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말여초 대사찰이었던 여주 원향사지(元香寺址) 발굴 조사결과 건물지 11동과 담장지, 암거(暗渠) 등의 유구와 기와·청자·철기·동제품 등 다양한 유물이 다량 출토됐다.
경기문화재단 부설 기전매장문화재연구원(원장 장경호)은 23일 오전11시 여주군 점동면 원부리의 원향사지 발굴조사 현장에서 지도위원회와 현장설명회를 열었는데, 원향사지 발굴조사 결과 고려초의 지방사찰과 기와, 청자연구에 귀중한 자료를 제공하는 건물지와 유물들이 출토됐음이 밝혀졌다.
최근 기전매장문화재연구원장으로 부임한 장경호원장(전 경기도박물관장)은 “새천년을 맞이하는 시점에서 1천여년전 생활문화의 일면을 보여주는 자료들이 대거 발굴돼 흥미를 더하고, 당대 최고급의 기와와 자기류가 확인돼 불교미술사 연구에 귀중한 자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사의 성과는 무엇보다 문헌에 이름이 전해질 뿐, 그 존재가 알혀지지 않았던 원향사(元香寺)를 발견하게 된 것인데 원향사는 9세기말 선종(禪宗) 계열의 사자산문(獅子山門)과 밀접한 관련을 지녔던 대사찰로 신라 진성여왕과 지방호족들의 적극적인 후원을 받았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처음 세워진 시기는 8세기 중반무렵으로 여겨지며 주 사용시기는 10∼12세기 사이인 고려초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한 12세기 중엽 이후의 유물이 거의 출토되지 않는 점으로 보아 화재 등의 이유로 일시 폐사된 것으로 보고있다.
이번 발굴조사 결과 건물지 형태와 다양한 출토유물을 통해 볼때 상당한 규모와 격식을 갖췄던 것으로 보이는데 이같은 원향사의 사격(寺格)에 걸맞게 당대(9세기말∼11세기 후반) 최고의 것들로 용문양의 종뉴를 비롯해 동종, 중국의 어문(魚文)청자, 귀면기와, 중국동전(至和元寶) 등이 확인됐다. 특히 50여점의 청자접시가 온전한 형태로 발견돼 고려청자 연구에 귀중한 자료를 제공하게 됐으며 원향사와장승순문(元香寺瓦匠僧順文)이 새겨진 명문기와의 발견은 고대 기와연구에 더없는 자료로 평가되고 있다.
원향사지는 중부내륙고속도로 예정구간이어서 도로건설과 관련해 발굴조사를 하게된 것으로 유적을 보전하기 위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이연섭기자 yslee@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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