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와 sbs 두 방송사가 설날을 앞두고 공연무대에서 맞대결을 펼친다.
양 방송사는 악극 ‘아버님 전상서’와 ‘비 내리는 고모령’을 서울 세종문화회관대극장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각각 공연할 예정이다.
sbs가 극단가교와 공동으로 15일부터 2월 6일까지 공연하는 ‘비 내리는 고모령’은 남편으로부터 버림받은 한 여인의 기구한 삶을 다룬 작품으로, 김성녀 최주봉 박인환 윤문식 김진태 태민영 양재성 등 가교의 호화 멤버들이 총출동한다.
MBC가 제작한 ‘아버님 전상서’(박진숙 극본·문석봉 연출) 역시 이덕화 오정해 심수봉 김영옥 최종원 노현희 등 유명배우와 가수를 출연시켜 이에 맞대응한다. 한많은 남자의 서러운 인생을 엮은 이 작품은 27일 공연에 들어가 2월 6일까지 계속된다.
양사 대결은 악극무대를 선점한 sbs에 MBC가 도전장을 내는 형식으로 진행됐다.sbs가 1993년 ‘번지없는 주막’을 시작으로 해마다 연말연시에 악극을 선보여 관객동원에 성공하자 MBC도 3년전 ‘불효자는 웁니다’를 시작으로 해마다 비슷한 시기에 무대에 올려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해왔다.
두 작품은 중장년층을 겨냥하는 최루성 악극이라는 공통점이 있으나 미세한 차이도 발견된다. MBC가 드라마적 요소를 살려 부모 자식 관계에 주안점을 두었다면, sbs는 노래를 바탕으로 남녀간의 사랑문제에 주목해왔다.
이들 방송사의 대결이 악극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긍정론이 많다. 건전한 경쟁은 작품성 제고로 이어질 수 있고, 관객으로서도 질좋은 작품을 골라 보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문화예술 소외계층인 중장년층들로서는 모처럼 그 갈증을 해소하는 호기를 맞은 셈이고, 자녀들로서는 부모에게 효도하는 좋은 방법이 되고 있다.
/이연섭기자 yslee@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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