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소한 A단체장과 풍체좋은 B단체장.이 두 단체장은 외모를 비롯해 여러면에서 다른점이 많다.
A단체장.
그가 사는 집은 마치 재개발계획에 들어간듯한 낡은 연립주택이며 또 해묵은 가구살림은 초라하기 그지없다.
그는 체면도 있으니 관사를 구입하라는 주위 권유에 “예산이 7천만원 책정돼 있지만 그 돈이 어떤 돈인데 나 편하자고 함부로 쓸 수 있겠느냐”며 “직원 복지를 위해 활용할 것”이라며 극구 사양한다.
평소 청렴하기로 소문난 그가 가족보다는 남 돌보기를 더 좋아하며 월급봉투 한번 제대로 갖다주지 못했건만 불평없이 살아온 그의 부인 역시 부창부수라고 남편의 자상한 성격을 쏙 빼닮아서인지 늘 사람이 따른다.
B단체장.
그는 당선직후 살던 집을 아예 처분하고 관사로 이주하면서 대대적인 보수작업을 한 결과, 지금 확트인 잔디정원과 넓직한 그의 관사는 멋있고 위풍당당하다.
그가 하는 중요한 업무중 하나는 표관리 차원에서 사람을 만나 불철주야(?) 식사하는 일이다.
그래서 많게는 하루에 저녁을 3∼4번씩이나 먹어야 하는 그가 살찌는 것을 막아보자는 취지에서 궁여지책끝에 생각해낸 것이 이른바 ‘황제 다이어트’다.
지금 그는 고기만 먹지 밥은 전혀 먹지 않는다.
과연 그다운 발상이다.
남편 부하직원 부인들을 거느리고 각종 행사에 수시로 얼굴을 내보이는 그의 부인 역시 내조차원을 넘어 이제는 인사에도 개입하는 등 치마바람이 만만치 않다.
지방자치가 정착됐다는 이 시대를 사는 우리 민선단체장들의 모습이다.
/최인진기자 ijchoi@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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