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궁중화가들의 예술혼

환쟁이라 불리며 하급 기술자의 대우를 받았던 조선시대 궁중화가.

비록 높아야 종 6품에 그치는 과직을 제수 받는 이들이지만 이들이 이룩한 예술적 성취는 신분적 한계를 뛰어넘어 조선시대 각 시기마다 여러 종류의 화풍을 널리 유행시키고 토착화시키는 등 회화발달에 커다란 역할을 담당했다.

조선시대 궁중화가의 대표격인 단원 김홍도(金弘道. 1745∼1806?)의 작품을 비롯해 이인문 김득신 장승업 등 조선시대 궁중화가들의 작품을 통해 이들의 특성과 진면목을 살펴볼 수 있는 전시회가 열려 방학을 맞은 학생들은 물론 일반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용인 호암미술관에서는 지난해 11월27일부터 오는 3월19일까지 장장 4개월 가까이에 걸친 기간동안 호암미술관 소장품 테마전 그 네번째 전시로 ‘김홍도와 궁중화가’전을 열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 국보 139호인 ‘군선도’와 보물 782호인‘병진년화첩’등 단원 김홍도의 대표적인 작품 15점과 함께 그의 영향을 받은 궁중 화가들의 작품 45점 등 모두 60점이 전시돼 있다.

용인 호암미술관 1층 기획전시실과 2층 서화실에서 열리고 있는 ‘김홍도와 궁중화가’ 전에는 호암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일반회화, 궁중회화, 도자기 등 조선시대 궁중화가가 제작한 다양한 작품 가운데서 미술사적으로 그 가치와 예술성이 뛰어난 작품만을 선정해 전시하고 있다.

1층 기획전시실에는 조선시대 궁중화가가 공적인 업무로 제작한 작품들이 용도와 제작배경에 따라 분류·전시되고 있다.

궁중에서 사용되던 그림과 궁중화가가 장식무늬를 그린 청화백자, 궁중행사를 기념하여 그린 그림, 궁궐도와 지도, 초상화, 교화를 목적으로 그린 감계화등이 그것으로 특히 1층에는 김홍도가 책임을 맡고 제작했다고 여겨지는 화성능행도병풍과 오륜행실도 삽화, 김홍도 화풍의 영향이 농후한 화조 병풍등이 포함되어 있어 조선시대 궁중회화에 미친 김홍도의 역할도 파악해 볼 수 있다.

2층 서화실에서는 김홍도를 중심으로 조선시대 대표적인 궁중화가 활동했던 이인문, 이명기, 김득신, 이재관, 장승업, 안중식 등이 개인적으로 주문을 받거나 그들 스스로의 흥취에 그린 감상용 그림들이 주로 전시되었다.

이번 전시는 김홍도가 조선시대 궁중화가의 대표적 인물인 만큼 그 비중도 높은데다 그의 영향을 받은 화가들의 작품까지 함께 전시해 이들의 영향 관계를 한눈에 비교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고 있다. (0335)320-1801∼2 /박인숙기자 ispark@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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