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생비밀 주제 드라마경쟁 지적

최근 각 방송사마다 ‘출생의 비밀’을 모티브로 한 드라마들을 앞다투어 방송해“시청률을 위해 억지 설정을 남발한다”는 지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KBS 2TV는 주말드라마 ‘사랑하세요?’, 아침드라마 ‘만남’, 월화 미니시리즈 ‘나는 그녀가 좋다’ 등에서 출생에 얽힌 이야기를 담아 단연 ‘억지 드라마’ 양산의 ‘주범’으로 꼽힌다.

지난해 10월 18일부터 방송된 ‘만남’(극본 지상학ㆍ연출 노동렬)은 전쟁통에 남쪽으로 내려오다 실수로 아들을 죽인 유씨(선우은숙 분)가 ‘대가 끊긴다’는 시어머니의 성화에 못이겨 갓낳은 딸 예원(이민영)을 오씨(이미지)의 아들 석주(박상민)와 바꿔치기하는 것으로 막을 올렸다.

세월이 흘러 요즘은 최보살(윤소정)의 양아들 연택(이재룡)이 유학을 마치고 돌아와 예원을 둘러싸고 석주와 한창 사랑다툼을 벌이고 있는 중이다. 올 봄까지 방송될 예정인데 제작진은 주인공과 양가 부모가 모든 사실을 알게 된 뒤 한평생 길러온 아들과 딸을 각각 사위와 며느리로 맞는 것으로 마무리지을 예정이다.

지난해 11월 20일 첫선을 보인 ‘사랑하세요?’(극본 최현경ㆍ연출 김영진)에서도 출생의 문제가 극적 장치로 동원된다. 아버지의 폭력에 견디다 못한 어머니(박정수)가 집을 떠나고 상현(최수종)과 상진(김민종) 형제는 편부 슬하에서 자라며 유은혜(이승연)와 삼각관계를 펼친다. 어머니를 없는 것으로 생각하고 지내던 상진은 수술실의 환자가 생모라는 사실을 알게 되자 수술칼을 내던지고 병원을 뛰쳐나온다.

3일 첫방송을 내보낸 ‘나는 그녀가 좋다’(극본 한준영ㆍ연출 전산)도 이복자매간의 갈등이 전편을 이끌고 나간다. 최성국(이영하) 회장은 젊은 시절 애인이었던 정금례(양금석)의 사진을 우연히 보고 자신의 회사 사원 경란(명세빈)이 딸임을 알게 된다. 경란은 본처의 딸 승미(이재은)의 둘도 없는 라이벌이었으니 최성국 회장의 고민은 더욱 커진다.

아직까지는 도입단계여서 본격적인 관계가 드러나지 않았지만 의문의 청년 박병관(김정현)이 최성국 회장의 가계도에 부호를 표시하는 장면을 보여줌으로써 앞으로의 소용돌이를 짐작케 한다.

SBS의 월화드라마 ‘맛을 보여드립니다’ 역시 비정상적인 가족관계를 틀로 삼았고지난해 9월 6일 막을 올린 SBS 일일연속극 ‘당신은 누구시길래’도 김경원(남일우)과 정신애(윤여정) 사이에서 자라났으나 생모 차기옥(김청)이 등장, 파문을 예감케 했다. 언니 유진(서유정)도 경원과 신애의 친딸이 아니어서 의문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지난해 말 막을 내린 MBC 수목 미니시리즈 ‘햇빛 속으로’도 비정상적인 가족관계인 것은 마찬가지였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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