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경기은행 퇴출전 20억원 손실

인천시가 경기은행 퇴출 직전인 지난해 6월말 20억원에 달하는 특정업체의 채권을 집중 매입했다가 전액 손실을 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시의 채권 매입시기가 경기은행의 퇴출 가능성이 강하게 대두됐던 때여서 시의 이같은 경위와 기금관리 담당 공무원의 책임 문제가 새롭게 제기될 전망이다.

12일 인천시의회 신맹순 의원이 밝힌 시의 특정금전신탁 매매내역에 따르면 시는 지난해 6월26일 문화예술진흥기금을 통해 영남건설 채권 4억5천950만원어치를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인천발전연구원도 같은 날 영남건설 채권을 9억4천4백만원어치나 샀으며, 지하철 건설본부도 이날 같은 채권 1억3천2백만원 어치를 매입했다.

이밖에 모자복지기금을 통해 2억1천960만원을, 재개발기금으로 9천여만원, 식품위생기금을 통해 2천600만원 등 모두 같은 날 같은 채권을 20억원 어치나 집중적으로 사들인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영남건설 채권은 시가 지난 9월2일 한미은행과 특정금전신탁 채권매매 계약을 맺으면서 업체의 부도로 휴지조각이 됐다.

특히 시가 영남건설 채권을 사들인 시점이 정부의 금융기관 구조조정으로 경기은행의 퇴출 가능성이 표면 위로 떠올랐던 때여서 부실 우려가 높은 채권을 매입한 경위에 의구심이 일고 있다.

더욱이 영남건설은 당시 재무상태가 좋지 못한 상태인데다 채권조건도 3개월 만기 할인채여서 시가 스스로 위험부담을 안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때문에 경기은행을 통해 맡긴 특정금전신탁 예금 480억5천500만원 가운데 334억원만을 찾아 30.5%의 원금 손실을 본 시의 기금관리운영 실태와 담당 공무원의 책임 논의가 새롭게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유규열기자 newfeel4@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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