은 ‘인면문 수막새’(흥륜사지 출토)와 천하태평과 소원성취를 기원했던 신라토우들이 다수 등장한다. 근현대 조각품으로는 윤중의 ‘물동이를 인 여인’, 윤승욱의 ‘피리를 부는 소년’, 김경승의 ‘소년입상’등이 전시될 예정이다.
/이연섭기자 yslee@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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