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천297㎢에 이르는 경기북부지역이 양심없는 환경사업자들의 무분별한 행동으로 썩어가고 있다.
수도권일대에서 반입된 각종 폐기물을 심야시간을 이용해 불법으로 소각하거나 상습적으로 무단방치한 이들의 수심(獸心)은 서울지방경찰청 의정부지청이 9일 오전 발표한 적발내용에서도 확연히 드러났다.
그러나 검찰수사에 의해 밝혀진 환경오염사례가 오염실태의 전부라고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데에 문제의 심각성을 더해준다.
지금 이 시간에도 깨끗한 땅을 물려준 조상을 배신하고 후손들은 안중에도 두지 않은채 일부 폐기물처리업자들은 개인의 영리만을 채우기 위해 돌이킬 수 없는 작태를 저지르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상대적으로 도시적인 모습을 갖춘 의정부시, 고양시 등에서는 불법을 자행할 공간이 줄어듦에 따라 파주시, 포천군, 남양주시 등 천혜의 보고(寶庫)인 한수이북지역으로 마각을 넓히고 있다.
이는 차를 타고 남양주시 진건면이나 진접읍, 파주시 파평면 등 인적이 드문 곳을 지나치노라면 온갖 쓰레기들이 널려있는 모습을 손쉽게 볼 수 있음이 입증한다.
지면이나 방송을 통해 환경오염의 끔찍한 결과를 보면서도 누군가 버리는 자가 있는 것이다.
사람의 척추가 휘고, 물고기의 성별이 바뀌고, 새가 멸종하고, 생태계의 구조가 흔들리는등 오염된 환경이 잉태하고 있는 현실은 암울하기만 하다.
개발제한구역, 군사시설보호구역 등 개발을 가로막는 각종 규제의 덕으로 그만큼 깨끗함이 지켜져온 곳이 경기북부지역이다. 지킬 수 있을 때 반드시 지켜야 한다.
20세기의 아픔을 새로운 천년에까지 끌고가야만 하는 것인지 누군가에게 묻고 싶다.
/의정부=배성윤기자(제2사회부) sybae@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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