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의 새천년 가꾸는 이현기교사

“분단의 상징인 비무장지대내 대성동 마을에서 자라나는 아이들이 21세기에는 평화와 화해의 상징으로 우뚝 자라나기를 기대합니다.”

비무장지대 자유의 마을 대성동에 자리잡은 대성동초등학교의 교무부장인 이현기교사(41). 평화와 통일의 미래 일구기에 청춘을 바치는 젊은 교사의 낮은 목소리에는 그러나 남다른 새천년의 꿈이 담겨 있다.

수업시간에도 북한의 선전방송을 들으면서 그 누구보다 분단의 현실을 뼈속 깊이 느끼고 있다. 그래서인지 이교사가 3년동안 대성동 초등학교에 근무하면서 보여준 애정은 남달랐다.

항상 다른 사람들의 관심의 대상이 된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어린이들에게는 큰 부담이 되고 있는 점을 감안한 이교사는 전세계적으로 유일하게 비무장지대내에 마을이 형성된 배경과 앞으로 평화와 통일의 상징이 돼야할 이유를 상세히 제시해 주고 있다.

이에대해 이교사는 “북한의 선전방송을 듣고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 통일대비 체험 현장학습에 중점을 두어 북한실상과 통일에 대한 긍정적인 사고를 심어주고 자신이 자라는 지역의 소중함을 일깨워 긍지를 심어주기 위해 노력한다”고 말했다.

또 이교사는 학생이래야 전교생이 29명에 불과해 개별학습은 어느학교보다 잘 이뤄지지만 사회성이 부족한 것을 감안 도·농간 체험학습을 정례화했다.

학부모들을 설득, 자신이 근무했던 도시학교와 자매결연을 추진해 서로 교류하기도 하고, 스스로 사회성 함양을 위한 교육자료를 만들기도 했다.

학생들에 대한 열정은 곧바로 마을주민들에게도 이어져, 외지로 나간 자녀의 학업문제 등 사소한 내용도 이교사와 상의하는 등 마을전체의 다정한 이웃이 되고 있다.

대성초등학교 이창우교감은 “이교사는 어린이를 위해서라면 어떠한 일도 마다하지 않는 열정과 성실함으로 학교전체의 학습분위기를 만들어 가고 있다”고 칭찬한다.

지난 80년 용인 왕산초등교에서 교사생활을 시작한 이교사는 20년 동안 교직에 몸담으면서 교육자료전시회 우수상을 비롯 영어시범학교 유공표창 등 항상 연구하는 교사의 모습을 보이면서 지금도 교육대학원에 재학하면서 21세기 새로운 교육개혁의 꿈을 키우고 있다.

“2000년에는 남북관계가 개선돼 매일 마주보고 있는 북한의 기정동 어린이들과 판문점에서 만나 학예발표하는 날이 하루빨리 왔으면 좋겠다”는 이교사의 얼굴에서 평화와 화해의 상징 대성동의 미래가 만들어지고 있다.

/고기석기자 유성우명예기자 ksko@kgib.co.kr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