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진은 곧 명퇴다

‘승진은 곧 명퇴다.’

평택시청 직원들 사이에서 퍼지고 있는 이야기다.

지난해 10월 지방행정 서기관, 사무관으로 각각 승진했던 서기관급 3명과 사무관급 3명이 명퇴를 또 강요받고 있어 술렁이고 있다. 모두 40년생인 이들은 명퇴를 조건부로 승진했다는 것이 명퇴요구의 명분이다.

그러나 ‘조건부’는 일방적이었다는 것이 명퇴를 강요받고 있는 이들의 항변이다. 한 명퇴대상자는 “연금법이 유리하게 개정되므로 그동안만 좀 참아달라고해도 득달같이 나가라”한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또 어떤 이는 “공무원법에 보장된 공직자의 신분이 개인회사 사장같은 민선단체장의 횡포로 무참히 짓밟히고 있다”고 불평했다.

새해 벽두들어 시작된 평택시청의 명퇴한파는 마침내 요구받은 대부분의 대상자가 굴복(?), 나가기로 했으나 몇몇은 아직 완강히 거부해 임명권자로서는 마무리를 짓지못하고 있다.

김선기 평택시장이 이처럼 명퇴를 강력히 추진하는 것은 오는 2월에 있을지 모를 ‘모종의 조치’에 대한 대대적 대비인사를 위한 것이라는 설(說)이 청내에 파다하다. 이같은 설의 진위는 앞으로 두고보면 알일이겠으나 아무튼 평택시청이 잇단 명퇴바람에 휘청거리는 것은 지방행정의 안정을 위해 우려스럽게 보는 것이 객관적 시각이다. 그동안 명퇴로 나간 간부만도 10여명이나 된다. 구조조정에 의해 그만둔 예도 있지만 구조조정을 빙자해 쫓겨나간 사례도 없지않다는 것이 시직원들 얘기다.

그래서 생겨난 것이 ‘승진은 곧 명퇴다’라는 말이 나와 승진이 달갑지 않다는 기현상까지 일고있다. 지방공직사회의 안정은 요원한 것인가.

/평택=이수영(제2사회부) sylee@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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